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무장 부울경 방산, 세계 시장 정조준
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으로 중동발 글로벌 위기가 고조되면서 국내 방위산업(K방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전국 방산업체 85곳 중 절반 가까운 34곳이 부울경에 몰려 있어 방산 메카로서 조명받고 있는데, K방산의 원조 격인 부산 방산(B방산) 기업들이 최근 불황을 뚫는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23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글로벌 소구경 화기 제조업체인 SNT모티브는 최근 해외 유수 업체와 납품 계약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개최된 방산전시회에서는 50건에 달하는 상담 실적을 거뒀다. ‘모듈화’ 개념을 적용해 독자 기술로 개발된 K13 특수작전용 기관단총은 세계시장에서 국산 소총의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SNT모티브는 우리나라 방위산업 효시인 국방부 조병창의 후신으로, K방산의 원조로 꼽힌다. 1981년 민영화된 이후 K방산 무기 시초인 K1A, K2 소총 등 우리나라 대표 총기를 생산했다. 2006년 SNT그룹이 이를 인수하면서 명성을 잇고 있다. 축적된 정밀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경영 혁신을 거듭하면서 지난해 매출액 1조 1140억 원, 영업이익 1170억 원을 달성한 바 있다.1974년 국내 함정 부문 방위산업체 1호로 지정된 HJ중공업은 해군이 국내 발주한 공기부양 고속상륙정(LSF) 전량을 수주하는 성과를 올린 바 있다. 국내 최다 함정 건조 실적을 보유 중인 HJ중공업은 지난해 말 해외 정부기관 관계자들의 영도조선소 방문 이후 해외시장 재수출도 꾀하고 있다. 탄약 명가로 꼽히는 풍산은 지난달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2024 드론쇼 코리아에서 전투드론 ‘동축반전로터형 드론’을 공개하면서 영역을 확대했다. 카타르 투자회사와 2282억 원 규모 소구경 탄약 공급 계약 체결에 이어 방위사업청과 1313억 원 규모의 대구경 탄약류 공급 계약 체결을 공시하는 등 큰 성과를 내고 있다.방산업체 최대 집적지로 꼽히는 경남 창원에서도 희소식이 줄을 잇는다. 국내 유일의 궤도차량용 자동변속기 및 중구경 총포류 생산전문업체 SNT다이내믹스는 24일 개막하는 2024 이순신방위산업전에 상륙공격 헬기용 20mm 터렛형 기관총시스템, MPV 탑재형 120mm 박격포 체계 등을 선보인다. 세계 48위 방산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5일 경남 창원1사업장에서 항공엔진 1만 대 출하식을 열었다. 세계 98위 방산기업 현대로템은 폴란드와 추가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방산업체가 집적된 부울경에서 이들 기업들이 탁월한 성과를 내는 것은 오랜 역사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가성비는 물론 유지·보수 서비스 및 맞춤형 전략 등에서 호평을 받은 덕분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세계 각국이 군비 지출을 대폭 늘리면서 수출이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최근 들어 세계 최대 무기 수입 지역인 중동 국가들이 수입 다변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추가 수출 가능성도 호재로 작용한다.
“증원 더불어 필수과 파격 지원 병행해야”
“갈수록 봉직의(페이 닥터)를 구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작은 병원일수록, 지방으로 갈수록 심합니다. 의사 입장에서는 보상은 적은데 업무 강도는 높고 책임은 많은 필수의료과를 할 유인이 점점 없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정원을 늘리되 저보상 구조인 필수의료과에 대한 보상을 늘리는 깨알 같은 정책을 더해야 합니다.”23일 〈부산일보〉 긴급 인터뷰에 응한 부산시병원회 김철(부산고려병원 이사장) 회장은 이렇게 강조했다. 대한병원협회와 부산시병원회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 전부터 꾸준히 증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증원 숫자에 대해서는 협의가 더 필요하다고 보지만, 의료 수요는 많은데 의사는 적다 보니 갈수록 봉직의 인력난이 심화하는 상황을 최일선에서 느끼는 것이 병원이기 때문이다.그는 “대학병원과 달리 중소병원은 프로선수를 스카웃하는 것처럼 잘하는 의사를 채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니 갈수록 의사를 구하기 힘들고, 동반해서 연봉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렇게 채용된 의사들이 돈은 많이 벌지만 근로 시간이 길고 업무 강도도 심하다. 장기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의사가 더 있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설명했다.김 회장은 현재 의사 집단에서 내세우고 있는 “증원 원점 재검토” 주장에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우선 국민이 납득하지 않을 것이고 현실에도 맞지 않다”면서 “다만 증원 원점 재검토가 아닌 이상 전공의가 쉽게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치적인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그가 생각하는 현재 의정 갈등이 교착 상황인 이유는 전체 의사 집단을 대표할 만한 단체가 없고, 대표할 단체가 없으니 정부와 협상할 주체가 없다는 점이다. 정부가 올해 전공의가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상황을 가정하고, 장기적인 해법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김 회장은 “전공의가 전문의를 취득하기까지 수련 기간이 4년인데 올해 이탈한 전공의들이 사실상 수련을 마치기 어려운 상황이 왔다”며 “예를 들면 정부가 한시적으로 이들 전공의가 3년만 수련해도 전문의 자격시험을 치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등 정치적으로 해결할 해법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의대 정원 증원과 더불어 필수의료과에 대한 저보상 구조 개선도 필수적이다.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라고 불리는 비인기 필수의료과에 대한 저보상 구조를 개선하고, 일부 과다 보상이 이뤄지고 있는 의료 행위를 솎아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사명감만 가지고 필수의료과에 지원하던 시대는 지났다. 정부가 의지가 있다면 얼마든지 정책적으로 필수의료과 보상 구조를 개선해 지원할 수 있다”며 “보상 구조에 따라 과거 비인기과가 지금은 인기과가 되기도 하고 반대가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김 회장은 정교한 정책의 필요성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인기과로 꼽히는 정형외과 전문의조차도 의료사고 책임은 크고 스트레스는 높은 수술보다는 비수술 치료인 도수·통증 치료를 위주로 하고 싶어 하는 것이 현실이다. 비슷한 이유로 수술을 위해 꼭 필요한 마취과 전문의가 수술방 근무 대신 더 높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주사 치료 등에 몰리고 있다.의정 갈등 이후 의료 현장은 이전에 없던 새로운 현상을 맞이하고 있다. 전공의 이탈로 수련병원인 상급종합병원(3차 병원)은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지만, 내과 중심인 종합병원(2차 병원)은 오히려 몰려드는 환자로 표정 관리 중이다. 김 회장은 “응급·중증 환자는 3차 병원에서, 비응급 환자는 2차 병원에서 치료받는 모델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확립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정 갈등으로 의료전달체계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역설이 발생하는 상황이다.김 회장은 또 “이대로라면 갈수록 지역 의료는 어려워질 텐데 지역의사제 도입을 통해 지역 의료를 살리고 공공의료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한편, 부산대 의대를 졸업한 정형외과 전문의인 김 회장은 정형외과 전문병원인 부산고려병원을 경영하고 있는 경영자다. 2020년 부산시병원회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연임에 성공해 오는 5월까지 시병원회를 이끈다.
월 5만 6000원 이상 쓰면 동백패스, 이하면 K패스
전국 어디서든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 이용 시 일정 금액을 환급받을 수 있는 K패스 도입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부산시 자체적으로 운영 중인 ‘동백패스’와의 연계 작업은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시와 국토교통부는 연계를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나, 사업 구조가 다른 까닭에 연계까지는 수개월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당장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K패스와 기존 동백패스를 두고 어떤 것을 이용하는 게 더 유리한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진다.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면 동백패스, 적게 이용하면 K패스가 유리하다. ■K패스와 동백패스 차이는 K패스는 기본적으로 이용 횟수를 기준으로 한다. 월 15회 이상 정기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지출 금액의 일정비율을 다음 달에 현금으로 돌려받는 구조다. 대중교통의 종류는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광역버스, 지하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가 대상이다. 전국 어디에서 사용하든 제한을 두지 않는다. 환급 금액은 지출 금액에 따라 일반인은 20%, 청년층은 30%, 저소득층은 53%다. 월 한도는 60회로 제한된다. 예를 들어 부산의 경우 기본 요금 1550원인 시내버스를 15회 이용할 경우, 2만 3250원의 20%인 4650원을 돌려받는다. 청년의 경우 금액의 30%인 6975원을 돌려받으며, 저소득층은 1만 2322원을 돌려받는다. K패스의 협업 카드사는 국민, 농협 등 10개사다. 혜택을 받으려면 K패스 가입 절차를 거쳐야 한다. 지난해 8월 출시된 동백패스는 대중교통 4만 5000원 이상 이용 시 초과금을 동백전으로 돌려받는 방식이다. 월 9만 원 이용 한도가 정해져 있어, 환급 금액은 최대 4만 5000원이다. 부산지역화폐와 연계돼 있다 보니, 부산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도시철도, 경전철 등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경남 김해나 양산 등 부산과 인접한 지역에서 통근·통학 시 사용할 경우, 결제는 가능하나 혜택 금액으로 인정되지는 않는다. 카드사는 부산은행, 하나카드, 농협은행에서만 발급 가능하며, 삼성페이 등 모바일 결제 시에는 실적이 인정되지 않아 실물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또 계좌 환급이 아닌 동백전 지원금으로 환급이 되는 만큼, 사용처가 제한된다는 한계도 있다. ■동백패스 이용자 이탈 우려 동백패스를 통해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4만 5000원이라는 이용 금액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일상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혜택을 보기 어렵다. 버스 기본 요금 1550원을 기준으로 보면, 4만 5000원 기준을 넘기 위해서는 대중교통을 30회 이상 이용해야 한다. 동백패스를 발급받은 직장인 한 모(36) 씨는 “지난해에 동백패스 카드를 발급 받아 사용해 봤지만 휴무나 출장, 불가피하게 자차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 등이 생기다보니 기준 금액을 넘기가 생각보다 어려웠다. K패스가 시행되면 K패스를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백패스 가입자는 지난 21일 기준 42만 2000명이다. 환급 인원은 지난해 9월까지 10만 명 미만에 그쳤으나, 부산 대중교통 요금이 오른 지난해 10월부터는 10만 명을 넘겼다. 지난달에는 개학·개강 등 여파로 환급 인원이 20만 명을 넘겼다. 현재 가입자 수와 환급 인원이 늘어나는 추세이나, K패스가 시행되면 이용자 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일반인의 경우, 월 5만 6000원 이하로 대중 교통을 이용할 경우 K패스가 유리한 상황이다. 이 경우 동백패스로는 1만 1000원을 돌려받지만, K패스로는 1만 1200원을 할인받는다. 만약 대중교통 요금이 5만 7000원을 넘어가면 동백패스를 통해 받는 금액이 더 커진다. 청년층의 경우 6만 5000원 이상 사용 시 동백패스가 유리한 조건이다. 시와 국토부는 동백패스와 K패스를 연계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나, 실제 연계가 이뤄지기까지는 수개월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동백패스와 K패스의 지원 구조가 다른 만큼, 시스템을 연계하는 작업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반면, K패스와 유사한 사업 구조를 가진 The경기패스와 인천I패스는 다음 달 부터 연계가 가능하다. 동백패스와 K패스 간 연계가 늦어지는 만큼, 동백패스 이용자들의 이탈율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엄연히 따지면 별개의 사업인데 이를 연계하기 위해 국토부와 계속 머리를 맞대고 있다. K패스 도입 이후에 안정성을 본 뒤에 연계 가능한 방안을 찾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가락 잘려도 혼자 감당”… 위태로운 나 홀로 고령 조업
40년 넘게 부산에서 홀로 조업하는 김용운(73) 씨는 최근 안타까운 사고를 당했다. 새벽 조업 중 미끼를 꿰는 기기에 손이 끼여 손가락 3개가 잘렸다. 김 씨는 혼자 손목에 고무줄을 감아 지혈을 시도했고 소방 당국과 해경에 도움을 요청했다. 김 씨는 “극심한 고통을 느끼며 모든 일을 혼자 감당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시간이 지체된 탓에 봉합 수술도 결국 실패했다. 지난해 경남 통영에서는 70대 어민 A 씨가 실종됐다. A 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A 씨 가족이 해경에 신고했고 해경은 A 씨를 찾지 못한 채 빈 배만 발견했다. 포항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인기척이 없는 배 한 척이 원을 그리며 표류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관할 해경이 조사한 결과, 조업을 나선 70대 어민 B 씨가 배만 남겨둔 채 실종된 것이었다. 지역은 각자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나 홀로 조업인’이었다. 영세 어민들이 언제 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나 홀로 조업을 이어가고 있다. 선원 고용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고령 어민이 퇴직하도록 유도하는 제도를 마련하는 등 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23일 부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부산해경 등록 어선은 총 1904척이다. 그 중 나 홀로 조업으로 등록된 어선은 948척으로 절반 남짓이다. 대부분 5t 이하의 소형 선박을 운용하는 영세 어민이다. 이들 영세 어민들은 선원을 고용할 경제적 여유가 없는 탓에 나 홀로 조업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고를 당한 김 씨는 “뱃일이 워낙 힘들다 보니 선원을 고용하려면 적어도 일당 15만 원은 줘야 한다”며 “유류비 등 고정 지출에 선원 고용까지 하면 수익성이 안 나온다”고 말했다. 어촌 고령화 속 나 홀로 조업 강행은 사고 발생 시 큰 문제로 이어진다. 나 홀로 조업에 나선 고령 어민은 운동신경이나 기력이 떨어져 사고 대처도 쉽지 않다. 실제 통계에서도 나 홀로 조업 사고가 증가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2020년 16건이었던 사고는 2021년 21건으로 증가했다. 2022년 17건으로 소폭 감소하다 지난해 26건으로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선원 고용비 보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부산시수협 관계자는 “선원 고용비 일부를 보조해 주는 정책이 나온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 고령 어민 퇴직을 유도하도록 현행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경영 이양 직불제’를 두고 어민들은 제도 취지가 현실과 맞지 않다며 쓴소리했다. 경영 이양 직불제는 고령 어민이 어촌계원 자격증을 젊은 어민에게 양도하고 은퇴하는 대신 정부가 일정 금액을 지원해 주는 제도다. 그러나 제도 혜택이 필요한 고령 어민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날 기준 만 65세 이상, 만 80세 미만 어민만 경영이양 직불제를 신청할 수 있다. 해양수산부는 연령을 높이면 고령 어민들이 은퇴를 미룰 수 있다는 의견 때문에 연령 상한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영도동삼어촌계 강양석 계장은 “사고 위험이 높은 80세 이상을 제외한 것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빈집의 섬’ 오명 벗기 나선 영도구, 매입기금 만든다
빈집 급증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부산 영도구가 빈집 문제 해결 목적으로 기금 조성에 나섰다. 구청이 이 기금을 활용해 직접 빈집을 매입해 정비까지 마친 뒤 주민 편의시설이나 공공시설 등으로 사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영도구청은 빈집매입기금 조성을 추진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구청이 빈집을 구매해 영도구 자체 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기존 빈집 정비 방식의 한계가 이번 기금 조성 추진의 배경이 됐다. 영도구청에 따르면 현행 빈집 철거는 구청이 철거 비용을 지불하는 대신 소유주로부터 해당 부지를 3년 동안 무상으로 빌려 활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3년이 흐르면 소유주에게 해당 부지를 되돌려줘야 해 장기적인 해당 부지 활용 계획을 잡기가 어려웠다. 실제로 빈집을 철거한 부지 대부분은 기껏 철거가 이뤄져도 콘크리트가 포장된 나대지 상태로 방치되는 등 부지 활용까지 나아가지 못했다. 가파른 빈집 증가세도 기금 조성의 필요성을 더했다. 영도구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영도구 빈집은 무허가를 포함해 1339동이다. 지난해 1147동이었는데 불과 1년 만에 100동 넘게 증가했다. 반면 예산 부족으로 빈집 정비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영도구청은 기금으로 빈집 일대를 매입하면 신속한 정비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해당 부지에 주민 편의시설, 공공시설 등을 조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용도로 빈집 부지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재원 마련을 위한 기금 조성이 필수다. 앞서 부산 서구도 2020년 빈집매입기금 30억 원을 조성한 바 있다. 기금으로 버스정류장, 주민 쉼터 등 주민 편의시설을 조성하면서 일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도구청은 올해 안에 빈집매입기금을 운용할 근거가 되는 구 조례를 제정한다는 입장이다. 영도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일단 조례를 제정하기 위해 구청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기금 규모나 기금을 모으는 방식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도구의회도 빈집매입기금 조성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 소속 최찬훈 영도구의원은 “빈집 문제는 모두 공감하는 문제”라며 “빈집 정비 재원 마련은 긍정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마산점 상반기 폐점… 매장 효율화 본격화되나
매출 부진을 겪던 롯데백화점 마산점이 오는 상반기를 끝으로 영업을 종료한다.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비효율 점포에 대한 재조정(리포지셔닝) 언급이 나온 뒤 처음으로 이뤄진만큼 실적 부진 매장에 대한 효율화 작업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최근 내부적으로 마산점 영업 종료를 결정했다. 마산점은 오는 6월 30일까지 영업한 뒤 문을 닫을 예정이다. 마산점은 2015년 롯데가 대우백화점을 인수해 새롭게 브랜딩한 매장이다. 인수 당시 부동산을 KB자산운용에 매각해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임차해 운영해 왔다. 그러나 최근 KB자산운용이 개발 등 이유로 건물을 비워달라고 요구해 오면서 영업 종료를 검토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산점은 매출 부진 등으로 폐점설이 끊이지 않던 매장이기도 하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740억 원 수준에 불과하며, 롯데백화점이 운영하는 32개 매장 중에서도 매출 실적이 가장 저조한 곳이다. 국내 5개 브랜드 백화점 매장 70개 중에서도 매출이 가장 적은 축에 속한다. 지난해에는 매장 1층에 공실이 발생해 중고명품 판매장이 들어서기도 했다. 이곳이 문을 닫으면, 경남지역의 롯데백화점은 창원점만 남게 된다. 롯데쇼핑은 마산점이 폐업하더라도 창원점에 투자를 진행, 리뉴얼 등을 통해 쇼핑 편의를 높이고 환경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롯데쇼핑이 부진 매장 효율화에 대해 대외적으로 언급한 만큼, 이번 마산점을 계기로 효율화 작업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주총을 앞두고 주주들에게 보낸 영업보고서에서 백화점 매장 효율화 작업을 거론했다. 당시 롯데쇼핑은 “비효율 점포의 경우 수익성·성장성·미래가치 등을 분석해 전대, 계약 해지, 부동산 재개발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해 최적의 리포지셔닝 방식을 검토해 추진할 계획”이라 밝혔다. 롯데쇼핑이 김상현 부회장 취임 이후 백화점 매장 효율화를 대외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인데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연초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진 사업에 대한 매각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또 롯데가 운영 중인 매장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2개로, 신세계(13개), 현대(16개)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그러나 점포당 매출은 절반 이하 수준으로 낮아 다점포 전략의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국내 70개 백화점 매장 가운데 매출 하위 5위권에 롯데 매장만 4곳이 포함돼 있다. 이처럼 롯데백화점 부진 매장에 대한 효율화가 언급되면서, 상대적으로 매출이 부진한 센텀시티점과 동래점의 운명에도 시선이 쏠린다. 하지만 롯데백화점 측은 영업 종료가 결정된 마산점 외에는 현재 폐점을 검토 중인 곳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부산 센텀시티점과 동래점 등은 영업을 현재 폐점 등을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초광역경제권 기반 부울경 메가시티 반드시 추진” [PK 당선인 릴레이 인터뷰]
“부울경 메가시티를 반드시 추진하겠습니다.” 22대 총선에서 3선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경남 김해을)은 ‘초광역경제권’ 기반의 메가시티가 부울경 발전의 청사진이라고 강조했다. “메가시티 서울은 명분도, 내용도 없는 정책이었지만 부울경 메가시티는 균형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부산일보〉와 만난 김 의원은 부울경 특별연합의 무산이 “아직도 뼈아프다”고 말했다. 부울경 특별연합은 2022년 4월 정부 승인을 받아 2023년 1월 공식 출범 예정이었지만 2022년 6월 지방선거 이후 여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주도로 폐지됐다. 김 의원은 “지방 소멸 위기에 빠진 부울경이 함께 생존하자는 생존 연대가 특별연합이었다”면서 “5년을 공들였지만 국민의힘 출신 부울경 시도지사와 윤석열 정부에 의해 무산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경남 발전의 청사진은 부울경 메가시티를 재추진하는 것”이라며 “메가시티의 경제적 토대로서 항만, 공항, 도로와 철도를 기반으로 하는 동북아 물류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해는 부울경 특별연합 청사 유치 대상 지역으로 거론된 바 있고 김 의원은 이번 총선 과정에서 부울경 메가시티 청사를 김해에 유치하겠다고 공약했다. 김 의원은 22대 국회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할 과제도 ‘지역균형발전’이라고 밝혔다. “재선의원을 하는 동안 가덕신공항 건설에 앞장섰던 것도, 이번 선거에서 동북아 물류 플랫폼 구축과 부울경 메가시티 재추진을 공약한 것도 지방이 살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서였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22대 국회 ‘1호 법안’도 메가시티나 물류 플랫폼 관련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동북아 물류 플랫폼 조성은 여러 부처에 걸친 사업이기 때문에 이를 추진하기 위해선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구인 김해에서 추진할 시급한 지역 현안으로 ‘김해 트램’의 임기 내 착공을 강조했다. 김해 트램은 내외~주촌선과 장유순환선에 설치될 계획이며 김해에서 창원, 부산을 이동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원은 “부울경 광역교통망은 모두 김해를 통과한다”면서 “경전선과 경부선을 연결하고 복합환승센터를 건설하는 등 교통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3선 고지에 올라 22대 국회에서 상임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그는 21대 국회 후반기에도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으로 거론됐으나 이재정 의원에게 양보한 바 있다. 그는 “22대 국회에선 산자위나 국토교통위원회 등에서 활동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산자위 현안인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고준위 특별법) 처리와 관련, 21대 국회 임기 내 처리 가능성에 대해 “신재생에너지 관련법과의 연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준위 특별법을 처리하기 위해선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확대하는 법안이 함께 처리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고준위 특별법만 처리할 경우 신재생에너지 생산에 대한 인센티브를 줄이는 방식으로 정책이 흘러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준위 특별법은 현재 가동 중인 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의 포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중간저장시설과 영구처분시설을 건설하는 법적 근거를 담고 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낙동강 벨트의 민주당 방어선을 지켜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에서 민주당 측 낙동강 벨트가 무너졌지만 김 의원과 민홍철 의원(김해갑)이 승리하면서 경남 전체 민주당 의원 수는 유지됐다. 김 의원이 진단한 부산에서의 낙동강 벨트 패배 원인은 ‘샤이 보수의 결집’이었다. “선거 막판 보수층 위기감이 높아졌고 민주당 후보들이 상대적으로 ‘정권심판론’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원조 친노(친노무현), 친문(친문재인)’으로 분류되는 김 의원은 총선 과정에서 불거졌던 민주당의 공천 갈등에 대해선 “총선 결과를 통해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부분적인 잡음과 갈등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갈등은 수습됐다”는 평가다. 그는 총선 이후 친문계 위축에 대해서도 “일부 지역에서 의원들이 재선에 실패했지만 특정 계파의 위축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부산대·부산교대 최종 합의… ‘통합 부산대’ 닻 올랐다
부산대와 부산교대가 대학 통합에 최종 합의했다. ‘통합 부산대’는 오는 2027년 3월 출범한다. 이번 통합으로 부산대는 전국 10개 주요 국립대 중 가장 많은 재적생을 갖추고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 부산교대는 유아교육부터 평생교육까지 전 생애 교육을 아우르는 교육 특화 캠퍼스로 재탄생한다. 부산대와 부산교대는 23일 부산대 장전캠퍼스에서 대학 통합에 대한 최종 합의서에 서명했다. 두 대학은 이번 주 교육부에 통합신청서를 제출한다. 부산대와 부산교대가 통합 최종 합의서에 서명한 것은 지난해 11월 13일 교육부의 ‘글로컬대학 30’ 1기 사업 본대학 선정 이후 5개월여 만이다. 부산대와 부산교대는 통합 모델로 글로컬대학 사업 본대학에 뽑힌 대학 4곳(부산대+부산교대, 강원대+강릉원주대, 충북대+한국교통대, 안동대+경북도립대) 중 가장 빨리 통합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번 통합으로 부산대는 서울대와 9개 거점 국립대 등 10개 국립대 중 가장 많은 학생·전임교원을 갖춘 대학으로 거듭난다. 부산대는 학부·일반대학원 재적생 3만 3349명(2023년 4월 1일 기준)으로 경북대(3만 2800명)·서울대(3만 1952명)를 넘어 재적생이 가장 많은 국립대가 된다. 부산대와 부산교대는 2027년 3월 1일 통합 부산대를 출범하며, 교명은 ‘부산대’로 확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부산교대는 내년에 치러지는 2026학년도 대학입시까지만 신입생을 선발하며, 2027학년도부터는 부산대와 통합해 학부·대학원 신입생을 뽑기로 했다. 또 현재 연제구 거제동 소재 부산교대 캠퍼스는 ‘부산대 연제캠퍼스’로, 금정구 장전동에 위치한 부산대 부산캠퍼스는 ‘부산대 금정캠퍼스’로 부르기로 결정했다. 부산교대는 통합 부산대의 16번째 단과대학인 ‘부산대 교육대학’으로 재편된다. 두 대학은 부산교대를 ‘교육 특화 캠퍼스’로 조성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부산대 연제캠퍼스는 유아 교육부터 초등·중등·특수·평생교육까지 전 생애주기 교육을 아우르는 종합교원 양성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교육 특화 캠퍼스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부산대 장전캠퍼스 교육대학원과 교육연수원, 평생교육원, 산학협력단은 연제캠퍼스로 이전한다. 두 대학은 도시철도 1호선 교대역과 가까운 연제캠퍼스의 장점을 살려 일반 시민들이 손쉽게 캠퍼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오픈 캠퍼스’로 조성하기로 했다. 부산대 차정인 총장은 “양 대학 통합은 지역·산업과의 연계를 통한 담대한 혁신으로, 통합 부산대를 전 세계가 인정하는 글로벌 혁신 대학으로 성장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부산교대 박수자 총장은 “연제캠퍼스는 미래 역량을 갖춘 교원 양성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교육 현안을 해결하고,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부산이 세계적인 미래 교육도시로 발전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두 대학은 차 총장과 박 총장이 공동위원장으로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11월 중순부터 3월 하순까지 총 7차례 협의를 진행했다. 두 대학은 △대학운영체제 개편 △학사구조 개편 △교육여건 개선 등에 대해 긴밀하게 협의해 통합 계획을 확정했다. 한편 교육부는 부산대·부산교대 통합신청서를 바탕으로 국립대학 통폐합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심사를 진행한다. 부산대와 부산교대의 통합 승인은 6개월여 이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차 수출 호조… 올 경제성장률 상향 전망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를 뛰어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이란 분석이다. 23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인 UBS는 최근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3%로 상향 조정했다. 씨티도 2.0%에서 2.2%, HSBC 역시 1.9%에서 2.0%로 전망치를 높였다. 먼저 UBS는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있다는 점을 근거로 향후 수출과 생산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 경제가 내년까지 경기 침체를 경험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국의 대외 불확실성이 줄어 수출과 생산 회복에도 한층 힘이 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도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투자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가 한국의 설비 투자 확대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HSBC의 경우 미국의 강한 성장세와 중국의 경기 회복에 힘입은 글로벌 무역 증가가 한국의 수출 모멘텀을 계속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IB들의 전망은 한국은행의 시각과도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2일 통화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이 지난 2월 전망치(2.1%)에 부합하거나 상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소비 회복세가 완만한 가운데 정보기술(IT) 경기 호조 등에 힘입어 수출 증가세가 예상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수출은 확실히 저희 예상보다 올라가고 있는데, 내수가 어떨지는 좀 더 자료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한은은 다음 달 23일 수정 경제 전망을 내놓는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2월 제시한 2.1%보다 높은 수준으로 제시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홈런 2방 ‘삭제’ 롯데, SSG에 3-2 앞서다 5회초 ‘우천 취소’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SSG 랜더스와 시즌 3차전이 우천 취소되며 최근 3연승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한동안 2군에 머물다 올 시즌 첫 1군 선발투수로 나선 한현희는 4이닝 2실점으로 잘 던지다 승리 기회를 놓쳤다. 롯데는 23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SSG와 시즌 3차전에서 4회까지 3-2로 앞서다 비로 경기가 취소되는 불운을 겪었다. 이날 롯데는 SSG에 선취점을 내줬지만 홈런포로 역전에 성공하며 4연승 기대를 안겼다. 선발 한현희는 1회초 1사 이후 흔들렸다. 2번타자 추신수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최정과 한유섬에게 2루타와 적시타를 맞아 2점을 내줬다. 1회에만 일곱 타자를 상대하며 34개의 공을 던졌다. 롯데는 1회말 곧바로 SSG 선발 엘리아스를 공략해 반격에 나섰다. 2사 1루에서 전준우의 투런포로 2-2 균형을 맞췄다. 높은 포물선을 그리며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개인 통산 200번째 아치였다. 분위기를 탄 롯데는 2회말 역전에 성공했다. 2사에서 타석에 들어선 8번타자 김민성이 우월 솔로포(시즌 2호)를 터뜨려 3-2로 앞서나갔다. 팽행한 흐름 속에 4회부터 사직구장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5회초 롯데 선수들이 수비를 위해 그라운드로 들어섰지만, 굵어진 빗방울을 지켜보던 심판진이 경기를 중단시켰다. 결국 이날 경기는 우천 취소됐고, 전준우와 김민성의 홈런 기록도 함께 삭제됐다.
돌아오지 않는 의대생들 집단유급 현실화 초읽기?
부산 의과대학들이 이달 중순 개강했지만 의대생들은 여전히 학교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대학들은 다음 달부터 집단 유급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우려한다.부산대는 지난 15일 의대 학사 일정을 시작했다. 부산대 의대생 중 휴학계를 낸 학생들은 예과와 본과를 통틀어 9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대 측은 집단 휴학을 하지 않고 학기에 등록한 소수의 학생을 위해 수업을 개시한 상황이다.부산대 관계자는 “일부 대면 실습을 제외한 강의는 원격강좌로 진행 중”이라며 “학생들이 휴학계를 냈지만 교육부 방침상 실제 휴학 처리가 되지는 않은 만큼, 언제든 휴학계를 철회하고 수업에 참여하기를 바라면서 강좌를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학생들이 온라인에 업로드 된 지난 강좌를 수강하면 출석으로 소급 인정을 받을 수도 있다.동아대와 인제대도 상황은 비슷하다. 동아대의 경우 지난 15일 전면 원격수업으로 개강을 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전원 휴학계를 내고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한 동아대 의대 교수는 “중간고사가 있는 5월 말이나 6월 초가 고비다. 그때를 넘기면 학생들이 휴학을 철회하고 싶어도 학사 행정상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인제대도 의대생 90% 이상이 수업을 거부하고 학교를 이탈했다. 지난 3월부터 정식 개강해 학사행정은 정상 진행되고 있다. 다만 전공의 집단 사직서 제출 사태 하루 전인 지난 2월 19일 본과생들이 참여하는 실습 수업이 일부 중단되기도 했다. 인제대 관계자는 “대학 차원에서 휴학계를 낸 의대생들에게 복귀를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부산 지역 대학들은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긴장하고 있다. 규정에 따라 휴학을 허가하지도 못하고 있다. 교육부 반대 때문이다. 부산의 한 의대 교수는 “집단 유급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것만은 정말 막아야하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의대생들이 집단 유급 처리되면 한 해는 의사 배출이 전혀 없게 된다. 군의관 대신 현역 입대를 위해 휴학을 하는 경우에는 이탈 인원으로 수년간 의사 배출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정부가 대학에 의대 모집 인원 자율권을 주면서 각 대학은 이달 말까지 모집 정원을 확정해야 한다. 증원 규모를 두고 마지막까지 두고 치열한 눈치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벌써 의대 모집 인원을 확정한 대학도 나왔다.경상국립대는 23일 가좌캠퍼스에서 열린 학무회의에서 '경상국립대 의과대학 신입생 입학정원·모집인원'을 논의한 결과 과반수 이상 찬성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논의 결과 2025학년도에는 증원인원 124명 가운데 50%인 62명만 모집해 총 138명을 모집한다. 이어 2026학년도에는 예정대로 124명을 뽑아 200명을 모집하기로 했다. 경상국립대는 오는 25일부터 학칙 개정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한편, 의대생들은 정부가 밝힌 의대 정원 증원분 50∼100% 범위 내 대학별 자율 조정안에 반대하며 집단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충북대 의대생 168명은 23일 정부와 충북대 총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부산동고·혜광고, 정치 명문고 부상
이번 4·10 총선을 거치며 부산동고와 혜광고가 부산의 신흥 정치 명문고로 떠올랐다. 경남에선 마산고 출신 동문 7명이 ‘금배지’를 달고 국회에 입성한다. 22대 부산·울산·경남(PK) 국회의원 당선인 중 부산에선 부산동고가 4명을 배출하며 정치 명문고 입지를 다졌다. 김기현(5선·울산 남을)·김도읍(4선·강서)·박수영(재선·남)·정연욱(초선·수영) 4명이 당선됐다. 부산동고 출신은 21대 때 3명에서 이번에 4명으로 늘어 부산 최다를 기록했다. 21대 국회에서 브니엘고(하태경·이채익·김영배·백종헌)는 4명의 당선인을 배출해 부산에서 가장 많았지만, 이번 총선을 거치며 부산동고와 희비가 갈렸다. 하태경·이채익 의원이 낙마하고 김영배(재선·서울 성북갑)·백종헌(재선·금정) 의원 2명만 당선됐다. 혜광고도 22대 총선에서 정치 명문고로 떠올랐다. 혜광고에선 조국혁신당과 국민의힘 선후배 당선인이 각각 배출됐다. 조국(초선·비례)·서범수(재선·울산 울주)·곽규택(초선·서동) 당선인이다. 서 의원과 조 대표는 혜광고 27회 동문이며, 곽 당선인은 35회 졸업생이다. 22대 국회 범야권의 핵심 역할을 할 조국혁신당 대표와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이 한 번에 배출된 셈이다. 조국혁신당과 국민의힘 간 충돌은 22대 국회에서 불가피하다. 검사 출신의 곽 당선인은 이에 “어느 분은 (22대 국회의원 3명 배출이)모교의 영광이라 하는데, 모교 선후배의 영광이 될지 전쟁이 될지 기대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총선에서 나란히 국회에 입성한 김희정(3선·연제)·서지영(초선·동래) 당선인은 같은 부산 대명여고 출신이다. 이외 부산 초선 당선인 출신 고교는 박성훈(동성고)·정성국(부산중앙고)·조승환(대동고)·주진우(대연고) 등이다. 경남에선 마산고 출신이 7명(서일준·박상웅·김종양·최형두·윤한홍·이해식·김장겸)으로 가장 많았다.
원어민과 놀며 배우는 영어 교육… 부산 전역 ‘들락날락’서 확대 운영
부산시가 사교육비 절감과 ‘영어하기 좋은 도시’ 조성을 위해 유아·초등학생 대상 원어민 영어 교육을 시내 전역으로 확대해 운영하기로 했다. 시는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진행한 놀이형 원어민 영어 교육을 ‘들락날락 영어랑 놀자’라는 이름으로 올해부터 모든 들락날락에서 확대 실시한다고 23일 밝혔다. 어린이 복합문화시설인 들락날락에서 진행하는 들락날락 영어랑 놀자는 4~7세 유아와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 교육 프로그램이다. 원어민과 함께 놀이를 하는 방식으로 어린이들이 일상생활에서 영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부산형 어린이 영어교육’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1곳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했는데, 학부모 만족도가 96.8%, 교육 재참여 의사는 98.6%로 호응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들락날락은 부산 16개 구·군으로 확대 설치되고 있는데, 시는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한 33곳에서 이달부터 영어교육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들락날락 영어랑 놀자는 지난해 시범사업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보완해 4개월 단위(연 2기)로 수업을 진행한다. 시는 학습의 연결성을 높이고 유아·초등반을 구분해 아이 수준에 맞는 맞춤형 수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스토리텔링·메이커 수업과 파닉스 수업 등 소통과 놀이가 뒤섞인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24일 수영구 망미작은도서관과 민락작은도서관 들락날락을 시작으로 1기 수강생 수업이 시작된다. 시설별 프로그램과 신청 방법 등 자세한 사항은 들락날락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수업 비용은 전액 무료다. 시는 어린이집·유치원을 대상으로 단체수업 신청도 받는다. 박형준 시장은 “부산 어린이 누구나 집 앞 들락날락을 방문해 원어민 영어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매년 운영 시설을 늘리겠다”며 “아이들에게 고품질 영어 교육 기회를 제공해 ‘우리 아이 영어 교육 걱정 없는 도시’ 조성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뛰는데 차량 불쑥 식수는 부족… '부산마라톤' 항의 빗발
지난 주말 부산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이 ‘사상 최악의 행사’를 경험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차량 통제부터 식수 공급과 행사 관리까지 모든 게 엉망진창이었다며 주최 측에 환불을 요구했다. 참가자들 항의와 민원이 확산하면서 부산시까지 곤경에 빠졌다. 23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1일 강서구 대저생태공원 일원에서 부산광역시육상협회 주최, 부산마라톤협회 주관으로 제21회 부산마라톤이 열렸다. 참가 인원은 약 5000명으로 추정된다. 참가비는 5km 3만 원, 10km 3만 5000원, 하프마라톤 4만 원이었다. 대회 주최 측인 부산광역시육상협회는 민간단체다. 참가자들은 차량 통제부터 식수 공급, 코스 안내 등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엉망이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부산마라톤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대회가 끝나자마자 ‘최악의 마라톤 대회’라며 항의성 글 50여 개가 올라왔다. 참가자들은 주최 측의 안일한 안전 관리와 행사 진행을 지적했다. 마라톤 시작 1km 지점부터 차량 통제가 되지 않아 승용차가 등장했고, 놀란 참가자들이 인도로 뛰어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마라톤대회에 급수대도 부족하고, 식수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완주 후 물을 마실 수 없어 탈수까지 올 수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다가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기존 주최 측 공지와 달리 빵과 두유 하나씩만 배부해 참가자들 원성을 샀다. 마라톤 구간 길이 표시부터 기록까지 단 하나도 제대로 진행되는 게 없어 참가자들은 대회비 환불을 요구하거나 결산서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10km 마라톤 참가자 50대 심 모 씨는 “돈을 내고 불쾌한 경험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안내하는 사람들이 참가자들을 향해 욕설까지 해서 귀를 의심했다”며 “예정된 코스와 당일 코스가 달라 참가자들이 서로 엉키거나 부딪혀 난리였다”고 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참가비 사용 내역, 후원사 후원금 경비 처리 내역 등 정보 공개해야 한다”며 “주최 측에서 환불을 진행할 때까지 가만히 지켜보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참가자 항의와 민원이 확산하면서 부산시도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해당 단체는 부산시에 등록된 단체가 아니라서 논란이 되는 부산마라톤대회와 무관하다고 부산시는 설명한다. 이번 대회 주최인 부산광역시육상협회는 부산시체육회에 정식 등록된 조직이 아닌 비승인 민간단체다. 정식 등록된 단체는 ‘부산광역시육상연맹’이지만, 단체 명칭 앞에 ‘부산광역시’가 붙어 참가자들이 부산시 등록 단체로 오해해 민원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부산광역시육상협회는 지난해 제20회 부산마라톤대회를 진행하면서 부산시 후원을 받지 않았음에도 후원 명단에 부산시를 넣어 문제가 된 바 있다. 당시 부산시는 이 단체에 경고 조치를 내렸다. 부산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민간단체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지자체가 직접 나서 제재를 가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이번에도 단체명을 무단으로 도용한 사실이 있다면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비판이 쏟아지자 부산마라톤 측은 자체 홈페이지에 “저희는 참가자 기대와 신뢰에 미치지 못했고, 참담한 심정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번 대회 문제점을 철저히 파악해 반성하고, 앞으로 다시는 비슷한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과 준비를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시했다. 부산마라톤협회 관계자는 “저희들이 운영을 제대로 못했다”면서도 “환불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강서구 마트 의무휴업 철회에 상인 반발
부산 강서구청이 부산에서 처음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지정 철회를 추진해 논란이다. 휴업 자체를 업체 자율에 맡기는 것은 사실상 휴무 폐지와 다름없다며 지역 상인들과 마트 노동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등 시민단체는 23일 오전 10시 강서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강서구청의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지정 철회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강서구청은 다음 달부터 매월 2차례 지정된 마트 의무휴업일을 없애고 업체 자율에 맡기겠다고 행정 예고했다.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 2에 따르면 지자체장은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에 대해 영업시간 제한을 명하거나 의무휴업일을 지정하여 의무휴업을 명할 수 있다. 의무휴업은 지자체장의 재량이기 때문에 이를 지정 철회할 수 있다는 게 구청 설명이다. 현재 강서구 내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는 총 12곳으로 매월 두 번째, 네 번째 일요일이 의무 휴업일이다. 상인들은 강서구청의 행정 예고에 강하게 반발했다. 의무휴업일은 노동자 건강권을 지키고 유통업 상생발전을 위한 제도인데, 평일 휴무 전환도 아닌 업체 자율에 맡기는 것은 지자체의 권한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단체는 “지금까지 어떤 지자체에서도 대형마트 의무휴업 지정 자체를 하지 않은 적이 없다. 의무휴업은 중소상공인들과의 상생과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라며 “노동자의 건강권과 중소유통업의 상생발전을 위한 의무휴업의 취지 근간을 완전히 무시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강서구청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대형·중소유통업체 상생 협력을 추진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기 위한 취지다. 부산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을 검토하는 경우는 있어도 지정 철회를 하는 것은 강서구청이 처음이라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게다가 당사자인 마트 노동자들의 의견 수렴을 제대로 거치지 않고 행정 예고를 계획해 향후 진통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자치경찰위원장 보은 인사 아니냐" 경찰 시끌
속보=지역 치안행정 수장이라 할 수 있는 부산자치경찰위원회(이하 자경위) 위원장 인선을 높고 자치경찰 제도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데다 적절하냐는 논란(부산일보 4월 23일 자 10면 보도)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경찰 내부에서는 “정치적 보은 인사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23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차기인 2기 자경위원장으로 경무관 출신 A 씨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부산시는 현재 A 씨 임명 전 최종 검증을 위해 각 기관에 의뢰해 이력 조회 등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기 위원장의 공식 임기는 내달 2일까지다. 그러나 A 씨가 이명박 정부 시절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사태와 관련, 부하 경찰들을 동원해 댓글을 다는 등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실제 1심에서 징역 6개월 선고 유예(항소 포기, 1심 확정)를 받았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핵심 인사였다. A 씨는 박 시장 재선 당시 캠프에도 이름을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 내부에선 “MB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는다 해도 결국 정치적 보은 인사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또 A 씨가 2015년 서울경찰청장 수사부장 시절 돌연 사퇴한 이후 정치 행보를 하는 등 중립성에도 의구심이 따라 붙는다. 부산경찰청과의 유기적 협력이 가능하겠느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자치경찰위원회는 국가경찰, 국가수사본부와 함께 경찰 3개 조직 중 하나로, 각 지역 자치경찰위원장은 지방 1급 간부에 해당된다. 부산에선 부산경찰청장과 같은 급이다. 아동 학대와 학교폭력 예방, 생활안전, 교통 등을 담당한다. 부산 자경위 연간 예산만도 100억 원대에 이른다. 또 부산경찰청장 임명 때에도 관여한다. 한 경찰 간부는 “자경위가 퇴직 경찰 자리를 챙겨주는 곳이 돼서는 안 되며, 정치인에 줄을 대 가는 곳이 돼서는 더욱 곤란하다”면서 “새로 자리를 잡아 가는 자경위의 위상을 더욱 갉아먹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부산시 관계자는 “박 시장과의 연관성보다는 지역 원로들이 두루 추천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잔고 위조' 윤 대통령 장모 가석방 제외
은행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징역형이 확정돼 복역 중인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77) 씨가 가석방 대상에서 제외됐다. 법무부는 23일 4월 정기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열고 최 씨의 가석방 적격 여부를 판단했으나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최 씨는 2013년 경기 성남시 중원구 도촌동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은행에 약 350억 원을 예치한 것처럼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을 선고받은 후 법정 구속됐다가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최 씨는 지난해 7월 21일부터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복역 중이다. 최 씨의 형기는 오는 7월 20일쯤 만료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부적격 대상자로 분류되면 다음 달 심사에서 제외된다. 심사위는 심우정 차관, 권순정 검찰국장, 신용해 교정본부장, 윤웅장 범죄예방정책국장 등 법무부 내부 위원 4명과 주현경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용진 법률구조공단 변호사, 조윤오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 김대웅 서울고법 부장판사, 오경식 강릉원주대 법학과 교수 등 5명의 외부 위원으로 구성된다. 심사위가 수형자의 나이, 범죄 동기, 죄명, 형기, 교정 성적, 재범의 위험성 등을 고려해 가석방 적격 결정을 내리면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가석방 허가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동백전 QR결제 캐시백이 더블
부산시가 가정의 달을 맞아 동백전 QR결제 시 캐시백을 더블로 받아볼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부산시는 다음 달부터 ‘동백전 QR결제 또 드림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이벤트는 5월 한 달간 동백전 QR가맹점에서 QR코드로 결제한 경우에 적용된다. QR결제로 적립한 캐시백만큼 6월에도 추가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5월 한 달간 30만 원을 QR로 결제하면, 기본 5% 캐시백에 해당하는 1만 5000원을 받고, 6월에도 1만 5000원 상당의 추가 포인트를 받는 것이다. 동백전 QR가맹점은 동백전 앱 ‘가맹점 찾기’에서 조건을 ‘QR’로 지정하면 확인할 수 있다. QR가맹점 내 비치된 코드를 통해 앱 스캔 기능으로 결제하면 된다. 시에 따르면 현재 동백전 QR가맹점은 5만여 곳이다. 시는 동백전 QR결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동백전 등 카드로 결제할 경우 수수료가 0.25~1.5%가 붙지만, QR결제를 할 경우 소상공인에게 수수료 부담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시민의 이용률이 낮은 데다, QR결제 가맹점 수도 많지 않아 이를 알리기 위한 이벤트와 홍보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동백전 비대면 QR결제 등도 가능해졌다. 자녀 학원비 결제를 위해 학원을 직접 방문할 필요 없이, 가맹점으로부터 전송받은 QR코드 이미지를 불러와 원격으로 결제할 수 있게 됐다. 또 QR결제 시 가맹점 주 외에 가맹점 직원에게도 결제 알림이 가도록 시스템이 개선됐다. 신창호 시 디지털경제혁신실장은 “이번 동백전 QR결제 이벤트를 통해 고물가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소비 촉진으로 매출이 늘고 카드 결제 수수료 부담이 줄어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한국 시장 진입 '퇴짜'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들이 한국 시장 진출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다만 쇄국정책을 고집 중인 금융당국으로 인해 외국계 가상자산거래소들의 국내 시장 진출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23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크립토닷컴은 지난 2일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이 회사는 110개 이상 국가에서 8000만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외국계 가상자산거래소가 한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배경은 한국의 거대한 가상자산 시장 규모 때문이다. 특히 지난 1분기 국내 코인 투자자가 업비트 등 5개 거래소를 통해 거래한 금액은 4560억 달러(한화 약 632조 원)로 달러화(4450억 달러)보다 110억 달러 앞섰다. 하지만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의 한국 시장 진출은 녹록치 않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크립토닷컴의 등기임원 변경신고 수리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금융정보법(이하 특금법)에 따르면 가상자산사업자는 대표이사와 등기임원의 성명과 국적이 변경될 경우, 30일 이내 FIU에 신고를 마쳐야 한다. 크립토닷컴이 인수한 국내 코인마켓 거래소 오케이비트 운영사인 ‘포리스닥스코리아리미티드(이하 포리스닥스)’는 지난 1월 25일 대표이사를 라파엘드 마르코 이멜로에서 에릭 안지아니로 변경했다. 포리스닥스는 2월 중 가상자산사업자 임원 변경을 신고했지만, 대표이사는 여전히 라파엘드 마르코 이멜로다. 반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는 수월하게 신고 절차를 마쳤다. 크립토닷컴이 계획대로 한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오는 11월 만료되는 가상자산사업자(VASP) 자격을 FIU로부터 연장해야 한다. 실명계좌를 얻은 후에는 원화마켓 거래소로 변경신고를 마쳐야만 한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크립토닷컴과 FIU 고위 관계자들의 만남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크립토닷컴 측은 한국 진출 필요성에 대해 열변을 토했지만, FIU 관계자는 ‘알겠으니 이만 돌아가시라’는 한마디만 남겼다고 전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의 꼿꼿한 팔짱을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관건인데, 현재로선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건설경기 한파, 일자리도 사라져
지난해 건설경기 한파로 건축업뿐만 아니라 청소·방제서비스업, 실내건축업 등 관련 업종의 취업자가 줄줄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23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10월) 취업자를 산업 소분류로 나누면 음식점업이 164만 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런데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건설경기 위축으로 건물건설업 취업자가 59만 5000명으로 집계돼 2만 8000명 줄었다. 연쇄적으로 건물·산업설비 청소 및 방제서비스업, 부동산 서비스업, 실내건축·건축마무리 공사업도 모두 1만 7000명씩 감소했다. 철물이나 벽지, 공구, 조명 등을 파는 기타 생활용품 소매업 취업자도 1만 6000명 줄었다. 반면 방문복지·데이케어 서비스 등의 비거주복지시설 운영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9만 8000명 늘어난 150만 6000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편 산업중분류별로는 부산의 취업자는 음식점및주점업이 15만 6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1년 전에는 소매업이 가장 많았는데 이번에 소매업은 2위로 내려갔다. 3위는 사회복지서비스업, 4위는 교육서비스업 등이었다. 소매업은 1년 만에 1만 9000명이 감소했는데 연이은 대형마트 폐업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하이브리드, 수입차 시장서 가솔린 첫 추월
전기차 수요가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에도 하이브리드 시장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수입차에선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처음으로 가솔린차 판매량을 넘어섰고, 국산차도 하이브리드 점유율이 증가세다. 업체들도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대하고 생산량을 늘리는 등 수요 대응에 분주한 모습이다. ■1분기 수입차 연료별 판매 1위 2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1~3월 신규 등록된 수입차 가운데 하이브리드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47.5%(2만 5908대)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1만 9763대) 대비 16.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가솔린차 비중은 49.0%(3만 849대)에서 21%포인트 줄어 28%(1만 5292대)를 기록했다. 1분기 기준 전체 수입차 판매에서 가솔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3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5년 1분기(27%) 이후 9년 만이고, 하이브리드차가 이를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모빌리티산업협회(KAMA) 자료에서도 1분기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전년 대비 3만 3000대 가량 늘어난 9만 3463대를 기록하면서 하이브리드 비중이 전체의 27.1%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7.2%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가솔린차 비중은 13.9%포인트 빠졌다. 하이브리드 인기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연료 효율이 더 높은 데다 충전 인프라 등을 이유로 전기차 구입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차를 찾는 때문이다. ■기아 쏘렌토·렉서스 ES 300h 인기 국내 판매중인 하이브리드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차는 국산차에선 ‘쏘렌토’ 하이브리드로 올들어 3월까지 1만 9729대가 팔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만 11대보다 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 ‘싼타페’ 하이브리드도 올들어 3월까지 1만 5981대가 판매됐다. 이는 지난해 판매량보다 3.5배 가량 많이 팔린 것이다. 지난해 연말 출시된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올들어 3월까지 1만 2203대 판매를 기록했다. 이는 카니발 전체 판매량 2만 2681대의 절반을 넘어서는 수치다. 수입차 가운데는 렉서스 ‘ES 300h’가 가장 인기가 많다. 지난해 단일 차종으로 7839대가 팔렸는데, 올들어 3월까지 1819대를 기록했다. 렉서스 ‘NX 350h’(524대)와 토요타 ‘라브 4’(513대)·‘캠리’(424대)·‘시에나’(218대) 하이브리드 등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 르노코리아의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는 올 들어 3개월간 누적 판매에서 1762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43대보다 배 이상 증가한 실적이다. 이에 인기 모델의 경우 고객인도까지의 대기기간이 적지않다. 쏘렌토·싼타페 하이브리드 등의 경우 적게는 3~4개월부터 많게는 7~8개월 기간이 걸린다.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대기가 1년이다. 이에 현대차와 기아, 르노코리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하이브리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라인업을 확대하고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또한 대형 엔진 개발을 통한 대형 하이브리드 출시도 검토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가 주춤하는 사이 하이브리드 수요가 증가하면서 라인업 확대를 위해 제조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면서 “향후 대세인 전기차 개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하이브리드 라인업까지 갖춰야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제철 PICK] 붉은 껍질 속 바다향 가득 머금은 ‘바다의 꽃’ 멍게
완연한 봄 날씨가 이어지는 요즘, 골목마다 꽃이 화사하게 피어난다. 육지뿐 아니라 바다에도 꽃이 있다. 바로 4월 ‘제철 PICK’ 주인공이자 ‘바다의 꽃’이라는 별명을 가진 멍게다. 멍게는 수온이 차가운 곳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남해를 기준으로 3~5월이 제철이다. 멍게는 본래 ‘우렁쉥이’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경상도 사투리인 ‘멍게’가 널리 알려지면서 표준어로 자리 잡았다. 멍게는 붉은색 단단한 몸통에 원추형 돌기가 많아 울퉁불퉁하게 생겼다. 껍질 안 주황빛의 속살은 특유의 바다 향을 가득 품고 있어 봄철 입맛을 돋우기 좋다. 또한 멍게 속 글리코겐, 글리신, 베타인은 멍게의 감칠맛을 책임지는 일등 공신이다. 가장 맛과 향이 뛰어난 멍게는 생후 3~4년가량 자란 것으로, 먹었을 때 향이 상큼하고 달콤한 뒷맛이 남는다. 멍게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초고추장에 살짝 찍어 회로 먹는 게 가장 좋다. 먼저 손질이 필요하다. 흐르는 물에 멍게를 깨끗이 세척한다. 이후 몸통 위에 있는 두 개의 뿔(입)과 아래 뿌리를 잘라준다. 그리고 몸통에 가위를 집어넣어 껍질과 살 사이를 분리하고 각종 불순물을 제거한다. 이렇게 손질한 멍게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기만 하면 멍게회 완성이다. 별미 중의 별미인 ‘멍게 비빔밥’도 빼놓을 수 없다. 요리 방법도 간단하다. 손질한 멍게를 잘게 다지듯 자른다. 따끈한 밥 위에 멍게를 올린 뒤 취향에 따라 새싹이나 초장, 참기름 등을 넣어 먹으면 끝이다. 매콤함을 좋아한다면 고춧가루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다진 생강을 섞어 만든 양념을 추천한다. 멍게가 머금은 바다 향과 고소한 참기름, 매콤한 양념을 버무린 멍게 비빔밥 완성이다. 멍게는 맛과 향뿐만 아니라 영양분도 뛰어나다. 멍게는 지방질이 거의 없는 수산물로, 해삼·해파리와 함께 3대 저열량 수산물로 꼽힌다. 여름휴가를 대비해 체중 감량에 도전하고 싶지만 맛은 포기할 수 없는 미식가들에게 제격이다. 또한 멍게는 지방질이 적고 면역력 증진과 노화 방지에 도움이 되는 타우린, 아연, 셀레늄이 풍부하다. 좋은 멍게를 고르려면 껍질에 주목하면 된다. 질 좋은 멍게는 껍질의 색이 붉고 크기가 고르며 단단하고 광택이 난다. 자연산 멍게는 껍질이 두껍고 돌기가 높게 돌출돼 있다. 멍게를 보관하려면 해수에 담근 채로 냉장고에 넣어두면 된다. 손질을 이미 했다면 가급적 바로 먹어야 하며, 냉장고에 보관하더라도 최대 2일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첼리스트 거장 마이스키, 가족악단으로 부산 찾는다
스타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가 결성한 ‘마이스키 트리오’가 독일과 러시아 음악을 연주한다. 라흐마니노프 ‘보칼리제’ 등 대중에게 친숙한 곡부터 브람스와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트리오 등 진지한 곡을 균형 있게 들을 수 있는 공연이 5월 8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마이스키 트리오는 미샤 마이스키를 비롯해 그의 아들인 바이올리니스트 사샤 마이스키, 딸인 피아니스트 릴리 마이스키로 구성돼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브람스의 피아노 트리오 3번 C단조 작품번호 101과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트리오 2번 E단조 작품번호 67 외에 클라라 슈만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3개의 로망스’ 작품번호 22(사샤 마이스키·릴리 마이스키), 라흐마니노프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로망스와 소품(미샤 마이스키·릴리 마이스키) 등을 들려준다. 미샤 마이스키(76)에 대해선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이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첼리스트’로 현존하는 첼리스트 중 가장 화려한 업적을 자랑한다. 장한나의 스승으로도 유명하다. 1948년 라트비아 태생의 유대인으로, 1966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당시 심사위원이던 20세기 첼로 거장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의 눈에 띄어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그의 가르침을 받았다. 하지만 1970년에는 무고하게 투옥돼 18개월 동안 감옥에 있었고, 석방 후인 1972년 이스라엘로 이민 후 거기서 시민권을 얻었다. 지금은 세계를 누비며 연주한다. 자녀 6명은 각기 다른 네 나라에서 태어났다. 파란만장한 그의 연주 인생만큼이나 다채로운 음악을 선사하는 미샤 마이스키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1988년 첫 내한 이후 20차례 넘게 한국을 찾았고, ‘그리운 금강산’ 등 한국 가곡도 녹음했다. 한국 공연마다 특별한 앙코르를 선사하는 등 국내 팬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여온 만큼, 팬들도 환대했다. 이번 내한은 첼로 리사이틀이나 오케스트라 협연이 아닌, 실내악이다. 그의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오랜 시간 맞춰온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는 마이스키 트리오의 무대이다. 미샤 마이스키의 딸이자 피아니스트 릴리 마이스키(37)는 4세 때 피아노를 시작해 마르타 아르헤리치, 비탈리 마르굴리스 등과 같은 전설적인 연주자들과 함께 음악적인 교류를 해 오고 있다. 베르비에 페스티벌, 에든버러 페스티벌 등 세계 각지의 유명 음악 페스티벌에서 초청받았으며, 런던 로열 페스티벌 홀, 빈 무지크페라인과 콘체르트하우스와 같은 유명 콘서트홀에서 연주한 실력파 아티스트이다. 아들 사샤 마이스키(35) 역시 3세 때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해 유년 시절 이고르 오이스트라흐, 레오니드 케르벨 등 저명한 연주자들에게 사사 받으며 음악적 소양을 키워 왔다. 릴리 마이스키 행보처럼 베를린 필하모니, 빈 무지크페라인, 퀸 엘리자베스 홀 등 유명 콘서트홀에서 꾸준히 연주하고 있으며, 베르비에 및 루가노 페스티벌에서 마르타 아르헤리치, 자닌 얀선, 유리 바시메트와 같은 세계적인 연주자들과 함께 실내악 작품을 연주하고 있다. 부산문화회관 관계자는 “실내악이라는 장르 특성상, 다른 장르에 비해 연주자 간 호흡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마이스키 트리오는 말하지 않아도 서로 통하며 오직 가족만이 공유할 수 있는 강한 유대감과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이 함께한 세월이 증명하는 듯 극강의 호흡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전했다. ▶마이스키 트리오 리사이틀=5월 8일 오후 7시 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입장료 VIP석 10만 원, R석 8만 원, S석 6만 원, A석 4만 원. 문의 부산문화회관 051-607-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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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호구생활⑪] "허리가 고장났다" 독박육아 24시
올 2월 기다리던 첫아기를 맞이했다. 온 세상을 흔든 코로나19도 무시할 큰 기쁨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내는 “앞으로가 무섭다” 했고, 주변 사람은 짠 듯 이구동성 “좋은 시절 다 끝났다”고 했다. '육아 전쟁' 때문이다. 내심 자신감이 충만했다. 괜히 겁주는 말이겠거니…. 쌍둥이도 아니고 얼마나 힘들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독박 육아 체험'까지 결심했다. 이제는 남자도 똑같이 '공동 육아'를 할 시대이지 않나. 어쭙잖게 아이를 돌보다 '육아 호구'가 되기 십상이다. ■쾌조의 스타트 체험은 아기가 태어난 지 70일째 되는 날 했다. 오전 8시부터 24시간 동안이다. 오로지 혼자 육아+집안일을 해야 한다. 아내에게 마음껏 '집 밖 휴가'를 누리라 했지만, 마음이 불안한지 멀리는 못 가겠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한 달 반가량 재택근무를 해 나름대로 육아에 자신이 있었다. 어느 정도 보고 익힌 '육아 프로세스'가 머릿속에 있다. 시작은 좋았다. 비몽사몽 아빠와 달리 아기 컨디션이 '최상'이다. 쿠션에 앉혀 자동 모빌을 켜니, 30~40분간 '옹알이'하며 놀았다. 이때 빨래한 옷도 개고, 못다 한 거실 정리정돈도 끝냈다. ■전쟁의 서막 오전 9시가 채 되기 전, 전쟁의 전조현상이 드리웠다. 잠깐씩 '잉잉'대던 소리가 잦아지더니, 아기가 만세를 부르며 자지러졌다. 어깨에 올리거나 두 손으로 받쳐 안아도 무아지경이다. 난생처음 정체불명의 돌고래 같은 소리까지 내며 달래봤지만, 슬쩍 눈치만 볼 뿐 다시 울음보를 터뜨렸다.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거울을 갖다 대자, 간신히 진정됐다. 그 이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배가 아팠지만, 또 아기가 울까 봐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 아내에게 잠시만 봐달라고 했으나, “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퇴짜. 10여 분간 5~6kg 아기를 안고 있는 오른쪽 팔뚝 힘도 이제 한계다. ■머피의 법칙 신기했다. 어깨에서 잘 자던 아기가 소파에 눕히기만 하면 ‘말똥말똥’이다. 신생아 ‘등 센서’가 소문이 아닌 진짜였다. 아기가 간신히 누워 모빌이나 초점책을 보다가도, 이불을 개는 등 청소만 하려 하면 찡찡댔다. 과자나 땅콩 등을 먹으려 하거나 카카오톡을 보려 해도 마찬가지. 마치 딴짓을 하지 못하게 감시하는 듯했다. 걷잡을 수 없는 울음보가 터지지 않으려면, 아기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당연히 한 상 차려 점심을 먹는 건 불가능했다. 있는 반찬을 데워 끼니를 때웠다. 전날 먹고 남은 찌개가 없었다면, 곧바로 '배달의 민족'을 터치했을 것이다. 그나마 데운 찌개도 아기를 달래고 오니 다 식어있었다. 아기를 안고 무언가를 하기엔 허리가 끊어질 듯했다. 허리 굽힘 없이 정리정돈할 수 있는 육아용 '대형 집게'를 하나 장만하고 싶었다. 결국, 집안일을 하려면 아기를 완전히 재워야 했다. 다행히 이날 오전 수유 후, 2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아내 말로는 평소엔 한 시간도 자지 않는다고. 오히려 재우다 실패하면 잠투정이 심해진다고 한다. ■하이라이트 '목욕' 설거지를 채 끝내지 못했지만, 아기가 깼다. 다시 육아다. 집안일과 육아가 ‘무한 반복’이다. 당이 떨어졌는지 어느 순간부터 단 음식이 당기기 시작했다. 낮잠 잔 아기의 수유를 끝낸 뒤 목욕에 도전했다. 바둥대는 아기를 한 손으로 껴안아 씻겨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체력이 다한 탓인지 목욕은 엉망이 됐다. 앉은 상태에서 아기를 들었다가 놨다 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나도 모르게 물 온도 조절에 실패했고, 조심해야 할 아기의 눈과 귀에도 물이 튀었다. 70일 된 아기의 표정에서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빠의 서투름을 알고, 참고 견뎌주는 표정이었다. 아기도 지쳤는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오후 7시 30분에 잠이 들었다. 드디어 소위 말하는 '육퇴'(육아 퇴근)다. 육퇴 후 허리가 아파 소파에서 2시간 동안 뻗었다. 그러나 '육아 출근'은 금방 돌아왔다. 다음 날 오전 2시에 배가 고파 아기가 깼다. 한 시간 후 다시 잠이 든 아기는 오전 4시 30분, 6시 30분에도 차례로 깼다. 마치 군대에서 불침번을 서는 느낌이었다. ■오해와 진실 이번 체험은 저번 ‘임신부 체험’처럼 부부가 서로를 이해해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사실 아기를 출산하고 키우는 과정에서 몇몇 마찰이 있었다. 우선 '육아 아이템'이다. '이거는 꼭 사야 한다'는 육아 아이템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수개월 간격으로 필요한 육아 아이템들이 달라, 업체들의 '상술'로 여겼다. 아내의 생각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이날 독박 육아를 하며 집에 있는 모든 육아 아이템을 동원하는 내 모습을 봤다. 없으면 없는 대로 아이를 돌볼 수는 있었겠지만, '불필요한 아이템'은 없었다. 육아를 제대로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었다. 두 번째는 '육아의 공동 분담'이다. 육아는 집안일의 일부분이 아닌 별개의 일이었다. 각자 맡은 일에서 추가로 더해진 일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돕는 것이 아닌 '함께'해야 한다는 말을 몸소 체감했다. 사실 육체적 노동은 익숙해지면 할 만했다. 그러나 '정서적 힘듦'까지 겹치면 산후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가 없었다. 부부가 서로의 힘듦을 알고 받아주고 이해하는 게 필요했다. ■위대한 부모 임신부 체험 때처럼 이번에도 모성애의 위력을 느꼈다. 아기 목욕을 시킬 때 욕조를 1분 만에 헹구는 나와 달리, 아내는 매일 5분 이상 닦고 있었다. 육퇴 이후에도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보며 스트레스를 푸는 나와 달리, 끊임없이 인터넷으로 '아기 재우는 법' '70일 아기 특징' '이유식 만드는 법'을 검색했다. 늦은 밤 아기가 배고플까 잠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였다. 얼마나 피곤한 상태인지를 알기에 더 대단하게 다가왔다. 비록 하루 체험이지만, 남다른 부성애도 느꼈다. 단순히 금전적으로 가족을 책임지는 것에 더해 아이와 정서적 교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퇴근 후에도 어느정도 육아에 동참해야 할 자신감이 생겼다. 아이가 어떤 기분 상태이고, 무엇을 해줘야 할 지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 외로운 '육아 전쟁'을 견딜 힘은 부부에게서 나오는 듯하다. 이번 체험을 하며 아기의 웃음보다도 이를 지켜보는 아내의 위로가 더 큰 힘이 됐다. 모르지만 아내도 독박육아를 자청하는 남편에게 보이지 않는 위로를 받았을 터. '슬기로운 육아생활'의 기본 전제는 부부의 공감이다. 글=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사진=이승훈 기자 아내
[요즘MZ] 24. 휴가
부산일보 뉴콘텐츠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MZ" 일상툰입니다! MZ세대들의 문화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휴가를 입사하고 처음으로 길게 다녀왔어요! 쉬면서 국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푹 쉬었으니 그 원동력으로 다시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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