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닉 탐방]<14> 동아대병원 인공와우 난청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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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달팽이관 완벽한 이식 난청치료 앞장

동아대병원 인공와우 난청센터가 지역의 산부인과, 소아과, 난청 재활기관, 청각학교 등과 함께 구축한 조기 진단·진료시스템은 난청치료 네트워크의 성공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동아대병원 제공

1천 명에 1~3명 꼴로 선천성 난청이 발생한다. 청력이 정상이더라도 영유아기를 거치면서 나중에 난청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난청으로 말소리를 듣지 못하면 말하기를 배울 수 없다. 말을 듣고 하지 못하면 일상생활에 큰 제약이 따르게 된다. 다행스러운 것은 선천성 난청을 가지고 태어나더라도 조기에 진단하고 조기에 치료하면 정상에 가까운 듣기, 말하기 능력을 습득할 수 있다. 보청기 장착과 인공와우(인공달팽이관) 이식술의 발달로 가능해진 일이다.

지금까지 시술 700여 건 전국 2위
산부인과·소아과와 연계 시스템
외부기기 없는 완전이식형 연구도

전국에서 2번째 많은 시술 실적


동아대병원 이비인후과 김리석 교수팀은 지난 1990년 3월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난청 클리닉을 개설했다. 그후 1993년 1월 첫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성공시켰다. 2011년 11월 현재까지 시술한 인공와우는 700여 건. 서울대병원에 이어 전국에서 2번째 많은 건수다.

인공와우 이식 성공률은 100%로 완벽에 가깝다. 다만 이제까지 2명의 환자가 특이체질로 인해 장치를 다시 제거한 적은 있다. 인공와우를 이식한 환자가 실리콘 거부반응을 일으킨 불가항력적인 상황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김 교수팀은 난청 치료 네트워크를 모범적으로 구축해 호평을 받았다. 부산·경남지역의 산부인과와 소아과 병의원, 난청 재활기관, 청각학교 등과 연계해 난청의 조기 진단과 치료를 도왔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난청 치료 네트워크는 전국적인 롤모델이 되었다.

난청 치료 전문가들의 모임인 '금요회'를 결성해 현재 20년 이상 운영 중이다. 또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환자 모임인 '동아와우회'도 18년째 계속되고 있다. 이곳에서 환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친목을 다진다.





청각신경병증 환자 인공와우 시술 경험 최다

1980년대 인공와우 이식이 시작될 무렵에는 후천적으로 청력을 잃은 성인 중에서 달팽이관 기형이나 중복장애가 없는 경우가 시술 대상이었다. 그후 기술이 발달해 과거에는 이식이 금기시 되던 내이도 협착증과 달팽이관 기형이 심한 경우에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또 뇌성마비와 정신지체 등 중복장애 아동도 인공와우 이식의 혜택을 받고 있다. 치료가 까다로운 청각신경병증의 경우에도 청력의 자연회복이 없고 보청기로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 인공와우 이식이 가능해졌다. 김 교수팀은 진단과 수술, 재활이 어려운 청각신경병증이나 내이기형 환자를 대상으로 인공와우 시술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임상경험을 갖고 있으며 이 분야의 SCI(과학기술논문색인)급 논문이 10여편에 이른다.



신생아 청각 선별검사 난청 조기진단 캠페인 주도

한쪽 귀로 소리를 듣는 것은 양쪽 귀로 듣는 것보다 못하다. 특히 소음 상황에서는 지각력과 소리의 방향분별이 많이 떨어진다. 그래서 양쪽 귀의 청력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양쪽 인공와우 이식이 권유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공와우 수술을 받지 않은 반대쪽 귀의 청력이 남아 있지 않거나 부족한 경우에는 보청기를 착용해도 해결이 안되기 때문에 양쪽 인공와우 이식을 고려할 수 있다.

김 교수팀은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양쪽 인공와우 이식도 100여 건을 성공적으로 마쳤는데 대학병원 중에서 가장 많은 실적이다. 전국에서 시행된 양쪽 인공와우 이식의 절반 이상을 김 교수팀이 담당했다.

귀 바깥 쪽으로 외부기기가 드러나는 기존의 인공와우는 미용상의 문제와 사용 과정에서 불편이 따랐다. 요즘에는 외부기기가 없는 완전 이식형 인공와우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임상시험 중이다. 김리석 교수는 "보청기 장착과 인공와우 이식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 선천성 난청이 있는 경우 보청기 착용은 생후 6개월 이전, 인공와우이식은 2세 이전이 추천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신생아 청각선별검사가 보편화되면서 난청 진단 시점이 빨라짐으로 인해 생후 12개월을 전후하여 인공와우 이식이 시행되는 추세이다. 김 교수팀은 10년 전부터 국내에서 신생아 청각 선별검사를 통해 난청 조기 진단 캠페인을 주도해 왔다.

김병군 의료전문기자 gun39@busan.com


김리석 교수팀은

김리석 교수는 난청 치료 전문가로 권위가 높다. 인공와우 이식수술과 만성 중이염 수술 등에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대한청각학회 회장(2007~2009년)을 지냈고 현재 아시아태평양 인공와우이식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김 교수가 이끄는 동아대병원 인공와우 난청센터의 장점은 '진단', '치료', '재활'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있다는 점이다. 청각사와 언어치료사 4명이 진단 파트를 담당하고, 수술치료는 김 교수와 정성욱 교수가 맡고 있다. 재활치료는 병원 밖의 청각학교, 사설언어치료실과 협조체계가 구축돼 있다. 특히 산부인과, 소아과 병의원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신생아 청각 선별검사를 실시하면서 조기 난청치료에 앞장서고 있다. 김병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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