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성도고 '시원한 교복 혁명' 엄격함 벗고 발랄함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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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소재 반팔 셔츠에 반바지로 교체 호평

부산의 한 고등학교가 교복을 반바지로 교체해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교복은 엄격한 규율의 상징이라는 기존 관념을 과감히 탈피하자 학생과 학부모들의 호응이 폭발적이다.

부산 북구 구포동 성도고등학교는 올 여름 교복을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로 교체했다. 하복 상의는 목깃이 있는 분홍색 반소매 티셔츠의 형태며, 하의는 무릎 정도까지 내려오는 짙은 감색 반바지다.

교복이 예나 지금이나 엄격한 학교 규율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성도고의 이러한 시도는 교육계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성도고의 기존 하복은 여타 학교 교복들과 다를 바 없이 화학 섬유와 모직으로 돼 있어 땀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활동성이 떨어졌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등교 후 무더위에 지쳐 교복 상의를 벗어놓고 생활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새롭게 교체한 하복은 쿨맥스 원단을 사용해 고급 기능성 아웃도어 의류처럼 생활방수기능과 통기성, 땀 흡수력 등을 갖고 있으며, 뛰어난 발산 기능으로 건조가 빨라 세탁 후에도 곧 착용이 가능하다. 디자인도 세련되고 단정하다. 또 하의는 등산용 바지처럼 깔끔한 디자인과 뛰어난 활동성을 고루 충족시키고 있다. 바지와 소매를 잘라 내자 가격도 떨어졌다. 새 교복 상·하의 한 벌 가격이 4만~5만 원대로 기존에 비해 절반 이하가 됐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이 좋아하는 건 당연한 결과다.

새로운 시도는 자발적인 학부모들의 요구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6월 학교운영위원회에서 하복 교체에 대한 심의가 이뤄졌고 1, 2학년 학부모위원을 중심으로 교복선정추진위원회가 결성되면서 하복 교체 논의는 현실화됐다. 학교 측은 동창회의 반대를 걱정했지만 동창회에서도 환영의 답변이 돌아왔다.

학생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새로운 하복을 입고 생활하고 있다. 1학년은 모든 학생들이, 2학년은 희망자에 한해 교복을 구입해 착용하고 있다. 하의는 반바지 대신 긴 바지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선택의 폭도 넓혔다.

하종찬 교장은 "높은 기능성으로 학습 능률을 높이고, 낮은 가격으로 절약도 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교복에 대한 통념을 바꾸니 뜻밖의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이대성 기자 nmaker@

사진=정종회 기자 j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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