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륙도] '미제 살인사건' 범인, 구치소서 '자랑'하다 결국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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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혐의로 15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수감자가 동료 수감자에게 무심코 흘린 말 한마디 때문에 4년 전 저지른 또다른 살인까지 들통났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17일 부산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 모(46) 씨에 대해 살인 혐의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 씨에게 추가된 것은 지난 2007년 11월 27일 오전 4시께 중구 부평동 모 상가 앞 노상에서 어깨가 부딪쳤다는 이유로 최 모(당시 38세) 씨의 뒷목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다.

경찰은 당시 사건 발생 후 1여년간 수사를 벌였지만 범인을 잡지 못한 채 미제사건으로 처리했다.

사건해결의 실마리가 풀린 것은 엉뚱하게도 이 씨 본인의 입을 통해서였다. 2010년 폭행혐의로 수감 중이던 이 씨는 동료 수감자들에게 2007년 자신이 저지른 살인 경험을 영웅담처럼 자랑했고, 그 해 8월 출소한 한 수감자가 당시 부산경찰청 마약수사대 김정수 경사에게 알렸다.

김 경사는 이 씨의 범죄를 확신하고 수사를 벌였지만 미처 물증을 확보하기도 전인 그 해 9월 이 씨는 노래방 여종업원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수감되고 말았다.

그러나 김 경사는 시간이 날 때마다 2007년 사건 당시 이 씨의 행적을 추적했고 결국 자백을 이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김 경사의 근무지가 금정경찰서로 바뀌기도 했지만 비번을 이용해 수시로 구치소 접견을 다니며 증거를 제시하고 설득한 끝에 이 씨의 범행을 밝혀냈다.

완전범죄의 꿈이 자신의 말 실수로 결국 물거품이 되고 만 것이다.

김희돈 기자 happ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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