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물가도 고공행진… 오징어 값 10년 새 3배
‘국민 수산물’ 오징어 가격이 생산량 급감 여파로 지난 10년 동안 3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김, 냉장 갈치 등 밥상에 오르는 단골 수산물 가격도 고공행진 하면서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단기적으로 정부 비축 물량을 푸는 한편 국내 자급률을 높이는 등 장기적인 수급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오징어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33.29로 10년 전(46.73)보다 2.9배 올랐다. 소비자물가지수 조사 대상 458개 품목 중 상승 폭이 가장 크다. 소비자물가지수는 2020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정해 물가가 특정 기간 얼마나 상승했는지를 보여준다.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지난달 냉동 오징어 도매가격도 kg당 1만 5626원으로 전년보다 52.6% 올랐다. 소비자가격은 kg당 1만 9443원으로 평년과 비교해 30.6% 높다. KMI 관계자는 “비축 물량 방출과 소매점 할인 행사에도 불구하고 어황 부진이 계속되고 원양산 반입 시기가 지연되면서 물가 안정이 더딘 상태”라고 말했다.이러한 가격 변화는 동해안의 수온 상승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탓이다. 올해 1분기 연근해 오징어 생산량은 1064t으로 10년 전(3만 4319t)보다 96.9% 폭락했다. 같은 이유로 씨가 마른 ‘명태’의 길을 고스란히 밟고 있는 셈이다.전 세대에 걸쳐 선호도가 높은 김과 냉장 갈치도 물가 상승세가 가파르다. 최근 해외 수요가 폭증한 김은 지난달 마른김 도매가가 사상 처음으로 한 속(100장)당 1만 원을 돌파하며 품귀 우려를 낳는다. CJ제일제당은 자사 김 제품을 지난 2일부터 11% 인상했고, 광천·대천·성경김도 대형마트 김값을 10~30% 올렸다.국내산 냉장 갈치는 지난달 소비자 가격이 kg당 3만 1390원으로, 올해 1월(2만 1593원)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50% 가까이 뛰었다. 주요 어장인 서해안과 제주도 앞바다의 수온이 오르면서 생산량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냉동 갈치는 정부가 비축한 물량을 싸게 방출하고 있지만, 국내산 생물 갈치는 대형마트나 전통시장 가릴 것 없이 자취를 감췄다.우리나라는 국민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이 2021년 기준 68.4kg으로 전 세계 1위다. 수산물 가격이 밥상 물가와 직결돼 있다는 의미다. 최근 수산물과 함께 주요 신선식품인 과일, 채소 등의 가격도 치솟으면서 ‘소비 절벽’이 우려되고 있다.수산물 물가는 해류, 수온 등 여러 대외 요인과 얽혀 안정화를 위해서는 각종 상황을 가정한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부경대 김도훈 해양수산경영경제학과 교수는 “수산물은 생산 예측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국내 자급률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수입 물량으로 보완해야 한다”면서 “수시로 바뀌는 환경에도 물가를 유지하려면 특정 생물 의존도 낮은 가공식품 개발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노동약자 지원·보호법 제정…국가가 책임지겠다"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노동약자 지원과 보호를 위한 법률을 제정해 노동약자를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책임지고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열린 25번째 민생토론회를 주재하면서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노동약자들을 보호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이 민생토론회를 재개한 것은 지난 3월 26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24번째 민생토론회 이후 49일 만이다. 윤 대통령은 노동약자 보호법과 관련해 "미조직 근로자들이 질병, 상해, 실업을 겪었을 때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공제회 설치를 지원하고, 노동약자들이 분쟁을 조속히 해결하고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분쟁 조정협의회 설치를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노동약자를 위한 표준계약서와 노조에 가입되지 않은 미조직 근로자의 권익보호 및 증진을 위한 재정지원 사업의 법적 근거가 담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가 성장하면 근로자의 삶도 나아져야 한다"며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성장하지 못하는 불균형 성장은 이제 의미가 없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균형 있게 성장해야 한다"며 "기업이 성장해서 양질의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해 내고 이를 통해 임금 소득이 증가하는 상생의 선순환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 수사팀 교체’에 야당 강력 반발…“영부인 수사 원천 봉쇄”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검찰 수사팀 교체와 관련 야당이 비판 공세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등은 이번 검찰 인사에 대해 “영부인 수사 원천 봉쇄”라고 지적했다.법무부는 지난 13일 단행한 인사를 통해 김 여사 수사를 실무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의 1~4차장 검사를 모두 바꾸고 서울중앙지검장도 교체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1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검찰의 기류가 (김 여사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흐르자 수사를 원천봉쇄하기 위해서 전격적으로 인사한 게 아니냐”고 말했다. 진 의장은 “인사를 단행한 것을 보면 수사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검찰을 윤석열 직할체제로 완전히 편제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민주당 추미애 당선인도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중앙지검 수사팀이 공중분해됐다”면서 “한마디로 수사를 틀어막는 ‘수틀막’ 인사”라고 말했다. 추 당선인은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된 이창수 전주지검장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김 여사와 본인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서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중앙지검장에 앉힌 것”이라며 “(검찰의) 김 여사 수사에 대해 심기가 불편하니까 민정수석을 통해서 수사 팀을 다 흔들어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창수 전주지검장은 (이재명 대표가 연루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진두지휘했던, 검찰 정권의 최일선에서 야당 탄압 선봉에 섰던 대표적인 친윤(친윤석열) 라인”이라며 “검찰을 더 세게 틀어쥐고 ‘김건희 방탄’에 나서겠다는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인사든 국정이든 대통령의 행보가 여전히 노골적”이라며 “총선 민심을 무시하고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당하겠다는 일방통행, 마이웨이 선언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되물었다.김 여사 수사팀 교체에 대해선 조국혁신당도 “김 여사의 명품백수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수사를 제대로 할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 배수진 대변인은 지난 13일 논평을 통해 이같이 지적하면서 “이번 인사를 보니 해답은 김 여사 종합특검뿐이라는 것이 다시금 증명됐다”고 주장했다. 배 대변인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양평고속도로 특혜, 고의·상습적 위조 이력서 제출, 뇌물성 후원, 관저 리모델링 공사 특혜 등 김 여사에게 제기된 모든 의혹을 총망라한 종합특검 아니고서는 김 여사 수사는 한 발도 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국민의힘에선 이번 검찰 인사에 대해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 성일종 사무총장은 14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검찰)인사는 정례적으로 하는 것이니 그 기간에 맞춰서 하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지휘부가 몇 명 바뀐다고 해도 실질적인 수사는 검사와 수사관들이 알아서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대표 출마 뜻 굳힌 듯"…'보폭 확장' 한동훈 행보 이목
국민의힘 이상민 의원은 13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에 대해 “(출마로) 마음이 기울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이 의원은 전날 오후 YTN라디오에서 ‘한 전 위원장을 만나면 출마를 권유하겠냐. 말리겠느냐’는 질문에 “제가 직접 들은 것은 아니지만 미루어 짐작해 보면 ‘딱히 안 나간다’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이 의원은 “결심이 아직 확고하게 어떻다고 표명은 안 했지만 마음은 기울지 않았냐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각오하고 나와야 한다. 상처를 입더라도 상처를 견뎌내고 뚫고 나가야 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부연했다.14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정식 당 대표를 선출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오는 7월께 열릴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전당대회 개최 시점과 현행 당원 투표 100% 전당대회 룰 개정 여부는 차기 당권주자들의 등판을 좌지우지할 것으로 보인다.정치권에선 한 전 위원장의 행보에 시선을 두고 있다. 지난 12일 한 전 위원장은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과 서울 모처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전당대회 차기 대표 경선 등 주요 당내 현안을 두고 의견을 나눴을 가능성이 제기된다.4·10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한 한 전 위원장과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원 전 장관의 만남을 두고 한 전 위원장이 복귀를 위한 ‘몸풀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도 한 전 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아마도 (당 대표 선거에) 나오지 않겠냐"며 "한동훈 전 위원장 본인도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경우 선출 될 가능성이 높다는 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여기에 당초 6월 말에서 7월 초 열릴 것으로 전망됐던 전당대회가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당 안팎에서는 한 전 위원장의 출마설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한 전 위원장이 서울 서초구의 한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모습이 시민들에게 목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한편, 4·10 총선 이후인 지난달 19일 한 전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오찬 초대를 건강상의 이유로 거절하면서 친윤(친윤석열) 인사들과 일부 거리감이 생겼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의 오찬 제안을 거절하기 전에 비대위 인사들을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갈등설이 불거지기도 했다.최근 출범한 '황우여 비상대책위원회'와 원내지도부가 친윤계 인사로 구성되면서 한 전 위원장의 등판을 결정할 전당대회 개최 시점과 룰 개정 여부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엄마 큰일 났어” 딸 목소리… 알고 보니 AI 이용 보이스피싱범
AI(인공지능)로 만든 목소리를 이용한 보이스피싱 수거책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는 딸 이름으로 저장된 휴대전화 번호에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속아 거액의 돈을 건넬 뻔했다.14일 부산 금정경찰서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 60대 남성 A 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A 씨는 피해자가 보이스피싱범에 속아 인출한 현금을 건네받으려고 한 혐의(공갈미수방조)를 받고 있다.경찰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1시 30분께 금정구 한 은행에 60대 여성 B 씨가 현금 2000만 원을 출금하기 위해 찾아왔다. B 씨를 응대한 은행원은 “B 씨가 현금을 인출했는데 피싱이 의심된다. 경찰 도움 문의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며 경찰에 이를 신고했다.조사 결과 B 씨는 딸 이름으로 저장된 휴대전화 번호로 걸려 온 딸 목소리를 흉내 낸 AI 목소리에 속아 현금을 출금하려 했다. AI 목소리는 “엄마 큰일 났어. 친구 보증을 섰는데 친구가 연락 되지 않아 잡혀 왔어”라며 B 씨를 속였다.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B 씨와 대면해 우체국 앞에서 현금을 건네받으려는 현금 수거책 A 씨를 검거하고 2000만 원을 회수했다.경찰은 “B 씨를 통해 보이스피싱 조직 상선을 추적한 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며 “기술이 발달하면서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도 발전하는 양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원석 "인사는 인사, 수사는 수사"…다시 시험대 오른 尹
이원석 검찰총장이 14일 검찰 고위직 인사에 대해 "인사는 인사, 수사는 수사"라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대통령실과 검찰 수뇌부와의 갈등 국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이 총장은 이날 대검찰청에 출근하면서 '법무부가 총장과 인사에 대해 충분히 사전 조율을 했느냐'는 질문에 "어제 단행된 검사장 인사에 대해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라고 답했다.전날 법무부 인사로 서울중앙지검 지휘 라인과 대검찰청 참모진이 대거 교체된 뒤 처음으로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이 총장은 특히 "어제 단행된 검사장 인사는…"이라고 말한 뒤 7초 가량 침묵하며 고뇌에 찬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인사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는 해석이다.이 총장은 '용산과의 갈등설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아니다"라고 답했다.이 총장은 '김건희 여사 수사 방침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질문에는 "어느 검사장이 오더라도 수사팀과 뜻을 모아서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원칙대로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면서 "저는 우리 검사들을, 수사팀을 믿는다. 인사는 인사이고 수사는 수사"라고 강조했다. 전격적인 검찰 수뇌부 인사에도 불구하고 김건희 관련 수사에 대한 변함 없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앞서 법무부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의 검사장과 1∼4차장을 모두 승진 형태로 교체했다.검찰총장의 손발 역할을 하는 대검찰청 참모진도 대부분 자리를 바꿨다.이 총장이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전담 수사팀 구성을 지시한 지 11일,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이 임명된 지 엿새 만에 이뤄진 인사였다.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 수사 등을 놓고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어온 이 총장을 의도적으로 배제 인사라는 분석과 함께 김 여사 수사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이제 공은 다시 윤석열 대통령에게로 넘어왔다.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민정수석 부활과 함께 김주현 수석을 임명하면서 '검·경 등 권력기관 장악 의도는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하지만 이번 인사로 인해 '검찰을 사법리스크의 방패로 삼으려 한다'는 야당의 의혹 제기가 더 힘을 얻고 있다.윤 대통령이 집권 3년차를 맞아 소통과 협치를 내세워 위기 돌파에 나섰지만 이번 검찰 인사로 계기로 또다른 시험대에 올라선 것으로 보인다.
‘파타야 드럼통 살인’ 피의자 1명 캄보디아서 추가 검거
태국 파타야에서 30대 한국인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도주한 피의자 3명 중 1명이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추가로 붙잡혔다.경찰청은 이 사건 피의자 중 1명인 A(20대) 씨를 14일 0시 10분께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경찰주재관과 현지 경찰의 공조를 통해 붙잡았다고 밝혔다.A 씨는 공범 2명과 함께 이달 초 태국 파타야에서 한국인 피해자 B(30대) 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경찰은 그간 캄보디아로 도피한 A 씨를 추적해 왔으며, 태국·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에 파견된 경찰주재관들과 함께 주재국에 대한 첩보를 수집했다.이 과정에서 13일 오후 9시께 A 씨로 보이는 한국인이 프놈펜 한 숙소에서 묵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캄보디아 경찰주재관과 현지 경찰이 함께 A 씨를 검거했다. 이미 인터폴에 긴급 요청해 A 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서가 발부된 상태였다.현재 A 씨는 캄보디아 경찰에 구금돼 있으며, 경찰은 캄보디아·태국 경찰청과 피의자 국내 송환을 협의할 계획이다. 이후 수사는 경남경찰청이 맡는다.경찰은 또 태국 주변국으로 밀입국한 것으로 추정되는 다른 1명에 대해서도 현지 경찰들과 공조해 추적 중이다.이보다 앞서 경남경찰청은 지난 12일 오후 7시 46분 전북 정읍 한 주거지에서 공범(20대) 1명을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긴급체포하기도 했다.이들 3명에게 살해된 B 씨는 지난달 30일 태국으로 입국했다. 그러다 지난 7일 B 씨의 모친이 모르는 남자로부터 전화가 와서 ‘B 씨가 마약을 버려 자신들에게 손해를 입혔으니 300만 밧(1억 1000만 원)을 몸값으로 내든지 아니면 아들이 살해당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모친은 곧바로 경찰과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에 신고했다.수사 과정에서 지난 2일 방콕 후아이쾅의 한 클럽에서 A 씨 목격 사실을 확인해 주변 CCTV를 확보하고 분석한 결과, 이튿날(3일) 오전 2시께 한국인 남성 2명이 A 씨를 렌터카에 태워 파타야로 가 다른 픽업트럭으로 갈아타고 파타야의 한 저수지 인근 숙박시설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이 픽업트럭은 4일 오후 9시께 짐칸에 검은 물체를 싣고 숙박시설을 빠져나갔으며 마프라찬 호수 인근에 1시간가량 주차했다가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검은색 플라스틱통과 밧줄 등을 미리 구매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태국 경찰은 11일 밤 잠수부를 투입해 시멘트가 메워진 프라스틱통에서 A 씨의 사체를 발견했다.
부산 재개발 최대어 우동 3구역 본궤도
부산지역 재개발 최대어로 손꼽히는 해운대구 우동3구역 재개발 사업이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조합 측은 내년 초 사업시행인가를 목표로 사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13일 지역 정비업계에 따르면 부산시 건축위원회는 우동3구역 재개발 정비사업에 대해 조건부 의결을 심의했다. 우동3구역의 경우 이전 조합장과 집행부가 추진했던 설계안이 건축심의를 통과한 적이 있다. 하지만 새로운 집행부가 꾸려진 뒤 변경된 설계안으로 다시 건축심의를 받게 됐다. 조합에 따르면 이번 설계안의 핵심은 기존 28층이었던 랜드마크 동의 높이를 37층으로 높이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하이엔드 브랜드 아파트의 가치를 확보한다는 것. 우동3구역의 시공을 맡은 현대건설은 부산 최초로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적용한다. 조합 관계자는 “이전 설계안에는 470면 규모의 공익용 주차장을 마련해 일부를 개방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며 “새로운 설계를 통해 공익용 주차장을 없애고 조합원들의 이익을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조합 측은 인근 유치원과의 일조권 문제도 원만하게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아파트 동과 동 사이를 잇는 ‘스카이브릿지’도 되살려 단지의 경쟁력을 강화했다고도 덧붙였다. 새로운 설계안이 건축심의를 통과한 만큼 사업도 본궤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조합은 오는 7월 조합원 총회를 연 뒤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접수할 계획이다. 늦어도 내년 초에는 사업시행인가를 받아내고, 관리처분인가를 거쳐 이주·철거, 착공 등의 절차를 밟아가겠다는 목표다. 우동3구역 재개발 사업은 해운대구 우동 229번지 일원 16만 727㎡ 일대에 지하 6층~지상 39층 아파트 2400세대 규모를 짓는 사업이다.
분산에너지법 시행 한 달 앞…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은 ‘깜깜’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에 대한 법적 근거를 담은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하 분산에너지법)’ 시행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부의 준비 부족 등으로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은 상당 기간 늦어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연내 시행 조차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부산시 등에 따르면, 분산에너지법 및 분산에너지법 하위법령(시행령·시행규칙)이 다음 달 14일 시행된다. 하지만 분산에너지법에 차등 전기요금제에 대한 법적 근거만 담길 뿐,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에는 차등 전기요금제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담기지 않는다. 시행령에 지역별 전기요금제와 관련한 위임사항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다음 달 14일 분산에너지법이 시행되더라도 차등 전기요금제는 도입되지 않는 셈이다.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는 수도권 등이 부산·울산·경북·전남 등 원전 소재 지역보다 전기요금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내도록 하는게 골자다. 실제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를 도입하려면 분산에너지법 하위법령과는 별개로 전력공급자인 한국전력의 기본공급 약관 및 전력시장 운영규칙을 개정해야 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분산에너지법 시행령이 법제처 심사 막바지 단계로, 분산에너지법과 하위법령을 다음 달 14일 공식 시행할 예정”이라며 “다만, 지역에서 관심을 가지는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관련해서는 분산에너지법 시행령에 따로 위임사항이 없어 구체적인 내용을 담지 못하고, 대신 정책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과 관련, 산업부는 충분한 논의와 공론화 과정, 다양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단계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뿐, 연내 시행 여부 등 구체적 로드맵 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를 두고 한전과 발전사, 원전 소재 지자체(부산·울산·경북·전남) 등 이해관계자 간 합의안 도출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또 다른 산업부 관계자는 “관계 주체 간 의견 수렴 등이 필요해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 일정에 대해서는 현재로서 언제라고 예단해서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최대한 빨리 (전력)도매시장의 가격 차등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택시기사가 추천하는 부산의 찐 맛집은? 원도심 ‘택슐랭 축제’ 17일 개막
지역의 숨은 맛집들을 속속들이 꿰고 있는 택시 기사들이 추천한 맛집을 소개하고, 부산의 음식문화를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는 이색 미식관광 테마 축제가 부산 원도심 일원에서 열린다.부산시는 오는 17일부터 26일까지 중구, 서구, 동구, 영도구 등 원도심에서 제9회 부산 원도심 활성화축제 ‘택슐랭’을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축제는 기존 골목길 중심의 콘텐츠에서 탈피해 지역문화와 음식에 대한 특색을 느낄 수 있도록 관광과 축제 요소를 결합한 행사로 기획됐다.택슐랭은 택시와 미슐랭의 합성어로, 10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 택시 기사들이 부산 구석구석을 누비며 축적된 정보를 바탕으로 추천한 원도심 ‘찐’ 맛집 28곳을 엄선해 소개하는 미식관광 축제다.오는 17일 오후 7시 30분 부산역 광장에서는 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개막식이 펼쳐진다. 택슐랭 오픈 세리머니에서는 식전 공연, 택슐랭 상표 개시 제막식, 택슐랭 가이드 선정 식당 공개와 명패 시상식, 시식 체험 등이 진행된다. 미식가로 소문난 프로야구 롯데의 레전드 선수 이대호와 부산시 소통 캐릭터 부기가 특별 손님으로 참석해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이번 축제에서는 △택슐랭 가이드북 발간 △원도심 음식문화를 이야기하는 도보 미션투어 △부산의 아름다운 야경 드라이브를 즐기는 택시 관광 △도심 상설 이벤트 △영상 콘텐츠 상영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된다.유튜브 구독자 24만 명을 보유한 부산 생활 외식 유튜버가 참여하는 택슐랭 가이드 맛집 콘텐츠도 만나볼 수 있다.택슐랭 가이드북은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 홈페이지와 SNS, 네이버·카카오·구글 지도 앱 등을 통해 공유할 예정이며, 책자는 판촉을 통해 시민들에게 증정할 예정이다.이밖에 주말에는 원도심의 음식문화, 역사 등을 스토리텔링식으로 풀어내는 ‘도보 미션 투어’와 노포, 대포 맛집에서 반주를 맛보고, 부산의 아름다운 야경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프라이빗 택시투어’가 진행된다.박근록 부산시 관광마이스국장은 “내비게이션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길을 찾아내는 부산의 택시 기사들은 이미 전국에서 유명하다”며 “그 누구보다 지역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택시 기사들이 추천하는 맛집을 통해 원도심의 특색 있는 맛과 분위기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말짱 도루묵’, 어떤 사연의 물고기일래…
‘말짱 도루묵’이라는 말이 있다. ‘열심히 공들여 노력한 일이 아무런 보람없 이 쓸모없게 되었을 때’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도루묵이라는 특이하고 왠지 모를 사연이라도 있을법한 이 생선은 어쩌다가 속담 속 주인공이 됐을까.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은 ‘수산경제리포트(5월 1주차)’ 발행본에서 <‘말짱 도루묵’, 어떤 사연의 물고기인가>를 통해 ‘말짱 도루묵’의 어원, 유래에 대해 짚었다.이에 따르면 도루묵은 매년 11~12월의 겨울철, 강원도에서 어획되는 제철 별미 생선이다. ‘도루묵’의 어원을 두고는 여러 속설이 있으나, 어느 문헌에서도 누가 이름을 지었는지 학술적으로 규명된 바는 없다. 다만 유명한 민담으로 허균이 쓴 도문대작(屠門大嚼)1)을 통해 단서를 확인할 수 있다.피난길에 오른 어느 왕이 묵어(혹은 목어)를 먹었는데, 이렇게 맛있는 생선의 이름이 너무 형편없는 것을 불쌍하게 여겨 앞으로 '은어'로 부르도록 했다. 그런데 환궁한 뒤 이 생선 맛이 떠올라 다시 먹어봤는데, 예전만큼 맛있지가 않아서 “도로 묵어(후일 ‘도루묵’)라고 하라”라고 명했다.이것이 도루묵의 유래이고, 당시에 명명(命名)한 왕은 임진왜란을 겪은 선조라고 추측할뿐 정확하진 않다.그런데 도루묵은 정말로 맛이 형편없는 생선일까.겨울철 산란기의 도루묵은 뱃속에 알이 가득하다. 소금으로 간을 한 구이나 고추장 양념으로 조림을 만들어 한 입 베어 물면 입안에서 알이 톡톡 터지고, 담백하며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생선 중에서는 비린내가 거의 없고 살도 연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도루묵은 열량이 100g당 113kcal 정도 되는데, 비슷한 영양 성분을 지닌 연어가 100g당 208kcal 정도인 것에 비하면 고단백 저칼로리로 훌륭한 다이어트 식품이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두뇌발달에 효과적인 오메가-3 불포화지방산(DHA, EPA 등)도 풍부하다. 도루묵 100g당 DHA는 709mg으로 가을철 고소한 맛의 대명사인 전어보다 2배나 많고, EPA는 523mg으로 갈치에 비해 2배 풍부하다.또한 양질의 불포화지방산도 함유해 심혈관질환과 성인병 예방, 청소년의 기억력과 학습능력에 도움을 주는 등 맛과 영양이 가득한 생선이다.하지만 이렇게 맛있고 영양 만점인 도루묵은 명태처럼 동해안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환경오염 등으로 알배기 도루묵의 자원량이 점점 감소하고 있고, 지구 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서식처가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통계청 ‘어업생산동향조사’에 따르면, 도루묵은 2019년 3066t(톤)에서 2020년 5114t으로 증가한 이후 2021년 2760t, 2022년 1408t, 2023년 611t으로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도루묵 생산금액 역시 2020년 106억 원에서 2023년 43억 원으로 계속 줄어들어 어가의 수입 감소와 서민들의 밥상 물가가 우려되는 상황이다.수산경제연구원은 “지금부터라도 지속 가능한 도루묵 생산과 후손들에게 양질의 단백질 식량을 물려주기 위해 미성어 어획 금지, 바다숲 조성을 통한 산란장 확보, 종묘 생산과 방류 확대, 남획 자제 등의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채상병 사건' 임성근 전 사단장 22시간 밤샘 소환조사 후 귀가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전날 9시께부터 22시간 동안 밤샘 조사를 받은 후 다음날 아침에야 귀가하게 됐다.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14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임 전 사단장을 전날 오전 9시께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고, 그는 이날 오전 7시 25분께야 청사 밖으로 나왔다.지휘부이자 최윗선인 그가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에 대해 경찰 대면 조사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정확한 진상 규명을 위해 경찰 조사에 거짓됨 없이 진실하고 성실하게 조사에 임했다"고 짧게 말하고는 자리를 떠났다. 이어 취재진의 반복된 질문에도 그는 주먹을 쥔 채 입을 굳게 다물고 답변하지 않았으며, 변호인이 미리 준비해둔 검은색 세단 승용차에 탑승했다.경찰은 전날 시작된 조사가 길어지자 임 전 사단장의 동의를 받고 전날 오후 9시부터 이날 오전 3시 30분까지 심야 조사도 진행했다. '경찰수사에 관한 인권보호 규칙'에 따르면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조사를 금지하고 있지만 심야조사가 불가피할 경우 피의자 등의 동의를 받아 진행하기도 한다. 그는 각 1시간으로 배정된 점심·저녁 식사 시간도 전부 건물 안에서 이용했다고 경찰은 밝혔다.그는 전날 소환 조사를 앞두고 취재진 앞에서 "그간 검증되지 않은 각종 허위 사실과 주장이 난무했다"며 "일부 유튜브, SNS, 일부 언론에서 제가 하지 않은 수중 수색 지시를 제가 했다고 10개월째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취재진에게 '예천군 수해 실종자 수색'과 관련해 "(해병대) 여단장이 작전통제권자인 육군 50사단장에게 건의하여 승인받아 결정했다"며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는 주장을 펼쳤다.임 전 사단장의 재소환 가능성 등은 추후 기록 열람 등을 통해 이뤄질 계획이다. 이어 경찰은 50사단장과의 대질조사는 계획한 적이 없으며, 검토해본 적도 없다고 밝혔다. 또 경북경찰청 한 관계자는 "임 전 사단장이 적극적으로 진술에 임하고 본인 소명을 적극적으로 했다"며 수사에 박차를 가할 전망을 밝혔다.
여성 열 명 중 일곱은 경험하는 가슴 통증, 암일까 걱정된다면…
유방암은 여성 암 발생 1위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1년 유방암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6만 9313명에 달한다. 주변에서 쉽게 발병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만큼 유방에 통증이 생기거나 멍울이 잡히면 유방암이 아닐까 겁부터 나게 마련이다. 부산의료원 외과 김연우 과장이 유방외과를 찾는 환자들이 자주 하는 질문들을 정리했다.■가슴 통증, 유방암 증상일까유방 통증은 전체 여성의 70% 이상이 경험하는 아주 흔한 증상이다. 크게 생리 주기에 영향을 받는 주기적 유방통과 생리와 무관한 비주기적 유방통으로 나뉜다.주기적 유방통은 배란기 전후와 생리 전부터 시작해 생리 직전 최고조에 달했다가 생리가 시작되면서 서서히 줄어드는 특징을 보인다. 생리 주기에 따라 난소에서 나오는 여성 호르몬이 유방을 이루는 유선에 자극을 주면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찌릿찌릿한 느낌, 뻐근함, 욱신거림, 붓는 느낌, 화끈거림 등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비주기적 유방통은 주기적 유방통에 비해 통증 부위가 일정하며 지속적이다. 호르몬제나 우울증약, 혈압약, 위장약처럼 여성 호르몬에 변동을 가져올 수 있는 약물이 원인이 되기도 하고, 스트레스와의 관련성도 보고된다. 유관 확장증, 유관 주위 유방염, 유방 낭종, 늑연골염 등으로 유발될 수도 있다. 비주기적이고 국소적인 통증이 지속된다면 원인을 먼저 알아봐야 한다.부산의료원 김연우 과장은 "유방통과 유방암의 관련성은 2~5% 수준으로 낮은 편"이라며 "유방통이 있거나 또는 증상이 없을 때도 검진에서 유방암이 확인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찾고,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 검진을 꼭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양성 혹도 수술을 해야 할까국가검진에서는 만 40세부터 2년마다 유방촬영을 하게 된다. 검진에서 많이 나오는 결과가 '치밀유방'인데, 지방 조직이 적고 유선 조직이 많아 가슴을 눌러서 찍는 유방촬영에서 유선이 치밀하게 보인다는 뜻이다. 이 경우 유방촬영술로는 유선 조직 사이에 유방암이나 혹이 가려져 보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초음파 검사를 추가로 권한다.김연우 과장은 "간혹 자신이 치밀유방인데 유방촬영술 대신 초음파만 하면 안 되는지 묻는 환자가 있는데, 암과 연관성이 있을 수 있는 미세석회는 유방촬영에서 더 선명하게 관찰되기 때문에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영상 검사에서 혹의 모양이 6단계 분류 가운데 4단계 이상에 해당되면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 조직검사 결과 혹이 악성이 아니라 양성이라면 대부분 6개월 뒤 추적 검사를 하면서 지켜보면 된다. 유방 낭종(물혹), 섬유선종 등이 대표적인 양성 혹이다.하지만 양성 중에서도 특수한 형태로 자라는 '비정형' 병변 진단이라면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 반드시 수술로 제거를 해야 한다. 단순 절개 외에 진공흡인보조장치를 이용해 상처가 적고 회복이 빠른 제거술도 있다. 그밖에 관내 유두종, 경화성 선증 등도 제거를 권장한다.■유방암 위험을 줄이는 방법은유방암의 증상은 만져지는 멍울이나 유두 분비물, 유두 함몰 발생, 피부 변화, 겨드랑이 종괴(덩어리) 등이다. 치료에는 수술과 방사선치료 외에도 전신 치료인 내분비요법과 항암요법을 활용한다. 최근에는 표적치료나 면역항암제 사용도 늘었다.국내 유방암 발생 환자는 2021년 2만 8861명으로, 2000년(6095명)과 비교해 네 배 이상 증가했다. 여성으로만 좁혀보면 2021년 인구 10만 명당 111.6명이 발병했다. 연령대는 40대(29.8%), 50대(29.3%), 60대(20.7%) 순이었다.유방암은 조기에 치료하면 비교적 치료가 잘 되는 암이기도 하다. 한국유방암학회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 중 0~1기의 비율은 2019년 61.6%까지 올라왔다. 유방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2017~2021년 발생 기준 93.8%에 달한다.유방암의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알려진 위험 요인들은 있다. 이른 초경, 늦은 폐경, 늦은 연령의 임신 등으로 인한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의 증가, 서구화된 식습관, 비만, 음주, 호르몬 대체 요법 등이다.부산의료원 김연우 과장은 "유방암의 60% 이상이 조기에 진단되고 있고,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되면서 5년 생존율도 90% 이상으로 높아졌다"면서 "정기 검진을 꼭 챙기고, 증상이 생긴다면 미리 두려워하기보다 지체 없이 병원을 방문해 달라"고 말했다.
'태국 파타야 드럼통 납치살인' 용의자 1명, 캄보디아서 추가 검거
태국 파타야에서 30대 한국인 관광객의 손가락이 모두 잘려 살해된 사건의 용의자 중 한 명이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붙잡혔다. 다른 공범도 현지 경찰과 공조 추적중이다.경찰청은 공범 2명과 파타야에서 한국인 관광객 살인사건을 벌인 A(27) 씨를 14일 새벽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경찰주재관과 현지 경찰 등의 공조를 통해 검거했다고 밝혔다.경찰은 A 씨가 캄보디아로 도주한 사실을 확인해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에 파견된 경찰주재관들과 함께 첩보를 수집해 추적했다. 이미 경찰청은 12일 인터폴에 긴급 요청해 그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부받은 상태다. 이어 전날 오후 9시께 용의자로 보이는 한국인이 프놈펜의 한 숙소에 묵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검거작전에 돌입했다. 이에 캄보디아 주재관과 현지 경찰이 함께 작전을 펼쳐 이날 0시 10분께 프놈펜 숙박업소에서 A 씨를 검거했다.현재 그는 캄보디아 경찰에 구금되어 있으며, 경찰청은 캄보디아 및 태국 경찰청과 용의자의 국내 송환을 협의할 계획이다. 송환 이후 국내에서 검거된 공범이 압송되어 있는 경남경찰청에서 수사할 예정이다.경찰은 태국의 주변국으로 도주한 다른 공범 1명도 현지 경찰과 공조해 추적 중이다. 앞서 국내에서 붙잡힌 공범 20대 B 씨는 12일 오후 7시 46분께 자신의 주소지인 전북 정읍 한 주거지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돼 경남경찰청에 압송됐다.
오십견, 시간 지나면 저절로 낫는 병 아닙니다 [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일교차가 커지고, 낮에는 푸근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무리한 운동으로 인한 오십견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오십견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나이는 50~60대로 환자의 절반 이상이 여성이다. 오십견이라고 해서 50대만 걸리는 질환은 아니다. 202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40대도 전체 오십견 환자의 20% 가까이를 차지했다.많은 사람이 건강 정보 프로그램이나 유튜브를 통해 오십견을 잘 알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낫는 병'으로 오해하거나 심지어 병으로 여기지 않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오십견은 환자 상태에 따라 길게는 5년까지 통증이 이어지기도 한다.오십견의 정식 병명은 유착성 관절낭염이다. 원인은 다양하다. 관절 주머니에 염증이 발생해 주변 조직이 딱딱해지거나 두꺼워지게 되고, 이로 인해 어깨를 움직일 때 통증을 느끼거나 어깨가 굳어져 운동 범위가 줄어들게 된다. 심해질 경우 자다가 뒤척이면서 어깨 통증이 악화되어 잠에서 깨는 경우가 많다.부산고려병원 관절센터 김형준(정형외과 전문의) 진료과장은 "오십견은 오래 방치할수록 치료도 어려워지기 때문에 병원에 방문해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통증이 생기면 검사를 통해 염증 정도를 확인하고 전문의와 함께 치료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평소에 건강했고 어깨가 아프지 않았던 사람들은 오십견이 생겨도 인지하지 못한다. 무리하게 움직여서 일시적인 통증이 생겼다고 착각하거나 자신의 건강을 과신해 오십견이 생겨도 파스를 붙이며 버틴다.오십견의 초기에는 통증이 발생한다. 이때는 팔을 등 뒤로 돌리는 동작을 해도 크게 아프지 않고, 자유롭게 어깨를 움직일 수 있다. 초기에 진단을 받게 되면 스트레칭만으로도 통증을 개선할 수 있다.어깨 상태에 따라 약물 처방, 주사 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등 비수술 치료를 병행하면서 증상을 개선한다. 적절한 주사 치료는 통증을 감소시켜 주고, 관절 운동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하지만 횟수가 수십 회에 달하거나 부적절한 주사 치료는 오히려 어깨 관절을 망칠 수 있다.적절한 스트레칭 운동은 굉장히 중요하다. 스트레칭을 하지 않는다면 주사 치료나 약물 치료를 해도 어깨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오십견은 발생 후 시간이 오래 지날수록 어깨 관절을 풀기 점점 어려워지므로, 조기에 어깨 관절 스트레칭을 반드시 해야 한다.스트레칭을 하는 방법 또한 병원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어깨를 마냥 돌리기만 한다거나, 공원에서 어깨 돌리는 운동기구를 이용하거나, 혹은 어깨 근력 운동 등을 하게 된다면 오히려 어깨 통증이 악화되기만 하고 큰 효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오십견 환자는 많은 경우 어깨 주위를 덮고 있는 회전근개 파열과 같은 회전근개 질환이 동반된다. 오십견 치료만 진행하면 근본적인 원인은 해결하지 못할 수 있다.부산고려병원 김형준 진료과장은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로 오십견에 대한 주사 치료만 받는 것은 나중에 병을 키울 수 있다"며 "다른 어깨 질환과 구별하는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전문 클리닉을 찾아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파트 사전청약제도 폐지…줄줄이 사업지연에 당첨자만 고통
정부가 공공분양주택에 도입했던 아파트 사전청약 제도를 중단한다. 사전청약이란 본 청약을 하기 1~2년 전에 미리 청약을 받아두는 제도다. 사전청약 당첨자가 반드시 본청약을 해야 한다는 구속력은 없으나 당첨을 포기하면 6개월 동안 다른 곳에서 사전청약에 당첨될 수 없었다.그런데 본청약 시행시기가 지연되는 사례가 계속 발생하자 정부가 이를 중단시킨 것이다.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는 공공 사전청약 신규 시행을 중단한다고 14일 밝혔다. 국토부는 “사전청약 도입 초기인 2021년 7월~2022년 7월에 사전청약을 시행한 단지들의 본청약 시기가 본격 도래하고 있지만, 군포대야미와 같이 계속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사전청약 당첨자의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사전청약 공급 이후 사업지역에서 문화재 발굴, 맹꽁이 등 법정보호종 발견, 기반시설 설치 지연 등 여러 요소로 인해 사업 일정이 지연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이에 국토부는 사전청약을 더이상 시행하지 않고 신규 공급되는 공공분양주택은 사전청약 없이 바로 본청약을 시행하기로 했다.사전청약은 이명박(MB) 정부 때인 2009년 보금자리주택에 처음 적용됐으나 본청약까지 수년이상 지연되면서 폐지됐다. 문재인 정부는 다시 사전청약 제도를 도입했지만 똑같은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패닉바잉’ 현상이 확산되자 무주택자들의 불안감을 달래기 위해 도입한다는 목소리도 컸다.정부는 2021년 11월 사전청약 제도를 민간 아파트로도 확대했으나 건설사들의 참여가 별로 없어 거의 폐지된 것이나 다름없게 됐다.다만, 정부는 기존 사전청약 단지는 이사계획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LH는 그간 본청약 1~2개월 전에 사전청약 당첨자에게 지연 여부를 안내했으나, 앞으로는 지연 발생 시 예상 지연 기간 및 사유 등을 빠르게 안내하기로 했다.현재 올해 9~10월 본청약 예정단지 중 7개 단지에서 사업 지연이 확인됐고 해당단지 당첨자에게는 5월 중 사업추진 일정을 안내한다.아울러 LH는 본청약 지연으로 사전청약 당첨자의 주거계획에 차질이 생길 경우, 주거 부담을 완화하고 임시 주거를 안내하는 지원방안을 추진한다.사전청약 단지 중 본청약이 6개월 이상 장기 지연되는 경우, 본청약시 계약금 비율을 10%에서 5%로 내리고 중도금 납부 횟수도 2회에서 1회로 줄이며 지연 사업 단지가 중도금 집단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이정희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은 “주택 수요를 흡수하는 긍정적 효과보다 본청약 지연으로 사전청약 당첨자가 보는 피해가 커 이 제도 자체에 한계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 연임 ‘사전 작업’ 잡음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른바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 교통정리’의 후폭풍이 거세다. 당직에 이어 국회직까지 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작용하는 모습에 대해 당내에서도 부정적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국회의장 경선에서 친명 후보 단일화를 이뤄낸 추미애 당선인은 ‘명심’을 다시 강조했다. 추 당선인은 13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이 대표와 여러 차례 깊이 (의장 선출 관련)얘기를 나눴다”며 “(이 대표는) 순리대로 자연스럽게 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국회의장 경선에서 선수와 나이를 따져온 관행에 비춰볼 때 이 대표의 의중이 자신에게 향해 있다는 주장이다. 친명계가 박찬대 원내대표를 단일후보로 내세워 당선 시킨데 이어 국회의장까지 명심을 앞세운 친명 후보로 단일화한 데 대해 비명계에선 비판 목소리를 냈다. 친문(친문재인)계인 박수현 당선인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국회의장까지 명심이 개입해서 정리가 되는 것은 역대 처음”이라며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친명계가 친명 일색으로 당직과 국회직을 채우는 데 대해선 이 대표의 대표직 연임을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세론’으로 전당대회에서도 이 대표 단독 입후보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친명계에선 총선 승리는 사실상 재신임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지원 당선인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 국민의 재신임을 받았다. 당대표를 (연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지역 벤처·창업기업, 자금 조달 쉬워진다
정부가 지역의 창업기업과 벤처기업이 투자를 받아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 벤처캐피탈(VC),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AC)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수도권에 비해 열악한 법률·회계·컨설팅·디자인·지식재산권(IP) 등 전문 서비스 지원도 강화한다. 정부는 13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지역 성장지원 서비스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각 지역에서 창업한 기업이 지역에서 성장하고, 지역 내 일자리를 창출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의도다. 기술 창업기업의 60%, 벤처 투자의 80%가 수도권에 집중된 쏠림 현상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벤처·창업기업이 성장하려면 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투자 등 창업 생태계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지역에는 벤처·창업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서비스가 부족하다. 벤처캐피탈 90.7%가, 액셀러레이터 61.5%가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는 것에서 실상을 알 수 있다. 우선, 정부는 지역 소재 투자·보육 전문 기업의 펀드 결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역의 중소형 투자·보육 전문 기업은 출자자를 구하기도 힘들고 자체 자금도 부족해 펀드를 만들기 어렵다. 이에 지자체가 개인투자조합(투자펀드를 뜻함)에 20% 이상 출자하면, 지자체를 포함한 법인의 출자 허용비율을 30%에서 49%까지 확대한다. 이렇게 하면 민간 출자자 확보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또 지역의 우수한 투자·보육 전문 기업이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의 벤처펀드 특별보증 신청 시 평가 및 보증을 우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보육 전문 기업이 투자금을 회수하고, 다시 창업기업에 재투자할 수 있도록 지역 AC 세컨더리 펀드 출자규모(2024년 100억 원)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지역 소재 투자·보육 전문 기업의 경력 쌓기를 지원하기 위해 모태펀드 위탁 운용사 선정 시, 지역 소재 투자·보육 전문기업에 대한 평가 가점을 확대한다. 지역 벤처·창업기업의 자금조달 기회도 확대한다. 지역 벤처투자 마중물 역할을 하는 모태펀드 지역계정 출자 규모(2024년 1000억 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2026년까지 지역 전용 벤처펀드를 누적 1조 원 이상 신규 공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이 효과를 발휘할지 미지수라는 목소리도 크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실력 있는 창업기업은 지방에 있어도 지금도 투자를 받을 수 있다”며 “사업이 될만한 창업·벤처기업들은 모두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어 지역 창업생태계 활성화가 해법이 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부산 북항, 복합 해양레저관광 활성화
축구장 2만 6000개 넓이의 어촌·어항 지역 국·공유지 192㎢(5800만 평)를 활용해 기업을 유치하는 ‘어촌형 기회발전특구’ 제도가 도입된다. 해양수산부는 어촌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관계 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어촌·연안 활력 제고 방안’을 13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해수부는 어촌과 연안을 아우르는 ‘바다 생활권’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이들 지역에 수산업과 관광·레저 활성화, 정주·생활여건 개선 등을 복합적으로 추진한다. 성공적인 사업을 위해 민간투자 유치를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어촌 신활력 증진 사업을 개편해 민간투자 규모에 따른 재정 지원을 차등화하고 다양한 민간투자 유형을 발굴한다. 어촌·어항 지역의 국·공유지를 대상으로 도입되는 어촌형 기회발전특구는 주요 어항과 배후 지역에 기업을 유치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다. 해수부는 기업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기존 기회발전특구 수준으로 세제 혜택, 자금 지원 등이 이뤄지도록 관계 부처와 협의할 예정이다. 기회발전특구로 이전하거나 이곳에서 창업하는 기업은 5년간 법인세를 100% 감면받고 추가로 2년간 법인세를 50%만 낸다. 취득세와 재산세 등도 감면받는다. 어촌형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받으려면 지방자치단체가 어촌 특성에 따라 사업 계획을 수립해 신청해야 한다. 부산, 인천과 같은 도시형 바다 생활권은 해양수산 융복합 기능을 강화한다. 특히 부산항 북항, 인천 내항 재개발을 통해 해양관광 거점으로 조성하면서 놀거리, 쉴 거리 등을 제공하는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을 관계 기관과 협의해 추진한다.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 마스터플랜을 수립 중인 해수부는 8000억 원 이상 민간투자에 국비와 지방비를 더해 1조 원 이상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주거와 일자리를 제공하는 ‘청년귀어종합타운’도 조성한다. 청년 귀어인이 정착할 수 있도록 타운마다 약 30채의 주택을 마련하고 어선이나 양식장도 임대한다. 어촌계 가입까지 지원한다. 해수부는 수산업과 해양레저를 연계해 바다 생활권 매출액을 2022년 40조 원에서 2027년 50조 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검찰, 명품 가방 의혹 최재영 목사 수사… 김건희 여사도 소환하나
검찰이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가방을 건넨 인물인 최재영 목사를 13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김 여사 소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13일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주거침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는 최 목사에 대해 피의자이자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최 목사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인 2022년 9월 13일 김 여사에게 300만 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선물하면서 손목시계형 불법 카메라로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최 목사를 상대로 촬영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명품 가방 전달이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 있는지도 확인할 예정이다. 최 목사는 이날 검찰 출석 전 취재진과 만나 “(김 여사가)아무것도 받지 않았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이 사건의 본질은 김 여사가 대통령의 권력을 자신에게 집중해 이원화하고 사유화한 것이다”고 밝혔다. 최 목사 측은 촬영에 대해서는 공익 차원의 취재 목적이라는 태도를 고수했다. 검찰은 최 목사 측에 김 여사와 나눈 메신저 내용과 촬영 영상 원본, 김 여사와 만난 직후 당시 상황을 복기해 둔 메모 등을 제출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최 목사 소환에 앞서 지난 9일에는 최 목사를 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고발했던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과 홍정식 활빈당 대표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이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의 핵심 관계자 대부분을 불러 조사했거나, 조사할 계획인 만큼 수수 당사자인 김 여사의 소환 조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아직 김 여사 조사 일정 등은 정해진 바 없으나, 이원석 검찰총장이 앞서 신속한 수사를 주문하면서 이르면 이달 중으로 김 여사 소환 일정을 조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7월 경북 예천군 집중호우 당시 실종자를 수색하다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이날 오전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출석했다. 임 전 사단장은 조사에 앞서 “작전 임무 수행 중에 안타깝게 순직한 고 채 해병의 명복을 빈다”며 “그간 검증되지 않은 각종 허위 사실과 주장이 난무했다”고 강조했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해 8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고발됐다. 임 전 사단장은 홍수로 하천이 불어나 위험한 상황에서 사병들에게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도 없이 무리하게 실종자 수색을 지시했다는 혐의로 고발됐다. 임 전 사단장은 “당시 작전에 관한 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더웠던 4월에 장마 같은 봄비
기후 변화로 인한 날씨 변동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달 부산은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은 평균 최고기온과 평균 최저기온을 기록했다. 동시에 최근에는 장마 같은 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13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의 평균 기온은 15.9도로 최근 10년 동안 가장 더운 4월로 기록됐다. 지난달 부산의 평균 최고기온은 20.2도로 역시 최근 10년 사이 최고치였다. 평균 최저기온은 지난달 12.6도, 최저기온은 8.2도로 역시 최근 10년 사이 각각 가장 높았다. 특히, 지난달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한 날은 14일로 최근 10년간 4월 최고기온을 기록한 날 중 가장 빨랐다. 2017년과 2018년 4월 중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한 날은 각각 30일과 27일이었다. 지난해 4월만 해도 최고기온을 기록한 날은 20일이었던 만큼, 4월 중 가장 더운 날이 대략 한 주 빨리 찾아온 셈이다. 지난달 부산 지역에는 비도 많이 내렸다. 지난달 부산 지역 강수량은 166.8mm로 최근 5년 사이 4월 중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도 비가 잦았다. 지난 6일 1시간 최다 강수량은 30.3mm였다. 마치 여름 장마같은 폭우가 내린 것이다. 이는 최근 10년 중 5월의 1시간 최다 강수량 중 가장 많은 양으로 기록됐다. 황사가 한반도를 덮치는 날도 늘고 있다. 보통 황사는 3~5월에 가장 많이 관측되는데, 13일 기준으로 올해 들어 부산 지역 황사 일수는 7일로 최근 10년 중 2위를 차지했다. 아직 이달이 절반밖에 지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10년 중 황사가 가장 많이 관측된 지난해 황사 관측 일수인 9일과 비슷하거나 더 많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전 세계가 폭염으로 시름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여름 부산 역시 폭염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일 경우 폭염으로 규정하는데, 지난해 부산 폭염일수는 9일이었다.
버스킹 공연 관리는 뒷전… 부산 지자체, 장소만 늘렸다
부산 지자체 곳곳에서 경쟁적으로 버스킹 존을 확대하는 가운데, 정작 버스커의 공연 환경은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지자체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고민 없이 확대한 버스킹 존은 주민 민원을 키워 버스커들을 궁지에 몰아넣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기장군청은 이달부터 9월까지 기장군 주요 공공 장소를 중심으로 ‘버스킹 존’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이달 11일 정관읍 돌고래분수광장을 시작으로 6월에는 장안읍 박태준기념관, 오는 8월에는 철마면 소나무공원과 일광해수욕장, 9월에는 기장읍 기장공영주차장에서 공연이 총 18회에 걸쳐 열린다. 버스커들은 상업적, 종교적 성격의 공연만 아니라면 개인과 단체 등 누구나 공연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버스킹을 확대하는 지자체 움직임은 부산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부산진구청도 지난 3월부터 놀이마루 입구, 롯데백화점 후문, 영광도서 건너편 분수대 앞, 젊음의 거리 등 서면 일대 4곳에 버스킹 존을 지정해 매주 금·토요일에 거리 공연을 열고 있다. 부산 원도심 동구의 초량천 광장과 옛 부산진역사 앞도 버스킹 존으로 꾸려졌다. 갑자기 확대되는 버스킹 존과 관련해 정작 버스커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버스커들은 유동 인구가 많이 모이는 곳에서 홍보와 동시에 모금함인 팁 박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데, 유동 인구가 적은 곳에 지정된 버스킹 존은 애초에 지원 자체를 기피한다는 것이다. 버스커로 활동하는 부산의 한 인디밴드의 멤버는 “지자체는 무대만 만들어 놓으면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공연을 열 수 있다고 보고 쉽게 버스킹 존을 조성하지만, 버스킹이 수익 창출 수단인 버스커들은 사람이 오지 않는 곳은 당연히 지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3월부터 부산진구에서 운영하는 버스킹 존은 구역마다 버스커들의 지원 빈도가 확연히 다르다. 서면문화로 분수대와 서면 젊음의 거리는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버스커가 각 57팀과 42팀 지원한 반면, 상대적으로 인파가 덜 머무는 롯데백화점 후문 쌈지공원과 놀이마루 입구 버스킹 존의 경우 버스커들의 신청이 저조해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버스킹 존의 유동 인구 격차가 버스커들의 실력 격차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동 인구가 적은 버스킹 존의 경우, 무대를 채우기 위해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버스커들을 무대 위에 세우다 보니 소음 관련 민원이 곳곳에서 속출한다는 것이다. 지자체가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버스킹 존 지정이 예고된 소음 민원을 불러 온다는 불만이 나온다. 소음 등 시민 민원이 제기되면 버스킹 존은 기껏 만들어 놓고도 무용지물이 되기 일쑤다. 서구 송도해수욕장은 상인 민원으로 해수욕장 내 모든 거리 공연을 금지한 바 있다.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10년간 버스킹 공연을 해온 한수성 부산버스킹협회장은 “민원에 밀려 무대를 옮겨 다닌 경험이 많다”며 “사전에 구체적인 규제나 지침이 없이 버스킹 존을 조성만 해 놓다 보니 공연을 열고도 갈등이 생기면 버스커들이 가장 먼저 밀려난다”고 말했다. 버스킹 공연계는 버스킹이 시민 문화로 자리 잡으려면 무분별한 버스킹 존 확대 이전에 준비된 무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회장은 “무대만 만들어 놓는다고 버스커들이 환영한다는 것은 지자체의 착각”이라며 “버스킹이 소음이 아닌 공연으로 인식되려면 충분히 유동 인구가 있고 지역민들과 협의를 거친 공간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마터널 공사로 주택 침하” 10년 넘은 보상 갈등
부산 서구 암남동과 사하구 구평동을 잇는 천마터널 공사로 야기된 주택 침하 문제를 둘러싼 보상을 두고 감천동 주민과 시공사 간 갈등이 10여 년간 지속되고 있다. 2022년 시공사와 주민들은 대한상사중재원 판단에 맡기는 데 가까스로 합의했지만, 중재 심리가 진행되면서 갈등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13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대한상사중재원의 공사 피해 관련 심리 과정에서 시공사인 대우건설 컨소시엄 측은 보상을 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반박 자료를 내는 등 귀책 사유가 없다는 점을 적극 해명했다. 반면 천마터널공사피해감천주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중재 판정에 ‘꼼수 외압’을 가하고 있다며 항의했다. 시공사와 주민 간 갈등은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2년 10월 천마터널이 착공한 뒤 주민들은 터널 공사로 지반에 균열이 일어나 인근 주택가에 피해가 크다고 호소해 왔다. 착공 이듬해인 2013년 대책위가 꾸려져 건설사가 공사에 따른 주택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부산시도 갈등 해결에 나섰다. 2019년 천마터널 상부 주택 33세대에 대해 정밀 안전진단 용역을 시행한 것이다. 그러나 결과 보고서에 추정 보수 공사비가 명시되지 않으면서 이후 보상도 지지부진했다. 대책위 측은 주택 보수 비용이 약 20억 9200만 원으로 추산됐다고 주장했지만, 건설사 측은 이 비용이 최종 보고서에 명시된 금액은 아니라며 이를 근거로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대책위는 2022년 3월 대한상사중재원에 천마터널 공사에 따른 주택 침하 등에 대한 대우건설 컨소시엄 측과의 분쟁을 중재해 달라고 신청했다. 대책위는 정밀 안전진단 용역을 주도한 부산시 실수로 최종 보고서에 추정 공사비가 누락돼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됐다고 비판한다. 이세현 대책위원장은 “시가 건설사와 분쟁을 대한상사중재원에 맡기면, 적극 협조하고 중재하겠다 약속했지만 정작 중재를 맡기고 나서는 모른 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산시 심성태 건설본부장은 “당시 정밀 안전진단 용역을 통해서는 피해 보수 방안에 대해 논의했을 뿐 공사비를 누가 부담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정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대우건설 측은 중재 판정 결과에 따라 향후 보상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안전진단 용역 결과에 따른 비용 부담 문제에 대한 이견이 있어 대책위와의 합의에 따라 중재를 진행하고 있고, 시공사 입장에서 소명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며 “중재 감정 결과는 존중해 따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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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는 2023년 부산미래유산에 '수산도시 부산'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부산공동어시장을 선정했다.
[슬기로운 호구생활⑪] "허리가 고장났다" 독박육아 24시
올 2월 기다리던 첫아기를 맞이했다. 온 세상을 흔든 코로나19도 무시할 큰 기쁨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내는 “앞으로가 무섭다” 했고, 주변 사람은 짠 듯 이구동성 “좋은 시절 다 끝났다”고 했다. '육아 전쟁' 때문이다. 내심 자신감이 충만했다. 괜히 겁주는 말이겠거니…. 쌍둥이도 아니고 얼마나 힘들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독박 육아 체험'까지 결심했다. 이제는 남자도 똑같이 '공동 육아'를 할 시대이지 않나. 어쭙잖게 아이를 돌보다 '육아 호구'가 되기 십상이다. ■쾌조의 스타트 체험은 아기가 태어난 지 70일째 되는 날 했다. 오전 8시부터 24시간 동안이다. 오로지 혼자 육아+집안일을 해야 한다. 아내에게 마음껏 '집 밖 휴가'를 누리라 했지만, 마음이 불안한지 멀리는 못 가겠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한 달 반가량 재택근무를 해 나름대로 육아에 자신이 있었다. 어느 정도 보고 익힌 '육아 프로세스'가 머릿속에 있다. 시작은 좋았다. 비몽사몽 아빠와 달리 아기 컨디션이 '최상'이다. 쿠션에 앉혀 자동 모빌을 켜니, 30~40분간 '옹알이'하며 놀았다. 이때 빨래한 옷도 개고, 못다 한 거실 정리정돈도 끝냈다. ■전쟁의 서막 오전 9시가 채 되기 전, 전쟁의 전조현상이 드리웠다. 잠깐씩 '잉잉'대던 소리가 잦아지더니, 아기가 만세를 부르며 자지러졌다. 어깨에 올리거나 두 손으로 받쳐 안아도 무아지경이다. 난생처음 정체불명의 돌고래 같은 소리까지 내며 달래봤지만, 슬쩍 눈치만 볼 뿐 다시 울음보를 터뜨렸다.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거울을 갖다 대자, 간신히 진정됐다. 그 이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배가 아팠지만, 또 아기가 울까 봐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 아내에게 잠시만 봐달라고 했으나, “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퇴짜. 10여 분간 5~6kg 아기를 안고 있는 오른쪽 팔뚝 힘도 이제 한계다. ■머피의 법칙 신기했다. 어깨에서 잘 자던 아기가 소파에 눕히기만 하면 ‘말똥말똥’이다. 신생아 ‘등 센서’가 소문이 아닌 진짜였다. 아기가 간신히 누워 모빌이나 초점책을 보다가도, 이불을 개는 등 청소만 하려 하면 찡찡댔다. 과자나 땅콩 등을 먹으려 하거나 카카오톡을 보려 해도 마찬가지. 마치 딴짓을 하지 못하게 감시하는 듯했다. 걷잡을 수 없는 울음보가 터지지 않으려면, 아기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당연히 한 상 차려 점심을 먹는 건 불가능했다. 있는 반찬을 데워 끼니를 때웠다. 전날 먹고 남은 찌개가 없었다면, 곧바로 '배달의 민족'을 터치했을 것이다. 그나마 데운 찌개도 아기를 달래고 오니 다 식어있었다. 아기를 안고 무언가를 하기엔 허리가 끊어질 듯했다. 허리 굽힘 없이 정리정돈할 수 있는 육아용 '대형 집게'를 하나 장만하고 싶었다. 결국, 집안일을 하려면 아기를 완전히 재워야 했다. 다행히 이날 오전 수유 후, 2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아내 말로는 평소엔 한 시간도 자지 않는다고. 오히려 재우다 실패하면 잠투정이 심해진다고 한다. ■하이라이트 '목욕' 설거지를 채 끝내지 못했지만, 아기가 깼다. 다시 육아다. 집안일과 육아가 ‘무한 반복’이다. 당이 떨어졌는지 어느 순간부터 단 음식이 당기기 시작했다. 낮잠 잔 아기의 수유를 끝낸 뒤 목욕에 도전했다. 바둥대는 아기를 한 손으로 껴안아 씻겨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체력이 다한 탓인지 목욕은 엉망이 됐다. 앉은 상태에서 아기를 들었다가 놨다 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나도 모르게 물 온도 조절에 실패했고, 조심해야 할 아기의 눈과 귀에도 물이 튀었다. 70일 된 아기의 표정에서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빠의 서투름을 알고, 참고 견뎌주는 표정이었다. 아기도 지쳤는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오후 7시 30분에 잠이 들었다. 드디어 소위 말하는 '육퇴'(육아 퇴근)다. 육퇴 후 허리가 아파 소파에서 2시간 동안 뻗었다. 그러나 '육아 출근'은 금방 돌아왔다. 다음 날 오전 2시에 배가 고파 아기가 깼다. 한 시간 후 다시 잠이 든 아기는 오전 4시 30분, 6시 30분에도 차례로 깼다. 마치 군대에서 불침번을 서는 느낌이었다. ■오해와 진실 이번 체험은 저번 ‘임신부 체험’처럼 부부가 서로를 이해해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사실 아기를 출산하고 키우는 과정에서 몇몇 마찰이 있었다. 우선 '육아 아이템'이다. '이거는 꼭 사야 한다'는 육아 아이템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수개월 간격으로 필요한 육아 아이템들이 달라, 업체들의 '상술'로 여겼다. 아내의 생각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이날 독박 육아를 하며 집에 있는 모든 육아 아이템을 동원하는 내 모습을 봤다. 없으면 없는 대로 아이를 돌볼 수는 있었겠지만, '불필요한 아이템'은 없었다. 육아를 제대로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었다. 두 번째는 '육아의 공동 분담'이다. 육아는 집안일의 일부분이 아닌 별개의 일이었다. 각자 맡은 일에서 추가로 더해진 일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돕는 것이 아닌 '함께'해야 한다는 말을 몸소 체감했다. 사실 육체적 노동은 익숙해지면 할 만했다. 그러나 '정서적 힘듦'까지 겹치면 산후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가 없었다. 부부가 서로의 힘듦을 알고 받아주고 이해하는 게 필요했다. ■위대한 부모 임신부 체험 때처럼 이번에도 모성애의 위력을 느꼈다. 아기 목욕을 시킬 때 욕조를 1분 만에 헹구는 나와 달리, 아내는 매일 5분 이상 닦고 있었다. 육퇴 이후에도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보며 스트레스를 푸는 나와 달리, 끊임없이 인터넷으로 '아기 재우는 법' '70일 아기 특징' '이유식 만드는 법'을 검색했다. 늦은 밤 아기가 배고플까 잠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였다. 얼마나 피곤한 상태인지를 알기에 더 대단하게 다가왔다. 비록 하루 체험이지만, 남다른 부성애도 느꼈다. 단순히 금전적으로 가족을 책임지는 것에 더해 아이와 정서적 교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퇴근 후에도 어느정도 육아에 동참해야 할 자신감이 생겼다. 아이가 어떤 기분 상태이고, 무엇을 해줘야 할 지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 외로운 '육아 전쟁'을 견딜 힘은 부부에게서 나오는 듯하다. 이번 체험을 하며 아기의 웃음보다도 이를 지켜보는 아내의 위로가 더 큰 힘이 됐다. 모르지만 아내도 독박육아를 자청하는 남편에게 보이지 않는 위로를 받았을 터. '슬기로운 육아생활'의 기본 전제는 부부의 공감이다. 글=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사진=이승훈 기자 아내
[요즘MZ] 24. 휴가
부산일보 뉴콘텐츠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MZ" 일상툰입니다! MZ세대들의 문화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휴가를 입사하고 처음으로 길게 다녀왔어요! 쉬면서 국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푹 쉬었으니 그 원동력으로 다시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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