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산] <33> 양산 향로봉~밀양 향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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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 파노라마 한눈에 '쏙'

경남 울산 경북 등 3개 시·도에 걸쳐있는 영남알프스는 그 넉넉한 품만큼이나 경관 또한 아름답기 그지없다. 특히 해발 1,000m 넘는 고산준령들이 어깨를 잇대 푸른 하늘 위로 그려내는 장쾌한 하늘금은 가히 압권이다. 그런 모습은 산하의 큰산인 지리산이 아니고선 감히 상상할 수 없는 풍광이다. 근교에 이런 산이 있다는 것은 부산 경남 울산 시민의 축복이자 자랑인 것이다.

이번주 산&산은 경남 밀양의 향로산(979m)을 찾았다. 산은 영남알프스의 지리적 중심이면서 전 산군을 볼 수 있는 최고의 조망터다.

제각각 올라본 영남알프스의 여러 산들을 한발짝 떨어져서 감상하고 싶다면 이 산에 오를 것을 권한다. 360도 펼쳐지는 영남알프스의 대 파노라마가 정말 장관이다. 황사현상이 잦은 요즘은 비 온 다음날 찾는 것이 더욱 좋을 것 같다. 구름바다 위로 솟아오른 하늘금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이 산을 오르는 길은 여럿 있다. 산&산 팀은 경남 양산시 원동면 대리 고점마을을 기점으로 출발,향로봉(727m) 백마산(776m)을 거쳐 향로산에 올랐다가 칡밭갈림길에서 장선리 장선마을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했다.

향로산과 이름이 비슷한 향로봉을 오를 수 있는 것과 주변의 밀양댐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대중교통편을 이용할 때 타고 내림이 손쉬운 것도 장점으로 볼 수 있다. 버스에서 내리면 3분내 바로 산행이 시작되고 산에서 내려오면 바로 버스를 탈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한 선물도 있다. 지금 배내골을 찾으면 골짝 전체를 연분홍 꽃빛으로 물들인 매화꽃의 장관을 만날 수 있다. 꽃대궐은 전남 광양의 다압마을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현재 절정을 맞고 있지만 꽃은 열흘 정도 더 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 코스는 걷는데만 4시간15분쯤 걸린다. 휴식시간까지 포함한다면 5시간30분쯤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매화와 진달래로 타오른 새봄에 취해 조금 더 지체한다면 6시간까지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참고로 산&산 팀의 보행 속도는 산악회 중간그룹 수준이다.

산길은 초입부분과 향로봉으로 오르는 중간 부분,그리고 백마산에서 향로산으로 오르는 구간이 가풀막져서 약간 힘들지만 특별히 애를 써서 찾지 않아도 길을 이어갈 수 있다.

그저 능선을 따른다는 느낌으로 걷다보면 자연스럽게 등로가 이어진다. 다만 백마산에서 향로산으로 오르는 부분과 칡밭갈림길에서 장선리 계곡으로 내려서는 지점에서는 독도에 신경을 써야 한다.

산행은 고점마을을 기점으로 시작된다. 고점은 원동역에서 마을버스를 탔다면 배태고개를 넘어 고점교를 지나 바로 만나는 마을이다. 수년전 자연부락이었던 이 마을은 현재 알프스 풍의 고급 전원주택단지로 탈바꿈해 있다.

버스기사에게 이야기하면 고점교를 지나 바로 내려준다. 차에서 내리면 도로 한 켠에 '부처님 궁전(구 성불사)'이라 쓰인 파란색의 대형 입간판이 이곳이 산행 들머리임을 알려준다.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성불암은 마을에서 밀양댐으로 흘러가는 배내천을 따라 2~3분쯤 가면 입상 금동불로 만난다.

등로는 이 절 오른쪽에 작은 산길로 나와 있다. 초입 부분의 길이 조금 희미해 부산일보 표지기를 확인하고 올라야 한다. 입구에 파란 색의 물탱크가 있어 참고가 된다.

이 길을 찾았다면 백마산까지는 거의 외길이다. 몇군데서 사면을 가로 질러 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능선 길을 따른다. 언듯언듯 보이는 밀양댐이 싱그럽고 좌우 기슭에 깃든 마을들이 평화롭다.

성불암에서 삼각점이 있는 501봉까지 25분, 다시 향로봉까지 40분쯤 걸린다. 울창한 소나무와 참나무류가 번갈아 나와 발길이 가볍다. 사람 다닌 흔적이 많지 않아 깨끗하고 호젓한 길이 무엇보다 눈길을 끈다.

향로산과 이름이 비슷한 향로봉은 별다른 정상석이 없다. 삼각점과 조그만 구덩이가 이를 대신한다. 조망도 북쪽 방향외에는 시원하지 않다.

공사가 한창인 임도는 향로봉에서 45분쯤 걸린다. 백마산 가는 길은 이 임도를 가로질러 맞은 편의 능선으로 연결된다. 평리 팜스테이마을에서 세워놓은 이정표가 참고가 된다.

백마산은 진행방향 왼쪽(서쪽)이 깎아지른 벼랑이다. 최근에 나뭇가지를 잘라 시야를 확보해 놓아 주변 조망이 시원해 졌다. 단장면 고례리와 밀양댐이 발 아래로 보인다. 임도에서 백마산까지 25분

백마산에서 향로산 가는 길은 백마산 정상을 지나 1분쯤 거리의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나와 있다. 갈림길 주위에 팜스테이마을에서 부착해 놓은 작은 현수막이 있다.

원동 언곡(다람쥐골)마을에서 볼 때 달 그림자가 걸리는 고개라 해서 달음재로 불리는 안부사거리는 현수막 갈림길에서 사면을 오른쪽으로 에돌아가다 만나는 능선 길에서 5분쯤 가면 닿는다.

향로산은 안부사거리에서 된비알로 오른다. 코스 중 가장 힘든 구간이지만 중간에 전망바위가 있어 쉬어갈 수 있다. 정상까지 30분 소요.

정상은 최고의 조망터답게 사통팔달로 펼쳐지는 파노라마가 황홀하다. 가지산 천황산 재약산 재약봉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오룡산 염수봉 토곡산 정각산 억산 운문산 등 대충 훑어봐도 영남알프스의 고산준봉들이 죄다 조망된다. 멀리 비슬산과 화악산 남산 금정산 신어산은 물론 맑은 날이면 지리산도 보인다.

하산은 정상에서 되돌아나와 왼쪽의 주능선 길로 연결된다. 이후부터는 오르막에 대한 부담이 없다. 칡밭갈림길까지 줄곧 부드럽게 내려간다.

향로산에서 35분쯤 걸려 만나는 능선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빠지지 않는다면 칡밭갈림길까지 길 잃을 염려도 없다. 오른쪽 갈림길은 선리로 이어진다.

칡밭갈림길이 있는 안부는 완만하게 내려선 마루금이 살짝 고개를 드는 지점이다. 다시 된비알이 시작된다면 갈림길을 지나쳤다고 보고 되돌아와야 한다. 향로산에서 45분 소요.

장선리로 내려서는 길은 칡밭갈림길에서 오른쪽 계곡으로 나와있다. 내려서는 초입 구간의 길이 다소 희미하고 허물어져 있지만 물길을 만나고부터는 제법 뚜렷한 길로 이어진다. 계곡을 따라 내려간다는 기분으로 등로를 이어가면 마을까지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다.

상수도 취수지를 만나면 맞은 편 개울을 건너는 것이 종점으로 내려서는 좋은 길이다. 계곡물은 마을 주민들이 식수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오염시키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한다. 장선마을 버스종점까지 40분 소요. 산행 문의 위크앤조이 레저팀 051-461-4161,박낙병 산행대장 011-862-6838.

글·사진=진용성기자 ysjin@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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