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일의 역사] 마술사 청링수 사망(1918.3.23)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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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사 청링수 사망(1918.3.23)

탕! 탕! 두 발의 총성이 울리는 순간 무대 위의 한 남자가 쓰러졌다. 그의 등에서 검붉은 선혈이 흘러내리고 커튼이 급히 내려졌다. 관객들은 어찌된 영문인지 모른 채 쇼가 계속되길 기다렸지만, 남자는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총알에 오른쪽 폐를 뚫린 남자는 사경을 헤매다 날이 밝을 무렵 숨을 거두었다.

남자의 이름은 청링수. 신비한 중국 마술을 선보이며 유럽 전역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던 청나라 마술사였다. 하지만 1918년 3월 23일 런던의 우드그린 엠파이어 극장 공연을 마지막으로 그는 다시는 마술 무대에 서지 못했다. 날아오는 총알을 입으로 잡아내는 '총알잡기' 마술을 하다 실탄을 맞고 사망하는 비운을 당한 것이다. 그렇지만 다음날 신문엔 더욱 놀라운 비밀이 폭로되었다. 청링수가 중국인이 아닌 백인이라는 것. 얼굴과 목을 다갈색으로 물들이고 머리를 반쯤 밀어 청나라 사람처럼 변장한 미국인이었다는 사실이다.

본명이 윌리엄 캠벨로 밝혀진 청링수는 1861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19살에 성을 로빈슨으로 바꾸며 유명 마술사들의 조수로 일했다. 1898년 뉴욕에 공연 온 청나라 마술사 칭링푸의 마술에 영감을 얻어 이름과 외모를 바꿔 중국인 마술사로 변신했다. 공식 석상에서 영어를 한 마디도 하지 않고 통역관을 통해 대화를 할 정도로 완벽한 중국인 행세를 했다.

가짜 중국인으로 19년 동안 살았지만 청링수의 마술 솜씨는 대단했다. 화려하고 정교한 무대장치를 이용한 독창적인 마술은 오히려 칭링푸를 능가했다. 실제 1905년 영국에서 두 사람의 마술 대결이 예정되었지만 칭링푸가 현장에 나타나지 않아 승부는 싱겁게 끝나버렸다. 신비로운 마술과 기이한 행적만큼이나 드라마틱한 그의 죽음은 음모에 의한 살해, 자살 등 갖가지 추측을 낳았다. 정광용 기자 kyj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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