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압도적인 스마트 판매량 우위를 바탕으로 '영원한 맞수' 애플에 대한 대반격에 나서는 등 삼성과 애플의 특허 소송이 장기전에 돌입했다.
창업주 스티브 잡스 사망으로 다소 느슨해졌던 애플과의 특허 소송전에 다시 가속도를 붙였고, '동맹군' 구글과 손잡고 '잡스 유작 효과'로 1주일 만에 400만 대 이상 판매된 '아이폰4S' 추격에 나섰다.
일각에서 제기된 '애플과의 화해설'을 완전 차단하면서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는 'IT 영토'을 더욱 넓혀가겠다는 전략이다.
구글과 '갤럭시 넥서스' 공개…아이폰 열풍 차단
"프랑스·이탈리아·호주 등 소송 대상 국가 확대"
먼저 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얹은 스마트폰 '갤럭시 넥서스'를 전격 공개해 잡스 사망이후 갑작스럽게 확산되고 있는 '아이폰4S' 열풍을 차단하기 시작했다.
지난 19일 홍콩에서 열린 '갤럭시 넥서스' 공개행사에는 '삼성의 실력자' 신종균 무선사업부문 사장과 '안드로이드의 아버지' 앤디 루빈 구글 부사장이 직접 나섰다.최고 책임자가 앞장서 동맹자 관계를 더욱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공개된 갤럭시 넥서스는 여러가지 의미에서 상징하는 바가 크다.
우선 새 OS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어디에나 얹을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은 스마트폰용과 태블릿PC용 두 가지가 나와 있다. 보다 다양하고 많은 수의 애플리케이션 확보가 가능해졌다. 지금까지 스마트폰에 제조사의 브랜드명을 넣지 않고 모두 '넥서스'라는 이름만을 써왔던 구글이 '갤럭시'를 넥서스에 앞세웠다. 갤럭시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대표 주자로 인정한 셈이다.
신종균 사장은 "삼성 브랜드를 입힌 갤럭시 넥서스로 삼성전자가 다시 한 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1위 업체라는 점을 확고히 했다"고 말했다.
특허 소송에도 고삐를 죄고 있다. 애플과의 특허 소송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신종균 사장은 이날 갤럭시 넥서스 발표장에서 어느 때보다 직설적이고 강도높게 특허 소송에 임하는 자세를 밝혔다.
신 사장은 "애플과 특허 소송으로 우리가 얻은 것은 없고, 잃은 것은 (삼성전자) 브랜드의 자존심이다. 앞으로 대응 범위를 넓히고 수위는 높이겠다"고 했다.신 사장은 또 "삼성전자가 특허력이 약한 회사가 아니다"라며 "우리가 가진 통신 특허뿐 아니라 멀티미디어 등 갖고 있는 모든 특허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송 대상을 일부 국가로 한정한 것은 아니다. 가능한 모든 국가에서 소송전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미 프랑스·이탈리아·호주·일본 등 4개국 법원에 아이폰4S 판매금지 신청을 낸 상태이다. 이날 발언은 대상 국가를 더 확대하겠다는 의미이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선 "삼성이 한국에서 애플의 아이폰4S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한국에선 11월 중순 이후 아이폰4S가 출시될 예정이다.
삼성은 이를 위해 변호사 1명을 새로 영입해 법무팀을 더욱 보강한 상태이다.
때마침 날아든 희소식도 삼성의 '대 애플' 반격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구 연방법원은 이날 '공정한 조건으로 특정 특허들의 사용을 허가하려는 애플의 의도를 삼성전자가 왜곡했다'는 애플 측 주장을 기각했다.최근 네덜란드 법원의 판결과는 다른 취지의 결정으로, 삼성이 애플과의 소송에서 처음으로 반격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