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죽도록 사랑해' 주말 안방, 70년대 향수 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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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파 남자의 옛날식 사랑이야기

MBC 주말 연속극 '죽도록 사랑해'(사진)가 안방에 잔잔한 재미를 선사해주고 있다.

한국사의 격변·혼란기였던 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죽도록 사랑해'(극본 김운경·연출 소원영)는 설희(장신영)를 향한 순정파 남자 재섭(이훈)의 지고지순한 옛날식 사랑이야기와 다양한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시대적 애환과 향수를 비교적 있는 그대로 그려내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이 드라마에서는 중견 탤런트들의 활약상이 두드러진다.

늘 근엄하고 중후한 아버지 역할만 해오던 최불암(장사장 역)이 바람기가 다분한 형사 출신의 식당 주인으로 출연해 풍채에 비해 경박하고도 주책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한다.

또 정혜선(재섭모 역)은 늘 다정하고 참한 어머니의 모습과는 다른 억척스러운,하지만 자식 사랑에는 가슴이 시릴 만큼 헌신적인 어머니 상을 연기한다. 평소 순박하고 다정한 어머니 또는 얌전한 사모님 이미지를 간직해 온 이경진도 핑크색 내복을 입고 스트립쇼를 벌이는 수다스러운 아줌마로 망가진다. 여성스럽고 차분한 이미지를 고수해 온 이효춘 역시 돈 욕심에 양키 물건 장사를 하는 설희 엄마 역으로 나와 천박하지만 인간미 넘치는 역할을 소화해 내고 있다.

그러나 70년대의 향수를 보여주고자 하는 의욕이 넘치다 보니 너무 자잘한 에피소드의 나열로 인해 극적 치밀함이 떨어지고,잔재미만 추구하다 보니 전체적인 구성이 다소 지루하고 산만하다는 느낌도 주고 있다.

부산 출생의 김운경 작가가 예전에 '서울의 달''파랑새는 없다''옥이 이모' 등에서 보여준 훈훈한 달동네의 소박함과 사랑,인간미 넘치는 가족애를 '죽도록 사랑해'에서도 또 다시 그려낼 수 있을 지 가슴 한쪽에 70년대의 아련한 낭만과 향수를 간직하고 있는 많은 시청자들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김영호기자 kyh07@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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