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브랜드숍 '서면 대전(大戰)'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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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 쥬디스태화 뒤편. 서면의 화장품 브랜드숍 상권은 새로운 브랜드가 가세하고 상권이 확장되면서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최혜규 기자

부산의 핵심상권 서면의 '화장품 대전'이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기존 브랜드숍의 복수 매장에다 새로운 브랜드가 속속 가세하고, 지하상가에서 출발한 상권이 지상으로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서면 화장품 지도의 변화=서면 상권이 화장품 브랜드숍의 격전지가 된 것은 지난 2004년부터. 미샤, 페이스샵 등 소위 1세대 브랜드숍이 1만 원대 이하 저가 화장품 돌풍을 일으킨 뒤 스킨푸드, 이니스프리, 토니모리 등 2세대가 가세해 '백화점 화장품'과 구분되는 시장을 형성했다. 지난해에는 더샘(한국화장품), 홀리카홀리카(엔프라니) 등 중견화장품의 신규 브랜드가 3세대 주자로 등장했다.


지하상가 대현프리몰 이어
주변 지상까지 상권 확대
서면에 3개 매장 둔 브랜드도

젊은 유동인구·관광객 많아
수억대 권리금에도 입점 경쟁


화장품 브랜드숍의 주요 무대는 도시철도 서면역에서 쥬디스태화까지 이어지는 지하상가 대현프리몰이다. 현재 400m 길이 지하 보도에 20여 개 화장품 브랜드가 서너 집 건너 한 집꼴로 촘촘히 몰려있다. 미샤와 에뛰드하우스는 대현프리몰에만 각 2개점을 운영한다. 업계에 따르면 이 중 가장 실적이 좋은 매장은 월 매출 1억 원을 수시로 넘긴다.

대현프리몰을 점령한 화장품 브랜드숍은 롯데백화점과 서면역으로 이어지는 롯데월드지하상가에 이어 백화점까지 입성했다. 롯데월드지하상가에는 이니스프리, 아리따움에 이어 최근 에뛰드하우스와 에스쁘아가 들어섰고, 백화점과 부산롯데면세점에도 에뛰드하우스, 토니모리, 미샤, 네이처리퍼블릭 등이 고가나 명품 브랜드와 나란히 입점해 있다.

지하와 백화점을 벗어나 지상으로도 상권이 넓어졌다.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은 지난 4월 쥬디스태화 맞은편 옛 크라운베이커리 자리에 직영점을 개점했다. 곧이어 에스쁘아가 아리따움과 마주보고 들어서면서 쥬디스태화 권역에 CJ의 드럭스토어 올리브영까지 더하면 5개의 화장품 가게가 모이게 됐다. 올리브영은 지난 5월 금강제화 옆에 서면역점을 내면서 서면에만 3개 매장을 두고 있다.

△왜 서면일까=업계는 서면이 화장품 천국이 된 이유를 순도높은 유동인구에서 찾는다. 대현프리몰의 유동인구는 평일 12만 명, 주말 15만 명. 대현프리몰 관계자는 "유동인구 대부분이 주변 백화점, 성형외과, 학원 등을 찾는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여성으로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의 고객과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이유로 신규 브랜드는 테스트 마켓으로 서면을 선택한다. 에스쁘아는 브랜드숍 진출을 계획하며 서면에만 두 곳의 직영점을 냈다. 지난달 대현프리몰에 사실상 첫 핵심상권 매장을 낸 부산 브랜드 리오엘리의 김향순 이사는 "2억 원 이상의 권리금과 수백만 원의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순익과 관계없이 부산 경남 고객에게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교두보로 서면 상권 진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국내 선두 화장품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이 서면에 이미 두 개의 브랜드숍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 또하나의 매장을 낸 것도 같은 이유다. 아모레퍼시픽 유통개발팀 김종은 과장은 "체험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강조한 아리따움 시즌2를 처음 선보일 대표 매장을 서면 지상에 내기 위해 1년여간의 준비와 국내 최대 통신사와 치열한 경쟁을 거쳤다"고 밝혔다.

일본인 관광객도 서면 브랜드숍의 주요 고객이다. 한류스타 광고모델과 값싸고 품질이 좋다는 입소문의 영향으로 일본인 관광객은 한 번에 수십만 원어치를 사가는 큰손 고객으로 등장했다. 일본인 관광객 카달로그에도 롯데백화점, 면세점과 함께 대현프리몰 부산지사가 주요 쇼핑 코스로 포함돼 있다.

에뛰드하우스 대현점 이언정 점장은 "5월과 9월 황금연휴 시즌에는 일본인 관광객이 올리는 매출이 전체 매출의 3분의 1에서 최대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도 한다"며 "면세점까지 입점하면서 우리 점포도 최근 외국인을 위한 면세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일본인 관광객을 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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