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 SNS] 후쿠자와 유키치의 아시아 침략사상을 묻는다 / 야스카와 주노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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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 비극을 남긴 일본 근대화의 혁명가"

일본의 최고액권인 1만 엔권에 실려있는 얼굴, 메이지(明治)의 스승 혹은 일본 근대의 스승. 그는 '탈아론' 등 침략전쟁의 사상을 북돋운 아시아의 원흉으로 비난받지만 일본에선 서양문명의 충격 속에 일본을 주권적 국민국가로 만들기 위한 정신적 토대를 만든 위대한 사상가로 존경받는 후쿠자와 유키치(1835~1901)다. 하지만 이번에 국내 번역된 '후쿠자와 유키치의 아시아 침략사상을 묻는다'는 '일본 근대화의 영웅 혹은 침략전쟁의 선동가'인 후쿠자와의 두 얼굴을 낱낱이 분석하고 있다. 그 분석의 근거는 다름 아닌 그가 남긴 모든 글과 발언들.

예를 들면 "조선국은(…) 미개하므로 이를 유인하고 이끌어야 하며, 그 인민 정말로 완고하고 고리타분하므로 이를 깨우치고(…) 끝내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그 진보를 도와야 한다."(1882.3) "조선 인민 일반의 이해 어떤지를 논할 때는 멸망이야말로 오히려 그들의 행복을 크게 하는 방편이다"(1885.8.13) 등등.

사실, 이 책을 'Book & SNS'(facebook.com/mariebusan) 용으로 고르면서도 고민했다. 딱히 '토론'을 붙일 만한 게 뭐가 있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한 것은 서승 리쓰메이칸대학 교수도 지적했지만 일본과 한국의 근대를 되돌아보고 투철한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었다. 역자가 말한 '후쿠자와 병'에 걸린 일본의 주류 아카데미즘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 국내에도 전파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13년간의 일본 유학생활 후 귀국하니까 후쿠자와의 '학문에의 권장'이 대학필독서인 것을 보고 숨이 막혔다"는 @Sinenmul(김응교 시인)은 "후쿠자와는 일본 근대화의 혁명가이지만, 그의 '탈아시아론'은 아시아에 비극을 남겼죠"라는 말로 안타까움을 전했다.

분명한 것은, 일본 근대화의 스승 후쿠자와의 언어에 정확한 맥락과 의도를 찾아주는 이 작업이야말로 피해자와 가해자가 서로의 역사인식 차이를 좁혀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야스카와 주노스케 지음/이향철 옮김/역사비평사/2만 3천 원. 김은영 기자 key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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