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토크] ㈜디아이씨 김성문 회장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믿음이 기업의 최고 가치

울산 울주군 두동면 ㈜디아이씨 김성문(71) 회장은 30년째 같은 운전기사가 모는 승용차를 타고 다닌다. 회사 봉투 제작업체와도 거래를 튼 지 30년이 넘었다. 김 회장은 "진실한 믿음이 최고의 가치"라고 말하는 기업인이다.

그는 '신뢰'로 가장 큰 고난도 이겨냈다. IMF 구제금융 시절 회사가 부도의 파고에 맞닥뜨렸을 때 대기업들과 쌓은 신뢰가 그를 구해냈다.

1997년 IMF 당시 부도
대기업과 쌓은 신뢰로 극복

기어 전문회사로 입지 굳혀
녹색 에너지 분야 진출 시도


"거래를 하면서 믿음을 쌓아가야 합니다. 진실한 마음가짐으로 서로를 대하면 믿음이 두터워집니다. 부도로 회사가 어려움에 빠졌을 때에도 원청업체들이 저를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회사가 계속 납품할 수 있도록 거래를 유지해줬습니다. 서로 신뢰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이었겠지요. 착실히 조업을 이어가다 보니 어느새 회사가 정상 궤도에 들어와 있었습니다."

디아이씨는 부산에서 출발한 자동차부품 업체이다. 지난 1976년 부산 금정구 금사공단에서 농기계 부품사로 시작해 각종 변속기 전문회사로 성장했다. 1986년부터 울산 울주군으로 이전을 시작해 지금은 울주군에만 3곳의 공장을 두고 있다. 김 회장은 "현대자동차 납품 비중이 높아 공장 일부를 옮겼다가 1991년 글래디스 태풍으로 금사공장이 완전히 침수되면서 부산을 떠났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회사가 잠시 주춤거렸지만 자동차와 중장비, 오토바이 시장 활황으로 이제는 고생이 끝난 것 같다"고 최근 경영 상황을 소개했다.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은 1천831억원이었다. 예년에 비해 많이 위축된 모습. 그러나 회사는 올해 매출 목표를 2천500억원으로 올려잡았다. 김 회장은 "지금의 추세로 보면 매출 목표 상향 달성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면서도 "기업 경영도 사람의 삶과 마찬가지로 굴곡이 있기 마련"이라고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이 회사는 자동차와 전기차, 오토바이, 굴착기 등 중장비에 들어가는 변속기를 모두 만들어 내는 회사이다. 현대·기아자동차 납품 비중이 가장 높다. 농기계 변속기 업체에서 기어 전문회사로 확고한 위치에 이르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잘 알고, 잘 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지금은 움직이는 기계와 관련된 모든 기어를 생산할 수 있지요."

김 회장은 독보적인 기어 기술을 바탕으로 회사를 녹색 에너지 기업으로 변모시키려 한다. 이미 지식경제부의 태양열 발전사업 참여기업으로 선정돼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 풍력 발전사업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태양열 발전기의 집광판은 태양의 이동에 따라 움직여야 합니다. 여기에 필요한 감속기어장치를 곧 생산할 예정입니다. 증속기어가 들어가는 풍력 발전 부문도 밝은 시장입니다."

김 회장은 "태양열 발전기 부품 생산을 위해 내년에 7만㎡ 규모의 신규 공장을 증설하는데 양산 단계에 들어가면 놀라운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현우 기자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