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얼굴 내민 김지미 '특급호텔 객실 30개 달라?'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9일 오후 해운대 노보텔 호텔에서 열린 '회고전의 밤' 파티 주인공인 원로배우 김지미가 지인들과 함께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김호일 기자 tokm@

원로배우 김지미(70) 씨가 부산에 모습을 드러냈다. 2000년 대종상영화제에서 영화발전공로상을 수상한 이후 충무로에서 자취를 감춘 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PIFF)를 찾았으니 공개 석상에 나오기는 꼭 10년 만이다.

그녀는 지난 7일 수영만 야외상영장에서 열린 PIFF 개막식에 참석했다. 또 9일 해운대 메가박스에서 상영된 '티켓'(1986년)을 임권택 감독과 함께 관람했고, 이날 오후 해운대 노보텔 호텔에서 패션브랜드 에르메스가 후원한 '회고전의 밤' 파티의 주인공이 됐다.

무리한 주문, 주최 측 곤혹
"기여한 게 뭐 있냐" 비난


김수용 남궁원 윤일봉 윤양하 임권택 등 당대의 동료 감독, 배우 그리고 편집, 촬영, 조명, 시나리오작가, 기획, 제작 등의 스태프에 둘러싸인 김지미는 "내 일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인 것 같다"며 "열일곱 살에 배우를 시작해서 이 자리에 서기까지 저를 측근에서 지켜준 형제 같은 분들이 다 모였다"고 감격했다. 물론 장미희 강수연 문소리 예지원 등 후배 여배우들도 참석해 선배의 업적을 기렸다.

하지만 김지미는 부산에서 '대배우'답지 않은 요란한 행보로 적지 않은 비난을 받아야 했다. 영화제 측에 따르면 그녀는 회고전에 참석하는 자신의 친척, 지인용으로 특급호텔 객실 30개를 요구했다. 하지만 영화제 측은 다소 무리한 요구라며 '지난한 협상'(?) 끝에 이를 15개로 줄였다. 또 '김지미 손님용 전용버스'도 한 대 내줘야 했다. 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이런 무리한 '주문'은 국내는 물론 할리우드 톱스타들도 하지 않는다"며 연신 혀를 찼다.

이뿐 아니다. 대중의 인기를 토대로 톱스타 반열에 올랐고 10년 만에 공식 석상에 나서면서 영화제 기간 중 공식 기자회견이나 언론과의 인터뷰 일정을 하나도 잡지 않았다. 반면 이번에 부산을 찾은 장이머우나 카를로스 사우라, 올리버 스톤, 줄리엣 비노쉬 등 세계적 거장과 톱스타들은 마스터 클래스 혹은 기자회견, '아주담담' 등을 통해 대중과 적극적으로 만나거나 만날 예정이 돼 있다. 김지미와는 사뭇 다른 행보다.

영화제 취재에 나선 중앙언론사의 한 여기자는 "김지미가 도대체 PIFF 성공에 무슨 기여를 했기에 엄청난 국비와 시비를 들여 이런 융숭한 대접을 해줘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한 뒤 "앞으로 회고전에 나서는 감독이나 배우에게는 '대중접촉 확약서'를 받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 김호일 선임기자 tok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