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허리병] (상) 요추 4대 질환의 양상 ·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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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만큼 흔한 요통 무시하단 '큰 코'  

요통(허리 통증)은 감기만큼이나 흔하다. 성인 10명 중 8명은 한 번 이상 갑작스러운 통증을 경험한다고 한다. 요통은 질병으로 인해 휴가를 내는 원인 가운데 두 번째로 흔하고,사회적 후유장애를 남기는 가장 큰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요추의 4대 질환'과 허리병 치료법 및 예방법에 대해서 살펴보자.

■요추관 협착증

디스크 변성 통한 신경구멍 좁아짐 원인

척수신경을 뒤쪽에서 둘러싸고 있는 척추관절과 앞쪽에 자리잡은 디스크가 서서히 변성되면서 신경구멍이 좁아지는 것을 말한다. 신경이 압박을 받거나 혈액순환이 안되면 엉덩이 혹은 다리나 발이 저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59세 주부 강요선씨. 1년 전부터 다리가 멍멍하고 저렸는데 최근들어서는 왼쪽 다리가 많이 아린다. 앉아 있으면 아무렇지도 않은데 걸으면 엉덩이와 종아리의 옆과 뒤가 터지는 듯 통증이 온다. 이젠 50m도 걷기가 힘들다. 걸을 때는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고 자주 쪼그리고 앉아서 쉬어야 한다.

요추관 협착증 환자들은 이밖에 바로 눕거나 엎드려서 자는 것도 힘들어한다. 빨랫줄에 빨래를 걸거나 옷장 선반에 물건을 얹는 일도 힘들어한다. 등산 시에는 올라갈 때는 괜찮은데 내려올 때면 다리통증이 악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 질환은 35세 이상의 연령에서 시작되고 50~60대에서 잘 발견된다.


■퇴행성 디스크 질환

관절에 미세 불안정증… 치료로 호전 가능

 △퇴행성 디스크 질환=디스크가 밧줄을 꼴 때처럼 비트는 힘에 의해 손상을 받으면 퇴행성 디스크가 생긴다. 디스크가 약해지면서 관절에 미세한 불안정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원래 디스크에서는 통증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비정상적인 미세한 움직임이 점차 많아지고,디스크 내의 손상부위에 염증반응이 일어나면 통증이 생길 수 있다. 통증은 주로 허리에서 발생한다.
 41세인 주부 한영애씨. 5개월 전부터 앉아 있기가 힘들고 일어날 때면 허리가 쫙 펴지지 않아서 천천히 일어나고 있다. 특히 방바닥에 오래 주저앉아 있으면 허리가 끊어지는 듯한 통증이 온다.
 이 경우 일반적인 치료만 해도 대개 호전되지만 극히 일부에서 통증이 반복되거나 점차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는 수가 있다.
 그런데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는 대체로 통증을 동반하지 않는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엠아르아이(MRI) 정밀검사를 시행해 보았더니 30세 연령 중 25~30%에서 디스크에 퇴행성 변화들이 관찰되었지만 통증은 없다고 했다는 보고가 있다.
 노화와 통증이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고령이 되면 디스크는 더욱 노화되지만 통증은 오히려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디스크가 완전히 퇴행되어 버린 까닭에 통증의 원인인 염증성 단백질들이 더 이상 생성되지 않고 안정화 상태로 접어들기 때문이다. 60세 이상의 연령에서는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오히려 드문 편이다.


■요추간판 탈출증(디스크병)

전체 90%… 제4·5번 요추서 주로 나타나

 △요추간판 탈출증(일명 디스크병)=디스크 중심부에 있는 젤 타입의 물렁물렁한 수핵이 질긴 테두리인 섬유테를 뚫고 빠져나와 생기는 병으로,가장 흔하다.
 노화에서부터 외상,누적된 생활습관에 이르기까지 원인은 다양하다. 디스크병은 특히 제4·5번 요추 사이와,제5번 요추와 천추 사이 디스크에서 많이 발생한다. 몸무게의 부담을 많이 받고 허리 움직임이 잦기 때문이다. 전체 디스크 병의 90% 정도가 여기서 발생한다.
 연령별로는 30~50대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수핵의 수분과 신축성이 감소하는 반면 활동량은 많기 때문이다.
 디스크가 갈라지고 찢어지면서 요통과 골반통증,심하면 허벅지 부위의 통증이 발생한다. 탈출된 수핵이 신경을 자극하거나 압박하면 다리 밑으로 당기거나 저리고,감각이 저하되거나 마비되는 증세가 생긴다.
 엉덩이에서부터 다리 뒤쪽 정중앙 종아리쪽과 발바닥과 새끼발가락 쪽으로 감각저하,저리고 당기는 통증 등이 발생한다. 발목으로 미는 힘이 떨어질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양쪽 다리 마비,감각 소실 등과 함께 대·소변을 가누지 못하는 '마미총 증후군'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응급수술을 요하는 경우로,디스크 파열로 인한 신경의 압박정도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된다.


■요추 전방 전위증

척추관절 어긋나 발생 과격한 운동 조심

 △요추 전방 전위증=척추관절이 어긋나 위뼈가 아래뼈 앞으로 밀려 나온 것을 말한다. 척추의 노화(퇴행성 요추 전방 전위증)와 선천성(협부 결손형 요추 전방 전위증)이 있다.
 젊은 사람이라면 대개 선천적인 경우가 많다. 척추의 뼈와 뼈 사이를 고리처럼 연결해 주는 '협부'가 제대로 붙지 않은 것이다.
 이밖에 체조선수들처럼 지속적으로 허리에 무리가 가서,사고로 인해서,척추 수술이나 염증이 원인이 돼서 전방전위증이 올 수도 있다.
 대략 남성들의 5~6%,여성들의 2~3%는 요추 전방 전위증을 갖고 있다.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일을 하고 있거나 과격한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조심해야 한다.
 ▶퇴행성=대체로 체중의 부담을 많이 받는 하부 요추(4번 5번 요추 사이)에서 빈발한다.
 척추가 어긋나면 척추신경통로가 좁아지고 신경이 압박을 받으면서 아랫도리로 신경통이 내려간다. 중년이상의 여성한테서 흔히 발견된다.
 병이 한참 진행된 경우라면 양쪽 다리에 힘이 빠지고 대·소변이 시원치 못하다. 종아리가 알통이 생긴 것처럼 단단해 질 수도 있다. 걸음걸이도 불안정하다.
 이 경우라면 체형도 영향을 받는다. 분식집을 경영하는 55세 길복순씨. 목욕탕에 가면 허리가 많이 안으로 들어갔다는 말을 듣는다.곤 했다. 이처럼 퇴행성 요추 전방 전위증에 걸리면 복부가 앞으로 불쑥 나오고,허리 부위는 쑥 꺼진 것처럼 변하는 수가 있다.
 ▶협부결손형=전체 인구의 대략 5%에서 발견된다. 5번 요추에서 주로 발생한다. 선천적으로 협부가 안 붙어서 그렇다는 견해가 있고,5세와 7세 사이에 협부에 스트레스가 반복돼 골절이 왔다는 의견도 있다. 사고나 외상의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통증을 느끼는 경우는 드물다. 환자의 80%가 질환 여부를 전혀 몰랐다는 보고가 있다. 통증은 협부의 결손 그 자체로부터 올 수도 있고,결손 부위 주위의 연부조직(인대 근육 등)이 자극을 받아 생길 수도 있다.
 요통이 주된 증상이지만 다리의 신경통 탓에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다리의 신경통은 대개 오래 서 있거나 걸으면 심해지고,엉덩이에서부터 다리 뒤와 옆을 거쳐 종아리까지 내려가는 양상을 보인다.
이광우기자 leekw@busanilbo.com
도움말=부산 프라임병원 최봉식 병원장,조철민·정호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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