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단 살포 vs 포격 훈련… 이제는 남북 심리전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우리 군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이 자행된 지난 23일 저녁 대북 심리전단지 40여만장을 북한지역으로 날려보냈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7월 탈북자 단체가 대북 전단지를 날려보내는 모습. 연합뉴스

연평도 포격도발 후폭풍으로 남북 간에 심리전이 펼쳐지고 있다.

우리 군은 전단지 살포로, 북한은 포격 훈련으로 각각 서로를 압박하는 양상이다.

군, 포격 당일 저녁 전단지 40여만 장 날려보내
군사분계선 스피커 설치… 확성기 방송은 안해
북, 어제 연평도 맞은편 지역서 포격훈련 '맞불'


군 당국은 북한이 연평도 포격이 실시된 지난 23일 저녁 대북 심리전단지 40여만장을 북한지역으로 날려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소식통은 26일 "대북전단지 40여만장을 강원도 철원과 대마리, 경기 연천, 김포 등 4곳에서 기구에 달아 북한지역으로 날려보냈다"고 말했다.

대북 심리전단지에는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했다는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했다는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발표 이후 대북 제재조치의 일환으로 북한지역에 살포하기 위해 120만장의 대북 심리전단지를 제작했으나 살포시기를 늦춰왔다.

군은 그러나 대북 확성기 방송은 재개치 않았다.

군은 본격적인 대북 심리전을 위해 군사분계선(MDL) 일대 11개 지역에 대형 스피커를 설치해 놓고 있다. 확성기는 출력을 최대화할 경우 야간에 약 24km, 주간에는 약 10여km 거리에서도 방송내용을 청취할 수 있다.

북한은 남측이 확성기 방송을 시작하면 조준격파 사격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전단지 살포에 대응해 북한군은 26일 연평도 북방 북한 내륙지역에서 포격훈련을 실시하며 맞불을 놓았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우리 군이 자신들의 기습적인 공격에 위축돼 있고, 연평도 인근 서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포성으로 위협을 느낄 것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또다시 포성이 들리자 연평부대에는 비상이 걸렸고, 연평도에 남아 있던 주민들은 긴급 대피하고 주요 도로는 차단됐다.

언론이 포격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국민들 모두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포격훈련은 우리 군 뿐 아니라 미군을 향한 심리적 압박 측면도 있다. 이날 월터 샤프 주한 미군사령관 겸 유엔사사령관이 연평도를 방문한 시간이 북한군의 포성이 들린 시간과 겹치기 때문이다.

한 군사전문가는 "북한군이 스스로에게는 자신감을, 우리 군에는 불안감을 심어주기 위해 한미 서해 합동군사훈련이 실시되는 기간에도 포격훈련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주환 기자 jhwa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