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분유'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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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퇴르유업㈜이 생산한 분유 '위드맘'에서 발견된 벌레. 이재찬 기자 chan@

"불안해서 아이에게 분유 먹일 수 있겠어요?"

유명 브랜드 제조분유 속에서 벌레가 발견돼 젖먹이 아이를 둔 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부모들은 아이에게 한 번 먹이기 시작한 분유를 쉽게 바꿀 수도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이다.

직장인 김 모(28·여·부산 부산진구) 씨는 지난 6일 오후 집에서 파스퇴르유업㈜이 생산한 분유 '위드맘' 스틱 한 봉지(14g)를 뜯어 분유통에 옮기다가 검은색 이물질을 발견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다리가 확연히 보이는 조그만 벌레였다. 지난달 초부터 한 달 넘게 4개월 된 아들에게 같은 분유를 먹여 온 김 씨는 이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어 다음날 파스퇴르유업 부산 사무소에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미안하다는 사과는 일절 없고 새 분유로 바꿔 줄 테니 이물질 분유를 수거하러 가겠다는 담당 직원의 말은 김 씨를 더 화나게 만들었다.

파스퇴르 '위드맘'서
이물질 신고 잇달아

김 씨는 "분유에서 벌레가 나왔으면 아이가 그것을 먹었는지 먼저 확인하고 사과하는 게 순서인데 회사 측 태도는 이물질을 빨리 수거해 현 상황을 덮는 데만 급급한 것 같았다"면서 "아이 입맛이 현재 분유에 길들여져 있어 마음은 불안하지만 어쩔 수 없이 문제 분유를 계속 먹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 씨처럼 같은 제품에서 벌레 등의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민원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클럽이나 카페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아이디 'borayang0103'을 쓰는 소비자는 "위드맘 분유를 젖병에 넣고 물을 부으니 나방 같은 벌레가 둥둥 떠 있는 것을 보고 기겁했다"면서 "회사에 전화하니 직원이 집에 와서 미안하다는 사과도 하지 않고 분유통과 벌레를 가지고 그냥 가버려 무척 화가 났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파스퇴르유업 관계자는 "고객으로부터 문제 상품을 받아서 성분 분석을 해야만 이물질의 유입 경위를 밝혀낼 수 있는데 고객이 이물질 수거를 거부해 현재로서는 벌레가 어떻게 들어갔는지 알 수 없다"면서도 "제품의 제조 또는 유통 과정에서 벌레가 들어갈 수 있는 확률은 낮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이물질 민원 내용을 100% 신뢰할 순 없다"고 해명했다.

황석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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