여배우처럼… 무조건 '작은 얼굴' 따라하기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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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악수술 할까? 말까?

요즘 의료계의 핫이슈는 단연 양악수술이다.

턱이 길다는 사실만으로 국민들을 웃게 만들었던 개그맨 임혁필이 몰라보게 달라진 얼굴로 나타나 화제가 됐다. 그는 치아 부정교합으로 음식물을 제대로 못씹어 그냥 삼키는 경우가 잦아 위장장애까지 있었다고 그간의 고충을 토로했다.

그후 배우 신은경이 양악수술 후의 모습을 공개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었다. '그녀가 왜 수술을 해야 했지'라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이 많았는데 본인은 '화난 듯한 얼굴이 싫어 모험을 강행했다'고 한다.


치료 기간 길고 신경·혈관 손상 위험도 높아
심한 비대칭·기형 일상생활 불편 때 선택을

양악수술은 험난한 치료과정을 안다면 쉽게 선택할 결정이 결코 아니다. 연예인이 한다고 흉내낼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동아대병원 구강악안면외과 턱얼굴 교정클리닉 김철훈 교수는 "양악수술이 얼굴을 작게 만들고 무조건 예쁘게 만들어주는 성형수술로 잘못 알려져 있다. 심한 얼굴의 비대칭이나 기형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이 있을 때가 아니면 할 필요가 없다"며 치료 목적이 무엇보다 우선이라고 말했다.

환자들이 '누구 여배우처럼…', '최대한 얼굴이 작아 보이게…'라며 저돌적으로 양악수술을 요구할 때도 있다. 이럴 경우 의료진이 굳이 수술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하면 '자신이 없는 거로군'이라는 표정을 지으며 막무가내인 환자까지 있다고 한다.



■ 오랜 치료기간, 고통의 연속

양악수술은 위턱(상악)과 아래턱(하악)의 뼈를 절골해 동시에 수술하는 것이다. 주로 안면비대칭, 돌출입, 무턱, 긴 얼굴 등 턱 문제를 교정하는데 사용된다.

양악수술을 받는 환자들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오랜 치료기간이다.

턱의 기형으로 치아 배열이 고르지 못하기 때문에 수술 전에 치아교정이 필요하다. 수술 후의 턱 이동방향을 예상해 5~15개월 이상 치아교정을 미리해야 한다. 턱이 틀어져 있으면 치아들도 정상 각도에서 어긋나 있기 때문에 수술 전 교정과정에서 치아간 거리가 더 멀어져 기형이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오랜 기간 교정기를 끼고 고생을 하고 나서 수술을 받더라도 고통에서 바로 해방되지 못한다. 수술 후에도 정밀하게 교정을 해야 제대로 식사를 할 수 있으며 재발을 피할 수 있다. 대략 수술 후에도 6~10개월 정도의 인내기간이 더 필요하다.

최근에는 수술 후에 치아 이동이 빠르게 일어난다는 점을 감안해 수술 전 교정을 생략하거나, 최소 2~3개월만 시행한 후에 수술을 하는 '선수술 치료법'도 시도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경우에 안정적으로 적용하기 어렵고 이 또한 수술 후 1년 이상의 교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교정의사와 외과의사 간의 협진이 중요하다.

■ 수술 후유증과 위험 고려해야

수술 과정에서 위턱과 아래턱의 뼈를 동시에 절단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많은 위험이 따른다. 수술 후에 아주 심하게 부으며 출혈도 감수해야 한다. 이로 인해 기도가 폐쇄되는 위험이 있으므로, 수술 후 기도 삽관을 유지한 채 중환자실에서 24시간 집중 간호를 받아야 한다.

그 후 4~5일간 입원을 하고 퇴원할 때에도 절반 정도는 부기가 남는다. 대개 3~4주가 지나야 부기가 사라진다.그래서 수술 후에 환자의 안전을 위해 집중적으로 관리해 줄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는 의료기관인지 잘 살펴야 한다.

회복 기간 중에도 이동한 턱뼈의 위치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틀어질 수도 있다.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지만 수술 전에 적응되어 있던 근육의 기억 때문으로 추측된다.

그래서 수술 후 약 1개월 간은 2~3일에 한번씩 병원에 와서 턱뼈의 위치가 틀어지지 않았는지 체크해야 한다. 혹시 문제가 있으면 아래 위쪽 치아에 고무줄의 위치를 바꾸면서 적절한 대처가 이루어져야 한다. 김 교수는 "수술 후에 턱의 안정을 잡아주어야 하는 이 기간이 전체 치료기간 중 가장 중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자주 병원을 방문해야 하므로 지역 내의 병원을 선택하는 것도 고려사항이다"고 지적했다.



■ 아래턱 주변의 신경·혈관 손상 주의해야

양쪽 턱 옆에는 신경과 혈관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래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신경 손상으로 턱 감각이나 미각을 잃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전신 마취로 수술하며, 수술시간만 7시간 이상 걸린다.

뇌에서 갈라져 나오는 말초감각신경 중의 하나인 하치조신경은 아래턱 뼈 속을 달리다가 아래 입술과 턱끝으로 이어진다. 수술과정에서 턱뼈의 절단은 이 신경을 피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또 턱뼈의 이동 과정 중에 절단되는 일은 극히 드물지만, 조금씩 늘어나기도 하면서 일시적인 손상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신경 조직은 매우 예민하기 때문에 수술 후에는 거의 대부분 아랫입술과 턱 끝에 감각이 무뎌지는 증상을 겪는다. 그 후 서서히 회복돼 3~8개월 내지는 1년 이상의 기간이 경과하면서 서서히 회복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일정부분 감각 소실이 남은 채 끝나기도 한다. 수술 후 상기도 뒷부분이 좁아져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나는 것도 또 다른 부작용이다. 그래서 신경에 대한 해부학적 지식이 높고, 많은 경험을 가진 전문가에게 수술을 맡겨야 한다.

김병군 의료전문기자 gun39@busan.com

도움말=동아대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김철훈 교수




이럴 때는 수술하세요

위턱과 아래턱의 위치가 맞지 않아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때 시행한다. 치아가 맞물리지 않아 음식물 씹기가 힘들고 발음에 문제가 있으면 대상이 된다.

치아교정을 통해서 아래 위쪽 치아를 맞출 수는 있지만 턱이 보기 싫은 기형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큰 경우에 수술로 턱 전체를 이동하게 된다. 수술을 하더라도 성장이 완료된 19세 정도에 가능하다.

△ 아래턱이 너무 전방으로 돌출된 주걱턱

△ 아래턱이 너무 후방에 위치한 무턱

△ 정면에서 바라볼 때, 좌우로 아래턱이 너무 돌아간 안면 비대칭의 경우가 대표적인 수술 대상이다.

김병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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