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용기 라벨 읽는 법' 여기 다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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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벨 제대로 보는 법

키엘의 피부 탄력 강화 에센스 '하이포텐시 스킨퍼밍 컨센트레이트' 용기 앞면.

혹시 화장품 라벨, 읽어보고 구입하시나요? 브랜드 이미지만 보고 구입하고 계신 건 아니겠지요? 그런데 읽어보고 따져보고 구입하려고 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요? 어쩌면 아예 읽어보지 말았으면 하는 화장품 회사의 속내가 복잡한 라벨 속에 담긴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화장품을 만드는데 쓰인 모든 것이 용기 라벨에 공개된 이상 그냥 넘길 수는 없습니다.

라벨에 빼곡하게 적힌 내용이 무엇을 말하는지, 기어이 알아야겠단 말입니다. 꼼꼼히 따져 보면 내 피부 트러블의 원인이 됐던 나쁜 성분도 골라낼 수 있고, 비슷한 성분을 사용한 저렴하고 착한 제품을 알아낼 수도 있을 겁니다. 내게 맞는 화장품을 고르는 기본 지식이 되는 화장품 라벨을 깐깐하게 파헤쳐 봤습니다.


용기 앞면… 이름만 알아도 절반은 파악

키엘의 피부 탄력 강화 에센스 '하이포텐시 스킨퍼밍 컨센트레이트' 용기 앞면.
1. 일단 화장품 용기의 앞면을 살펴보자. 브랜드 네임 외에도 영문으로 표기된 여러 글자가 복잡하게 나열돼 있다. 물론 한글로 표기한 것도 있지만, 영문을 그대로 쓴 것이라 무슨 뜻인지 모르긴 매한가지다. 하지만 단단히 마음을 먹고 읽어내려가 보면 크게 어려울 것도 없다. 대표적인 전문용어는 이렇다.

Dermatologist test는 피부과 전문의의 테스트를 거친 제품이라는 뜻이고, Hypoallergenic cosmetics는 민감한 피부에 좋은 저자극성 화장품을 일컫는다. Not tested on animal', cruelty-free라는 표기는 완성된 제품으로 동물 실험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고, Noncomedogenic은 화장품 성분 중에 모공을 막는 것이 없다는 뜻이다.

Water-resistant는 물속에서 40분간 자외선 차단 지수(SPF·Sun protection factor)를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이고, Very water-resistant는 물속에서 80분간 자외선 차단지수를 유지할 수 있다는 거다. Oil free는 식물성, 동물성, 광물성 오일 성분이 들어있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Alcohol-free는 피부 자극이나 건조를 유발할 수 있는 알코올이 함유되지 않았다는 것. Fragrance-free는 향이 없는 무향을 뜻하는데, 인공의 향을 더하지는 않았지만 무향을 만들기 위해 원료의 향을 덮는 성분이 첨가될 수는 있다.


2. 전문용어 아래쪽으로 실제 제품 이름이 기재돼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알쏭달쏭~. 스킨, 토너, 로션, 에멀전, 세럼, 에센스 등등 비슷한 듯 다른 제품 이름이 혼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세안 후 가장 먼저 얼굴에 바르는 화장수를 스킨(Skin) 또는 토너(Toner)라고 부르는데, 스킨은 국내 화장품에서 주로 사용하고 토너는 수입 화장품에서 많이들 쓴다. 각질을 제거해 피부결을 정돈하고 수분을 공급하는 기본적인 역할은 같다. 로션(Lotion) 또는 에멀전(Emulsion)은 화장수인 스킨이나 토너에 크림을 배합한 것이다. 밀키 로션이라고 표기하는 경우도 있는데, 대체로 에멀전으로 통일되는 분위기다.

콘센트레이트(Concentrate)는 집중적인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 성분이 농축돼 있다는 의미로, 영양이 풍부하고 농도가 진한 질감일 가능성이 높다. 에센스나 크림 앞에 덧붙여 쓰기도 하는데, 역시 한결 성분이 강화된 제품이라는 뜻으로 해석하면 된다. 외국에서는 아예 에센스를 가리키는 경우도 있다. 또 화장품에서 세럼(Serum)은 '액상형'이라는 제형을 의미하는 말에 가깝다. 에센스(Essence)는 주로 아시아 국가에서 보습제 외에 사용하는 트리트먼트 제품을 통칭하는 단어로, 외국에서 에센스라고 하면 모르는 경우가 많다. 두 제품은 엄연히 다르지만 국내에서는 거의 혼용해서 쓰이고 있다.

30대 이상의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제품에 많이 쓰여 있는 퍼밍·리프팅(Firming·Lifting)은 피부 탄력을 유지 또는 개선해주는 제품이다. 링클(Wrinkle)은 또 얼굴의 주름 예방이나 개선, 완화에 관련된 제품이다. 하이드라(Hydra)는 보습 성분인 히알루론산에서 앞 글자를 따서 여러 가지 이름으로 변형될 수 있는데 주로 수분을 공급해 주는 제품의 이름으로 쓴다. 세라마이드(Ceramide)는 피부 세포와 세포 사이를 튼튼하게 연결시켜주는 성분으로, 건강하고 촉촉한 피부를 유지하도록 돕는 제품이라는 뜻이고, 모이스처라이저(Moisturizer)는 피부에 보습을 줘서 촉촉하게 하는 제품이다. 또 포어 타이트닝(Pore Tightening)이라고 표기돼 있으면 모공 속을 정화하고 조여주는 기능을 가진 제품이다.


용기 뒷면… 적절한 성분 가려내는 습관을~

성분 표시가 되어있는 제품 포장 상자의 뒷면 라벨.
3. 용기 뒷면에서 주의 깊게 살펴야하는 것이 바로 '기능성 화장품' 표시. 이는 식약청에서 자외선 차단, 미백, 주름 개선의 세 가지 효능에 대해 인증을 받아야 기재할 수 있다. 식약청에서 인증하는 자외선 차단 성분은 29종, 미백 성분은 9종, 주름 개선 성분은 4종으로, 이를 정해진 함량보다 많이 사용하면 '기능성 화장품' 인증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이 외의 성분과 제품이 전혀 효과가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는 국내 식약청의 기준으로, 나라마다 기준이 다를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4. 화장품 브랜드마다 유통기한을 표시하는 방식은 조금씩 다르다. 유통기한 대신 제조일자를 표시하기도 하고, 둘 다 명시하기도 한다. 제조일자는 주로 M/MFD/MFG 등으로 표시되는데, M은 Manufactured의 약자고, 그 뒤에 이어지는 숫자들이 제조 연월일이다. 예를 들어 수입화장품의 경우 M0409411일 때, 04는 2004년, 094는 1년 중 94번째 날, 즉 4월 4일을 말하며, 11은 생산라인을 설명하고 있다. 유통기한은 최근 들어 국산이나 수입 화장품 모두 대체로 2010/10/01 식으로 연월일을 표기하는 분위기다. 이에 더해 뚜껑이 열린 용기 표시 안에 6M, 12M, 24M 등을 기재했다면 개봉 후 6개월, 12개월, 24개월까지 사용할 것을 권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화장품의 유통기한과 개봉 후 사용기간은 다르다는 것. 유통기한이 한참 남아 있어도 이미 개봉했다면 빠르게 변질되므로 가능한 한 빨리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개봉하기 전 토너와 크림은 보통 1년 6개월부터 2년까지 보관할 수 있고, 개봉한 후에는 토너는 6개월, 크림은 1년, 마스카라는 3개월 정도 사용하길 권한다. 특히 기능성 화장품은 개봉하면 유효성분이 빠르게 파괴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5. 화장품에는 수백 가지 성분이 들어있다. 그 속에 함유된 모든 성분은 테스트를 거쳐 안전하지만 특정 성분에 반응하는 알레르기처럼 내 피부에 트러블을 일으키거나 암물질로 거론된 적이 있는 성분이 있을 수 있으므로 알아둘 필요가 있다. 화장품 라벨에는 전 성분이 함량 순으로 차례대로 기재돼 있으므로, 구입할 때마다 꼼꼼히 읽어보는 습관을 가지면 내 피부에 좋은 성분과 맞지 않는 성분을 가려낼 수 있을 것이다.

디메치콘(Dimethicone)은 식물성 오일을 대체하는 실리콘 오일이다. 모공을 커버해 피부 표면을 매끈하게 보이도록 하는 효과가 있는데. 이 때문에 모공을 막아 트러블을 일으킨다는 논란이 있다. 화장품에 쓰이는 방부제 성분인 파라벤(Paraben)은 기미와 주름의 원인이 된다는 논란이 있었으나 피부에 직접 사용할 수 있는 방부제 중에서는 위험성이 적은 것으로 분류된다.

석면 파동 이후 많이 알려졌던 탤크(Talc)는 발암물질로 의심받고 있지만, 미 FDA는 석면이 없는 탤크를 '일반적으로 안전한 등급'에 포함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탤크가 들어있는 파우더의 가루 날림으로 인한 폐암의 위험은 거의 없으나 보디 파우더를 성기 부분에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난소암에 걸릴 가능성이 의심된다는 보고가 있다. 이 밖에 화장품 성분에 대한 안전성 여부는 '대한화장품협회' 홈페이지(www.kcia.or.kr) '화장품 성분 사전'을 활용하면 보다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취재협조=롯데백화점 부산본점·키엘

참고=화장품에 대한 50가지 거짓말(북하우스)

식품의약품안전청 공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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