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일본 규슈(九州) 남쪽 기리시마(霧島)산(해발 1천421m) 신모에(新燃)봉에서 발생한 '폭발적 분화'로 가슴을 졸이고 있는 인근 미야자키(宮崎)현 주민들에게 최근 또 하나의 걱정거리가 생겼다. 바로 '비(雨)'다.
화산재를 머금은 비가 내릴 경우 하천이 빠른 속도로 범람해 '토석류(土石流)'에 의한 제2의 피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 토석류란 '화산이나 지진 발생시 진흙과 돌이 섞여 내려오는 물'을 뜻한다. 보통 기존의 하천이 범람해 발생하지만 심할 경우에는 새로운 물줄기를 형성하기도 한다. 실제로 화산 피해의 상당수가 이 토석류에 의해 발생한다고.
진흙 섞인 토석류로
하천 범람 등 우려지난 8일 오후, 미야자키 현 미야코노죠(都城) 시 등지에는 지난달 '폭발적 분화' 이후 첫 비가 내렸다. 강우량은 불과 0.5㎜. 보통 때 같으면 우산도 안 쓰고 걸어다닐 정도의 강우량이었지만 이날은 달랐다. 하천의 수량이 여느 비 때보다 훨씬 빠르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접골원을 운영하고 있는 카와노 미치노리(65) 씨는 "인근 하천의 수위(水位)가 평소 비가 올 때보다 2~3㎝는 더 높은 것 같다"며 "언제 피난을 가야할 지 몰라 외출도 하지 못한 채 하천만 지켜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다행히 이날 내린 비로 인한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기상청의 일기예보에 의하면 11일에도 비가 오는 등 잦은 비소식이 예상돼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공무원들도 확성기가 달린 차량을 동원해 "이제부터는 비를 조심해야 할 때"라며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 규슈지방정비국은 앞서 지난 4일 이미 미야자키 현 미야코노죠 시 등 하천과 인접한 35개 지역에 토석류 위험 경고를 발표했다. 그리고 이를 막기 위해 8일 오전부터 신모에봉 인근 하천 상류의 큰 돌덩이를 제거하는 공사를 시작했지만 이날 오후 내린 비로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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