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도로 떠난 청소년들 "바다 체험 20년째 이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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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대가 마련한 '2011 여름해양과학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지난 17일 전남 여수 거문도에서 대형 투망을 힘차게 당기며 물고기를 잡고 있다. 김백상 기자

"영차, 영차, 우와! 이번엔 많이 잡혔다~."

지난 17일 오후 전남 여수시 남쪽 바다의 거문도 해변. 60여 명의 중·고등학생이 대형 투망을 힘껏 잡아당기고 있다. 투망의 바닥이 모습을 드러내자 그 안에 수십 마리의 물고기가 퍼드덕거렸다.

도시에서 자란 학생 대부분은 낚시조차 해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장갑 낀 손으로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고등어, 방어 등 각종 물고기 잡아 분류해 먹을 것은 바구니에 담고, 어린 것은 다시 바다로 놓아주는 모습이 벌써 바다 사람이 다 된 듯했다.


부경대, 여름해양과학캠프
청소년 1천400여 명 수료



김도희(15·덕천여중3) 양은 "첫 날은 항해 중인 실습선에서 뱃멀미로 식사도 제대로 못 하고 고생했지만 어느새 뱃사람이 된 기분"이라며 "선상낚시에 투망, 섬 탐방까지 하다 보니 새삼 해양에 대해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17일 부경대학교 실습선 '가야호'(1천731t)가 거문도에 정박한 뒤 이 배를 타고 온 학생들은 2박3일 동안 거문도등대와 영국군 묘지 등 섬 곳곳을 탐방하고 생태답사를 하는 기회도 가졌다.

이처럼 청소년들을 선발해 해양생태 체험의 기회를 마련해 주는 부경대 '여름해양과학캠프'가 올해로 20회를 맞이했다. 부경대는 지난 1992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해양과학캠프를 열고 있다. 지금까지 이 캠프에서 배출된 학생 수만 1천400여 명.

가야호를 이용한 해양과학캠프는 선상체험과 생태탐방 등 다양한 해양 프로그램으로 3일간 열린다. 실습선에서는 △해양지리학의 중요성 △해양안전교육 등 각종 해양강좌도 이뤄졌다.

이 캠프의 탐방지는 지금까지 독도와 거문도 등 일반인들이 쉽게 가보기 어려운 곳들을 선택했다. 올해의 경우 지난 16일 부산항 5부두를 출항해 여수 해상의 백도와 거문도를 거쳐 18일 회항했다.

글·사진=김백상 기자 k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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