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 '대구~부산' 침목 균열 '탈선' 우려 내년말 개통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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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 무게 떠받치는 시설 국토부, 222곳서 발견 방수재 아닌 흡수재 사용

경북 영천시 대창면 인근에 부설된 콘크리트 침목에 균열이 발생한 모습.

경부고속철 '대구~부산' 침목 균열

경부고속철도(KTX) 사업 2단계 구간인 부산~대구간 레일 부설공사 과정에서 콘크리트로 된 침목 200여곳에서 균열 현상(사진)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문제 시공 구간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어 내년말 개통이 불투명해졌다.

침목은 시속 300㎞로 달리는 고속열차와 레일의 무게를 떠받치는 핵심시설로, 균열이 발생할 경우 부설된 레일이 휘거나 레일 위를 달리는 고속열차가 탈선하는 등 대형 사고도 우려된다.

16일 국토해양부와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에 따르면 콘크리트 침목 일부에서 균열이 발생한 사실을 확인, 최근 레일을 깐 구간의 침목 전수(全數) 조사를 벌인 결과 모두 222곳에서 균열을 발견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콘크리트 침목을 고정해 주는 부품(매입전)에 방수 역할을 담당하는 충진재가 들어가야 하나 흡수재를 써 이같은 불량이 발생한 것 같다"고 진단을 내렸다.

침목과 레일을 연결하는 매입전(체결장치와 침목을 연결하는 부품으로 큰 나사못 형태)에 물을 빨아들이는 흡수재가 들어간 때문으로. 지난해 봄 부설돼 우기를 거치면서 이곳에 물이 스며들어 겨울 강추위로 팽창이 발생, 균열이 생긴 것같다고 국토해양부는 분석했다.

이에 따라 철도시설공단은 지난달말 매입전에 특수몰타르를 충전하는 스틸슬리브(나사못)를 보강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개통 후 고속철이 다닐 경우 추가 균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면 재시공이나 교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전면 재시공시 공기 지연이 불가피, 내년말 개통이 불투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총 길이 254.2㎞(상·하행선)의 대구~부산간 레일부설 공사는 2002년 시작돼 96.9㎞ 구간에 콘크리트 침목 15만5천개가 깔려 현재 37% 가량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전체 구간에는 35만8천여개의 침목이 설치된다.

터널이 없는 노출 궤도 구간에 주로 문제가 발생, 터널이 많은 부산 인근보다는 대구 인근 구간에서 이같은 침목 부실시공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철도시설공단은 이같은 문제점을 지난달 13일 발견하고, 같은달 29일 관련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보수방안까지 마련하고도 국토해양부 등 관계당국에 보고하지 않고 은폐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해양부 이승호 철도정책관은 "일부 언론 보도를 보고 내용을 알았는데, 부실시공과 사실 은폐 등 문제가 드러날 경우 해당 업체와 공단 담당자를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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