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덕신공항 공사, 지역업체 참여 길 대폭 열렸다
속보=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에 지역 건설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문턱이 대폭 낮아졌다. 정부는 지역기업 우대 조항을 신설(부산일보 4월 8일 자 1면 등 보도)한 뒤 세부적인 기준을 공고했다. 지분율(시공능력 평가액) 300억 원 이상이면 지역 업체 참여가 가능하며 최대 20개사까지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지역기업 지분율이 높을수록 입찰 평가 때 가산점이 올라가도록 했다.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덕신공항 건설사업 지역기업 우대 기준’을 15일 공고했다. 국토부는 “가덕신공항 건설사업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부산·울산·경남 내 지역기업 참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우대 기준을 마련한 배경을 설명했다. 지역기업은 입찰공고일 현재 90일 이상 부울경에 본사를 둔 건설업체를 말한다. 국토부는 이번 주 중 부지 조성 공사 입찰공고를 내기로 했다.가덕신공항 건설사업은 단일공구로 발주되는데 공사 규모가 커 건설업체들 간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게 된다. 본래 컨소시엄은 지분율 5% 이상, 10개사까지 참여가 가능하다. 가덕신공항은 공사 금액이 10조 5000억 원이어서 지분율 5%는 5250억 원에 달한다. 이럴 경우 지역 업체 참여는 어렵게 된다. 부산에는 시공능력 평가액이 이보다 많은 곳은 3개사밖에 되지 않는다.그러나 이번에 국토부는 지역기업은 업체당 300억 원 이상 참여할 경우, 최대 20개사까지 추가 참가할 수 있게 했다. 예를 들어 대형업체 10개사와 지역 업체 10개사 등 20개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는 것. 300억 원은 시공능력 평가액이며 동시에 공사의 지분율을 말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참여가 가능한 지역기업은 부산은 34개사, 부울경 전체로는 68개사가 된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지분율이 얼만큼 되는지에 따라 입찰 때 가산점도 달라진다. 가산점은 △지역 업체 지분율 합이 1% 이상 5% 미만은 2점 △5% 이상 10% 미만은 4점 △10% 이상 20% 미만 6점 △20% 이상 8점이다.다만 이 같은 고시가 정해져도 지역 업체 참여가 의무화된 것은 아니다. 지역 업체 참여를 많이 하면 할수록 입찰 시 가산점을 더 준다는 의미다.이와 함께 건설업체가 하도급을 할 경우, 지역기업을 우선하도록 노력해야 하고 공사 자재는 품질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중소기업 제품과 지역기업 생산 제품을 구매토록 했다. 아울러 지역 건설기계를 우선 사용하고 지역주민을 우선 고용하도록 노력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이는 강제조항은 아니고 권고조항이어서 실제로 얼만큼 지켜질지는 미지수다.현재 대형 건설업체들은 가덕신공항 사업 참여를 위해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능력평가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같은 컨소시엄에 들어갈 수 없게 돼 있다. 이 때문에 이들 두 기업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이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대중교통 확충·근무 환경 개선이 활성화 첫걸음 [무너지는 부산 산단] 스마트 공장 도입하니 생산성 ‘쑥’ 불량률 ‘뚝’
의대 증원 16·17일 분수령… 법원 판단에 달렸다
27년 만의 의대 정원 확대 여부가 법원 판단에 달렸다. 의대 교수, 전공의, 의대생 등이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 결정이 잘못됐다며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냈는데, 법원이 이번 주 내로 항고심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면 당장 내년도 의대 정원 증원을 할 수 없는 만큼, 법원 판단이 의정 갈등의 중대한 갈림길이 될 전망이다. 15일 법조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는 빠르면 16일, 늦어도 17일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판단을 내릴 계획이다. 법원의 선택지는 3가지다.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거나, 아예 신청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는 ‘기각’, 소송 요건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각하’다. 만약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할 경우 내년도 의대 정원 확대가 무산된다. 입시 일정상 각 대학이 이달 말까지 대입 수시모집 요강에 의대 모집 인원을 반영해야 한다. 법원이 의료계의 손을 들어줄 경우 정부가 항고를 하더라도 당장 내년도 의대 정원 증원은 어렵다. 이 경우 전공의들의 병원 복귀가 예상되지만, 약 3개월 동안 의정 갈등이 깊어진 만큼 전공의 복귀 숫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부는 즉시 재항고 절차를 밟고, 내후년도 정원 증원에 힘을 쏟을 가능성이 크다.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하거나 ‘각하’할 경우 의대 정원 증원이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 이 경우 의정 갈등은 지금보다 심화될 전망이다. 앞서 의료계가 제기한 여러 건의 의대 정원 증원이 절차상 잘못됐다는 소송은 대부분 기각되거나 각하됐다. 1심에서도 서울행정법원은 의대 교수, 전공의, 의대생 등이 제3자로 정부 정책에 다툴 자격이 없다며 각하 판결을 내렸다. 항고심 재판부인 서울고법은 ‘원고 적격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가능성은 열어뒀다.
무단 방치 전동 킥보드, 16일부터 견인
부산에서는 앞으로 도로에 불법 주정차된 개인형 이동장치(PM)에 대한 강제 견인이 이뤄진다. PM이 연이어 보행사고를 유발(부산일보 1월 25일 자 10면 보도)하자 부산시가 관련 조례를 개정, 본격 시행에 들어가는 것이다. 부산시는 16일부터 도로에 불법 주정차된 개인형 이동장치를 견인할 방침이다. 이는 지난 2월 ‘부산광역시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안전 증진 조례’(이하 PM 조례) 개정에 따른 것이다. PM 조례 개정은 PM이 사유재산인 탓에 단속할 방법이 없어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뤄졌다. 특히 부산에서는 올해 1월 자전거를 타던 60대 남성이 길바닥에 쓰러진 채 방치된 PM에 걸려 넘어져 부상을 입는 등 사고가 이어지면서 PM 무단 방치 논란이 일었다. 시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지난 2월 개정이 이뤄진 조례가 16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며 “각 기초지자체에도 지침을 보내 안내했다”고 전했다. 조례에 따르면, 각 기초지자체는 필요에 따라 무단 방치된 PM을 견인 조치할 수 있다. PM이 교차로, 보도 등 도로교통법상 주정차가 금지된 장소에 세워져 있으면 견인 대상이다. 기초지자체가 우선 업체에 PM 이동을 명령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도 변화가 없으면 견인 조치가 가능하다. 조례에는 견인 비용을 PM 업체에 부과할 수 있다는 근거도 담겼다. 견인 차량 호출 비용과 PM 보관 비용도 요구할 수 있다. 부산 남구청이 견인 업체 선정에 나서는 등 기초지자체도 단속 준비에 나섰다.
백화점·아웃렛·엔터테인먼트 결합… ‘커넥트 현대’ 범일동에 9월 재개점
현대백화점 부산점이 오는 9월 ‘커넥트 현대’로 재개점할 예정이다. 커넥트 현대는 현대백화점이 새롭게 선보이는 브랜드인 만큼, 부산이 ‘테스트 베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에서 진행되는 현대백화점의 새 시도가 ‘더현대’처럼 성공을 거둘지 기대가 모아진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부산점은 오는 7월 말 영업을 종료하고 대규모 리뉴얼 공사를 거쳐 9월께 재개장한다. 현재 부산점에는 현대백화점이 새롭게 출원한 매장 브랜드인 ‘커넥트 현대’를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커넥트 현대는 일반적 백화점 MD(상품기획) 형태에서 벗어나 백화점·아웃렛·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하는 형태로 알려졌다. ‘커넥트 현대’가 현대백화점의 새 시도인 만큼 업계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식품관을 더욱 확대하거나, 유명 식음료 브랜드 유치에 힘쓸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또 팩토리 아웃렛 형식으로 M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와 그룹 계열사 한섬 브랜드 등이 입점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백화점 측은 현재 구체적인 콘셉트나 MD 전략 등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침체된 원도심 상권을 활성화하고 이에 맞게 매장을 새롭게 꾸미기 위한 내부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단계다.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커넥트 현대가 부산에서 성공을 거둘 경우, ‘더현대’처럼 전국구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특히 커넥트 현대의 경우 지역 중소 규모 매장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점에 이어 청주점에도 커넥트 현대가 적용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21년 서울 여의도에 더현대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선보인 바 있다. 더현대는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브랜드와 팝업스토어 등을 잇따라 유치했다. 또 파격적인 휴게 공간을 배치하는 등 그간 오프라인 백화점의 공식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를 이어갔다. 그 결과 개점한 지 2년 6개월 만에 방문객 1억 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브랜드를 대구점에 적용해 2022년 ‘더현대 대구’를 새롭게 오픈했으며, 현재는 ‘더현대 광주’를 추진 중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커넥트 현대 부산점의 성공 가능성에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지역의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범일동 일대에 새로운 주거단지가 조성되고 있고, 북항 재개발도 진행되고 있는 만큼 신규 고객 유입 가능성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장의 규모가 워낙 작은 데다 오프라인 침체 등으로 큰 성공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에코델타시티 현대 프리미엄 아웃렛으로 고객이 연계되도록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수준일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건강 산업 현재와 미래 한눈에… ‘글로벌 헬스케어 위크’ 개막
건강하고 아름답게 나이 드는 삶을 위한 바이오헬스 산업은 초고령 사회 부산의 전략 산업이자 세계가 주목하는 미래 먹거리다. 고령화와 만성질환에 맞선 건강 관리 산업의 동향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동남권 대표 전시·체험의 장이 부산에 선다. 부산시는 16일부터 18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2024 글로벌 헬스케어 위크’를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글로벌 헬스케어 위크는 복지·재활, 항노화, 뷰티 산업의 발전과 해외시장 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관련 분야 3개 전시회를 통합한 행사다. 3개 전시회는 제16회 국제복지재활시니어전시회, 제11회 부산국제항노화엑스포, 2024 부산화장품뷰티페스티벌이다. 7회를 맞은 올해 행사는 부산시가 주최하고, 벡스코와 부산일보, 부산테크노파크가 주관하며 중소벤처기업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후원한다. 전시회에는 150개사가 참여해 400여 개 부스를 운영한다. 닥터큐메딕스(발목 펌프 자동 운동기기 ‘아이로봇풋’), 미가교역(국내 최초 ‘바늘 없는 주사기’), 제이케이아이앤씨(맞춤형 화장품 자동 조제기 ‘스킨MBTI’) 등 지역 기업들이 포진했다. 특히 이번에는 비즈니스 중심의 행사를 강화해 국내외 시장 개척을 지원하기 위한 상담회를 보강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수출 상담회에서는 중국, 싱가포르 등 해외 기업 30개사의 구매자(바이어)가 참가 기업 부스와 바이어라운지를 활용해 수출 상담을 진행한다. 헬스케어 유통 상담회에서도 한국의료기기유통협회 소속 15개사의 유통 전문 구매자가 상담에 나선다.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부대 행사도 눈에 띈다. 명의특강에서는 부산 지역 각 분야별 최고 의료 전문가들을 만날 수 있다. 16일 오전 10시 고운세상김양제장봉석피부과 김양제 대표원장의 ‘피부 노화 되돌릴 수 있다’를 시작으로 17일까지 이틀 동안 앞니 성형, 화상 치료, 뇌졸중, 어깨 질환, 난임, 전립선비대증 최신 시술법 등을 주제로 총 10개 강좌가 잇따라 열린다. 오는 18일에는 한국메이크업미용사회 부산지회(지회장 조희경)가 ‘2024 코리아 탑 메이크업 페스티벌’과 ‘제4회 K-아이래쉬 어워드’를 개최한다. 차세대와 프로 부문으로 나뉘어 메이크업과 헤어·피부·네일·속눈썹 분야 실력을 겨루고 시상도 한다. 부산테크노파크는 동명대 김현진 겸임교수 겸 퍼스트라이트 대표를 초청해 관람객을 대상으로 기초 메이크업을 시연하고 메이크업 비결도 알려주는 메이크업쇼를 5회에 걸쳐 선보인다. 이 밖에 부산 남구 체력인증센터의 건강체험관에서는 건강 측정과 상담을 할 수 있다. 20개사가 참여하는 헬스케어 분야 구직 상담 ‘중장년 잡(JOB) 구하는 날’도 열린다. 또 지정 부스를 방문해 도장을 찍는 스탬프 투어에 참가하면 추첨을 통해 갤럭시 워치, 종아리 마사지기, 자동 마사지건 등 600개 경품을 준다. 부산시 박동석 첨단산업국장은 “복지·재활과 항노화, 뷰티 산업은 부산이 세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다”며 “올해 글로벌 헬스케어 위크를 통해 참여 기업이 실질적으로 매출이 증대되고 지역경제가 한층 더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대 앞둔 국힘 비주류, 비윤 대표로 한동훈 내세울까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고조되자, 공개적인 출마 요구가 당내에서 잇따르고 있다. 특히 주류인 친윤(친윤석열)계가 한 전 위원장의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상황에서 당내 비주류와 소장파들이 한 전 위원장 쪽으로 쏠리는 분위기다. 한 전 위원장이 출마를 결심할 경우, ‘비윤 대표선수’로서 ‘친윤 대표선수’와 맞서는 구도로 전대가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5선 이상민 의원은 15일 KBS 라디오에 출연, “(한 전 위원장이)패배 의식이 짙고 무기력하게 빠져 있는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최적임자라는 주장에 대해 아니라고 얘기하기 어렵다”며 출마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앞서 3선의 조해진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전당대회가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의미 있는 전당대회가 되고 기대를 가질 수 있는 전대, 희망이 있는 전대가 되려면 한 전 위원장이 출마해야 한다”며 당내 처음으로 한 전 위원장 출마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그는 한 전 위원장 출마의 가장 큰 걸림돌인 총선 패배 책임론에 대해서도 “정권 심판이 대세가 된 상황에서 내부에서 계속 발목이 잡히는 그에게 선거의 흐름을 바꿔놓기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항력의 요구였다”고 두둔했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 소장파 모임인 첫목회는 이날 브리핑에서 총선 참패 원인으로 △이태원 참사에서 비친 공감 부재의 정치 △‘연판장 사태’ 분열의 정치 △‘강서 보궐선거’ 아집의 정치 △‘입틀막’ 불통의 정치 △‘이종섭 전 호주대사 임명’ 회피의 정치 등을 꼽으면서 “침묵했던 우리의 비겁함을 통렬히 반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두 대통령실과 친윤계가 주도했던 일들이다. 그러면서 이들 소장파는 한 전 위원장의 총선 책임론과 출마에 대해 “특정인에게 책임을 묻는 논의는 없었다. 총선 결과는 지난 2년 간의 모든 것이 평가된 것”이라며 “패장이 전당대회에 나가는 게 맞는지 궁금한 것 같은데,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대선 지고 당 대표가 됐다”고 말했다. 총선 패배 이후 친윤 핵심인 이철규 의원의 원내대표 도전이 당내 광범위한 비판론 속에 무산되는 등 친윤계 입지가 위축된 상황에서 비윤계가 전대를 앞두고 한 전 위원장을 구심점으로 결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총선 국면에서 김건희 여사 문제, 의대 정원 증원 등을 놓고 대통령실과 강하게 충돌했던 한 전 위원장도 지난달 19일 대통령실의 오찬 초대를 건강상 이유로 거절하는 등 윤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한 전 위원장이 전대에 나선다면 비윤계를 핵심 기반으로 ‘당정 관계 재정립’ 등을 주장하며 친윤계의 대척점에 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당내 조직 기반이 약한 한 전 위원장이 비윤, 나아가 ‘반윤’ 색깔을 강하게 띨 경우 현실 정치의 ‘쓴맛’을 볼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 3년이나 남았고, 총선 이후 원내에는 친윤계가 더 넓게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한 전 위원장이 친윤계와 정면 대결을 펼치는 양상이 심화되면 오히려 당 분열을 우려한 전통 지지층이 이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단 한 전 위원장은 최근 외부 행보를 부쩍 늘렸지만 전대 출마와 관련한 공개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한 전 위원장의 첫 메시지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당원 투표 100%’인 현행 전대 룰 변경과 관련한 황우여 비대위의 논의 과정에도 이목이 쏠린다. 이철규 의원 등 친윤 핵심에선 현행 유지를 주장하지만, 당 쇄신을 위해 ‘민심’(일반 여론조사)을 적게는 30%, 많게는 50%까지 포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민심 반영률이 높아질 경우, 당 조직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룰 변경의 향배가 전대 주자들의 전략과 긴밀하게 연계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경태,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식 참석…여 국회의원 외교 차원 방문 이례적 평가
국민의힘 조경태(사진) 의원이 오는 20일 대만에서 열리는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한다. 한국-대만 의원친선협회장인 조 의원은 19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조정훈 의원 등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과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에서 조 의원 등은 차이잉원 전 총통과 신임 라이 총통 등 대만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의원 외교에 나선다. 이번 방문은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한국과 대만이 단교한 상황에서 정부가 아닌 여당 의원들이 의원 외교 차원에서 대만을 방문하는 것으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조 의원은 앞서 대만 대선 직후 “높은 투표율로 민주주의의 가치를 실천하고 대만의 미래를 결정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축전을 보내기도 했다. 대만과의 관계가 각별한 조 의원은 앞서 2016년에도 차이잉원 전 총통 취임식에 참석한 바 있다. 한국 정부는 그간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는 방침으로 대만과는 비공식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취임식 참석이 한중 외교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중일 정부는 오는 26∼27일 서울에서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 중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도 “한국이‘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대만 문제를 신중히 처리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이 같은 중국 측의 당부에 맞춰 이번에도 전례를 따라 대만 총통 취임식에 정부 인사는 파견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일본에서는 초당파 국회의원 모임인 ‘일화의원 간담회’ 소속 의원 30여 명의 의원이 라이 총통 취임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그러나 이 같은 일각의 우려에 대해 조 의원은 일본과 달리 중국에만 저자세를 취하는 정치권의 의식이 먼저 개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비공식 관계를 유지할 뿐 실제로 대만은 우리의 주요 무역 대상국 중 하나”라면서 “미국도 대규모 방문단을 꾸려서 방문할 예정이고 이번 대만 정부 고위급 인사와의 접촉이 부산의 경제적 성과로도 이어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부처님 마음 새기면서 국정 펼치겠다"
윤석열 대통령은 부처님오신날인 15일 “늘 부처님의 마음을 새기면서 올바른 국정을 펼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8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 축사에서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분들의 손을 더 따뜻하게 잡아드리고 민생의 작은 부분까지 꼼꼼하게 챙겨서 국민의 행복을 더 키우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나와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이해할 때 마음의 평화가 찾아오고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이 평화로울 때 우리 사회도 더욱 행복해질 것”이라며 “부처님의 자비로운 가르침이 이 나라에 큰 빛이 되어 평화롭고 행복한 새로운 세상으로 함께 나아가기를 서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위기를 이겨내고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저와 정부의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한다’는 뜻의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을 언급하면서 “한국 불교는 이러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등불로 삼아 언제나 국민과 함께해 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도 이날 법요식에 나란히 참석해 불심 잡기에 나섰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함께했다. 정치권은 부처님 가르침을 받들겠다는 메시지도 발표했다. 국민의힘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의힘은 화합과 소통의 정신이 담긴 ‘원융회통’(圓融會通) 정신을 되새기며, 우리 사회가 갈등과 대립을 뛰어넘어 평화와 화합으로 나아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부처님 가르침을 받들어 더욱 낮은 자세로 국민과 더 가까이 소통하고, 소외된 이웃을 세심히 보듬으며 국민 통합을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페이스북에 “다른 생각을 화합해 하나로 소통시키는 원융회통 정신을 되새긴다”면서 “이 가치를 등불 삼아 정치도 적대와 반목을 극복하고 오직 민생의 길로 정진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적었다. 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소외되고 가난한 국민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겠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을 위한 통합의 메시지를 내놓고, 반목과 갈등의 정치에서 탈피하길 호소한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공보국을 통해 “불자가 아니어도 우리는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며 살아가고 있다. ‘자비’의 마음을 다시 새겨본다. ‘내가 너이고, 네가 나’라는 생각이 자비의 본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부산에서 펼쳐지는 ‘영어 천국’
부산이 3일 동안 ‘영어 하기 좋은 도시’로 변신한다. 영어로 하는 벼룩시장과 골든벨, 영어학습법까지 축제와 일상, 영어 교육까지 결합한 ‘영어천국’이 부산에 펼쳐진다. 부산시는 17~19일 부산진구 부산글로벌빌리지,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연제구 부산시청에서 ‘2024 부산 인조이 잉글리시 위크(Busan Enjoy English Week)’를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부산시가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을 위해 ‘영어 하기 편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이후 올해 처음으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모든 행사는 영어로 진행된다. 첫날인 17일에는 부산글로벌빌리지에서 생활 영어를 배울 수 있다. 자녀 교육 인플루언서 배성기 작가(현서아빠)의 ‘유튜브 영어학습법’ 특강, 성인 대상으로 열리는 ‘영어 골든벨’, 해외여행에서 필요한 영어 표현을 공항, 지하철 등으로 꾸며진 스튜디오에서 원어민에게 배우는 ‘원데이 클래스’가 열린다. 프로그램에 참가하려면 시 홈페이지 행사 코너에서 신청하면 된다. ‘유튜브 영어학습법’ 특강의 경우 현장 신청도 할 수 있다. 18일에는 영화의전당 야외광장에 ‘인조이 잉글리시 위크 존(Enjoy English Week Zone)’이 생긴다. 제19회 부산세계시민축제와 연계해 축제 속 한 코너로 마련된다. 당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부스를 운영한다. 사전 접수는 없고 누구나 현장에서 참여할 수 있다. 영어 벼룩시장, 어린이 대상 영어 레벨 테스트, 스탬프 투어 미션 탐험, 원어민과 함께하는 영어보드게임, 출입국 심사 영어 체험 등 다양한 체험형 행사를 준비했다. 마지막 날인 19일에는 부산시청 1층 들락날락과 대회의실, 로비에서 오후 1~5시에 어린이, 가족을 대상으로 영어 체험 행사가 열린다. 세계 축제를 체험할 수 있는 어린이 영어캠프, 들락날락 ‘영어랑 놀자’ 특별 프로그램, 부기와 함께하는 어린이 영어노래 따라 부르기 등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민선 8기 주요 공약사업으로 ‘영어 하기 편한 도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시민이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영어 활용 체험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보존 대책 빠진 반딧불이 축제
부산 지자체들이 깨끗한 환경을 자랑하려고 매년 반딧불이 축제를 열지만 정작 축제 주인공인 반딧불이 보호는 외면하고 있다. 남구청은 다음 달 10일 대연동 평화공원과 이기대 큰고개쉼터 등지에서 ‘제20회 남구 반딧불이 축제’를 연다. 축제 예산은 8000만 원이며, 5000여 명이 찾을 것으로 추산된다. 남구 반딧불이 축제는 남구의 깨끗한 자연환경을 알리려고 시작됐다. 남구청은 홈페이지에 반딧불이 축제를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 중립의 중요성과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모색하는 친환경 축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남구청은 반딧불이 보호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반딧불이 보호나 관리 예산은 전무하고 별도 관리부서도 없다. 이기대 서식 반딧불이 개체 수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청 관계자는 “축제 직전 이기대 큰고개쉼터 주변을 청소하고 있으며 반딧불이 보호 활동이나 예산 편성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8~11일 기장군 장안사 일원에서 ‘반딧불이 생태체험 학습 행사’를 여는 기장군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행사에는 예산 3600만 원이 들어간다. 하지만 군청 측은 반딧불이 보호 예산은 편성하지 않았다. 다만 장안사 일원 반딧불이 개체 수를 조사하거나 산란기에 맞춰 빛 공해를 줄이기 위해 가로등 소등 조치는 한다. 기장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반딧불이 보호를 하려면 많은 시간, 예산, 인력이 필요하다”며 “인위적 개입에 대한 실효성도 확실치 않다”고 설명했다. 반면 전북 무주군은 반딧불이 보호에 적극 나서고 있어 부산 지자체와 비교된다. 무주군청은 반딧불이 전담팀과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150여 개의 반딧불이 서식지를 관리한다. 올해 예산 2억 원가량을 편성해 반딧불 먹이인 다슬기를 방사하는 등 보호 노력도 한다. 전문가들은 반딧불이를 환경의 깨끗함을 알아보는 지표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고신대 의생명과학과 문태영 명예교수는 “반딧불이를 살리는 게 환경을 살리는 것”이라며 “보여주기 행정으로는 반딧불이 보호가 불가능하다. 지자체뿐 아니라 지역 사회가 함께 반딧불이 보호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 의전서열 2위 국회의장도 '명심'에 좌지우지
더불어민주당은 16일 당선자 총회를 열고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를 선출한다. 하지만 입법부 수장이자 국가 의전서열 2위인 국회의장직을 두고도 민주당에선 경쟁 구도조차 형성되지 않고 있다. 이마저도 ‘명심’(이재명 대표 의중)과 강성 팬덤 입김에 따라 정리되고 있는 탓이다.15일 민주당에 따르면, 국회의장 후보 경쟁 구도는 6선의 추미애 당선인과 5선의 우원식 의원 2파전으로 좁혀졌다. 앞서 의장 후보 등록 때만 해도 6선의 조정식 의원과 5선의 정성호 의원이 나섰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퇴 입장을 밝혔다. 특히 조 의원은 곧바로 추 당선인과의 단일화를 선언했다. 이들 의원 사퇴 배경에는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의 설득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결국 추 당선인과 우 의원의 2파전 구도가 형성됐지만, 정치권에선 이마저도 ‘기울어진 운동장’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내에선 “‘명심’이 추 당선인을 향하고 있다”는 말이 돌면서 추 당선인 추대 기류가 만들어지는 모양새다.조 의원과 정 의원의 후보직 사퇴에 친명계는 한층 노골적으로 추 당선인 지원 사격에 나서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과 4·10 총선 상황실장을 지낸 김민석 의원, 김용민 정책수석부대표 등은 공개적으로 추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더민주혁신회의와 당내 강경파 의원 모임인 ‘처럼회’ 등도 추 당선인 지지로 사실상 뜻을 모았다. 친명계가 추 당선인 쪽으로 기울자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도 ‘팬덤 행동’에 나섰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은 추 당선인 추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의원들에게 추 당선인 지지 요청 메시지를 연일 보내고 있다.추 당선인을 지지하는 2만 1054명의 당원들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국회의장 지지도를 묻는 모든 여론조사에서 추미애 당선인은 민주당원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며 “이것이 민심이자 당심”이라고 밝혔다. 원내 친명 인사와 강성 당원들이 일제히 추 당선인에 뒷심을 싣고 있는 셈이다. 친명 원외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를 주축으로 한 초선 당선인들이 일찌감치 추 당선인을 차기 국회의장 후보로 밀었다는 후문도 들린다.추 당선인 본인도 ‘명심 적임자’를 강조하며 입지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그는 최근 김어준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이 대표와 여러 차례 깊이 관련 얘기를 나눴다”며 “(이 대표는)순리대로 자연스럽게 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통상 국회의장이 선수와 나이를 따져온 관행에 비춰볼 때 명심이 본인을 향하고 있다는 주장으로 해석됐다. 우 의원 역시 신경전에 가담했다. 우 의원도 이날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추미애 국회의장 후보가 이재명 대표가 본인에게만 이야기했다는 게 하나 있었다고 했는데 이 대표가 저한테만 이야기한 게 하나 있다”고 맞받았다.다만 ‘완주 의지’를 밝혀온 우 의원도 친명 움직임에 거취 압박을 느끼는 모양새다. 비명(비이재명)계에선 원내대표에 이어 국회의장 후보 선출 마저도 이 대표와 강성 지지층 여론에 휘둘려 내부 경쟁 없이 추대 형식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진다. 당내 한 비명계 의원은 “국회의장 경선에 보이지 않는 손이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며 “총선에서 크게 이겼다고 친명계가 마음대로 해도 당이 잘될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친명계는 “이 대표는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며 반박했다.한편, 민주당은 오는 16일 국회의장 후보를 뽑는 경선을 치르고, 이후 국회의장 후보 1인을 지명하면 국회 본회의에서 선출 절차를 거친다. 추 당선인을 비롯해 우 의원 역시 “국회의장이 되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겠다”고 공언해온 만큼, 22대 국회에서 여당이 느낄 압박감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차량에 무심코 남겨둔 개인 연락처, 범죄 악용 우려
지난 14일 오전 10시께 부산 남구 대연동 남구청 지하주차장. 각양각색의 차량 수십 대가 세워져 있었다. 한 검은색 SUV 차량 앞 유리 너머로 ‘전화 주세요’란 문구와 함께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갓길, 이중주차 등 위급한 상황에 연락을 받기 위한 용도로 적어 놓은 것이다. 이날 취재진은 남구청 지하주차장을 돌아다니면서 불과 20여 분 만에 전화번호 30여 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악의적인 의도를 가졌다면 전화번호를 카카오톡 같은 SNS에 입력해 이름이나 성별 같은 기본적인 인적 사항은 얼마든지 알아낼 수 있는 상황이다. 차량에 무심코 둔 전화번호가 사실상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구멍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급한 상황을 대비해 차량에 남겨둔 전화번호가 무방비하게 노출된 탓에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부산의 일부 기초지자체가 안심번호 도입을 추진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15일 개인정보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한 달 동안 접수된 개인정보 침해 신고·상담 건수는 6657건이다. 하루에도 220건이 넘는 개인정보 침해 사례 혹은 민원이 발생하는 셈이다. 대부분은 온라인에서 개인정보 침해가 발생하지만, 오프라인에서도 개인정보 유출은 언제든지 이뤄질 수 있다. 특히 주차 차량에 무심코 공개해 둔 전화번호가 주요 개인정보 유출 통로로 지목된다. 만일에 대비해 개인 연락처를 남겨두는 특유의 주차 문화 탓이다. 실제 2021년 서울 한 아파트 단지에서 차량에 부착된 전화번호를 수집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남성은 전화번호 1건당 일정 금액을 받기로 약속하고, 자동차 번호판과 차량에 남겨진 전화번호를 촬영했다. 같은 해 인천에서도 20대 남성이 주차 차량 속 전화번호를 수집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상담사로 근무한 남성은 불특정 다수에게 영업할 목적으로 전화번호를 수집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화번호 유출 우려가 커지면서 전화번호를 숨기면서 필요시 통화도 가능한 ‘안심번호’가 주목받기도 했다. 안심번호는 원래 전화번호 대신 ‘050’ 등으로 시작하는 일회성 번호다. 각 통신사가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최근에는 배달 문화가 발달하면서 배달 플랫폼 회사가 배달 기사와 고객 사이의 통화를 연결할 때 이 번호를 활용하기도 한다. 지자체 차원에서도 안심번호를 운영하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늘고 있다. 제주도의 경우에는 지난해 6월부터 도민들에게 개인 전화번호와 연결되는 QR코드를 지급했다. QR코드를 인식하게 되면, 해당 차량 주인과 통화할 수 있는 식이다. 다만, 부산 16개 구·군 중에서는 아직 안심번호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곳은 없다. 남구청의 경우 최근 주차 안심번호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남구청 관계자는 “조례 개정 등 여러 절차가 남았고 현재 내부 검토 중”이라며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진 만큼 안심번호 필요성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유팩 수거해 스케치북 만든 뒤 기부… 대흥리사이클링, 부산녹색환경상 대상
다 쓴 우유팩을 재활용해 재생 스케치북으로 만든 기업이 부산녹색환경상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부산시는 ‘제25회 부산녹색환경상’ 대상에 (주)대흥리사이클링을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대흥리사이클링은 ‘밀크웨이 프로젝트’를 통해 자원순환을 실천해 왔다. 회수율이 낮은 우유팩을 지역 어린이집, 카페 등에서 수거해 재생 종이를 만든 뒤 다시 스케치북으로 재생산했다. 스케치북은 어린이집에 다시 기부, 환경 보전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본상은 환경활동가 장경준 씨(녹색가족 부문), 부산지속가능발전협의회(녹색단체 부문), 정관노인복지관(녹색기업 부문)에 돌아갔다. 장 씨는 낙동강 삼락생태공원에서 자연생태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낙동강 생태계 보호와 시민 대상 환경 교육을 오랫동안 추진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부산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어디나 쾌적하고 지속 가능한 부산’ 실천 사업, ‘하천 살리고(go) 바다 살리고(go) 쓰레기 줄이고(go)’ 캠페인 등 시민 환경의식 개선에 힘써왔다. 정관노인복지관은 환경교육활동가 ‘에코 시니어’를 양성해 지역 어린이집에서 환경 교육을 진행해 왔고, 지역 초등학교와 연계해 ‘우리동네 재활용 정거장’ 캠페인 등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왔다. 시는 2000년부터 환경 보전과 탄소 중립을 실천하고 녹색도시 조성에 앞장서 온 기업, 개인, 기관을 대상으로 부산녹색환경상을 선정해 왔다. 시상식은 다음 달 5일 환경의 날 기념식과 함께 열린다.
해운대구 특색 식품 4개 추가 지정
부산 해운대구청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색 식품 관광 상품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해운대구청은 해운대 특색 식품으로 4개 식품을 추가 지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에 추가 지정된 식품은 제이에스타운의 ‘다릿돌다시마’, 삼성네이쳐메이드의 ‘해운대 전두부’, (주)진삼의 ‘홍삼정 봉밀 원데이원타임’ ‘키즈박사’다. 구청은 지난 1월 공모를 통해 신청한 업소를 대상으로 현장 확인와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들 식품을 특색 식품으로 최종 선정했다. 해운대구에서 생산하는 우수 식품이면서 지역 특색을 살린, 관광객이 사고 싶은 지역 명품 식품으로서 가치가 있는지 중점적으로 심사했다. 앞서 지정된 해운대 특색 식품을 포함하면 현재까지 해운대 특색 식품은 모두 8개 업체 13종이다. 기존 특색 식품으로는 금수복국의 ‘금수모주’, 지에프푸드의 ‘달맞이빵’ ‘청사포 다릿돌빵’, 가가대소의 ‘해운대우리밀미역카스테라’, 폼앤동백의 ‘동백당 프리미엄 티 세트’ 등이 있다. 구청은 특색 식품으로 새로 지정된 업체에 ‘해운대 특색 식품 지정서’를 교부하고 지정 판매점 현판도 부착할 예정이다. 또 구청 홈페이지와 해운대구 공식 SNS를 통해 홍보하고, 지역 축제나 음식박람회가 열릴 때 홍보관을 운영해 널리 알려 나가기로 했다. 구청은 해운대를 상징할 만한 관광 상품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해운대만의 별난 먹거리’ 사업을 진행하며 사가고 싶은 음식, 찾고 싶은 맛집, 먹고 싶은 음식 발굴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해운대에는 다른 관광지의 식품과 경쟁해도 손색없는 식품들이 많았지만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이번에 선정된 식품을 더 알려 나가고, 다양한 식품 발굴에도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연임 후 첫 방문지로 중국 택한 푸틴… 중국선 환영일색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16~17일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푸틴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중국과 러시아 양국이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15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번 푸틴 대통령의 방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인터넷판인 인민망은 이날 푸틴 대통령의 방중 소식을 전하면서 “그는 양자 회담과 국제회의 참석 등을 포함해 중국을 이미 22차례나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푸틴의 중국 국빈 방문이 양국 간 전략적 유대를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그의 방문이 갖는 의미를 분석했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한 뒤 첫 국빈 방문지로 중국을 선택했다. 푸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이는 모스크바가 중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고 서방의 압력으로 ‘동방으로 돌아서겠다’는 러시아의 결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장한후이 주러 중국대사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양국 정상의 전략적 지도 아래 중국과 러시아의 새로운 시대를 위한 포괄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는 현재 역사상 최고의 시기에 있다”고 밝혔다. 추이헝 화둥사범대 러시아연구센터 연구원은 “양국 간 전략적 유대가 국제 무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세계는 양국 정상회담에 주목해 중러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지켜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진 중국사회과학원 러시아·동유럽·중앙아시아연구소 부연구원은 “푸틴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 동안 베이징 외곽 지역도 방문할 수 있다”며 “이는 중국과 협력하는 데 있어 러시아의 구체적인 이해관계가 어디에 있는지 지켜보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방중 기간 베이징 외에 헤이룽장성 하얼빈을 찾아 제8회 러시아-중국 엑스포 개막식에 참석하고 하얼빈공업대학에서 교사·학생과 만날 예정이다. 하얼빈공업대는 미국의 제재 대상 리스트에 포함된 중국 대학이다. 이 때문에 푸틴의 방문은 미국의 제재에 맞서 중국과 러시아 간 공동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정치적 함의를 갖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일부 관측통들은 “지난 2년간 미국이 부과한 제재가 중국, 러시아 간의 정상적인 경제 및 무역 관계에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장벽을 추가했기 때문에 다음 단계에서 양측은 문제를 풀기 위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이 같은 분위기 띄우기에 러시아도 맞장구를 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같은 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양국 관계가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의 무역 및 경제적 관계가 외부 도전과 위험에 면역력을 갖춘 채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서는 ”우리는 평화적 수단을 통한 포괄적이고 지속가능하며 정당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며 ”대화에도 열려 있지만 이러한 협상에는 러시아를 포함해 모든 분쟁 당사국의 이해관계가 고려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러시아의 움직임은 중국과 함께 다극화된 세계 질서를 촉진하기 위한 작업이다. 미국과 서방 주도의 국제 질서에 공동 대응을 모색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알렉세이 마슬로프 모스크바 국립대 아시아·아프리카연구소 소장은 “러시아는 서방 국가들과는 상호 신뢰를 갖지 못했지만, 중국과는 상호 신뢰가 있다”며 “양국은 금융, 은행, 과학기술 및 투자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학 개미, 삼성전자 팔고 스타벅스 샀다
개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2조 원 가까운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고 미국 주식을 사들이는 ‘서학 개미’로 돌아섰다. 금융투자소득세(이하 금투세) 도입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1일부터 13일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1조 9280억 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1, 2위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반도체 대장주 물량을 대거 내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순매도 금액은 각각 5590억 원, 3700억 원이다. 이어 △네이버(1760억 원) △셀트리온(1130억 원) △삼성중공업(960억 원) △LG전자(930억 원)가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금은 미국 주식으로 상당 부분 유입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4280억 원으로 해외 주식 중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일본 주식은 450억 원, 중국 주식은 20억 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국내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1위 종목은 스타벅스로 총 1083억 원의 물량을 사들였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689억 원) △인텔(687억 원)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384억 원) △슈퍼마이크로컴퓨터(293억 원) △AMD(198억 원)가 이름을 올렸다. 국내 주식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배경은 금투세 도입 우려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회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게재된 ‘금투세 폐지 요청에 관한 청원’은 지난달 9일부터 이달 9일까지 한 달간 6만 5449명의 동의를 얻었다. 해당 청원은 게시된 지 약 일주일 만에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서 소관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 회부 기준선을 넘기도 했다. 하나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금투세 관련 우려에 더해 반도체주 등 성장주가 부진하다 보니 고위험과 고수익을 얻으려는 개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투자가 소강상태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에 투자를 통해 얻은 연간 수익이 5000만 원을 넘으면 초과한 소득의 20%(지방세 포함 22%)를 부과하는 세금이다. 3억 원 초과분에 대한 세율은 25%(지방세 포함 27.5%)다. 즉 대주주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투자자들이 금투세 부과 대상이다. 금투세는 당초 2023년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2022년 금투세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건 윤 대통령이 당선되자, 여야 합의를 통해 시행 시기가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정치권에서도 금투세 폐지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첨예한 대립을 보이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기자회견’에서 “금투세를 폐지하지 않는다면 증시에서 엄청난 자금이 이탈될 것”이라며 “1400만 개인 투자자들에 대한 막대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증시가 변동성 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전후로 변동성 장세가 빈번하게 출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산업은행 "6년간 154조 녹색금융 지원"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국가 기후금융은행으로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친환경 사회 조성을 위해 2030년까지 154조 원의 녹색금융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15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강 회장은 산업은행 창립 70주년을 맞아 지난 14일 부산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개최된 ‘기후테크 육성을 통한 산업 대전환’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강 회장은 “산업은행은 에너지전환, 산업구조 저탄소화, 녹색 소부장 육성, 친환경 사회 조성을 위해 2030년까지 154조 원의 녹색금융을 지원하겠다”며 “기후테크 육성을 통해 유망 녹색산업의 성장과 주력산업의 저탄소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는 대표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이 국가 기후금융은행으로서 기후테크 육성과 지역 산업의 녹색 전환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강 회장을 비롯해 박형준 부산시장,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이하 탄녹위), 부산시, 산업은행 기업 고객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세미나는 기후테크 전문가들의 기조 강연과 산업별 전문가들의 발제·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산업별 주제 발표는 동남권 주력산업인 조선·항만, 석유화학, 자동차, 신재생에너지 분야 전문가들이 ‘기후테크를 통해 보는 동남권 주력산업의 미래’에 대해 발표했다. 기조 강연에서는 서울대학교 정수종 환경대학원 교수가 ‘탄소중립 시대의 새로운 성장동력, 기후테크 솔루션’을 주제로 발표했다. 인비저닝파트너스 제현주 대표는 ‘국내외 주요 기후테크 투자동향’을 공유했다. 이후 토론에서는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EF FI) 한국대표인 탄녹위 임대웅 위원, 부산시 안영신 탄소중립정책과장, 산업은행 김갑훈 동남권투자금융센터 녹색금융팀장이 ‘산업 녹색전환을 위한 지역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강 회장은 “산업은행은 글로벌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우리 기업의 녹색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 기후금융은행으로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공언했다.
규칙 없어 더 순수한 몸짓… 부산 곳곳서 열리는 즉흥 ‘춤판’
‘여기, 지금 이 순간’에 일어나는 즉흥춤은 정형화되지 않은 몸짓이어서 ‘가장 순수한 춤’으로 불린다. 어떤 규칙이나 틀로부터 자유롭기에 예측 불가능한 매력이 있다. 물론 무용수 입장에선 무의식 속에서도 어떤 춤사위를 보일지를 두고 고민하다 보면 실상은 두렵기도, 설레기도 한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기운에 실려 2024 부산국제즉흥춤축제(Bimpro·예술감독 박은화)가 찾아온다. 2020년 이후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한 번도 쉬지 않았던 즉흥춤 축제였지만, 주무대였던 해운대 백사장으로는 5년 만에 돌아온다. 특히 올해는 ‘2024 해운대 모래축제’ 개최 기간이 임박해지면서 미리 쌓는 모래탑을 즉흥춤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게 돼 어떤 즉흥춤판이 만들어질지 기대된다. 제17회 2024 부산국제즉흥춤축제는 총 24개 팀, 약 200명의 아티스트가 참가한 가운데 17~19일 해운대 백사장과 복합문화공간 F1963, 부산대 캠퍼스 등에서 열린다. ■전공·비전공자 함께 즐겨 축제는 17일 ‘캠퍼스 즉흥’으로 문을 연다. 부산대 무용학과 현대무용 전공 학생들이 낮 12시 30분~오후 1시 부산대 넉넉한터에서 공연한다. 잉스문화예술교육연구소는 신라대 창조공연예술학부 무용 전공 학생들과 동의대 예술치료학과 학생들을 모아 온라인 줌 공연으로 ‘캠퍼스 즉흥’에 참여한다. 다음 날인 18일 오후 2~3시는 해운대 백사장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즉흥’을 펼친다. 자연에서 받은 영감을 살려 자유롭게 춤을 출 예정이다. 특히 모래탑에서 30분간 펼칠 즉흥 춤판에 대한 기대가 크다. 전문 무용수 팀인 현대무용단 자유(박은화 외)가 맡았다. 또 다른 전문 무용수 팀인 ‘다:움 댄스 프로젝트’(김황주 김민지)와 커뮤니티 단체인 ‘지금여기통합심신예술치료학교’, 동아트심리연구소 소속 실버무용단 ‘나빌레라’는 각각 10분씩 춤춘다. 지난 2022년 무용단을 결성한 나빌레라는 70~ 85세 어르신으로 구성됐으며, 꾸준히 치유 즉흥 수업을 받아 왔다. 18일 오후 5~7시엔 F1963 중정에서 ‘릴레이 즉흥’을 이어 간다. 릴레이 즉흥은 전문 무용수 공연으로 각 팀, 혹은 개인별로 10분간 릴레이 형식의 공연을 펼친다. 경희댄스시어터(출연 박재현 황정은)가 첫 단추를 꿰고, 일본의 현대무용가 마스시마 마코토, 미야아트댄스컴퍼니(강미희), 이상한댄스컴퍼니(이상훈), 뽕잡화점(박소희 정승환 배진아 궁다빈), 네덜란드 안무가이자 퍼포머 에드워드 로이드,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 무용가 김정웅, 손영일무용단(손영일), 현대무용단 자유 순으로 이어 간다. 각기 다른 춤 스타일로 즉흥춤을 풍성하게 만들 것이다. ■19일 ‘접촉 즉흥’ 메인 공연 마지막 날인 19일 오후 3~4시 30분 F1963 중정에선 ‘열린 즉흥’ 춤판이 펼쳐진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누구든 춤꾼이었음을 알아차리게 하는 시간이다. 올해 ‘열린 즉흥’에는 부산대 무용학과 현대무용 전공. 부산대 통합예술치료학과·미리내대학, 신라대 동문 단체 현대무용 무인도, 소마휴댄서스, 부산외국어대 댄스팀 ‘에코’, 해피바이러스 장애인무용단, 영산대 연기공연예술학과 ‘불나방’ 등 7개 팀이 참여한다. 오후 5시 같은 장소 축제에선 피날레 공연으로 국내외 전문 댄서들이 60분 동안 ‘접촉 즉흥(Contact Improvisation)’을 선보인다. 즉흥춤축제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하다. 한국 무용가 강희정(영산대 교수), 신은주(㈔부산국제무용제조직위원회 운영위원장), 안선희(현대무용단 자유 단원), 이상훈(이상한댄스컴퍼니 대표), 이언주(현대무용단 자유 대표), 현선화(창원시립무용단 수석단원) 외에 에드워드 로이드, 마스시마 마코토, 김정웅 등 9명이 뉴멕시코 음악가 마이크 노드 라이브 연주에 맞춰 즉흥춤을 춘다. 이때의 춤은 혼자거나 혹은 둘, 셋, 넷이 어우러진다. 처음에는 서먹하다가도 어느새 서로가 ‘신체 접촉(contact)’을 하면서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만들어간다. 때론 객석의 관객도 끌어들일지 모른다. 호기심과 상상, 새로운 만남을 기대케 하는 춤판이다. ■“나와 우리, 소통하는 과정” 중요 유료로 전환해 진행하는 워크숍도 주목된다. 에드워드 로이드(17일 오후 6~8시), 마스시마 마코토(18일 오전 10시~낮 12시), 김정웅(19일 오전 10시~낮 12시) 등 3명은 부산대 예술관 무용실에서 각각 ‘Celestial Bodies(천체)’, ‘FUNCTION(기능)’, ‘SloMo(슬로모션)’를 주제로 워크숍을 가진다. 또한 잉스문화예술교육연구소 함수경 소장은 ‘온라인 문화예술교육 및 치유 콘텐츠’(16일 오후 6시 30분 동의대 2인문관)를 강의한다. 마스시마 워크숍의 소개 글을 보니 즉흥춤도 ‘막춤’과는 다름을 알 수 있다. “순간적인 임프로비제이션(즉흥 표현)에서는 본능만으로도 지식만으로도 작품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단지 기술만으로는 숙련공이 되어 버린다. 아티스트로서 필요한 것은 자신이 가진 기술을 어떻게 표현에 결합하는가이다.… 몸을 써 시험하고, 그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시 시험하라. 경력이나 장르를 초월해 참가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교차하며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가자.” BIMPRO 박은화 예술감독은 “즉흥춤은 여기, 지금 순간에 일어나는 춤으로서 나를, 우리를 알아차리며 반응하고 소통하는 삶을 바라보게 하는 만남의 과정”이라면서 “맘껏 춤추고 즐기며 삶의 활력 자원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워크숍 수강료는 1과목에 1만 원이지만 2과목 이상은 1만 5000원이다. 모든 공연 관람은 무료이다. 문의 2024 부산국제즉흥춤축제 사무국 이메일 bimpro2011@gmail.com
롯데 유강남 부활 조짐은 반가운데…무너진 불펜, 최준용은 2군행
탈꼴찌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또다시 연패 수렁에 빠졌다. 지난 주말 LG 트윈스와 3연전에 이번 주중 첫 경기 KT 위즈전까지 내줬다. 4연패를 당하며 어느새 승패 마진이 -13까지 떨어졌다. 그동안 슬럼프에 허덕이던 유강남이 부활 조짐을 보이는 점은 반갑지만, 반대로 ‘믿을맨’ 최준용이 부진에 빠지며 결국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롯데의 주전 포수 유강남은 지난 14일 KT와 시즌 4차전에서 기다렸던 마수걸이 홈런포를 가동하며 기나긴 슬럼프 탈출을 예고했다. 이날 1-1로 맞선 5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유강남은 KT 선발 엄상백의 초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 존 한복판에 몰리자 놓치지 않고 130m짜리 큼지막한 시즌 1호 홈런을 날렸다. 유강남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너무 늦은 홈런포다. 지난해 롯데 유니폼을 입고 2년차 시즌을 맞은 유강남은 개막 이후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서 빠졌다. 지난달 중순에는 2군에도 한 차례 다녀오기도 했다. 다시 1군에 합류한 뒤 점차 타격 감각을 끌어올리던 유강남은 이날 3회 첫 타석에서 팀의 첫 안타를 터뜨렸다. 이어 5회에는 시원한 역전포를 가동하며 포효했다. 유강남의 홈런은 지난해 10월 11일 두산 베어스전 이후 무려 216일 만이다. 지난달까지 타율 0.122(41타수 5안타)에 그쳤던 유강남은 이달 들어 타율 0.276(31타수 8안타)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유강남의 반등에 롯데 김태형 감독도 반색했다. 김 감독은 “(강남이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타이밍도 그렇고, 훈련 때도 공의 궤도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고 설명하며 “홈런도 반가웠다”며 웃음지었다. 하지만 이날 유강남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롯데는 불펜이 무너지며 연패를 끊지 못했다. 7회초 추가점을 뽑으며 3-1까지 달아났지만, 7~8회 수비에서 6실점하며 4-7로 경기를 내줬다. 특히 ‘믿을맨’ 최준용의 부진이 뼈아팠다. 7회말 1사 1, 2루 상황에서 불을 끄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지만 첫 타자 강백호에게 5구째 직구를 통타당하며 역전 쓰리런포를 허용했다. 이어 장성우와 박병호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최준용은 아웃카운트를 단 1개도 잡지 못한 채 전미르에게 공을 넘겼다. 오른손 불펜 ‘필승조’인 최준용은 롯데의 핵심 자원이지만 최근 구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최준용은 지난달까지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2.87로 활약하다, 이달 들어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82로 부진에 빠졌다. 결국 휴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최준용은 15일 2군으로 내려갔다. 실제로 최준용은 올 시즌 40경기 중 23차례 등판하며 많은 경기를 뛰었다. LG 이우찬(24경기)에 이어 올 시즌 최다 등판 공동 2위다. 김태형 감독은 “최준용이 열흘 동안 휴식을 취해야 할 것 같다. 그동안 접전 경기가 많아서 조금 힘든 일정을 소화했는데, 잘 쉬고 돌아오길 바란다”고 1군 말소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최준용과 똑같이 23경기를 뛴 루키 전미르는 1군에 남았다. 시즌 초반 많이 던지다 최근에는 연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전미르 역시 지난달 24일 SSG 랜더스전 이후 최근까지 평균자책점이 12.91로 치솟는 등 부진하지만 김 감독은 1군에서 더 활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만큼 롯데의 현 상황이 여유롭지 않다는 의미다. 15일 경기가 우천 취소되며 하루 휴식을 가진 롯데는 16일 오후 6시 30분 수원 KT위즈파크에 열리는 KT와 시즌 5차전에서 4연패 탈출을 노린다.
'될성부른 떡잎' 부산청소년연극제 휩쓴 루키의 스크린 출사표
15일 개봉한 영화 ‘그녀가 죽었다’는 김세휘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첫 작품이란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깔끔한 연출과 세련된 톤 조절이 돋보인다. 부산 수영구 동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한 김 감독이 학창 시절부터 쌓아온 이야기 내공을 영화에서 느낄 수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 감독은 “정말 재미있게 작업한 작품”이라며 “관객 만날 생각을 하니 설레고 긴장된다”고 밝혔다.이 영화는 훔쳐보기가 취미인 한 공인중개사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플루언서의 죽음을 목격한 뒤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관음’과 ‘관종’의 키워드를 대변하는 각각의 인물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사회 풍조를 함께 짚는다. 김 감독은 “사실 주인공 두 사람은 데칼코마니적인 성향을 가졌다”며 “한쪽은 관심이 바깥으로 한쪽은 안으로 향하는 것만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아는 나와 타인이 보는 나의 괴리감이 점점 커지는 사회가 되고 있다”면서 “끊임없이 자기 합리화와 자기변명을 하는 인간의 본성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김 감독은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직접 썼다. 극본 작업을 먼저 한 감독이 제작사로부터 연출 제안을 받고 메가폰도 잡게 됐다. 어릴 때부터 작가가 꿈이었던 감독은 동여고 재학 시절 부산청소년연극제에서 자신이 쓴 창작 극본으로 대상을 두 번이나 받은 이력이 있다.감독은 “광안여중 2학년 때 KBS 단막극 공모전에 처음 도전했었다”며 “그 과정이 재미있어서 작가를 꿈꾸게 됐다”고 했다. 그는 “현실적인 부분을 생각해서 대학교는 경제학과로 진학한 뒤 영화과 수업을 같이 들었다”며 “스크립터로 영화 현장 일을 처음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연출 제안을 받고 처음엔 안 한다고 했었어요. 그런데 그 말을 듣고 밤에 잠이 안 오는 거예요. 가슴이 두근거리고 자꾸만 머릿속에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이건 내가 해야겠다 싶었어요.”주연을 맡은 변요한과 신혜선의 연기는 이야기의 맛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스릴러 장르 특성상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작품 분위기를 때론 가볍고 유쾌하게 풀어내기까지 한다. 감독은 “촬영할 때 두 사람의 연기를 보면서 감탄밖에 안 나왔다”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 해내더라”고 했다. 그는 “원래 변요한 씨 팬이라 제가 ‘성공한 덕후’가 된 것 같다”면서 “신혜선 씨와 함께할 수 있었던 것도 너무 운이 좋았다”고 털어놨다.김 감독은 ‘재미있는 영화’를 하는 게 꿈이라고 했다. 보는 재미와 이야기의 재미가 살아있는 작품을 하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단다. 감독은 “울산에 작업실이 있다”며 “바다가 보이는 곳인데 한 번 가면 열흘 정도 시나리오 작업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시리즈물을 쓰고 있다”면서 “기회가 되면 공포 영화나 스릴러 장르를 또 해보고 싶다”고 웃었다. 김 감독이 펼쳐낼 앞으로의 이야기들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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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는 2023년 부산미래유산에 '수산도시 부산'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부산공동어시장을 선정했다.
[슬기로운 호구생활⑪] "허리가 고장났다" 독박육아 24시
올 2월 기다리던 첫아기를 맞이했다. 온 세상을 흔든 코로나19도 무시할 큰 기쁨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내는 “앞으로가 무섭다” 했고, 주변 사람은 짠 듯 이구동성 “좋은 시절 다 끝났다”고 했다. '육아 전쟁' 때문이다. 내심 자신감이 충만했다. 괜히 겁주는 말이겠거니…. 쌍둥이도 아니고 얼마나 힘들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독박 육아 체험'까지 결심했다. 이제는 남자도 똑같이 '공동 육아'를 할 시대이지 않나. 어쭙잖게 아이를 돌보다 '육아 호구'가 되기 십상이다. ■쾌조의 스타트 체험은 아기가 태어난 지 70일째 되는 날 했다. 오전 8시부터 24시간 동안이다. 오로지 혼자 육아+집안일을 해야 한다. 아내에게 마음껏 '집 밖 휴가'를 누리라 했지만, 마음이 불안한지 멀리는 못 가겠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한 달 반가량 재택근무를 해 나름대로 육아에 자신이 있었다. 어느 정도 보고 익힌 '육아 프로세스'가 머릿속에 있다. 시작은 좋았다. 비몽사몽 아빠와 달리 아기 컨디션이 '최상'이다. 쿠션에 앉혀 자동 모빌을 켜니, 30~40분간 '옹알이'하며 놀았다. 이때 빨래한 옷도 개고, 못다 한 거실 정리정돈도 끝냈다. ■전쟁의 서막 오전 9시가 채 되기 전, 전쟁의 전조현상이 드리웠다. 잠깐씩 '잉잉'대던 소리가 잦아지더니, 아기가 만세를 부르며 자지러졌다. 어깨에 올리거나 두 손으로 받쳐 안아도 무아지경이다. 난생처음 정체불명의 돌고래 같은 소리까지 내며 달래봤지만, 슬쩍 눈치만 볼 뿐 다시 울음보를 터뜨렸다.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거울을 갖다 대자, 간신히 진정됐다. 그 이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배가 아팠지만, 또 아기가 울까 봐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 아내에게 잠시만 봐달라고 했으나, “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퇴짜. 10여 분간 5~6kg 아기를 안고 있는 오른쪽 팔뚝 힘도 이제 한계다. ■머피의 법칙 신기했다. 어깨에서 잘 자던 아기가 소파에 눕히기만 하면 ‘말똥말똥’이다. 신생아 ‘등 센서’가 소문이 아닌 진짜였다. 아기가 간신히 누워 모빌이나 초점책을 보다가도, 이불을 개는 등 청소만 하려 하면 찡찡댔다. 과자나 땅콩 등을 먹으려 하거나 카카오톡을 보려 해도 마찬가지. 마치 딴짓을 하지 못하게 감시하는 듯했다. 걷잡을 수 없는 울음보가 터지지 않으려면, 아기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당연히 한 상 차려 점심을 먹는 건 불가능했다. 있는 반찬을 데워 끼니를 때웠다. 전날 먹고 남은 찌개가 없었다면, 곧바로 '배달의 민족'을 터치했을 것이다. 그나마 데운 찌개도 아기를 달래고 오니 다 식어있었다. 아기를 안고 무언가를 하기엔 허리가 끊어질 듯했다. 허리 굽힘 없이 정리정돈할 수 있는 육아용 '대형 집게'를 하나 장만하고 싶었다. 결국, 집안일을 하려면 아기를 완전히 재워야 했다. 다행히 이날 오전 수유 후, 2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아내 말로는 평소엔 한 시간도 자지 않는다고. 오히려 재우다 실패하면 잠투정이 심해진다고 한다. ■하이라이트 '목욕' 설거지를 채 끝내지 못했지만, 아기가 깼다. 다시 육아다. 집안일과 육아가 ‘무한 반복’이다. 당이 떨어졌는지 어느 순간부터 단 음식이 당기기 시작했다. 낮잠 잔 아기의 수유를 끝낸 뒤 목욕에 도전했다. 바둥대는 아기를 한 손으로 껴안아 씻겨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체력이 다한 탓인지 목욕은 엉망이 됐다. 앉은 상태에서 아기를 들었다가 놨다 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나도 모르게 물 온도 조절에 실패했고, 조심해야 할 아기의 눈과 귀에도 물이 튀었다. 70일 된 아기의 표정에서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빠의 서투름을 알고, 참고 견뎌주는 표정이었다. 아기도 지쳤는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오후 7시 30분에 잠이 들었다. 드디어 소위 말하는 '육퇴'(육아 퇴근)다. 육퇴 후 허리가 아파 소파에서 2시간 동안 뻗었다. 그러나 '육아 출근'은 금방 돌아왔다. 다음 날 오전 2시에 배가 고파 아기가 깼다. 한 시간 후 다시 잠이 든 아기는 오전 4시 30분, 6시 30분에도 차례로 깼다. 마치 군대에서 불침번을 서는 느낌이었다. ■오해와 진실 이번 체험은 저번 ‘임신부 체험’처럼 부부가 서로를 이해해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사실 아기를 출산하고 키우는 과정에서 몇몇 마찰이 있었다. 우선 '육아 아이템'이다. '이거는 꼭 사야 한다'는 육아 아이템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수개월 간격으로 필요한 육아 아이템들이 달라, 업체들의 '상술'로 여겼다. 아내의 생각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이날 독박 육아를 하며 집에 있는 모든 육아 아이템을 동원하는 내 모습을 봤다. 없으면 없는 대로 아이를 돌볼 수는 있었겠지만, '불필요한 아이템'은 없었다. 육아를 제대로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었다. 두 번째는 '육아의 공동 분담'이다. 육아는 집안일의 일부분이 아닌 별개의 일이었다. 각자 맡은 일에서 추가로 더해진 일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돕는 것이 아닌 '함께'해야 한다는 말을 몸소 체감했다. 사실 육체적 노동은 익숙해지면 할 만했다. 그러나 '정서적 힘듦'까지 겹치면 산후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가 없었다. 부부가 서로의 힘듦을 알고 받아주고 이해하는 게 필요했다. ■위대한 부모 임신부 체험 때처럼 이번에도 모성애의 위력을 느꼈다. 아기 목욕을 시킬 때 욕조를 1분 만에 헹구는 나와 달리, 아내는 매일 5분 이상 닦고 있었다. 육퇴 이후에도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보며 스트레스를 푸는 나와 달리, 끊임없이 인터넷으로 '아기 재우는 법' '70일 아기 특징' '이유식 만드는 법'을 검색했다. 늦은 밤 아기가 배고플까 잠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였다. 얼마나 피곤한 상태인지를 알기에 더 대단하게 다가왔다. 비록 하루 체험이지만, 남다른 부성애도 느꼈다. 단순히 금전적으로 가족을 책임지는 것에 더해 아이와 정서적 교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퇴근 후에도 어느정도 육아에 동참해야 할 자신감이 생겼다. 아이가 어떤 기분 상태이고, 무엇을 해줘야 할 지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 외로운 '육아 전쟁'을 견딜 힘은 부부에게서 나오는 듯하다. 이번 체험을 하며 아기의 웃음보다도 이를 지켜보는 아내의 위로가 더 큰 힘이 됐다. 모르지만 아내도 독박육아를 자청하는 남편에게 보이지 않는 위로를 받았을 터. '슬기로운 육아생활'의 기본 전제는 부부의 공감이다. 글=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사진=이승훈 기자 아내
[요즘MZ] 24. 휴가
부산일보 뉴콘텐츠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MZ" 일상툰입니다! MZ세대들의 문화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휴가를 입사하고 처음으로 길게 다녀왔어요! 쉬면서 국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푹 쉬었으니 그 원동력으로 다시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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