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이전 물살로 해양강국의 길 열어젖히자" [2025 스케일업 부산 컨퍼런스]
해양수산부 이전은 단순한 행정 변화가 아니다. 부산이라는 도시 미래를 다시 설계할 기회다. 역사적 전환점을 맞아 정부 비전과 지역 균형발전, 부산이 나아갈 방향을 종합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열린 ‘2025 스케일업 부산 컨퍼런스’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해수부 이전 파급 효과를 비롯해 마이스터고를 통한 인재 양성, 커피 산업의 글로벌 도약 가능성까지 다양한 의제가 심도 있게 다뤄졌다.〈부산일보〉와 부산시, 부산시교육청이 공동 주관하고 BNK금융그룹과 부산시의회, 부산상공회의소가 후원한 이번 행사는 18일 해운대 웨스틴조선 부산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박형준 부산시장,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 양재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류동근 한국해양대 총장, 권혁제 부산시교육청 교육국장 등 각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가장 큰 관심을 모은 것은 박 시장과 전 장관이 ‘해수부 이전으로 여는 글로벌 해양강국의 길’을 주제로 나눈 첫 번째 세션이었다. 두 사람은 해수부 이전을 단순한 행정 재배치가 아니라 북극항로 개척, 해양수도권 조성, 공공기관과 기업 집적을 통한 국가 성장 전략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그러나 박 시장이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로 촉발된 동남권투자공사 논란을 두고는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박 시장은 “산업은행 대신 동남권투자 ‘은행’이 아닌 ‘공사’를 설립하는 것은 산업은행 유치를 기대하며 남부권 산업 진흥을 바라던 시민들에게 큰 실망을 주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산업은행에 준하는 효과를 낼 수 있는 금융기관이어야 하지만, 해수부 산하 ‘투자공사’ 형태로는 그만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공사채로 약 50조 원의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할 수 있다는 정부 주장도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꼬집었다.이에 전 장관은 “은행 형태로 설립하면 금융당국의 촘촘한 규제를 받아야 하고,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며,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도 엄격히 지켜야 한다”며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해 동남권 기업에 신속하고 집중적으로 투자하기에는 은행보다 공사가 더 적합하다. 공사채 3조 원을 발행하면 약 50조 원의 재원을 마련해 빠른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두 번째 세션은 ‘지역교육혁신을 위한 마이스터고의 역할’을 주제로 열렸다. 좌장을 맡은 권혁제 부산시교육청 교육국장의 진행 아래 자동차·소프트웨어·전자 분야 마이스터고 교장과 산업계 대표들이 참여해 현장 맞춤형 인재 양성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부산전자공고의 반도체 마이스터고 전환 계획이 큰 관심을 끌었다.마지막 세션은 ‘기술과 데이터 혁신으로 도약하는 글로벌 커피도시 부산’을 주제로 진행됐다. 커피 연구자와 기업들은 데이터 기반 생두 품질 분석, 온라인 경매, 인증 체계 도입 등을 제안하며, 부산이 세계 커피 유통의 허브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손영신 부산일보사 사장은 “부산은 바다를 향해 길을 열며 한국 경제 발전을 이끌었던 개척의 도시였고, 그 정신은 지금도 살아 있다”며 “항만·물류와 기술을 중심으로 금융, 문화, 관광이 어우러질 때 부산은 글로벌 혁신 해양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형준 "동남권투자공사는 사탕발림으로 지역발전 외면하는 결정"
박형준 부산시장이 정부의 동남권산업투자공사 설립 추진 방침에 대해 "명백한 공약 파기"이자 "날림 부실 금융기관"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박 시장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재명 정부가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백지화하고 동남권산업투자공사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한다"며 "이것은 부산 시민의 오랜 여망을 팽개치는 처사이고, 사탕발림으로 지역 발전의 근원적 해결책을 외면하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의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이전 정책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민주당 지도부가 정략적인 이유로 외면하지 않았다면 진작에 실현되었을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산업은행 이전이 중요한 이유는 지역의 산업구조 전환과 신산업 육성에 메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산업은행이 이전되면 AI 데이터센터 등 지역에 투자하겠다는 빅테크 기업들이 줄을 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산은 이전 대신 '동남투자은행'을 공약했는데, 어제 국무회의에서는 동남권투자은행도 아닌 동남권투자공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는 명백한 대통령 공약 파기이자 부산시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동남권투자공사의 문제점으로 △초기 출자 및 제한적 사채 중심이라 자금 조달 규모와 탄력성 부족 △출자·사채·펀드 조성 등 간접 조달 중심이라 정책자금 지원 제약·민간 자금의 직접 유치 한계 △기존 금융기관과 기능 중복 또는 비효율 △주무 부처 위주의 관리 감독으로 고위험·부실 위험 가능성 △수익 위주의 투자로 지역 기업 접근성 미흡과 지역 파급 효과 한계 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박 시장은 "부산시가 정부에 이런 문제점을 지적하며, 산은 이전이 아니라면 그에 버금가는 역할을 할 투자은행이어야 함을 강조했음에도 정부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며 "이미 실패한 적이 있고 다시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모델을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밥상은 못 차리겠으니 떡이나 하나 먹고 떨어지라는 것이냐"고 강한 어조로 반발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지속 성장과 발전을 위해 국가균형발전은 이제 선택이 아닌 운명’이라고 했다"면서 "산은 부산 이전을 백지화한 데 이어 투자은행조차 아닌 투자공사를 설립하겠다는 것이 이런 발언에 부합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325만 부산 시민은 날림 부실 금융기관을 원치 않고 산업은행 이전을 원한다"며 "투자공사는 산업은행 이전과 함께 쓸 수 있는 보조 수단일 뿐이라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동남권투자은행 대신 동남권투자공사를 설립하겠다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의 설명을 들은 뒤 "그럼 그렇게 하시죠"라고 말했다.
[2025 부일영화상] 부일영화상 남녀주연상 이병헌·김고은, 최우수작품상 ‘장손’
2025 부일영화상 영광의 주인공이 공개됐다. 올해 남녀주연상의 영예는 영화 ‘승부’의 이병헌과 ‘대도시의 사랑법’의 김고은에게 돌아갔다. 1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부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5 부일영화상 시상식에는 충무로를 대표하는 감독과 배우, 제작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올해 최우수작품상의 주인공은 영화 ‘장손’이었다. 최우수감독상은 영화 ‘야당’을 연출한 황병국 감독에게 돌아갔다. 남우조연상은 영화 ‘전, 란’의 박정민, 여우조연상은 영화 ‘아침바다 갈매기는’의 양희경이 차지했다. 신인감독상은 ‘여름이 지나가면’의 장병기 감독이 수상했다. 같은 작품에 출연한 최현진은 신인남자연기상을 받으며 겹경사를 맞았다. 신인여자연기상은 영화 ‘빅토리’의 이혜리에게 돌아갔다. 올해 유현목영화예술상의 영예는 배우 장동건에게 돌아갔다. 오랜 연기 인생을 이어온 그는 한국 영화사 속에 진정성 있는 흔적을 남긴 배우로 평가받으며 무대에 올랐다. 각본상은 영화 ‘아침바다 갈매기는’의 박이웅 감독에게 돌아갔다. 촬영상은 영화 ‘하얼빈’의 홍경표 촬영감독이 수상했고, 같은 작품의 조명감독 박정우가 미술·기술상을 받았다. 음악상은 영화 ‘하이파이브’의 김준석 음악감독에게 돌아갔다. 올해 시상식은 배우 김남길과 천우희의 사회로 진행됐다. 두 사람은 매끄러운 호흡으로 시상식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축하공연은 가수 치즈가 맡았다. 치즈의 감미로운 무대가 시상식장을 물들이며 수상자와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본시상식 전에는 지난해 수상자인 배우 김금순, 정우성, 임지연, 이준혁, 신혜선, 김영성, 정수정 등이 함께한 핸드 프린팅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이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핸드 프린팅을 진행해 주목을 받았다. 올해는 배우 이병헌, 염혜란, 정우성, 임지연, 이준혁, 신혜선, 정우, 정수정, 김금순, 박정민, 양희경, 장동건, 한지원, 한재덕 사나이픽쳐스 대표, 박찬욱 감독, 김성수 감독, 이환 감독, 황병국 감독,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홍정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대표, 김태원 넷플릭스 콘텐츠 디렉터 등 콘텐츠 업계를 이끄는 영화인들이 대거 참석해 뜨거운 열기를 더했다. 1958년 시작된 부일영화상은 2008년 부활 이후 18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 오랜 시간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영화상이자 영화계와 대중의 사랑을 받는 대표적인 영화 시상식으로 꼽힌다.
여 '내란 재판부' 법안 발의 3대 특검 사건 모두 맡는다
더불어민주당 ‘3대 특검 종합대응특별위원회’가 18일 사법권 침해 지적에도 불구하고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의 수사 사건을 전담재판부가 담당토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 등 여권의 사법부 압박을 둘러싼 논란이 고조될 전망이다. 3대 특검 특위(위원장 전현희)는 이날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김건희 등의 국정농단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전담재판부 설치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했다. 법안은 3대 특검이 기소한 사건을 전담재판부가 맡아 1년 안에 대법원 선고까지 신속한 심리를 강제토록 하는 것이 골자다. 각 특검이 기소한 재판을 담당할 1·2심 재판부가 설치되고, 재판부당 3명씩 총 18명의 판사를 둔다. 1심 재판부는 공소 제기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선고를 해야 하며, 항소심은 서울고등법원에 설치되는 항소심 전담재부판가 맡아 3개월 이내에 선고토록 규정했다. 상고심은 대법원에서 3개월 이내에 선고하도록 했다. 전담재판부는 법무부(1명)와 판사회의(4명), 대한변호사협회(4명)의 추천을 받은 9인의 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해 구성토록 했다. 당초 거론됐던 국회 추천 몫은 빠졌는데, 일각에서 제기된 위헌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사건 배당은 무작위 추첨으로 한다는 사법부 원칙을 깨고, 입법부가 개입해 재판부 구성에 관여했다는 점에서 위헌 논란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법안은 또 재판 과정의 녹화·촬영·중계를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 사면·감형·복권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도 담았다. 전현희 위원장은 법안이 ‘무작위 법관 배당’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대해 “무작위 배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공정한 재판을 하기 위한 건데, 지금 사법부는 공정한 재판을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해당 법안에 대해 “특위 차원에서 제출하는 것이며 지도부와 논의된 내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내란전담재판부 구성을 위한 사법부 압박을 지속하면서도 비판 여론을 의식해 당론과는 거리 두기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APEC 관문 김해공항 불법 주정차 기승… 대대적 단속
다음 달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김해국제공항도 긴장 태세에 돌입했다. 주요 정상들과 외빈들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항의 고질병인 불법 주정차 단속을 강화해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하면서 관문 이미지 개선에 나선다. 18일 한국공항공사 부산본부와 부산 강서구청에 따르면 두 기관은 10월 31일부터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시기에 맞춰 김해공항 일대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해 집중 단속을 실시할 계획이다. 두 기관은 기존 단속을 유예한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에도 불법 주정차 차량을 단속하기로 했다. 또한 부산본부는 도로가 혼잡한 시간대인 오전 7시부터 오전 10시까지 도로질서 관리인력을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1시간마다 4번 돌아다니던 이동식 불법주정차 단속차량을 최대 6번까지 운행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집중 단속은 공항 일대 주차 공간 부족으로 인한 불법 주정차 문제를 APEC 기간만이라도 근절하기 위해서 추진된다. 불법 주정차 차량은 교통 흐름을 저해하고 사고 위험도 키운다. APEC 정상회의에는 세계 21개국 정상단을 비롯해 관료, 기업인 등이 경주를 찾을 예정으로, 김해공항은 이들 중 상당수가 입국하는 관문 공항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해공항이 한국의 첫인상을 좌우할수도 있는 셈이다. 실제로 김해공항 일대 불법 주정차 문제는 심각하다. 강서구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31일까지 강서구 김해공항 주요 진입로에서 단속된 불법 주정차 건수는 모두 2661건이다. 그 중 과태료 부과로 이어진 건수는 2424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김해공항 국제선과 국내선 1,2층 도로 등 주요 지점 10곳의 고정형 CCTV와 한국공항공사 부산본부에서 운행하는 불법 주정차 단속 차량으로 적발된 수치다. 이곳 노란색 실선에 7분 이상 주차할 시 단속 카메라에 적발된다. 시민들이 국민신문고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직접 신고한 건수는 통계에서 제외된 탓에 김해공항 일대 불법 주정차 상황은 더욱 심각한 실정이다. 강서구청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워낙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과태료를 감수하고 불법 주정차하는 차량이 많다”며 “특히 여객기가 몰리는 오전 시간대에는 순간적으로 불법 주정차 차량도 몰려 짐을 싣고 사람을 태우는데, 이 때문에 여러 개 차로가 막히고 사고 위험도 커진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에는 김해공항 1층 도착층 진입로 왼쪽 편에 차량 한 대가 사흘 넘게 불법 주정차해 차량 통행을 방해하는 경우도 있었다. 당시 차주는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비행기 시간에 쫓기자 이곳에 주차한 뒤 해외 여행을 나갔다. 한편 군이 주도하는 APEC 대비 회의도 지난 16일 김해공항 공군기지에서 열렸다. 한국공항공사 부산본부, 강서구청, 외교부 등이 참여해 불법 주정차를 비롯해 공항 보안, 안전, 각국 정상과 CEO 안내 동선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지난 16일 회의까지 총 5차례 회의가 열렸다. 한국공항공사 부산본부 관계자는 “택시 대기열의 일반차선 간섭 현상 예방을 위해 탄력봉도 설치할 계획”이라며 “APEC 정상회의를 대비하여 국토교통부, 공군, 부산시, 부산경찰청 등과 합동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독] 올해 6월 확정한다던 '분산특구' 해 넘기나…새 에너지위원회 출범 하세월
에너지 정책 심의 기구인 에너지위원회의 구성과 출범이 기약 없이 늦어지면서 정부가 올해 6월 확정하겠다던 ‘제1호 분산에너지특화지역(이하 분산특구)’이 예고된 시기를 훌쩍 넘겨 자칫 해길 넘길 판이다. 지난 5월 분산특구 최종 후보지로 선정된 부산·울산을 비롯한 7개 지자체는 정부에 에너지위원회를 조속히 개최해 분산특구를 확정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하는 등 업무에 적잖은 혼선을 빚고 있다. 18일 <부산일보> 취재결과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분산특구를 확정할 에너지정책 심의 기구인 에너지위원회의 임기 2년이 이미 종료됐는데도 새 에너지위원회 구성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이와 관련, 산업부 관계자는 “오는 10월에는 에너지위원회가 열리기를 희망하지만, 정부조직개편 및 가을 정기국회 일정과 맞물려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분산특구와 함께 ‘분산에너지 특별법’의 핵심 내용인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차등요금제) 도입에 대한 정부 연구용역은 당초 예정된 올해 말을 넘겨 내년에야 완료될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소극행정 탓에 부산·울산 등 지자체들의 핫 이슈인 분산특구 사업과 차등요금제 도입이 계획보다 늦어지게 된 셈이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 5월 21일, 분산특구 사업을 신청한 전국 11개 지자체 가운데 부산(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외 7개 지구 49.9㎢)과 울산, 제주, 경기, 경북, 충남, 전남 7곳을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다. 당시 산업부는 올해 6월에 이들 7개 지역을 대상으로 에너지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분산특구를 선정(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3월 14일 제35차 에너지위원회를 개최해 ‘비상시 에너지수급 및 가스·전기안전관리 기본계획’을 심의한 것 말고는 현재까지 6개월 동안 에너지위원회는 가동되지 않고 있다. 이에 울산시는 지난 10일 산업부를 방문해 에너지위원회를 조속히 개최해줄 것을 요청했고, 지난 12일 산업부 2차관 주재 국가전력망 회의 때도 부산시를 포함한 각 지자체들이 에너지위원회를 조속히 개최할 것을 건의했다. 에너지위원회는 산업부 장관이 위원장인 에너지정책 심의 기구로, 25명 이내의 위원이 당연직과 위촉직으로 구성된다. 당연직은 관계 중앙행정기관(기재부·과기정통부·외교부·환경부·국토부) 차관급 공무원이고, 위촉직에는 에너지 관련 시민단체 추천 5명 이상이 포함돼야 한다. 새 정부의 정부조직개편안에 따라 산업부의 에너지 부문이 분리돼 환경부로 이관돼 기후에너지환경부로 확대 개편된다. 이르면 10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출범할 예정인 가운데 분산특구, 차등전기요금 제 등 산업부의 주요 에너지정책은 사실상 뒷전으로 밀린 상황이다. 분산특구는 지난해 6월 시행된 분산에너지법에 따라 장거리 송전망에 기반한 중앙집중형 전력 체계에서 비롯되는 문제점을 보완하고 수요지 인근에서 전력을 생산해 소비가 가능한 지산지소(地産地消)형 분산에너지 시스템 구축을 위해 시행되는 제도다. 분산특구에서는 분산에너지 사업자가 한국전력(한전)을 거치지 않고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직접 가정·공장 등에 공급할 수 있다. 분산특구로 지정되면 규제 특례가 적용돼 막혔던 에너지 신사업들이 허용되고, 지역 내 전력 생산·소비를 촉진함으로써 저렴한 전기요금이 적용되며, 전력 직접거래가 허용돼 지역 발전사들의 판매 경쟁을 제고하는 효과가 있다.
고객 정보 다 뚫린 롯데카드…해킹 사태로 ‘300만 명’ 피해(종합)
회원 960만여 명을 보유한 롯데카드의 ‘해킹 사태’ 피해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큰 것으로 밝혀지며 논란이다. 당초 피해 규모가 크지 않다는 설명과 달리 300만 명에 가까운 고객들의 주민등록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대거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객 여러분과 유관 기관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롯데카드는 약 96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업계 5위권 카드회사로, 전체의 약 3분의 1에 가까운 회원 정보가 유출된 셈이다. 유출이 확인된 회원 정보는 온라인 결제 과정에서 생성·수집된 데이터로 △연계 정보(CI) △주민등록번호 △가상 결제코드 △내부 식별번호 △간편결제 서비스 종류 등이다. 조 대표는 “전체 유출 고객 중 유출된 고객 정보로 카드 부정 사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고객은 총 28만 명”이라며 “유출 정보 범위는 카드번호, 유효기간, CVC번호 등”이라고 말했다. 단말기에 카드 정보를 직접 입력해 결제하는 키인(Key in) 거래 시 부정사용 가능성이 있다. 정보가 유출된 고객들은 7월 22일과 8월 27일 사이 새로운 페이결제 서비스나 커머스 사이트에 사용 카드정보를 신규 등록한 고객이다. 조 대표는 “나머지 269만 명은 일부 항목만 제한적으로 유출됐다”며 “해당 정보만으로 카드 부정사용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피해 구제 방안으로는 전액 보상 방침을 밝혔다. 조 대표는 “이번 사고로 발생한 피해는 롯데카드가 책임지고 피해액 전액을 보상할 것”이라며 “2차 피해도 연관성이 확인되면 전액 보상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고객 정보가 유출된 고객 전원에게 연말까지 결제 금액과 관계 없이 무이자 10개월 할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아울러 카드 재발급 대상인 28만 명에게는 재발급 시 다음 해 연회비를 한도 없이 면제하기로 했다. 롯데카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보안 조치를 강화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고객 피해 제로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대표이사 주재로 전사적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앞으로 5년 동안 1100억 원 규모의 정보보호 관련 투자를 집행, 자체 보안 관제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당초 롯데카드가 금감원에 보고한 유출 데이터 규모는 1.7기가바이트(GB) 수준이었지만, 금융당국 현장 검사 등을 통해 파악된 피해 규모는 200GB 분량으로 나타났다. 또 처음 해킹 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달 14일이었으나, 회사 측은 월말이 돼서야 사태를 파악하고 조사에 나섰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통신사, 금융사에서 해킹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국민이 매우 불안해 하신다”며 “보안 사고를 반복하는 기업들에 징벌적 과징금을 포함한 강력한 대처가 이뤄지도록 관련 조치를 신속히 준비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연말까지 해수부 신청사 입지·공공기관 이전 등 로드맵 제시” [2025 스케일업 부산 컨퍼런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결정 이후 해양수도 부산 전략과 동남권투자공사 형태 문제 등 핵심 현안을 둘러싼 가장 뜨거운 논쟁이 펼쳐졌다. 그 주인공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과 박형준 부산시장으로, 두 사람은 ‘2025 스케일업 부산 컨퍼런스’ 첫 세션 대담에서 직접 만나 치열한 논리 싸움을 펼쳐 컨퍼런스 참석자들의 큰 관심을 얻었다. 이날 대담에서는 해수부 이전에 영향을 미친 북극항로와 부울경 관계에서부터 해양수도 부산 전략, 동남권투자공사 논쟁 등 알찬 대화가 오갔다. ■동남권투자‘공사’냐, ‘은행’이냐 지난 17일 박 시장은 SNS에 “부산 시민은 날림 부실 금융기관 동남권투자공사 설립이 아닌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원합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보도자료도 배포했다. 하루 만에 동남권투자공사 설립 주무부처인 해수부를 이끌고 있는 전 장관을 만난 박 시장은 대담 진행 중 해수부 기능 강화가 이번 정부조직 개편에 제외된 점을 지적하면서 동남권투자공사 문제를 먼저 꺼냈다. 박 시장은 “산업은행 이전을 철회하는 대신 동남권투자공사를 설립하는 것은 시민 기대에 못미치는 일”이라며 “동남권투자공사가 50조 원을 마련해 투자하겠다고 하지만, 현실화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투자 재원 마련과 안정적 투자 방안에 대한 더 밀도 있는 논의를 거쳐 조직구성안을 짰어야 한다는 취지다. 박 시장은 “산업은행 이전이라는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겠다면, 그에 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놔야 하는데, 부분적으로 해수부 차원의 투자만 하는 투자공사를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이에 전 장관은 “평소 박 시장님과 지역 현안으로 여러 일을 논의하고 부탁도 하는데 성과를 잘 내셔서 궁합이 잘 맞다”고 전제하고는 “박 시장님이 어제 SNS에 동남권투자공사에 대한 글을 올린 것을 보고 정치적으로 해석하지는 않고 깊은 고뇌 끝에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이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투자공사 형태에 대한 비판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전 장관은 “동남권을 대상으로 하는 투자은행을 설립하면 당장 BNK 같은 민간은행과 경쟁해야 하고, 금융감독 당국의 촘촘한 규제와 대손충당금 적립,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 규제 등으로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 활동을 하는 데 운신의 폭이 매우 좁아지는 측면이 있다”며 “공사의 레버리지는 30배까지 가능한데, 약 3조 원의 공사채를 발행하면 약 50조 원의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전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 당시 정책금융공사가 실패한 것은 재원은 있지만 투자할 만한 중소기업을 발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고 반박했다. 이는 전날 박 시장이 올린 SNS 글에서 과거 정책금융공사가 수익 위주 운영으로 기업들의 접근 문턱이 높아 실패했다고 언급한 데 대한 반박이었다. 박 시장은 “투자공사에도 여신 관련 규제가 있고, 특수목적 금융기관은 일반 시중은행보다 BIS 비율 부담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안정성 측면에서 은행이 좀 더 지속가능한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맞섰다. ■늦어도 12월 초 해수부 로드맵 발표 전 장관은 해양수도 부산, 신해양강국 건설을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첫 조치가 해수부 부산 이전이라고 밝히고, 해사법원과 동남권투자공사 설립, HMM 등 해운기업 본사 부산 유치 등의 조치가 뒤이어 이뤄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전 장관은 “오는 11~12월 초, 늦어도 이번 정기국회 회기가 끝나기 전에 부산으로 이전할 해양 공공기관과 해수부 신청사 입지, HMM 부산 이전 등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을 시민과 국민들께 소상하게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박 시장은 “해수부를 비롯한 해양 공공기관들과 해사법원, 해운기업들이 멀지 않게 집적화하면 그것만큼 좋은 일이 없을 것”이라며 “여러 기업과 기관을 모아 가능하면 결집되는 형태로 공간을 밀도있게 쓸 수 있도록 공간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북극항로, 동남권에 찾아온 기회 전 장관은 북극항로가 부산과 동남권에 왜 기회가 되느냐는 질문에 기존 산업 인프라의 우수성과 인재 양성에 적합한 환경을 꼽았다. 전 장관은 “경제적 측면에서 30~40% 시간·비용이 절감되기에 미래 물류 흐름은 북극항로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새 항로 개척으로 물류뿐만 아니라 조선 금융 등 전후방산업 동반 성장을 추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장관은 동남권 발전의 기회가 되는 이유로 세계 2위 환적항인 부산항을 중심으로, 조선기자재 업계가 밀집한 부산 미음산단, 창원의 첨단 제조와 방위산업, 포항의 철강, 울산의 자동차 등 산업단지가 밀집돼 있다는 점을 꼽았다. 하지만 해외 경쟁도시에 비해 행정·사법·산업·금융과 같은 수도권 인프라는 부족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전 장관은 △해수부를 비롯한 해양 공공기관 이전으로 정책 효율성 제고 △해사법원 설치로 해양 사법체계 구축 △동남권투자공사 신설과 해양진흥공사 역량 강화로 해양산업 진흥 재원 확보 등의 조치를 순차적으로 진행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그동안 북극항로 개척을 위해 노력해온 과정을 설명했다. 부산시는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북극항로개척 TF’를 구성했고, 지난 7월에는 부산을 북극항로 거점으로 만들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용역에 들어갔다. 박 시장은 “북극항로를 개척함으로써 수도권에 대응하는 또 하나의 성장축을 완성하고, 국내를 넘어 환동해권을 아우르는 초광역권 해양신산업 거점으로 키워 글로벌 해양경제를 선도하는 슈퍼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수부 부산 안착엔 한마음 해수부의 부산 안착이 곧 글로벌해양허브도시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점에도 공감이 이뤄졌다. 전 장관은 “해수부는 올 연말까지 부산으로 완전히 이전하게 돼 있고, 직원 850명이 한꺼번에 부산에 온다”며 “직원들과 상담해보니 850가지의 사연 있는데, 그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해수부 부산 이전이 완성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 장관은 “부산시의 도움이 크게 필요한데 얼마 전 전폭적인 지원책을 발표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부산을 해양수도로 만들 해수부가 부산에 오는데 버선발로 뛰어나가 환영해야 할 입장 아니겠냐”며 “지역 발전이나 국가를 위한 전략 같은 정쟁화 할 필요 없는 부분은 정파를 떠나 한마음으로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시장은 “앞으로도 어떤 일이든 해수부와 협력해서 부산에 최대한 이익이 되는 정책이 실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네 번째 남우주연상 이병헌 “계속 친해지고 싶은 상” [부일영화상 2025]
부산의 밤을 시네마천국으로 수놓은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의 열기가 이튿날 해운대 시그니엘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1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에서 열린 ‘2025 부일영화상’ 시상식은 BIFF 개막식을 화려하게 빛낸 스타들의 대잔치였다. ■레드카펫부터 쏟아진 환호 시상식에 앞서 지난해 부일영화상 수상자의 핸드프린팅 이벤트와 근황 토크가 진행됐다. 지난해 남녀주연상 주인공인 배우 정우성과 김금순을 비롯해, 여우조연상 임지연, 올해의 스타상 이준혁·신혜선, 신인상 김영성·정수정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어 레드카펫 행사가 펼쳐졌다. 사회를 맡은 김남길과 천우희는 ‘깔맞춤’을 한 듯 블랙 수트와 블랙 드레스 차림으로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김남길이 “기존 시상식의 판도를 바꾸겠다”라고 하자 공동 진행을 맡은 천우희는 “(남길 씨가)애드리브를 많이 해서 든든하다”라고 재치 있는 입담을 뽐내기도 했다. 이병헌과 장동건이 등장하자 레드카펫 여기저기서 플래시가 터졌다. 유현목영화예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장동건은 “어느 상보다 무게감이 느껴지는 상”이라며 “책임감을 느낀다”라는 묵직한 소감을 남겼다. ‘여름이 지나가면’으로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장병기 감독은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을 부탁했다. ■수상자 못지않게 눈길 끈 시상자 ‘소방관’의 이준혁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올해의 스타상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신혜선이 품었던 여자 스타상은 ‘빅토리’의 이혜리가 이어받았다. 화제의 시상자들이 카메라 세례를 받기도 했다. BIFF 정한석 집행위원장과 ‘짱구’를 연출한 신인감독 정우가 신인감독상 시상자로 등장했다. 30회 BIFF 개막작 주인공인 ‘어쩔수가없다’ 감독과 배우도 부일영화상을 찾았다. 박찬욱 감독은 배우 임지연과 함께 남녀 조연상 수상자로 나서며 주목을 받았다. 배우 염혜란은 박동호 화승네트웍스 대표와 함께 유현목영화예술상 시상자로 나서 장동건에게 상을 전달했다. ■재치와 감동, 재미 안긴 소감 시상식은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남우조연상을 받은 박정민이 “다음에는 인기스타상을 받고 싶다”고 말하자 김남길이 “인기스타상은 제가 받고 싶은데 양보할 수 없다”고 너스레를 떨어 큰 웃음을 안겼다. 여우조연상을 받은 양희경은 “스트레스와 큰 책임감이 따르는 주연보다 조연이 훨씬 좋다”고 외친 뒤 “세상의 모든 조연과 이 상을 나누고 싶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배우로도 활동하는 황병국 감독은 전작 ‘특수본’ 이후 14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야당’으로 최우수감독상을 수상했다. 황 감독은 “긴 시간 묵묵하게 기다려 준 가족에게 감사하다. 잘하겠다”고 밝히며 눈시울을 붉혀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승부’로 남우주연상 주인공이 되며 네 번째 부일영화상 시상대에 선 이병헌은 자신의 연기 인생과 부일영화상이 걸어온 길이 비슷해 “친구 같은 상”이라며 “앞으로도 부일영화상과 제가 응원하며 자주 보는 관계가 되면 좋겠다. 부일영화상과 계속 친해지고 싶다”는 재치 있는 소감으로 큰 웃음을 선사했다. 최우수작품상은 ‘장손’에게 돌아갔다. 오정민 감독은 “태어나서 받은 상 중 가장 명예로운 상”이라며 감격한 뒤 “한국영화가 위기라는 소문이 있는데, 제가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겠다”라는 당찬 포부를 밝히며 시상식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BIFF 2025] 한효주 "처음 심사위원 제안 받았을 때 도망가고 싶었다"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30회를 맞아 처음 도입한 공식 경쟁부문의 심사위원단이 첫 기자회견을 가졌다. 6개국 출신 7명의 영화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공정한 심사를 약속했다. 18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경쟁부문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은 나홍진 감독은 “출품해 주신 관계자들께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라며 “영화제의 명성에 부합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홍콩 배우 양가휘는 “여기에 있는 것만으로도 흥분된다. 두 번째로 BIFF를 찾게 됐는데, 이번에 심사위원이 된 것은 배우로서 너무나 귀중한 기회”라고 소감을 밝혔다. 인도의 난디타 다스 감독은 “다른 감독의 영화를 심사한다는 것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지만, 최선을 다해 영화에 맞는 말씀을 드리겠다”라고 다짐했다. 이란의 마르지예 메쉬키니 감독은 “25년 전 BIFF에 데뷔작을 가져와 최고영화상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 심사위원으로 오게 돼 정말 기쁘다.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영화 ‘애프터 양’(2022)으로 세계 영화계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던 한국계 미국 감독 코고나다는 “영화 비평가로 처음 시작했기에 영화를 보고 이야기하는 일을 정말 좋아한다.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프로듀서 율리아 에비나 바하라는 “2016년부터 BIFF에 참가해 왔는데, 올해 심사위원이 돼 엄청난 영광이다”라고 전했다. 배우 한효주는 “저에게도 정말 큰 의미가 있는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이 돼 영광이다. 보는 건 쉽지만 심사는 어렵다. 막내 위원으로서 젊은 시선으로 공정하게 심사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질의응답에서는 심사 기준이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나홍진 위원장은 “영화는 하나의 작품 구성 요소가 다양하고, 작품마다 결도 다르다. 한 편 한 편 꼼꼼하게 챙겨보겠다”라고 말했다. 코고나다 감독은 “심사 요건은 위원 간 대화를 통해 균형을 찾아낼 수 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고, 다스 감독은 “편견 없이 영화를 볼 것이다. 현재 세계가 위기에 처해 있는 만큼 정의롭고 인간적인 영화를 찾고 싶다”라고 밝혔다. 메쉬키니 감독은 “영화는 즐겁게 해야 하고, 동시에 가르치며 마법 같은 요소가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효주는 “편견 없이 영화를 보고 느낀 감정과 메시지를 살펴 심사하겠다”라고 했고, 양가휘는 “영화는 전 세계적인 소통의 방식이다. 특히 극장에서 보는 경험이 집에서 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책임감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심사위원들은 수상작 선정 때 만장일치를 지향한다는 공감대를 드러냈다. 오랜 토론과 대화를 통해 가능한 합의된 결론에 도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14편 중에서 수상작을 골라야 한다는 점이 큰 부담”이라는 솔직한 고백도 이어졌다. 나홍진 위원장은 “부담이 너무 커서 사실 심사위원을 맡기 싫었다. 그러나 BIFF의 중요한 결정인 만큼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효주도 “처음 심사위원 제안을 받았을 때 도망가고 싶었다. 하지만 훌륭한 위원들과 함께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에 신설된 경쟁부문에는 아시아 주요 작품 14편이 초청됐으며, 대상·감독상·심사위원 특별상·배우상(2명)·예술공헌상 등 5개 부문 수상작이 선정된다. 수상자에게는 태국의 거장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이 디자인한 ‘부산 어워드’ 트로피와 상금이 수여된다. 결과는 오는 26일 폐막식장에서 발표된다. 대상 수상작은 폐막작으로 상영된다. 시상식은 심사위원과 시상자가 짝을 지어 각 부문 수상자에게 트로피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BIFF 관계자는 “심사위원뿐만 아니라 시상자도 영화계와 관객들이 놀라워할 글로벌 스타로 섭외했다”라고 귀띔했다. BIFF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아시아 작품을 대상으로 신설된 부문인 만큼, 칸이나 베를린·베니스 등 유럽 영화제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고 도전적이며 패기 있는 평가를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산은 부산 이전 ‘물거품’…이재명 대통령 이어 신임 회장도 공식화
한국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이 사실상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부산 이전에 줄곧 부정적 입장을 피력해온 이재명 대통령에 이어 박상진 신임 산은 회장까지 ‘금융중심지 역할론’을 내세우며 사실상 백지화를 선언했다. 이에 부산시와 정치권은 물론 지역 사회에서는 “지역을 외면한다”는 강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 15일 취임식 후 사내 게시판에 올린 직원 메시지를 통해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은 지난 정권의 ‘불가능한 약속’이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또 “30여 년을 산은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우리는 금융중심지 서울에서 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동감한다”며 “지난 3년여 간 부산 이전 추진 과정에서 많은 직원들의 상처에 진심 어린 위로를 건낸다”고 말했다. 산은의 부산 이전 논의는 노무현 정부 시절 국가균형발전의 중요 핵심 정책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수도권 과밀을 완화하고 부산을 서울에 이어 또 다른 금융중심지로 키우겠다는 취지였다. 지난 2023년 산은이 공식적으로 이전 공공기관으로 지정 및 고시되며 20여년 만에 현실화되는 듯했지만, 정권이 교체되며 결국 무산되는 수순으로 접어들게 됐다. 특히 박 회장은 산은의 이전 공공기관 지정을 조속히 해제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는 “노동조합과 직원 여러분이 함께 힘을 모아달라”며 “부산 이전과 관련한 임직원 간의 갈등을 없애고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이 노조가 줄곧 요구해온 ‘부산 이전안 철폐’를 받아들인 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미 “수차례 불가능한 약속을 속여서 할 수는 없다”며 산은 이전을 반대해왔다. 대신 동남권투자은행 신설과 해양수산부 이전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박 회장이 산은의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뜻을 분명히 함에 따라 지역사회를 중심으로는 강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했던 ‘동남권투자은행’ 대신 정부가 ‘동남권산업투자공사’ 설립을 추진하며 논란이 커지는 분위기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 동남권산업투자공사 설립 추진 방침에 대해 “명백한 공약 파기”이자 “날림 부실 금융기관”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박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재명 정부가 산은의 부산 이전을 백지화하고, 동남권산업투자공사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한다”며 “부산 시민의 오랜 여망을 팽개치는 처사고, 사탕발림으로 지역 발전의 근원적 해결책을 외면하는 결정”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325만 부산 시민은 날림 부실 금융기관을 원치 않고, 산은 이전을 원한다”며 “투자공사는 산은 이전과 함께 쓸 수 있는 보조 수단일 뿐이라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이 이재명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강도 높은 비판에 나선 것은 투자은행과 달리 투자공사는 자금 조달 규모와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점 때문이다. 정책자금 지원 기능이 약한 만큼 사실상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란 지적이다. 금융권에서도 “산은의 정책금융 기능을 대체할 수 없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국민의힘 부산시당도 이날 “정권이 바뀌자 없던 일이 되는 것은 부산시민을 두 번 울리는 일”이라며 강력히 반대 입장을 냈다. 산은 부산 이전 백지화와 관련된 논란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해당 사안이 단순히 금융기관의 이전을 넘어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중요 척도가 될 수 있었던 만큼 ‘지방 홀대’라는 비판이 부산 지역 사회에서 강하게 제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행정 절차가 이미 완료된 지방 이전 공공기관을 원점으로 돌리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산과 서울을 금융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지난 20년간의 노력이 무색한 결정”이라며 “향후 금융권은 물론 지방선거 등 정치권으로까지 파장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학 유휴 공간, 시니어 복합단지 된다… 부산시 ‘하하 캠퍼스’ 조성
전국 처음으로 대학 유휴 공간을 활용한 시니어 복합단지가 부산에 들어선다. 2028년께 부산 금정구 부산가톨릭대 신학교정은 평생교육과 국민체육센터 등을 갖춘 ‘하하(HAHA) 캠퍼스’로 거듭날 예정이다. 부산시는 16일 부산가톨릭대, 한국사학진흥재단, 금정구와 ‘하하 캠퍼스’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하하 캠퍼스는 일명 ‘액티브 시니어’라 불리는, 활발하게 활동하는 장년층을 위해 조성하는 시니어 복합단지다. 조성 예정지는 부산가톨릭대 신학교정 부지(6만 3515㎡)로, 시는 사업비 606억 원을 들여 건물 9개 동을 리모델링하고 스포츠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또 하하 캠퍼스에서 교육과정을 밟는 장년층을 위한 기숙사 개념인 ‘대학 기반 은퇴자 공동체(UBRC)’ 조성도 추진한다. 부산가톨릭대는 지난해 3월 신학교정을 시민에게 개방하기로 했고, 이번 협약을 통해서도 하하 캠퍼스 조성을 위해 토지와 건물을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시는 대학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대신 30년간 무상으로 사용하고, 일부 건물에 대해서는 대학으로부터 기부채납을 받을 계획이다. 이와 관련, 지난 4월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마쳤고, 현재 지방재정투자심사와 문화관광체육부 공모사업 신청 등 행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시는 먼저 사용 가능한 건물을 활용해 교육, 문화·여가, 건강 등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1단계 사업을 추진하고, 이후 캠퍼스 내 시설 추가 정비를 통해 지산학 협력 교육과 생애 재설계·재취업 지원 등을 2단계로 추진한다. 시는 2028년 말 1단계 사업과 스포츠센터 건립 사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 세대로 진입하면서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하하 캠퍼스는 학령인구 감소로 전국 대학의 유휴 시설이 늘어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사업 대상지인 부산가톨릭대 신학교정은 신학과 폐지 이후 대학본부, 평생교육원 등으로 활용 중이나 일부 건물은 유휴 공간으로 남아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초고령사회를 위기가 아닌 새 기회로 인식하고, 어르신들을 사회·경제 성장 동력으로 전환하기 위해 세심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하하 캠퍼스는 노인 인구 증가에 따른 노인평생교육시설 등 공공시설 부족 문제와 지역 대학 학생 수 감소 문제를 함께 해결할 새로운 지역 상생 모델”이라고 전했다.
[단독]국힘 부산시당, 사상구청장 ‘수상한 재개발 주택 매입’ 조사 착수
국민의힘 부산시당이 조병길 사상구청장의 사전 정보 취득을 통한 재개발 주택 매입 의혹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했다. 기초단체장의 경우 중앙당 윤리위원회 관할이지만 시당이 선제적으로 진상 파악에 나선 것인데, 내년 지방선거 당락을 가를 낙동강 벨트이자 그 중에서도 중심인 사상에서 파장이 일고 있는 만큼 논란 확대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부산시당 핵심관계자는 17일 “조 청장에게 제기된 재개발사업 정비구역에 포함된 주택 매입 의혹과 관련해 조사가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기초단체장의 징계는 중앙당 윤리위의 권한이지만 사상 당협위원회에서 이번 일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갖고 있는 만큼 세세하게 살펴보고 중앙당 윤리위에 올릴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조 청장은 지난 2월 부부 공동 명의로 괘법1구역 주택을 매입했다. 이후 5월 정비구역 지정 고시에 이어 지난달에는 추진위까지 구성되며 재개발 그의 주택이 포함된 재개발 구역 사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면서 구청장의 지위를 이용해 사전에 재개발 정보를 입수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조 청장은 실거주 목적이며 재개발 사업 인허가권을 구청장이 가지고 있긴 하지만 신청 요건만 충족하면 인허가를 해주기 때문에 특혜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당규 제10조를 통해 기초단체장의 징계 심의, 의결 권한을 중앙당 윤리위원회에 두고 있다. 그럼에도 시당이 이례적으로 먼저 대응에 나선 것은 내년 지방선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사상은 전통적으로 진보세가 강한 낙동강 벨트의 핵심 지역으로 분류돼 왔다. 특히 2026년 제9회전국동시지방선거를 8개월여 앞둔 현재 부산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초접전을 보이고 있다. 결국 사상구청장 선거 과정에서 이러한 주택 논란이 계속될 경우 부산 전체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발빠른 움직임을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첫 현장 최고위원회를 부산에 개최할 정도로 내년 지방선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와중에 조 청장의 논란이 발생했다”며 “국민의힘 부산시당이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징계 개시 여부, 그리고 수위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판은 요동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정 이어 상선까지…한화오션 ‘2조 컨선 프로젝트’ 수주
한화오션이 2조 원 규모 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했다. 한화오션의 친환경 기술이 대거 적용될 예정으로 글로벌 해운 시장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평가다. 특히, 미 해군 함정 MRO(Maintenance·Repair·Overhaul, 유지·보수·정비) 시장 진출과 ‘한미조선협력’(MASGA)에 이어 주춤하던 상선 부문까지 살아나면서 사업장을 보유한 ‘조선 도시’ 거제도 덜당아 들썩이고 있다. 한화오션은 세계 최대 해운사 중 하나인 대만 ‘양밍해운’과 1만 5880TEU급 LNG 이중연료추진 컨테이너선 7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계약 총액은 14억 달러, 우리 돈 1조 9300억 원 상당이다. 이 선박들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건조돼 2029년 상반기까지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한 번에 컨테이너 1만 5880개를 선적, 수송할 수 있는 대형선이다. 강화되는 국제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암모니아 이중연료추진으로 변경 가능한 ‘암모니아 레디’ 사양으로 설계된다. 여기에 세계 최초로 1.0 bar 설계압력의 Type-B LNG 연료탱크가 적용된다. 기존 0.7 bar 대비 압력을 높여 LNG 기화가스를 더 오랫동안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어 선박 운용 효율성과 환경 대응력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다. 또 항만 정박 시 불필요한 가스 소각과 벌금 부담도 줄일 수 있어 선주사의 선박 운영에도 실질적 이점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운항 효율성과 친환경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기술적 진보를 이뤄냈다는 평가다. 양밍해운은 총 72만 7000TEU 선복량을 보유한 세계 10대 해운사 중 하나다. 한화오션과는 이번이 첫 협력이다. 한화오션은 지난 3월 또 다른 대만 선사인 에버그린과 2조 3300억 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에버그린 역시 200척 이상의 선대를 운영하는 세계 최대 컨테이너 전문 해운사 중 하나다. 이번에 처음 파트너십을 맺으며 2만 4000TEU급 LNG 이중연료추진 친환경 컨테이너선 6척을 주문했다. 세계적인 해운 조사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대만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세계 10대 해운사중 2개를 보유한 국가다. 양밍해운과 에버그린 점유율을 합치면 세계 5위 수준으로 한화오션은 양사와 모두 협력관계를 구축하면서 대만 시장 내 입지를 다지게 됐다. 한화오션 김희철 대표이사는 “차별화된 친환경 기술력과 설계 능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기술적 우위를 다시 한번 굳히고, 글로벌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연이은 잿팟 수주에 거제도 반색이다. 일감 확대에 따른 지역 경제 낙수효과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한화오션이 MRO, 친환경 선박기술 등으로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면서 “이러한 흐름이 지역의 성장, 시민 소득 증대,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3명 살해' 관악구 피자집 칼부림 피의자 41세 김동원… 신상 공개 결정
서울 관악구 피자가게에서 흉기를 휘둘러 3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의 신상 정보가 공개됐다. 서울경찰청은 16일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41세 김동원 씨의 신원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의 중대성, 범행의 잔인성이 인정되고 범행 증거도 충분하며 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 씨 역시 공개 결정에 이의가 없다는 의사를 표했다. 신상 정보는 이날부터 내달 16일까지 서울경찰청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김 씨는 지난 3일 관악구 조원동에서 자신이 운영하던 피자가게에서 프랜차이즈 본사 직원과 인테리어 업자 부녀 등 3명을 주방에 있던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다쳐 일주일간 병원에서 치료받았고, 지난 10일 퇴원 직후 경찰에 체포됐다. 김 씨는 인테리어 관련 시비에 격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12일 경찰에 구속된 상태다. 경찰은 김 씨를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김해 스포츠센터서 수영하던 40대 뇌손상
경남 김해시 한 스포츠센터에서 수영하던 40대가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으나 현재 뇌손상 상태다. 16일 소방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께 김해시 신문동의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40대 여성 A 씨가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A 씨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의식을 잃고 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수영장 관계자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작년 지방→수도권 인구 순유출 1위 창원, 해운대 10위
지난해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가장 많이 인구가 순유출된 시군구는 창원이 1위였다. 이어 김해가 8번째, 부산 해운대구가 10번째로 많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최근 20년간 수도권 인구이동’을 17일 발표했다. 2024년 수도권으로의 순유출자수가 많은 지방 시군구는 창원이 3156명으로 가장 많았다. 순유출이란 유출에서 유입인구를 뺀 것을 말한다. 2위는 전북 전주, 3위는 대구 달서구였다. 이어 김해가 1629명으로 8번째로 많았고 부산 해운대구는 1513명으로 10번째였다. 경남 창원은 10년 전인 2014년에도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반면 지난해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순유출자수가 많은 시군구는 충남 아산시로 2501명이었으며 이어 충남 천안으로 1414명이었다. 10위권내에 1곳만 빼고 모두 충남·충북이어서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내려와도 충청도 지역으로 많이 이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지난 20년간 부산 경남 대구 광주 경북 등 5개 시도는 한해도 빼놓지 않고 지속적으로 수도권으로 인구가 순유출됐다. 울산은 2014년 딱 한해만 제외하고 수도권으로 순유출됐다. 부산은 2004년에 수도권으로 모두 1만 6946명의 인구가 순유출됐으며 매년 순유출이 이어졌다. 작년에는 모두 1만 235명의 인구가 순유출됐다. 경남은 작년에 8213명의 인구가 순유출됐고 울산은 3251명이었다. 수도권은 2011년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정부부처 세종시 이전 등으로 순유출을 기록했으나, 2017년부터는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한편 통계청은 이번에 인구 이동 특성이 다른 청년층(19∼34세)과 중장년층(40∼64세)을 구분한 통계도 제시했다. 청년층은 수도권으로 순유입이 지속되는 반면, 중장년층은 2007년부터 줄곧 순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1인 이동이 많았는데 청년층이 수도권으로 간 가장 큰 원인은 ‘직업’이었고 중장년층은 ‘자연환경’과 ‘주택’이 가장 많았다.
일감 씨 마르는데 징벌적 대책만… 고사 내몰리는 지역 건설사
재무 상태가 부실한 지방 건설사가 3년 만에 116% 증가하는 등 지방 건설업계가 고사 직전으로 내몰리고 있다. 오랜 부동산 침체에도 ‘불장’을 이뤘던 수도권으로는 건설 자본이 집중되고 있지만, 미분양 낙인이 찍힌 지방은 건설업 일감의 씨가 마르고 있다. 거기에 정부가 연간 3명 이상 산재사고가 발생한 건설사에 영업이익의 5%를 과징금으로 부과한다고 엄포를 놓자 “지방에서 건설업을 할 이유가 사라졌다”는 말까지 나온다. ■‘초양극화’ 치닫는 건설업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신동아건설(시공능력평가액 58위)을 필두로 잇따른 법정관리 신청의 주체는 주로 지방 중견 건설사들이었다. 부산에서는 삼정기업(114위)과 삼정이앤씨(122위)가 반얀트리 호텔 화재 여파와 그 전부터 있었던 유동성 위기로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경남 2위 건설사인 대저건설 역시 미수금 규모가 커지면서 법정관리에 돌입했고, 지난해 11월에는 부산의 중견 건설사인 신태양건설이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건설사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지수는 4개월째 내리 하락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 대비 4.9포인트(P) 하락한 68.2를 기록했다. 지수가 100을 밑돌면 건설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그만큼 더 많다는 뜻이다. 체감 경기는 지방일수록,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나빴다. 8월 서울의 CBSI는 79.3인 반면 지방은 55.1에 불과했다. 대기업의 체감 경기는 92.3이었지만, 중소기업은 53.2로 확연한 격차를 보였다. 부산의 한 건설사 임원은 “부산에도 부동산 훈풍이 서서히 불기 시작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건설 대기업 브랜드 아파트가 아니면 미분양만 쌓이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알맹이 빠진 지방 건설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는 사이 수도권과의 초양극화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다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건설 계약액은 307조 원으로 전년보다 3.4% 증가했다. 수도권에서 체결된 건설 계약 총액은 131조 원으로 전년 대비 17.7% 증가했지만, 비수도권은 135조 9450억 원으로 7.4% 감소했다. 건설업 전반이 침체됐다고는 하나 투자 자본은 여전히 수도권에만 집중되고, 지방 건설업은 외면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강도 산재 대책에 ‘비명’ 정부가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중대재해에 대해 유례없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나서면서 지방 건설사들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 때부터 어느 정도 예상한 정책들이기는 하지만, 제재 수위가 너무 높아 당혹스럽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정부는 지난 15일 ‘노동안전 종합 대책’을 발표하면서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건설사에 대해서는 노동부가 관계 부처에 등록 말소를 요청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하기로 했다. 최근 3년간 영업정지 처분을 2차례 받은 후 다시 영업정지 요청 사유가 발생하면 등록 말소 요청 대상이 된다. 게다가 연간 3명 이상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법인에 대해서는 영업이익의 5% 이내, 하한액 3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 부산의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건설사들도 현재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대에 머무는데 영업이익의 5% 이내로 과징금을 내라는 것은 충격적인 조치”라며 “하한선 30억 원을 지킨다면 지방의 중소 규모 건설사는 영업이익을 모두 토해내라는 말과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산의 한 건설사 임원은 “서울의 대형 건설사들은 ‘보여주기 식’이라도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며 변화를 꾀한다지만 이미 경영난에 봉착한 다수의 지방 건설사들은 그럴 여력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건설사들도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기를 절실하게 바란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면 이제 지방 업체들은 곧장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라고 하소연했다. 중대재해 리스크에다 노란봉투법(노조법 제2·3조 개정안)과 주 4.5일제 도입 추진까지 겹치면서 건설업계가 ‘삼중고’ 위기에 처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노란봉투법이 본격 시행되면 하도급업체 근로자들이 문제 해결을 원청에 직접 요구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들이 양대 노총 건설노조 소속인 경우라면 집단 행동으로 이어져 현장이 멈추는 등 타격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 4.5일제 역시 건설업에는 치명적이다. 건설업은 대부분의 작업이 야외에서 이뤄지기에 계절이나 날씨 등에 의해 근로시간과 근로일수가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 같은 특성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는다면 공정 지연, 공사비 상승, 안전 관리의 어려움 등이 야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질의응답에 참가자들 관심 절로 고조 [2025 스케일업 부산 컨퍼런스]
‘2025 스케일업 부산 컨퍼런스’는 3개 세션 내내 참가 시민들과 토론자 간 흥미로운 질의응답이 오갔고, 때로는 재치 있는 장면도 연출됐다. 첫 세션 대담자로 나선 전재수 해수부 장관은 해수부 직원들에 대한 부산시의 지원책에 감사 인사를 전한 후 객석에 있던 빈대인 BNK 회장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전 장관은 “세종시보다 부산 전세 보증금이 2배가량 비싼 것 같다”며 “대출을 더 받아야 보증금을 내는데, 한도 때문에 추가 대출이 어렵거나 금리가 올라가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BNK가 해수부 직원들의 이런 상황을 접하고 대출 한도를 높이고 금리도 낮춰주기로 결정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이왕 도와주시는 김에 한도를 조금만 더 올리고 금리도 조금만 낮춰주시면 정말 감사하겠다, 혹시라도 부실채권이 발생하면 제가 다 떠안겠다”고 애교 섞인 부탁도 곁들였다. ‘지역교육혁신을 위한 마이스터고의 역할’을 주제로 한 두 번째 세션에서는 시민 목소리도 더해졌다. 시민 참가자 이세준(37) 씨는 “마이스터고 취업률이 70~90%로 나타나지만 단순한 수치보다 졸업 후 성장 경로가 더 중요하다”며 “학생들의 진학이나 해외 경험을 위한 지원책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하태현 부산전자공업고 교장은 “중소기업 취업자는 병역 특례를 받으며 야간 대학을 다닐 수 있고, 재직자 특별전형을 통해 4년제 대학 진학도 가능하다”며 “수능을 치르지 않아도 부경대·동아대를 비롯해 전국 180여 개 대학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 교장은 졸업 후 일정 기간 근무 경험을 쌓으면 대기업 경력직 채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졸로 취업해 경력과 학위를 함께 쌓으면 20대 중반에 안정된 직장과 경제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는 오히려 일반 대학을 졸업한 또래보다 사회 진입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커피 이름의 유래에 대한 재밌는 질의응답도 이어졌다. 오창호 영산대 교수는 ‘모카커피’ 등 커피 이름의 유래에 대한 질문을 관객들에게 던졌다. 오 교수는 “‘모카’는 커피 생산지로 유명한 예멘의 항구도시 이름이다”며 “부산도 항구도시이기 때문에 부산 커피도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지영 한국은행 부산본부 과장은 “부산의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서비스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산업-교육 연결 마이스터고 ‘기술 인재 플랫폼’ 역량 강화해야” [2025 스케일업 부산 컨퍼런스]
산업 지형이 변할 때마다 교육은 늘 가장 먼저 시험대에 올랐다.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이 시대의 흐름을 주도하는 지금, 부산에는 새로운 인재 양성 체계가 절실하다. 2025 스케일업 부산 컨퍼런스 두 번째 세션은 바로 이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지역교육혁신을 위한 마이스터고의 역할’을 주제로 교육계·산업계·지자체가 모여 부산의 산업과 교육이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고 확산될 수 있을지, 마이스터고가 교육혁신의 구심점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댔다. ■“산업 성장은 인재 양성에 달려” 좌장을 맡은 권혁제 부산시교육청 교육국장은 개회사에서 산업 발전과 직업교육의 궤적을 짚으며 마이스터고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산업의 성장은 결국 어떤 인재를 어떻게 양성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전후 산업 재건기와 중화학 공업 성장기마다 기술계고 출신들이 국가 산업의 허리를 떠받쳐 왔다”고 말했다. 2010년 이후 등장한 마이스터고 역시 반도체·자동차·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맞춤형 인재를 배출하며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취업률이 70~90%에 이르는 성과는 마이스터고가 단순한 학교를 넘어 산업과 교육을 연결하는 ‘기술 인재 플랫폼’임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권 국장은 “AI, 반도체, 바이오헬스, 친환경 에너지, 우주항공 같은 신산업은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고 곧바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젊은 인재를 필요로 한다”며 “부산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 자동차·해양·기계·SW 마이스터고가 지역 산업을 떠받쳐 왔듯, 앞으로는 반도체와 AI 융합 인재를 길러 첨단산업 중심 도시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부산시교육청은 87년 역사의 부산전자공고를 ‘부산반도체마이스터고’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권 국장은 “마이스터고가 미래 산업 인재의 산실로 거듭나기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 논의하는 것이 오늘 세션의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전하는 성과와 과제 이어진 대담에서는 마이스터고가 거둔 성과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손재형 부산자동차마이스터고 교장, 김성율 부산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 교장, 하태현 부산전자공고 교장이 차례로 나서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손재형 교장은 지난 15년의 경험을 돌아보며 마이스터고의 의미를 짚었다. 그는 2010년 개교 이후 수많은 졸업생들이 자동차 산업 현장에서 활약했고, 높은 취업률과 기술력은 기업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끊임없는 산학협력을 바탕으로 기업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며 “반도체 마이스터고 역시 지역과 전국의 우수 기업과 협력 네트워크를 얼마나 잘 구축하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율 교장은 디지털 전환에 대응한 학교의 전략을 소개했다. 2021년 문을 연 부산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는 3년 만에 첫 졸업생을 배출했고, 현재는 100% 취업률을 목표로 성장하고 있다. 그는 “반도체 산업은 AI 기반 설계와 SW 제어 없이는 발전할 수 없기에, 두 학교의 연계가 부산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하태현 교장은 “부산반도체마이스터고로 전환을 통해 부산 학생들이 수도권으로 가지 않고도 세계적 첨단산업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열겠다”고 말했다. 그는 “산학협력 네트워크 확대, 교육과정 고도화, 전문 교원 확보, 학생 지원 강화가 핵심”이라며 “향후 10년간 고졸 반도체 인력이 70% 이상 더 필요하다는 전망 속에서, 이번 마이스터고 전환 추진은 단순한 학교 변화가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의미 있는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지자체와 기업의 협력도 필수 학교 현장의 목소리에 이어 지자체와 산업계도 각자의 의견을 내놓았다. 박동석 부산시 첨단산업국장은 “마이스터고의 성공은 교육청과 학교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기업·대학·연구기관과 함께하는 협력 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 기업 유치와 연계, 청년 정주를 위한 인프라 구축, 취업 매칭과 성과 관리까지 아우르는 전 주기 지원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교육·산업·연구가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어 부산 학생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도 세계적 기술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산업계의 목소리도 더해졌다. 최윤화 제엠제코 대표는 “현장에서 가장 절실한 것은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실무형 인재”라며 “학교가 아무리 좋은 교육을 해도 결국 학생들이 뛰어드는 곳은 기업이기에, 마이스터고가 현장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을 통해 기업의 동반자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량화 가능한 원두 데이터 구축 고부가가치 높여야 커피 도시” [2025 스케일업 부산 컨퍼런스]
국내 커피 원두 수입량의 90% 이상이 들어오는 부산항이 위치한 부산은 커피도시로 불린다. 부산은 커피 프랜차이즈 개점 열기가 뜨겁고, 해안을 배경으로 커피문화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커피 전문점 성장이 커피 도시 정체성의 전부는 아니다. 단순 소비를 벗어나 또 다른 고부가가치를 발굴해야 글로벌 커피 도시로서의 성장이 가능하다. 앞으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좋은 원두를 선별하고, 투명한 원두 품질 정보를 반영한 옥션시스템 구축 등을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 여부가 커피도시 부산의 운명을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2025 스케일업 부산 컨퍼런스’ 세 번째 세션에서는 이채윤 부산테크노파크 라이프산업단 부장이 ‘기술과 데이터 혁신으로 도약하는 글로벌 커피도시 부산’을 주제로 한 발표에 나섰다. 이 부장은 우선 부산의 가장 큰 강점인 ‘원재료 수급’ 역량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방안으로 감각에 의존한 원두 품질 정보가 아닌, 정량화 가능한 원두 데이터 구축을 제안했다. 데이터 기반의 원두 품질 정보를 통하면 생산자조차도 몰랐던 새로운 원두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게 이 부장의 설명이다. 그는 “세계 원두 생산자의 4%만이 시장의 주목을 받는다”며 “나머지 96%는 노력과 품질에도 불구하고 본인들의 원두 가치를 다 인지하지 못한 채 거래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실제 부산테크노파크가 부산 커피산업 향상을 위해 진행 중인 발걸음도 소개했다. 대표적인 것이 부산테크노파크가 원두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추진해 온 정책 중 하나로, 2023년부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원두 품질 플랫폼 구축 사업이다. 이 플랫폼에 원두 샘플을 보내면 해당 생두의 데이터값 1만 5000개를 도출해 낼 수 있다. 이 부장은 “해당 데이터를 AI로 분석하면 최적의 맛을 이끌 수 있는 로스팅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테크노파크는 이 품질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원두 옥션 플랫폼도 추진 중이다. 전 세계 커피 거래 플랫폼은 데이터가 아닌 관능, 감각, 경험에 의존한 정보를 제시하고 있다. 이 부장은 “원두 생산국에서 소비국까지 평균 9만 km 정도 걸린다고 한다. 이동 과정에서 원두 보관 상태나 품질 데이터들이 분명히 있을 텐데 이 정보에 대한 관리 체계가 없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을 부산에서 고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부산테크노파크가 진행 중인 플랫폼에서는 이런 정량적인 데이터에 감각에 의존한 품질 정보를 더해 제공할 수 있다. 이 부장은 “전 세계 커피 도시의 면면을 살펴보면 부산과 비슷한 점이 많다. 커피를 직접 생산하지 않지만, 가장 많은 원두 거래가 일어나는 도시들이었다”며 “커피 도시의 후발 주자로 나서는 부산이 데이터 기반의 원두 옥션 플랫폼을 활용한다면 글로벌 커피 도시 부산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현목영화예술상 배우 장동건 수상 [부일영화상 2025]
장동건이 올해 부일영화상에서 유현목영화예술상의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그는 “부일영화상은 긴 역사와 함께 무엇보다 공정성과 전통을 지켜온 상이고, 그 중에서도 유현목영화예술상은 한국영화예술의 초석을 다지신 거장의 이름을 기리는 상”이라며 “올해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 영광스럽고 한편으로는 무겁게 느껴진다”고 소감을 밝혔다.1992년 데뷔 이후 30년이 넘는 시간을 연기자로 살아온 장동건은 데뷔 초의 설렘과 두려움이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특히 영화 ‘친구’ 개봉 당시를 언급하며 “첫걸음이었던 그때 그 작품의 관객과 평단의 반응이 아직도 특별하게 기억된다”고 말했다.장동건은 최근작 ‘보통의 가족’을 통해 관객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묻는 질문에 “만약 당신이라면? 겪어보지 않고 남에게 함부로 돌을 던질 수 있는가?”라는 짧지만 묵직한 문장을 남겼다.장동건은 “시간이 흐르면서 배우로서 할 수 있는 역할과 표현의 폭도 달라지겠지만, 한국 영화사 속에 진정성 있는 흔적을 남긴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고 전했다.
“50년 뒤에도 청춘들에게 유효한 영화이길 바란다” [부일영화상 2025]
오정민 감독이 영화 ‘장손’으로 올해 부일영화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오 감독은 “큰상을 주셔서 감사하지만 들뜨지는 않는다”며 “그저 하루하루 잘 버티며 계속 작업을 이어가는 창작자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장손’은 가업의 존폐를 둘러싼 3대 대가족의 숨은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 가족의 의미를 성찰하는 작품이다. 오 감독은 “가부장제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모습을 바꿔 살아남는다”며 “그 핵심은 피가 아니라 돈”이라고 강조했다.이 작품은 가부장제의 그늘을 직시하면서 청년세대의 시선을 통해 화해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그는 “윗세대는 역사의 평가를 받았다”며 “청년세대는 현재진행형이라 그 시선에서 윗세대를 바라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0년 뒤에도 이 영화가 청춘들에게 유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오 감독은 작품 곳곳에 유머를 배치해 영화의 분위기를 무겁지 않게 했다. 할머니가 장손에게만 에어컨을 켜주는 장면은 관객의 폭소를 자아낸 대표적 장면이다.엔딩의 롱테이크 장면은 영화의 백미 중 하나다. 오 감독은 “조부모 세대는 일제강점기, 전쟁, 독재, 민주화를 모두 겪은 유례없는 세대”라며 “저는 이들이 시대에 휩쓸려온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진경 시인의 글을 인용해 “30년에 300년을 산 사람은 어떻게 자기 자신일 수 있을까”라는 구절을 전하며 한 세대의 퇴장을 장중하게 담고자 한 의도를 밝혔다.첫 장편 데뷔작으로 최우수 작품상을 거머쥔 오 감독은 개인적 성취를 넘어 한국 영화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문 기사서 출발… 사회 문제점 조명하고 싶었죠” [부일영화상 2025]
황병국 감독이 영화 ‘야당’으로 부일영화상 최우수감독상을 수상했다. 배우로도 활동해 온 그는 ‘특수본’ 이후 14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이번 작품으로 올해 최고의 감독상을 거머쥐었다.황 감독은 “아직도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며 “14년 만의 작품이자 오랜 시간 준비한 결과라서 더 많은 분들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영화는 현장에서 수많은 동료들의 도움 덕분에 완성할 수 있었다”며 동료 영화인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이번 수상을 두고 동료들과 함께 이뤄낸 값진 성과라고 거듭 강조했다.‘야당’은 2020년 1월 신문 기사에서 출발했다. 황 감독은 “수원지검 기사에서 ‘야당’이라는 존재를 처음 접했다”며 “경찰도, 투약자도 아닌 중간자의 위치가 영화적으로 흥미로웠다”고 회상했다. 그는 검사, 변호사, 기자는 물론 마약을 끊은 사람들까지 만나며 취재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마약 업자로 오해를 받아 경찰 조사를 받는 상황까지 겪었다. 그는 “합법적 취재만으로는 부족해 더 깊은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며 집요했던 과정을 설명했다.황 감독은 방대한 자료 조사로 영화의 디테일을 채웠다. 황 감독은 “구 검사 캐릭터는 현실 사건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한명숙 사건, 채널A 사건 등 실제 사례들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마약의 위험성과 심각성은 기본”이라면서 “사회의 문제점 역시 작품을 통해 조명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영화는 황 감독에게 인생 그 자체다. 그는 “책상 위에서 떠올린 생각이 배우와 스태프의 힘으로 구현되는 순간 큰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병헌 “연기 35년차, 이제 조금 배우 된다는 생각이 들어” [부일영화상 2025] 남우주연상 ‘승부’
영화 ‘승부’(감독 김형주)로 배우 이병헌이 2025 부일영화상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병헌의 부일영화상 수상은 올해로 네 번째다. 2년 전인 2023년엔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그보다 앞서 ‘내부자들’(2016), ‘남산의 부장들’(2020)로도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1958년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상으로 출발한 부일영화상은 1973년 중단된 후 2008년 부활해 오늘에 이르는 동안 숱한 은막의 스타를 배출했지만, 4회 이상 수상자는 그리 많지 않다. 유현목 감독이 감독상 5회, 김진규 배우가 남우주연상 5회이고, 허장강 배우가 남우조연상 4회로, 동률이다. 수상자 사전 인터뷰에서 이병헌은 “기라성 같은 대선배의 기록에 감히 도전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어떤 목표가 생기는 기분”이라며 반겼다. 그는 또 “부일영화상과 유독 인연이 깊은 듯해 늘 감사한 마음이고, 좋은 후배 배우들도 많은데 제가 상을 받게 돼 염치없는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18일 시상식 당일 현장에서 이병헌은 “부일영화상 관계자에게 감사드리고, ‘승부’를 만들어주신 김형주 감독과 스태프, 배우들과 함께 영광을 나누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바둑이라는 소재는 저부터도 뭔가 지루하고 정적인 소재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그 안에 들어가 보면 그 어떤 전쟁보다도 처절하고 치열한 종목이고, 드라마가 있어서 많은 사람이 바둑을 인생과 비교한다”고 덧붙였다. 이병헌은 또 부일영화상과 깊은 인연을 강조했다. “2년 전 남우주연상을 세 번째 받으니까 금을 부상으로 주시더라고요. 그때 굉장히 행복하게 시상식을 끝냈는데, 이제 네 번째인데…”라며 말끝을 흐리더니 “아닙니다. 이걸로 만족하겠습니다”로 마무리해 객석은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는 또 “부일영화상 역사를 보니까 1958년 시작했다가 긴 시간 멈췄다가 올해가 34번째 부일영화상이던데, 저도 영화는 30년간 했지만 방송까지 치면 35년차가 된다”며 “부일영화상과 거의 비슷한 나이로, 앞으로도 부일영화상과 제가 응원하며 자주 보는 관계가 되면 좋겠다”는 말로 훈훈한 마무리를 했다. ■실존 인물 연기한 ‘승부’와 ‘올인’ 사실, 이병헌은 얼마 전 폐막한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올라 극찬을 받고, 30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으로 선보인 박찬욱 감독의 새 영화 ‘어쩔수가없다’에서도 주연을 맡은 덕에 올 3월 개봉한 영화 ‘승부’에서 열연은 살짝 묻힐 뻔했지만, 이번 남우주연상 수상으로 다시금 기억을 되살렸다. ‘승부’는 1990년대 초, 사제 관계이자 바둑 통산 우승 횟수 1, 2위를 다투는 한국의 대표 기사인 조훈현과 이창호가 치렀던 승부를 배경으로 한 실화 바탕의 바둑 영화이다. 이병헌은 조훈현 역할을 열연했다. 실존 인물을 맡은 데 대한 배우로서 부담감은 없었을까.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부담은 당연히 있습니다. 더욱이 생존해 계시면서 현역으로 활동까지 하시니까요. 다른 한편으로는 좋은 점도 있어요. 기댈 데가 있는 거잖아요. 제가 생각하기에 모자란다고 생각하는 어떤 부분에 대해선 직접 만나서 여쭤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자료로만 한 인물을 연구하는 건 아무래도 한계가 있는데 직접 만나서 그분의 눈빛이라든가 말투라든가 이런 여러 가지 것들을 직접 느낄 수 있어서 되게 도움이 되었어요.” 조훈현은 ‘승부’ 시사회에도 참석했는데 그분이 이병헌에게 남긴 피드백도 재밌다. “나 다행히 안 졸았어요!” 유머가 있는 찬사였다. 이병헌은 또 다른 실존 인물로 출연한 드라마 ‘올인’(2003)의 실제 모델이었던 차민수(극 중 배역 김인하) 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때 차민수 씨가 직접 포커도 가르쳐 주시고, 프로 갬블러와 카지노의 세계에 대해서도 알려주셨어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차민수, 조훈현 두 분은 어릴 적 함께 바둑을 두며 지내온 절친한 사이라는 거예요. 두 사람 모두를 연기한 저로선 아주 ‘묘한 인연’이다 싶었어요.” 그러면서 이병헌은 “아무래도 자료를 통해서 얻은 정보로, 상상에만 맡기고 연기하는 것보다는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하는 것들이 배우인 저한테는 확실히 도움이 되죠”라며 “연기에 좀 더 확신을 준다고나 할까요. 마음이 훨씬 놓였다”고 부연 설명했다. ■올해로 영화배우 생활 30년 차 이병헌은 올해로 연기자 인생 35년 차가 된다. 1991년 KBS 14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첫 영화(‘런어웨이’)는 1995년 찍는다. 17일 밤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 사회를 맡아 펼친 모두 발언에서 그는 “첫 영화를 찍은 이래 올해로 30년 차 영화배우가 됐다”면서 “공자가 말한 나이 서른이 되어서야 이제 조금 배우가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겸손을 표했다. 지금까지 4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대표작만 수십 편에 이른다. 폭넓은 연기력으로 멜로, 액션, 드라마, 사극, 조폭물 심지어 코믹 장르까지 소화한다. 그는 어느새 믿고 보는 배우 이병헌이 되었다. 근년 들어선 TV보다 영화 쪽에 좀 더 무게감이 실린 활동을 보여주는 듯해서 연기자 관점에서 두 매체의 차이가 있는지 물었다. “예전에는 큰 스크린과 웅장한 사운드, 그리고 극장이라는 공간이 주는 집중력으로 인해 영화와 TV는 굉장히 차이점이 크다고 생각했어요. 옛날엔 TV도 작았을 뿐 아니라, 시청자들도 완벽하게 집중한 상태로 관람하는 게 아니어서 밥 먹고 대화하면서 힐끗힐끗 보는 분들한테도 전달이 되도록 약간은 오버하는 듯한 연기가 필요했거든요. 반면 스크린은 굳이 표현하지 않고, 그 감정만 있어도 전달이 되어서 좋았어요. 지금 시대는 TV도 대형화하고, 픽셀도 너무너무 좋아져서 극장 이상의 화질을 보여주고, 서라운드 홈 스피커도 등장하는 등 TV와 스크린 간극이 확실히 줄어들었어요. 결론은 구별을 두지는 않게 되었다는 겁니다. 작품만 좋으면 그게 TV가 되든 영화가 되든, 심지어 넷플릭스 시리즈가 되든 상관없어진 거죠. 하지만 이왕이면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큰 소리와 대형 화면을 통해 보이는 표정의 감정 디테일을 따라가는 데는 여전히 굉장히 차이가 있긴 하죠. 웬만하면 2시간 동안 화장실도 안 가고 집중하잖아요. 이런 부분은 영화를 하는 사람들한테는 굉장히 소중한 거거든요.” ■연기 열정뿐 아니라 ‘질문 많은’ 배우 출연 영화를 고르는 특별한 기준이 있을까. 그는 “굉장히 주관적인 판단이긴 하지만, 내가 재밌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그 재미라는 기준은 다양하다. “예를 들면 어떤 영화는 시종일관 오락성을 띠지 않고 우울한 느낌으로 가는데 그 우울한 감정이 나한테 너무 강하게 와 닿아서 충격을 주거나 해도 재미라고 할 수 있어요. 영화 ‘남한산성’(2017) 경우엔, 역사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서글픈 이야기죠. 시나리오를 다 읽고 나서 내게 어떤 감정의 울림이 있었다면 이것 또한 재미라고 판단하는 겁니다.” 즉, 다시 말해 그에게 감동을 안겨주거나 새로운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킬 때 그는 출연을 결심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배우로서 열정이 생긴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순수 예술을 하는 사람이든 우리처럼 대중 예술을 하는 사람이든 열정이 없으면 활동을 못 하겠죠.” 연기 열정뿐 아니라 이병헌은 ‘질문이 많은’ 배우로도 유명하다. “(질문을) 좀 많이 하는 편이에요. 제가 시나리오를 아무리 정독했어도 애초에 작가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연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작가의 의도나 감독의 연출 의도 같은 것들을 충분히 다 이해하고 넘어가려고 해요. 나는 당연히 이 감정이라고 생각하고 읽었고, 또 그걸 표현하려고 현장에서 했는데 의외로 감독님은 그런 의도로 쓴 거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런 이병헌의 태도는 카메라 앞에서 최종적으로 표현해야 하는 사람으로서의 무게감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전에 좀 많이 디테일하게 물어보는 편이에요. 저는 최종적으로 카메라 앞에서 표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애초에 작가의 의도나 연출이 전하고자 하는 바와 일치해야 할 테니까요.” 그래서일까, 이병헌은 같은 감독이랑 여러 편의 작품을 함께한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서로 잘 알면 편하기도 하고, 익숙해서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되거든요.” ■성남 ‘이병헌관’에 얽힌 에피소드 이병헌과 계속된 대화에선 확실히 영화 쪽에 약간 더 힘을 싣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알고 보니 그는 아주 어릴 적부터 영화관을 드나든 ‘영화 키드’였다. “저는 극장이라는 공간 자체를 정말 좋아했어요. 제가 1970년생인데 남들보다 한참 일찍 극장을 경험했어요. 네 살 때인가 처음으로 본 영화가 ‘빠삐용’인데, 그때는 극장이 좌석제도 아니고 사람이 많으면 맨 뒤에 그냥 서서 보는 시스템이었어요. 겨우 네 살이니 아버지 무등을 탄 채 그 영화를 본 기억이 있어요. 빠삐용이 마지막에 탈출하는 장면 등 커트 커트 몇 장면이 기억나요.” 그의 영화 사랑은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도 이어졌다. “공교롭게도 집 바로 앞에 영화 포스터 게시판이 있었어요. 매번 영화가 바뀔 때마다 극장에 데려다 달라고 부모님을 졸랐지요. 그게 잘 안될 땐 친구들을 꾀어서 장을 들락날락했어요. 그게 아마 초등학교 2학년인가 그래요.” 그때 그 시절, 극장 시설이 좋을 리 만무했다. 그런데도 이병헌은 극장에 들어서면 맡게 되는 냄새부터 좋았다고 했다. 오징어·땅콩 굽는 냄새에다 찌든 담배 향과 심지어 오줌 지린내까지 뒤섞인 냄새였다. “처음 극장에 들어가면서부터 막 설레기 시작한 거예요. 아마도 극장에 들어갔을 때만큼은 완전히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느낌이었기 때문일 것 같아요.” 이런 추억 덕분에 2019년 롯데컬처웍스가 이병헌에게 롯데시네마 상영관 하나를 ‘이병헌관’으로 만들어주겠다며 골라 보라고 했을 때 그는 주저 없이 어릴 때 추억이 오롯이 남아 있는 ‘성남중앙’ 지역을 선택했다. 그가 영화 촬영 당시 실제로 사용한 소품과 의상, 대본, 핸드프린트 등이 전시돼 있다. 심지어 영화 ‘승부’ 무대 인사를 돌 때는, 일부러 슬쩍 끼워 넣기도 했단다. “성남의 이병헌관이 생각보다 손님은 많지 않나 보더라고요. 원래 무대 인사는 사람 많은 곳을 공략하는데 저한테는 남다른 추억이 있는 곳이어서 분당·수지 지역 돌 때 슬쩍 넣어 달라고 했어요. 저한테는 꿈을 이룬 것 같은,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이 몇몇 있거든요. 제가 어릴 적에 영화를 봤던 그 공간에 제 이름을 단 공간을 만든 것도 그중 하나입니다.” ■‘스트리밍 서비스’ 가진 힘에 새삼 놀라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글로벌 스타’ 이병헌으로 넘어갔다. 이병헌은 스티브 소머즈 감독의 액션 블록버스터 ‘지.아이.조’ 시리즈(2009, 2013)로 할리우드에 데뷔했다. 알 파치노, 앤소니 홉킨스 같은 저명 배우와 함께한 범죄드라마 ‘미스 컨덕트(2016)’, 전 세계 매출 1억 6000만 달러(한화 약 2100억 원)를 기록하며 흥행한 서부 액션물 ‘매그니피센트7(2016)’ 등에도 출연한 ‘원조 할리우드 진출 배우’였다. 하지만 그때도 실감하지 못한 글로벌 인기를 지금 구가하고 있다. “저도 너무 한꺼번에,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상황을 마주해 어리둥절했습니다. 할리우드 작품은 20년 전쯤에 처음 시작했지만, 이렇게까지 호응을 받고 사랑받는 경험은 처음이라서요. ‘오징어 게임’과 ‘케이팝 데몬 헌터스’(귀마 역 목소리)가 한꺼번에 기록을 깨는 상황이 생기고, 다음 작품인 ‘어쩔수가없다’는 세계적인 거장인 박찬욱 감독님과 함께하면서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프로모션을 할 수 있었고, 캐나다 이탈리아 미국 등에서 직접 팬들을 만나는데 현실감이 없더라고요. 길거리에서도 알아보는 분들이 생기고 놀라웠어요. 영화를 하는 사람으로서, 여전히 TV나 스트리밍 서비스에 약간의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경향이 있지만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진 힘, 그 전파력이 무엇인가 알 것 같았어요.” 그는 이번 영화가 ‘공동경비구역 JSA’(2000), ‘쓰리 몬스터-컷 편’(2004)에 이어 세 번째로 박찬욱 감독과 함께했다. 이전에도 몇몇 감독이 이병헌과 좋은 케미를 보였다. 특히 2005년 영화 ‘달콤한 인생’(김지운 감독)이 대표적이다. 이 작품으로 이병헌은 처음으로 칸 영화제를 경험했으며, 칸에서 그를 눈여겨본 미국 에이전트가 연결되었다. “이 작품이야말로 제가 ‘글로벌’을 경험하게 된 첫 단추였고, 제 영화배우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입니다.” 그 뒤로도 이병헌은 김지운 감독과 ‘악마를 보았다’(2016)를 함께한다. 이 작품은 이병헌이 개인적으로 꼽는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 가운데 하나이다. 그리고 하나 더 새롭게 추가할 필모그래피가 이번에 개봉하는 ‘어쩔수가없다’가 될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TV 드라마로는 tvN의 ‘미스터 션샤인’(2018) 최유진 역과 역시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2022) 이동석을 인상적인 작품으로 꼽았다. ‘우리들의 블루스’ 이야기가 나온 김에, 어쩌면 아주 평범한 인물을 연기하는 이병헌을 보면서 “천상 배우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이병헌은 “캐릭터로선 평범한 사람으로 보일지 몰라도, 영화적으로는 어떤 드라마틱한 상황을 마주하는 순간이 오고, 그때 그 사람이 느끼게 되는 감정이나 변화를 연기하는 것이 배우로서는 더 현실감이 있고 개인적으로도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병헌 본인이 뽑은 인생 영화와 드라마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배우로서 가지는 바람이 있는지 물었다. “현재는 제가 이렇게 행복하게 많은 사람에게 응원받고 사랑받는 게 오래 유지되면 좋겠습니다. 배우들의 열정은 호기심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데, 설렘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또 제가 열 살과 두 살, 두 아이 아빠니까 가장으로서 좋은 가정을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할 겁니다. 사실 요즘 너무 바쁘고,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긴 한데, 아이들한테도 뭔가 결핍이 생기지 않도록 애쓰는 편입니다.” 혹시 다른 베테랑 배우들처럼 연출 욕심은 나지 않는지도 슬쩍 질문했다. “이번에 박찬욱 감독님이랑 같이 작업하면서 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연출은 하면 안 되겠구나 하는걸요. 박 감독님이 워낙 꼼꼼하셔서 모든 것을 다 머릿속에 넣어놓고 일을 하시는 편인데, 감독으로서 챙겨야 할 게 너무 많은 게 ‘와~ 나는 정말 못 하겠구나!’ 싶더라고요.”(웃음) 다른 한편으론 한국 영화 제작 편수가 계속 줄어드는 현실에 대해서도 걱정을 털어놨다. “저만 해도 TV 시리즈나 스트리밍 서비스에 혜택을 보고 있어 어떤 처지에서 이야기해야 될지 요즘에는 좀 난감해요. 그런데도 한국의 영화 산업과 지금의 극장 세태는 너무너무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우리 영화인들이 어떻게 해야 이전처럼 회복시킬 수 있을까 고민인 거죠. 요즘은 영화인끼리 만나면 이 이야기가 제일 화두입니다. 이 문제는 제가 당장 한두 작품을 더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토양이고 문화의 문제니까요.” 차기작은 현재 밝힐 수 없지만, 여러 편의 시나리오와 대본을 읽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마음을 움직일 다음 작품이 뭐가 될지 벌써 궁금해진다.
‘장손’ 시대정신, 현재 한국영화에 필요한 메시지 [부일영화상 2025]
어둠이 짙을수록 별 하나하나가 더 빛이 난다. 한국영화 역대 관객 수는 전성기의 절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한국영화 시장 전반이 위축되어 있다. 하지만 때로 위기는 본질을 마주할 중요한 기회가 되기도 한다. 올해 부일영화상 최종 심사는 이를 증명하는 자리였다. 올해 심사에는 대중, 장르 영화부터 독립, 작가영화까지 다양한 방향의 영화들이 한 테이블 위에서 모인 자리에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심사위원들의 논의를 거쳤다.최우수 작품상은 <장손>이 선정되었다. 오정민 감독의 <장손>은 핏줄과 밥줄로 얽혀 3대째 가업을 이어온 대가족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수작이다. 신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을 과감히 최우수 작품상으로 뽑은 건 이 작품이 품고 있는 명료한 시대정신 때문이다. <장손>보다 규모와 프로덕션 면에서 더 앞선 작품, 검증된 거장의 왕성한 에너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신작,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흥행작 등 쟁쟁한 경쟁작들 속에서도 이 비범한 데뷔작의 독보적인 존재감은 전혀 밀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지금 한국영화에 필요한 메시지와 방향성을 품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신호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최우수 감독상은 <야당>의 황병국 감독에게 돌아갔다. <야당>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올해 상반기 최고의 흥행작이었을 뿐 아니라 충무로에서 한 발 한 발 자신의 영역을 다져온 황병국 감독의 저력을 증명하는 영화다. 고른 완성도와 완급 조절은 물론 전반적인 밸런스가 돋보이는 이 영화는 중심을 잡는 연출자의 무게가 작품 전체를 어디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적확한 사례라 할 만하다.남우 주연상은 <승부>의 이병헌 배우다. 거의 모든 부문에서 치열한 토론과 각축이 이어졌던 것과 달리 남우 주연상만큼은 만장일치에 가까운 지지였다. 여우 주연상은 <대도시의 사랑법>의 김고은 배우가 차지했다. 여러 배우들에게 지지가 고르게 흩어졌지만 결국 김고은 배우가 가장 잘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남우 조연상은 <전,란>의 박정민, 여주 조연상은 <아침바다 갈매기는>의 양희경 배우가 선정됐다. 두 배우 모두 작품 전반을 지탱하는 대체 불가한 존재감이라는 점에서 고른 지지를 받았다.올해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다른 영화들이 고르게 수상했다. 당연히 의도한 분배가 아니다. 그만큼 다양한 색깔의 영화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빛난 결과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 가운데 2관왕을 차지한 영화가 세 편 있는데, <아침바다 갈매기는>, <여름이 지나가면>, <하얼빈>이다. <아침바다 갈매기는>은 여우 조연상과 함께 각본상(박이웅 감독)을 수상하며 2관왕을 차지했다. 시골 어촌에서 벌어진 사건을 배경으로 한국사회의 단면을 예리하게 포착한 깊이가 돋보인다.또 다른 2관왕의 주인공 <여름이 지나가면>는 신인감독상 장병기 감독, 신인 남자 연기상 최현진 배우가 뽑혔다. <여름이 지나가면>은 어린 남자아이들 사이에 조성된 긴장과 흠모, 갈등을 섬세하게 포착한 영화에 심사위원들의 찬사가 모였다. 무엇보다 익숙한 성장영화와는 또 다른 독자적인 시선이 돋보이는, 새로운 개성의 탄생에 박수를 보낸다. 신인 여자 연기상은 <빅토리>의 이혜리 배우는 기존의 발랄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살리되 배우로서도 대체할 수 없는 안정감을 증명했다는 평을 얻었다.규모가 큰 대중 상업영화들에 대한 기술적 완성도 역시 올해 빼놓을 수 없는 성취다. 안중근 의사를 다룬 대작 <하얼빈>은 촬영상(홍경표)과 미술, 기술상(박정우)을 받았다. 역사를 바탕으로 한 대작에 어울리는 완성도와 기술적 성취는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다는 평이다. 마찬가지로 기발한 한국형 히어로물 <하이파이브>는 강형철 감독 특유의 음악이 중심이 된 시퀀스가 눈길을 끈만큼 음악상이 돌아갔다. 2025년 부일영화상은 한 마디로 다양한 개성과 방향, 색깔과 가능성의 지도를 펼쳐 놓았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한국영화의 단면을 한눈에 보여주는 이 영화들을 이정표 삼아 앞으로의 한국영화가 나아갈 길들을 제대로 응원할 수 있길 기대한다.
[BIFF 2025] 자파르 파나히 감독 “누구도 영화 만들기 못 막아… 언제나 방법을 찾을 것”
“영화를 만드는 순간 비로소 살아있음을 느끼지만, 영화를 만들며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된 학살에 대해 떠오를 땐 괴롭다.”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저항의 메시지가 담긴 영화를 만드는 즐거움과 괴로움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은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18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감독 자신이 속한 사회에 대한 영화를 만든다면, 그 영화는 사회적인 영화”라며 “그런 점에서 나는 사회적인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규정했다. 1960년 이란에서 태어난 파나히 감독은 1995년 장편 데뷔작 ‘하얀 풍선’으로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받으며 이란 영화계의 신성으로 떠올랐다. 작품 활동 초기부터 줄곧 사회성 짙은 영화로 이란 사회의 부조리와 억압적인 현실을 고발해 왔다. 그 과정에서 이란 정부로부터 가택 연금과 영화 제작 금지 처분 등 영화인으로서 탄압을 받았지만, 실험적인 기법으로 영화 제작을 시도하는 등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파나히 감독은 “정부로부터 20년간 영화 제작 금지 처분을 받은 뒤에도 영화를 찍을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스스로 카메라 앞에 섰다”라며 “덕분에 나의 내면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집중하는 과정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누구도 영화 만들기를 막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며 “영화인들은 언제나 방법을 찾아서 영화를 만들 것이다. 나도 방법을 찾았다”고 전했다. 파나히 감독은 앞서 2002년 ‘써클’로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2015년 ‘택시로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은 데 이어 올해 ‘그저 사고였을 뿐’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아시아 감독 최초로 세계 3대 영화제 최고상을 석권했다. ‘그저 사고였을 뿐’은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서 소개된 뒤 다음 달 1일 국내에서 전 세계 극장 가운데 최초로 개봉한다. 파나히 감독과 부산, 부산국제영화제의 인연은 30년 전부터 이어지고 있다. 1996년 제1회 BIFF에 참석했던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그동안 이란 정부의 출국 금지 조치 탓에 2003년 이후 22년 만에 부산과 BIFF를 다시 찾았다. 파나히 감독은 지난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BIFF 출범의 주역’ 고 김지석 부집행위원장을 추억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파나히 감독은 “생전 김지석 부집행위원장은 이란 영화를 정말 좋아했다”며 “2017년 이란에 갇혀 있는 자신을 찾아와 “한국에서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는데, 갑작스러운 그의 죽음으로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처음 BIFF에 참가했을 때 부산은 아름답고 활발한 도시였고 아시아 최고의 영화 도시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확신했다”며 “BIFF는 관객과 영화인들이 가깝게 관계 맺고 소통할 수 있는 점에서 최고의 영화제”라고 덧붙였다. 파나히 감독은 영화계를 이끌 젊은 영화인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관객이 관심 있는 이슈를 추구하는 영화, 감독의 문제의식에 대해 관객이 관심을 두도록 이끄는 영화 중 어떤 작품을 만들 것인지 택해야 한다”며 “두 유형 모두 영화계에 필요하지만, 영화인 스스로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먼저 찾아내야 한다”고 전했다.
박형준 연일 쓴소리… 지방선거 앞 이미지 변신
박형준 부산시장의 발언 수위가 연일 고조되고 있다. 지난 17일 동남권투자은행을 약속했던 이재명 정부가 동남권투자공사 추진으로 선회한 데 대해 “떡이나 하나 먹고 떨어지라는 것이냐”했던 그는 다음날에는 “편의주의적 시각”이라고 재차 직격했다. 특히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을 극도로 신중해왔지만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여권의 공세에 대해 “인민민주주의적인 발상”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하기까지 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미지 변신을 노리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박 시장은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으로 추진 중인 동남권투자공사 설립에 대해 “투자공사는 초기 자금 조성 자체가 어렵고 규모도 작고, 대개 채권을 발행해 빚을 내 운용하기 때문에 매우 비효율적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무산 수순에 접어든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언급, “2차 공공기관 이전이 추진되면서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계획에 빠진 적이 없다”며 “수도권 일극 체제에서 남부권 경제가 죽고 있으니 경제를 살리고 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산업은행과 같은 정책 금융기관이 내려와서 적극적인 매개 역할을 해달라는 그런 요구로 진행된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과정에서 박 시장은 작심한 듯 “투자공사를 산업은행 대체제로 제안한다는 것은 부산 시민들 입장에서는 고래와 참치 정도가 아니라 고래와 멸치를 바꾸는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투자은행보다 편의적으로 투자공사를 추진하자는 것” 등의 쓴소리를 쏟아냈다. 앞서 박 시장은 전날(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날림 부실 금융기관”, “부산시민을 무시하는 처사” 등의 강경한 표현을 사용하며 동남권투자공사 추진에 대해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여기다 이날 인터뷰에서는 평소 발언을 아껴 온 중앙 정치 상황과 관련해서도 거침없이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선출 권력이 임명 권력보다 우위에 있다’는 취지의 이 대통령과 이에 발맞추는 여당의 움직임에 대해 “민주화를 이루었다는 세력이, 민주주의를 중심에 둔다고 하는 세력이 삼권분립의 의회가 우위가 있다. 이런 논리로 접근을 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며 “그 자체가 인민민주주의적인 발상”이라고 힐난했다. 평소 차분한 어투인 박 시장이 이처럼 강경 모드로 전환하고 나선 것은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 시장이 재선에 성공한 후 지역 정치권에서는 ‘정치인 박형준’의 전투력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있어왔다. 특히 야당이 된 이후 이러한 요구는 더욱 거세졌고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둔 현재 그 정도는 커지고 있다. 부산 국민의힘 관계자는 “아무래도 최근 여론조사 등의 지표에서 좋지 않은 신호들이 감지되는데 박 시장도 이를 의식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당내 반대 목소리… 법조계 "위헌 소지" [여 내란 재판부 법안 발의 파장]
더불어민주당 3대 특검 종합대응 특별위원회가 내란·국정농단 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발의하자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론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당내 일부 의원들도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내부 갈등 조짐도 감지된다. 국민의힘과 법조계 일각에서는 사법부 독립 침해 소지가 크다며 위헌 소지를 강하게 문제 삼고 있다. 특위 전현희 위원장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오늘 발의한 법은 그동안 논란이 된 위헌 소지를 완전히 차단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삼권분립에 위배될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을 수용해 국회를 법관 추천에서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민주당은 전담재판부 후보추천위원회에 국회도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위헌 논란 차단을 위해 국회 추천 몫을 제외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번 법안에 대해 지도부 차원에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란·국정농단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대해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해봐야 한다”며 “당론 발의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허영 원내정책수석부대표 등 일부 의원들은 “민주당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낡은 사법 카르텔 해체라는 국민 명령을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밝히며 강한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민주당이 이번 법안을 둘러싸고 ‘투 트랙’ 전략을 펴고 있지만, 당내 이견으로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희승 의원은 지난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3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 종합대응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특별재판부를 헌법 개정 없이 국회가 논의해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법관 출신인 박 의원은 “내란재판을 통해 내란 사범을 정확히 처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당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서도 위헌 논란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헌법 제110조에 따라 군사법원만 특별법원으로 허용되고, 그 외 특별법원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는 점에서다. 특정 사건 전담재판부는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고 공정성을 훼손할 소지가 있어, 피고인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할 경우 재판이 정지되고 재판 효력과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법률에 의한 재판’ 권리도 쟁점으로 꼽힌다. 헌법 제27조 1항은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게 재판받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특정 사건 담당 법관을 임의로 또는 사후에 지정하는 것은 이 조항에 위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른바 내란전담재판부 문제는 피고인의 이의에 따라 헌법재판소가 위헌 여부를 판단할 수밖에 없으므로 논란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인민재판부 설치 법안 발의와 대법원장 사퇴 협박, 패스트트랙 재판으로 야당 압살, 정치특검과 법원 합작에 의한 야당 의원 구속, 장기 독재를 위한 개헌 몰이가 놀랍게도 단 4일 만에 일어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 "美 무역 협상 동의했으면 탄핵당했을 것"
이재명 대통령은 대미 무역 협상과 관련해 “(미국의 요구 조건을) 받아들였다면 탄핵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이 한국의 3500억 달러 규모 투자 펀드에 대해 과도한 요구를 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18일 공개된 미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그래서 미국 협상팀에 합리적인 대안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 중 미군기지 소유권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농담을 한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미군은 이미 기지와 땅을 비용을 내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며 “미국이 이를 소유하게 된다면 재산세를 내야하고, 그걸 면제해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가장 큰 성과로 “국내 정치 상황이 안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관계를 강조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우리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들은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면서도 “중국과의 지리적 인접성과 역사적 관계, 경제적 유대, 민간 교류로 중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적절한 수준에서 관계를 정리해야 하고 서방 세계가 이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미국과 함께 할 것이지만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한중관계도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어 “그렇지 않으면 한국이 두 진영 간 대립의 최전선에 서게 될 위험이 있다”며 한국이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선 “우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기 위해 그들과 협상할 수 있다”며 “단기, 중기, 장기 목표를 구분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을 ‘재부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타임지에 한국이 “매우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고 진단하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리 경제를 다시 성장 궤도에 올려놓고 국민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와 윤미향 전 의원을 광복절 특사로 사면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인 것과 관련해서는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다”며 “여론이 갈릴 것임을 알았지만 필요한 조치였다”고 답했다.
“어마어마한 재정 부담 떠안는 부산 시내버스 준공영제, 단계적 감차 필요”
수천억 원의 은행 대출로 운영을 이어오고 있는 부산 시내버스 준공영제(부산일보 6월 16일 자 1면 등 보도)에 대해 시민단체가 감차와 업체 통폐합 등의 구조 개혁을 요구하고 나섰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8일 오후 2시께 부산시의회 중회의실에서 ‘부산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혁신’을 주제로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부산시와 부산시의회를 비롯한 버스업계, 시민사회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부산경실련은 구조 개선을 위해 준공영제 대수술이 필요하다며 감차를 통한 재정 건전성 확보를 제안했다. 5년간 단계적으로 버스 200대를 줄이는 방안이다. 이용률이 높은 노선은 유지하되, 업체별 비주력 노선과 중복 노선을 파악해 이를 우선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감차에 따른 인력 감축 문제는 퇴직 등 자연 감소분으로 우선 해결될 것”이라며 “꼭 필요한 비주력 노선의 버스를 줄여야 할 경우 마을버스 등 적정 수준의 대체 교통수단을 마련하는 안도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합병도 제안했다. 현재 33개 업체를 5년간 25개 내외로 줄여 운영비를 절감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공용차고지를 중심으로 여러 회사를 하나의 회사로 통폐합하고, 부산시는 인센티브를 제공해 이를 적극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시민 체감형 서비스 혁신 △시내버스 요금 현실화 등이 거론됐다. 세미나에선 민·관 협의체 구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부산연구원 이원규 선임연구위원은 “제도의 설계자이자 조정자인 부산시가 재정 지원 구조 개편 등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며 “나아가 시내버스 준공영제 혁신의 지속성을 위해 부산시, 버스업계, 노동조합, 시민사회, 전문가가 참여하는 상설 민관 협의체를 제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부산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버스운송 적자를 시 재정지원금으로 메워주는 제도로 2007년 처음 도입됐다. 버스의 공공성을 확보해 시민 이동권을 지킨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현재는 ‘고비용 저효용’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재정 적자 규모는 2022년 3566억 원, 2023년 3190억 원, 지난해 2820억 원에 달했다. 시는 재정 부족분을 은행 대출로 메우고 있는데, 지난 6월 기준 시가 조합을 대신해 갚아야 할 대출 잔액은 2201억 원에 달한다.
“이대론 못 산다” 김해공항 등 전국 공항 근로자 무기한 파업 예고
전국 공항 근무자들이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해 총파업 대회를 예고하면서 김해공항 근로자들도 다음 달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당장 19일 시범 파업 이후 파업이 본격화되면 공항에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추석 연휴와 맞물려 이용객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18일 전국공항노동조합 남부본부 김해공항지부에 따르면 이들 단체는 19일 오전 11시 김해국제공항 국내선 택시 승강장 앞에서 ‘안전한 일터·안전한 공항을 위한 총파업’ 대회를 개최한다. 김해공항 근로자 30여 명은 이날 하루 동안 파업을 실시한다. 같은 날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도 전국 단위 파업 대회가 열리는데, 전국 공항에서 근무하는 전국공항노동조합 소속 근로자 4000여 명이 참석한다. 노조는 인력 증원과 임금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기준 환경 미화, 전기·통신·기계 설비 등 김해공항 운영시설 관리를 책임지는 근로자는 500명이다. 노조 측은 해당 인력 규모로는 3조 2교대 근무도 힘들다고 주장한다. 일주일에 총 근무 시간이 40시간 이상인 경우가 대다수인 데다 야간 근무도 빈번해 근로자들이 뇌혈관 질환에 노출됐다고 강조한다. 또한 최저임금에 가까운 기본 임금으로 연장 수당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를 지적했다. 노조는 19일 파업을 기점으로 향후 무기한 파업을 계획 중이다. 시점은 다음 달 1일이 유력하다. 무기한 파업에는 노조 소속 근로자 80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다만 보안검색요원 등 공항 운영에 필수적인 인력은 현행법상 쟁의권이 없어 근무를 이어간다. 이 때문에 항공기 운영 자체에는 큰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청사를 관리하는 인력이 파업에 나서며 이용객 불편이 예상된다. 특히 다음 달 3일부터 시작하는 추석 연휴를 맞아 김해공항에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불편은 더 커질 수 있다. 노조 관계자는 “공항공사 측과 예정된 일정은 없다”며 “노동권이 개선될 때까지 파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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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가을밤이 특별해진다… 별바다부산 나이트 마켓·팝업 개최
부산시(시장 박형준)는 부산관광공사(사장 이정실)와 함께 9월 18일부터 10월 19일까지 부산을 대표하는 야간관광 브랜드인 「별바다부산 나이트 페스타」를 통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 기간 시는 ▲테마형 야간장터 콘텐츠 「별바다부산 나이트 마켓」 ▲인기 캐릭터와 협업한 반짝 매장(팝업) 콘텐츠 「별바다부산 나이트 팝업」을 개최한다. 지난 7월 부산은 외국인 관광객 200만 명을 최단기간에 달성하며 주목을 받았다. 시는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가을밤 부산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즐길 거리와 잊지 못할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먼저, 「2025 별바다부산 나이트 마켓」은 9월 18일부터 10월 19일까지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 오후 4시부터 9시까지 총 5주간 화명생태공원 연꽃단지에서 열린다. 행사는 '전통주 반짝 매장(팝업 스토어)'을 중심으로 ▲밤마실 주막 ▲밤마실 부뚜막 ▲밤마실 광장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밤마실 주막] 전통주 반짝 매장(팝업 스토어) ‘스피릿(SPRIT) 부산’을 통해 부산 대표 전통주와 전국 유명 전통주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석양과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선셋낭만평상’에서 가을밤의 분위기를 만끽하고, 전통주와 체험 프로그램을 묶은 ‘스피릿 패키지’를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쉽게 즐길 수 있다. 사전 예약자에게는 할인 혜택도 주어진다. [밤마실 부뚜막] ▲직접 전을 부쳐 먹는 요리 체험 ▲나만의 막걸리를 빚어보는 특별 체험 ▲화명생태공원의 자연 속에서 진행되는 요가·맨발 걷기(어싱) 체험 ▲송편빚기, 컵케이크 만들기 등 어린이 요리 교실이 운영된다. [밤마실 광장] 소상공인 벼룩시장(플리마켓)과 어린이 벼룩시장으로 꾸며지는 ‘장돌뱅이 마켓’, 그리고 무대 공연과 토크 프로그램이 결합한 다채로운 이벤트로 가을밤의 흥취를 더할 예정이다. 또한 「2025 별바다부산 나이트 팝업 시즌1」은 9월 18일부터 28일까지 11일간 용두산공원에서 진행된다. 시즌1의 주인공은 악몽과 두려움을 먹어주는 수호 공룡 캐릭터 '우주먼지'로, 엠지(MZ)세대에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캐릭터다. 현장에는 ▲대형 캐릭터 인형 포토존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우주먼지 심야상담소' ▲우주먼지로 꾸며진 침실 전시(쇼룸) 공간 ▲팬 상품 판매존 ▲벼룩시장(플리마켓) 등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된다. 또한 팬 상품 구매 이벤트, 타임런 이벤트 등을 통해 다양한 경품이 제공된다. 아울러, 9월 20일부터 21일 저녁에는 시 대표 캐릭터 ‘부기’가 깜짝 상담사로 등장한다. 프로그램별 사전예약 할인, 자세한 일정과 참여 방법 등은 부산관광포털 비짓부산 누리집 또는 시 야간관광 전용 채널(@starry_night_busan.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현재 시 관광마이스국장은 “이번 가을, 부산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차별화된 야간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면서 “앞으로도 부산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새로운 야간관광 콘텐츠를 발굴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19일부터 부산·김해·양산 대중교통 광역환승 무료
내일부터 부산과 경남 김해, 양산에서 버스, 도시철도, 경전철을 갈아타는 시민들은 추가 요금 없이 환승을 할 수 있다. 부산시는 19일부터 부산·김해·양산 대중교통 광역환승요금 무료화(부산일보 9월 2일 자 8면 보도)를 시행하고 향후 무료화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이 구간 광역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일반 기준 500원을 내야 했던 추가 요금 없이 두 번 환승해 3개 교통수단까지 무료로 갈아탈 수 있게 된다. 매일 이용한다면 월 2만 원 이상 교통비를 절약할 수 있다. 시는 내년 개통 예정인 도시철도 양산선(노포~양산중앙)과 부산 대중교통을 환승할 때에도 동일하게 무료 환승을 적용할 예정이다. 또 앞으로 시 주도로 경남 거제, 창원(진해용원), 울산까지 광역 무료 환승 범위를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는 부산 방문객을 위한 1·3·7일권 등 '단기 대중교통 정기권' 도입을 준비하면서 김해, 양산 등 인접 도시까지 연계한 '통합정기권' 도입도 협의할 방침이다. 이번 대중교통 광역환승요금 무료화는 부울경초광역경제동맹의 시민 체감형 정책의 하나로, 동일 생활권인 부산·김해·양산 시민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추진됐다. 부산과 김해, 양산을 오가는 대중교통은 경전철 외에도 38개 노선 290여 대 버스가 운행하고 있다. 박형준 시장은 "이번 광역환승요금 무료화는 부산을 중심으로 한 동남권의 협력과 상생을 상징하는 첫걸음"이라며 "향후 주변 지자체와 협력해 창원과 거제, 나아가 울산까지 광역환승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혁신적인 광역교통 모델 구현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카드사용액 늘면 온누리상품권 지급…‘상생페이백’ 첫날 부산 5만2000명 신청
올해 9월과 10월, 11월 카드사용액이 지난해 월평균 사용액보다 늘어나면 일정금액을 온누리상품권으로 돌려주는 ‘상생페이백’ 접수가 시작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상생페이백 접수 첫날인 15일에 약 79만명이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상생페이백은 만 19세 이상 국민을 대상으로, 작년 월 평균 카드소비액보다 올해 9월부터 11월까지 월별 카드소비액이 늘어난 경우, 증가한 금액의 20%까지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해주는 사업이다. 환급액은 월 최대 10만원(3개월 30만원 한도)까지다. 예를 들어 지난해 월평균 카드 사용액이 50만원이고, 올해 9~11월 매월 카드 사용액이 80만원이라면 30만원의 20%인 6만원을 환급해준다. 중기부는 신청이 몰릴 수 있어 분산해서 신청을 받고 있다. 15일은 출생연도 끝자리가 5·0인 사람, 16일은 6·1인 사람, 17일은 7·2인사람이 신청이 가능하다. 20일부터는 모두 신청이 가능하다. 5부제 접수 첫날인 어제 79만 1798명이 상생페이백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서 44만명(55.5%)이,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부산(5만 2000만명), 경남(4만 5000만명) 순으로 신청을 많이 했다. 신청자는 지난해 월평균 카드실적을 이틀 후부터 알림톡으로 안내할 예정이다. 올해 9월 1일부터 누적 카드실적은 18일부터 상생페이백 누리집 ‘페이백 및 소비복권 조회하기’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상생페이백 인정 사용처도 늘었다. 하나로마트는 안됐는데 마트·슈퍼·편의점 등 유사 업종이 없는 읍면단위 780개에 있는 하나로마트는 인정된다. 또 지역 생산 농산물을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로컬푸드직매장’ 251곳도 새롭게 인정 사용처에 추가했다. 아울러 상생페이백 런칭 기념으로 이달 30일까지 디지털 온누리 앱에서 상품권을 누적 5만원 이상 충전하면 추첨을 통해 1만원의 상품권을 총 1만명에게 지급한다. 이대건 중기부 소상공인정책관은 “상생페이백을 몰라 신청하지 못한 국민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사업 수행에 차질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1일 부산 '세븐브릿지 투어' 대비 교통·안전 대책 점검
부산 전역의 해상 교량을 달리는 대규모 자전거 축제를 앞두고 부산시가 교통과 안전 대책을 점검했다. 부산시는 오는 21일 부산 전역에서 '2025 세븐브릿지 투어: 라이딩 인 부산'이 열린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세계 최초로 도심의 4개 해상 교량을 연결하는 자전거 행사다. 사전에 신청한 국내외 라이더 3000명이 77km 코스와 33km로 나뉘어 부산의 해상 교량과 해안선, 부산항, 낙동강 등 부산의 대표 경관 속을 달린다. 77km 코스는 벡스코에서 집결해 광안대교, 신선대지하차도, 부산항대교, 남항대교, 천마터널, 장평지하터널, 을숙도대교를 지나 맥도생태공원에서 다시 벡스코까지 되돌아온다. 33km 코스는 천마터널 입구에서 반환점을 돈다. 행사에 앞서 시는 16일 박형준 시장 주재로 최종 보고회를 갖고 안전 대책을 점검했다. 보고회에는 시와 부산경찰청, 해양경찰청, 부산소방재난본부, 부산시설공단, 벡스코, 부산시체육회, 부산자전거연맹, 부산축제조직위와 코스에 속한 7개 구(해운대구·수영구·남구·영도구·서구·사하구·강서구) 부단체장 등이 참석했다. 보고회에서는 도로 파임 등 도로 보수 진행 상황과 교량 이음새 안전 덮개 설치, 전 구간 노면 청소, 지하터널 내 공기 관리, 시내버스 우회 노선 마련 등 사전 합동 현장 점검과 회의에서 제기된 안전사고 우려 사항에 대한 대책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또 출발지와 도착지인 광안대교 상판, 보급소인 천마터널 입구와 맥도생태공원, 부산항대교 회전 램프, 영도 생활도로를 안전사고 우려 주요 지점으로 지정해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행사 당일에는 경찰청과 대교별 교통 통제센터에서 코스 곳곳의 CCTV를 파악하고 전문 안전·경호 인력 1000여 명을 경찰, 소방과 함께 전 코스에 배치한다. 의료 인력 40여 명, 구급차 15대, 의료 부스 2곳, 재난 거점병원 연계 등으로 응급 상황에도 대비한다. 특히 이번 대회의 상징적인 코스인 부산항대교 회전램프에는 40여 명의 전문 경호·안전요원을 두고, 응급구조사가 탄 응급차를 회전 램프 진출입로에 배치한다. 행사 당일 오전 전 코스는 전면 또는 부분 통제되고, 자전거 대열이 통과한 뒤 안전 점검을 거쳐 단계적으로 해제한다. 구체적인 교통 통제 내용은 부산시나 행사 공식 누리집,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형준 시장은 "'세븐브릿지 투어'는 단순한 체육 행사를 넘어 바다와 도시가 어우러진 부산만의 매력을 세계에 알리는 축제로 성장할 것"이라며 "부산을 세계가 주목하는 해양·스포츠·관광이 어우러진 도시로 이끄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태종대 앞바다에서 60대 남성 숨진 채 발견
부산 영도구 태종대 앞바다에서 낚시 조끼를 입은 채 숨진 60대 남성이 발견됐다. 18일 부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25분께 영도구 태종대 유람선 선착장 인근 해상에 사람이 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해경은 오전 8시께 의식과 호흡이 없는 60대 남성 A 씨를 구조했다. 해경에 따르면, 당시 A 씨는 낚시 조끼를 착용한 상태였고 머리에는 찢어진 상처가 있었다. A 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소지품을 지니고 있지 않은 탓에 A 씨의 정확한 신원은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해경은 해당 남성이 낚시하던 중 실족해 사고가 났을 가능성 등을 열어 놓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횡령 사건 잇따른 부산시교육청, ‘입출금 제한 계좌’로 회계 틀어쥔다
속보=부산시교육청이 올해 두 차례 공금 횡령 사건(부산일보 5월 29일 자 10면 등 보도)으로 회계 관리 부실이 도마에 오르자, 앞으로 교육비특별회계는 원칙적으로 입출금 제한 계좌로만 운영하기로 했다. 수억 원대 횡령 사건으로 드러난 제도적 허점을 보완해 교육행정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취지다. 부산시교육청은 16일 ‘교육비특별회계 보통예금계좌 관리 기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교육비특별회계는 지방교육세와 교육세를 재원으로 한 별도 회계로, 교육 관련 사업에만 쓰인다. 핵심은 앞으로 교육비특별회계가 원칙적으로 공금 예금계좌로만 운영된다는 점이다. 공금 예금계좌는 지방자치단체의 세입·세출외현금을 관리하는 계좌로 임의 입출금이 불가능하다. 입금은 회계 부서에서 발급한 고지서나 가상계좌를 통해서만 가능하며, 출금은 회계 시스템과 연동해 처리된다. 다만, 사업 운영상 불가피한 경우 입출금이 자유로운 보통예금계좌 개설을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이와 함께 △보통예금계좌 신규 개설 시 재정과 승인 의무화 △기관·부서별 보유 계좌 에듀파인(교육재정 관리 시스템) 등록·관리 △신용카드 결제 계좌 목적 외 사용 금지 △장기 미사용 계좌 해지 등이 새 관리 기준에 담겼다. 보통예금계좌를 보다 철저히 관리하기 위해 이중 점검 체계도 도입된다. 기관이나 부서가 분기마다 자체 점검을 먼저 실시하고, 경리 부서와 감사 부서가 2차 점검에 나서는 방식이다. 형식적인 점검을 막기 위해 자체 점검 책임자를 기관장이나 부서장으로 지정해 책임성을 강화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5월 해운대·사하교육지원청 소속 공무원 2명이 각각 공금과 학교 예산을 횡령한 사건에서 비롯됐다. 두 사건의 피해 규모는 합계 약 10억 원에 달했다. 당시 두 공무원이 예산을 사실상 단독 처리하는 동안 결재권자의 관리·감독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에 시교육청은 올 6월 ‘회계사고 근절을 위한 종합개선대책’을 내놓고, 지난달에는 각 부서와 산하 기관이 보유한 보통예금계좌 209개를 전수 조사해 이번 관리 기준을 확정했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회계사고 근절 대책이 현장에서 뿌리내려야 부산 교육의 정상화를 도모할 수 있다”며 “재정 건전성을 확보해 신뢰받는 교육 행정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해수부 '2025년 이전' 못 박고 '유엔해양총회' 개최
이재명 정부의 123대 국정과제가 16일 최종 확정됐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2025년 완료’ 항목이 처음 명문화됐고, ‘2028년 UN(유엔)해양총회 개최 추진’도 계획에 담겼다. 이외 소멸위기 지역 재도약을 위한 지원 강화 대책과 2027년 2차 공공기관 이전 추진 등 균형성장 거점 육성 방침도 확정됐다. 정부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과 그 안에 포함된 123대 국정 과제를 확정했다. 앞서 지난달 13일 국정기획위원회가 제안한 안들을 중앙 부처 간 논의한 끝에 최종 확정 지은 것이다. 앞서 공개된 123대 국정과제 중 지역 아젠다를 담은 ‘모두가 잘사는 균형성장’ 국정 과제는 23개 모두 유지됐다. 이날 이들 과제에 대한 세부 추진 내용이 공개됐다. 이 대통령이 힘을 실은 ‘북극항로 시대를 주도하는 K-해양강국 건설’ 국정과제는 부산을 중심으로 한다. 여기에 ‘해수부 부산 이전을 2025년 내 완료한다’는 내용이 적혔다. 이어 ‘해운선사 이전협의회’를 출범해 HMM 본사 이전을 비롯한 기업을 부산에 유치한다는 내용도 명문화됐다. 특히 국적선사에 쇄빙선 건조를 지원하고 상업항로화를 추진해 북극항로 개척에 집중하고, 유엔해양총회를 2028년 개최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개최지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정부의 해양수도 상징성에 따라 유엔해양총회는 부산에서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북극항로 개척 기회 선점, 대한민국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신 해양수도권 조성’을 부산을 무대로 한 K-해양강국 실현 기대효과로 꼽았다. 이외 지역 교육 혁신을 위한 ‘서울대 10개 만들기’ 추진과 ‘RISE 재구조화’ 추진에 따른 지역 산업과 국립·사립대 동반성장 지원이 국정과제로 제시됐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은 오는 2027년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임기 내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신속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과제에 포함시켰다. 지방 재정 확충과 자치재정권 확대도 국정과제로 꼽혔다. 정부는 지방 세입확충 강화 등을 연계해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 대 3 수준으로 상향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로 인해 실질적인 재정분권 기반을 마련하고 지방재정의 지속가능성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종 확정된 123개 국정과제 중 1호에는 ‘대통령 책임 강화를 위한 개헌 추진’이 선정됐다. 정부는 특히 4년 연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 등을 포함한 권력구조 개편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점을 명시했다. 감사원 국회 소속 이관, 대통령 거부권 제한, 비상명령 및 계엄 선포 시 국회 통제권 강화 등도 개헌 논의 주제에 들어간다. 향후 로드맵으로는 국회에서 개헌안을 마련하면 여기에 정부가 의견을 제출하고 개헌 논의 진행 경과에 따라 2026년 지방선거 또는 2028년 총선에서 찬반투표를 함께 실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경찰·감사원 등 권력기관 개혁, 군의 정치적 개입 방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의 개혁과제도 포함됐다. 외교·안보 분야로는 ‘3축 방어체계’ 고도화,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과제를 비롯해께 남북 관계를 화해·협력으로 전환하고 남북 기본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한반도 리스크’를 ‘한반도 프리미엄’으로 전환한다는 과제가 설정됐다.
[BIFF 2025]부채질에 김밥으로 점심… 폭염도 막지 못한 BIFF 열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개막한 17일 가을 폭염 속에서도 관객과 영화 관계자, 외신의 열기는 영화의전당을 한층 더 뜨겁게 달궜다. 이날 오전부터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으로 몰려든 관객과 영화계 종사자, 취재진은 이른 시간부터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관객들은 굿즈를 구매하거나 드랍존 입장을 위해 긴 줄을 서며 기대감을 드러냈고, 곳곳에서는 야외 상영과 개막식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서울에서 온 대학생 정경린 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BIFF를 찾았다. 정 씨는 “지난해 BIFF에서 다양한 영화를 접할 수 있어서 무척 즐거웠다. 특히 야외 상영과 관객과의 대화(GV)가 인상 깊었다”며 “올해는 개막작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개막식이 열리는 오후 6시를 앞두고 드랍존(레드카펫으로 이동하기 직전 차에서 내리는 장소) 대기열에는 국내외 관객들이 오전 이른 시간부터 자리를 잡고 기다렸다. 대기열에 모인 관객들은 양산과 부채로 더위를 이겨내며, 김밥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오전 6시에 도착해 맨 앞자리를 차지한 70대 일본인 츠카다 세츠코 씨와 다카하시 아키에 씨는 "이병헌, 김남길, 하정우" 등을 호명하며 "눈앞에서 직접 볼 생각에 설렌다"고 말했다. 해외 영화 제작자들도 BIFF 현장에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일본의 영화 제작자 세키구치 미오 씨는 일본 소설을 기반으로 한 영화를 국제 공동 제작으로 추진하기 위해 BIFF를 찾았다. 또 이번 영화제를 인맥을 넓히고 향후 협업 기회를 모색하는 자리로 삼고 있다. 세키구치 씨는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다음 작품을 위해서도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고 싶다”며 “이번 영화제에서 한국 파트너를 만나 공동으로 한일 합작 영화를 만드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외신 기자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이탈리아 영화 잡지 <택시 드라이버스>의 리타 안드레티 기자는 올해 세 번째로 BIFF의 문을 두드렸다. 그는 BIFF에서 마르코 벨로키오 감독을 비롯한 이탈리아 작품을 취재하며, 한국 관객들의 반응을 면밀히 살필 예정이다. 안드레티 기자는 BIFF가 서구와 아시아를 잇는 교량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영화는 이탈리아에서 K드라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면서도 “이탈리아 우디네에서 열리는 ‘우디네 극동영화제’를 통해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부산의 낮 최고 기온은 30도를 넘기는 등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이 때문에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 주위에 설치된 14개의 LED 패널 중 일부 패널 조각이 먹통이 돼 수리 교체되기도 했다. 해당 패널은 BIFF 상영작을 홍보하고 협찬사 광고를 내보내기 위한 것이다. BIFF 측은 무더운 날씨 탓에 온도가 올라가 패널 작동에도 문제가 생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읽고 싶은 책은 ‘하늘 별 따기’ 사서 부족 해결은 ‘깜깜무소식’ [부산 공공도서관 리포트]
2022년 9월 문을 연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열린도서관. 부산도시철도 1호선 시청역과 맞닿아 있어 인근 주민은 물론 멀리서 찾아오기도 쉬운 최적의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부산시청 건물 내에 있어 직원과 민원인 등의 잠재적 수요도 많다. 지난해 28만여 명이 이 도서관을 찾았다. 하지만 도서관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이곳에서 원하는 책을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17일 기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가공범’, 성해나의 소설 ‘혼모노’ 등 지난달 국내 한 대형 서점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 10권 중 9권은 빌릴 수 없었다. 이들 도서는 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자료가 대부분 1권뿐이었는데, 모두 대출 중이었다. 예약 기능마저 지원하지 않아 책을 빌리려면 반납 여부를 수시로 확인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 도서관의 장서 수는 3만 4708권. 연제구 인구 1인당 장서 수는 0.49권으로 부산 지역 공공도서관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다. 그나마 소장 자료의 40%가량은 아동·유아·영어 도서로 성인이 읽을만한 자료는 더욱 적다. 시청에 왔다가 우연히 도서관에 들렀다는 최 모(43·부산 동래구) 씨는 “공간은 잘 꾸며져 있었지만 정작 읽을만한 책이 없어 다시 올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1인당 장서 수 최대 25배 차이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 공공도서관의 부산 시민 1인당 장서 수(2.13권)는 전국 평균(2.43권)보다 0.3권 적은 전국 13위에 그쳤다. 부산 시민이 도서관에 10번 방문했을 때 이용할 수 있는 자료 수가 전국 평균보다 3권 적은 셈이다. 부산의 전체 55곳 공공도서관 가운데 전국 평균보다 1인당 장서 수가 적은 도서관은 37곳(약 70%)에 달한다. 도서관 별로 보면 △시민도서관(9.87권) △정관도서관(8.93권) △중앙도서관(7.94권)은 1인당 장서 수가 많았고, △하단도서관(0.39권) △우암도서관(0.4권), 부산진구기적의도서관(0.47권)은 적었다. 1인당 장서 수가 가장 적은 도서관과 가장 많은 도서관의 차이는 약 25배로 어느 도서관 근처에 사느냐에 따라 이용객이 접할 수 있는 도서 수는 극명한 대비를 보인다. 적정 수준의 자료 확보는 도서관 이용 활성화의 핵심이다. 읽고 싶은 책이 도서관에 갖춰지지 않았거나 대출 예약이 밀려 있는 상황이 반복되면 방문객의 만족도와 이용 빈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최근 문을 연 도서관들은 단독 건물보다 부산시청열린도서관처럼 기존 시설에 조성되거나, 체육관 등과 함께 복합 시설로 설계되다 보니 자료 공간 확보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많다. 지난해 문을 연 사하구 하단도서관도 하단복합센터에 꿈도담터, 가족센터 등과 함께 들어섰다. 건물의 전체 연면적은 약 3570㎡에 달하지만 건물 2~5층에 들어선 도서관에 배정된 면적은 절반 수준인 약 1898㎡에 불과해 자료 비치와 보관을 위한 공간이 넉넉하지 않다. 하단도서관 관계자는 “최근 도서관들이 이용자들이 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넓게 구성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자료 확보의 중요성은 낮아진 것이 사실이다”라며 “도서관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된 건물 일부만을 사용해 장서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 자체가 좁은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사서 1명뿐인 도서관도 책과 함께 사서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부산 공공도서관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된 요인이다. 지난해 부산 공공도서관 사서 1인당 서비스 대상 인구수(9150명)는 전국 평균(8435명)보다 약 10% 많다. 사서 수가 부족해 시민들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이 어렵다는 의미다. 기장군 고촌어울림도서관은 정규직 사서 인력이 관장을 포함해 1명뿐이다. 직원 1명이 관장 겸 사서로서 자료실 관리, 도서 구입, 민원 응대, 행사 진행 등 업무를 수행한다. 지난해 이용자 수가 약 7만 3000명에 달하는 기장군 내리새라도서관도 정규직 사서는 1명이다. 어린이자료실의 경우 초등학생과 미취학 아동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관리자가 상주하며 안전사고에 대비해야 하지만 인력이 적어 불가능하다. 인력 부족 탓에 운영 시간이 줄어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기도 한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공공도서관으로 운영되던 기장군 대라다목적도서관은 올해 4월부터 사서 부족 등의 이유로 작은도서관으로 관종이 변경됐다. 관종이 바뀌면서 인력이 줄고 운영 시간도 단축됐다. 기장군청 관계자는 “도서관은 급증하지만 이를 운영할 사서가 부족했다”며 “이용률이 비교적 낮은 대라다목적도서관의 운영을 축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서관을 설립·운영하는 지자체들은 사서직 공무원 충원에 난색을 표한다. 사서직 등 전문 직렬보다 다양한 행정업무에 투입할 수 있어 인력 활용의 유연성이 높은 일반행정직을 많이 채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자체들은 도서관에 최소한의 정규직 사서만 배치하고, 부족한 인력은 기간제 등으로 충원하고 있다. 한 공공도서관 관계자는 “사서가 부족한 도서관은 업무가 몰려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업무도 공급자 중심으로 처리하게 되는 등 피해가 시민들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영상] ‘2초 만에’ 흉기 든 손목 낚아채 제압한 부산 경찰
부산 사상구의 한 파출소에서 자신의 전화를 안 받았다며 흉기를 꺼내든 8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요즘MZ] 24. 휴가
부산일보 뉴콘텐츠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MZ" 일상툰입니다! MZ세대들의 문화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휴가를 입사하고 처음으로 길게 다녀왔어요! 쉬면서 국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푹 쉬었으니 그 원동력으로 다시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비타민 D는 항노화 호르몬 [젊어지는 이야기]
[젊어지는 이야기] 고속노화, 저속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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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조 녹색채권 어디에’ 56회 한국기자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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