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팔로 전립선암 없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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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병원 로봇수술클리닉

수술로봇 '다빈치 시스템'의 팔 부분.

평소 건강을 자신하던 김모(63)씨가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게 된 것은 지난해 10월. 평소 소변 보기가 조금 힘들었을 뿐 별다른 징후를 느끼지 못했는데 병원에서 '전립선암'이란 진단을 받은 것이다.

다행히 초기여서 수술을 하면 괜찮아질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여기저기 수소문하던 끝에 로봇팔을 이용한 '로봇수술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현재 유럽 미국 등지에선 복강경 이후 가장 각광받고 있는 수술법. 도대체 그게 뭘까.

전립선처럼 예민하고 신경이 많이 분포해 있는 경우엔 수술의 정밀도가 특히 중요한데,로봇팔을 원격 조정해 수술하는 경우 손떨림 현상 등을 극소화함으로써 미세 수술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로봇팔이 전후좌우 360도로 회전할 수 있어 아주 어려운 위치의 수술도 거뜬히 할 수 있다. 복강경 수술이 '최소 절개,최대 효과'를 지향하는 외과 수술의 큰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면 로봇수술은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복강경의 몇 가지 난제를 단숨에 해결해 버린 최첨단 수술법인 셈.

동아대병원 비뇨기과 성경탁 교수팀이 이 수술법을 국내에서 처음 시도한 것은 2004년 겨울. 미국 3대 병원의 하나인 클리블랜드병원에서 복강경수술과 로봇수술을 집중 연구,수십 편의 저명한 논문까지 발표한 그가 귀국한 후 동아대병원 비뇨기과에 로봇수술클리닉을 만들어 활성화를 시도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로봇이 지나치게 고가인 데다 로봇을 이용한 시술법은 의료보험제도의 적용을 받지 않는 점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성 교수는 싱가포르 제너럴병원과 협진체계를 갖춰 이를 해결하기로 했다. 의료진과 의료기술은 우리가 맡고 수술용 로봇은 싱가포르 것을 결합한다는 조건이다. 제너럴병원이 2003년 초 로봇을 도입할 때 시스템 구축 및 수술방법 등에 대해 중요한 조언을 해 준 것이 인연이 됐다. 이런 원거리 협진체계를 통해 건강을 되찾은 환자는 모두 9명. 김씨 역시 그의 환자가 됐다. 싱가포르로 건너간 이틀 뒤 2시간30분 동안 수술을 받은 게 전부. 그로부터 다시 이틀 후 김씨는 귀국해 지금껏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

성 교수는 "로봇팔을 이용한 로봇수술법은 음경으로 가는 신경을 다치지 않게 할 만큼 정밀해 남성의 발기 기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한다"며 "로봇수술은 비뇨기과 외에 심장외과 일반외과 등의 임상에서도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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