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걸맞은 문화예술 기반 마련”
부산시가 국제적인 수준의 문화·관광시설 유치와 예술활동 촉진을 위해 문화자유구역 지정을 추진하는 등 글로벌 허브도시에 걸맞은 문화예술 기반 조성에 나선다.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29일 부산 남구 감만창의문화촌에서 부산문화재단 소속 직원들과 ‘소통·공감타임’ 행사를 가졌다.이날 자리는 부산문화재단의 주요 현안 사항을 점검하고,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 조성을 위한 문화예술 기반 마련, 지역 문화예술인과의 소통·협업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박 시장은 부산문화재단 직원들과 △선순환적 부산 예술생태계 조성 △15분도시 부산의 문화적 실천전략 △민관동반성장 도모를 통한 협치 내실화 △세계적 문화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학술회의 계획 △글로벌 허브도시 문화예술 분야 실효성 확보 방안 등 부산문화재단의 현안 사항을 공유하며 전략을 논의했다.박 시장은 글로벌 허브도시에 걸맞은 문화예술 기반 마련을 위해 시민들의 문화예술 향유 확대와 문화산업의 육성, 국내외 예술 활동 촉진을 위한 문화자유구역 지정 추진을 강조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에는 세계인이 살고 싶은 국제적인 수준의 정주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외국학교법인의 교육기관 설립을 자율화하고, 국제적인 수준의 문화·관광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문화자유구역을 지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회의에 앞서 박 시장은 감만창의문화촌 내 공연예술연습공간과 입주예술가 창작공간을 찾아 창작 환경을 둘러보고 입주예술가들을 격려했다. 2013년 개관한 감만창의문화촌은 옛 동천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한 복합문화 커뮤니티 공간으로 공연예술연습공간과 입주예술가 창작공간, 정책연구센터, 부산문화재단 사무실 등이 있다.박 시장은 “시민들이 15분도시 문화공간에서 다양한 문화를 향유하고, 청년들이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문화가 브랜드가 되는 ‘행복 문화도시 부산’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무성과 영수 회담' 이후 민주, 강공모드 재시동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영수회담 이후 강경 대여투쟁에 나섰다. 윤 대통령이 회담에서 국정기조 전환 의지를 보이지 않아 강경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5월 2일 본회의는 반드시 열어 해병대 장병 순직 사건 관련 특검법과 전세사기특별법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며 “이것을 처리하지 않으면 21대 국회는 국민들에게 면목이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앞으로 민주당은 대통령과 정부에게 강하게 요구하는 것에 그치지 않겠다”며 “민생 회복을 위해 구상하고 있는 입법·정책 계획을 예정대로 차근차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진 의장은 영수회담에 대해선 “좁혀지지 않는 간극이 너무 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대통령께서 과연 민심을 제대로 읽고 있는가,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열망이 무엇인지 인식하려고 하는가 하는 의문을 아주 강하게 갖게 됐다”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진 의장은 “대통령과의 입장차가 너무 커서 더 이상 회담을 더 끌어가기는 어려웠다”면서 “모든 의제와 현안에서 큰 간극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GDP가 2200조 원인데 13조 원 민생회복지원금 드린다고 물가에 영향을 주느냐”면서 “응급자금이라도 넣자고 할 만한데 전혀 그런 생각이 없다고 하시니 그때부터 그냥 바로 좌절감이 엄습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민형배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영수회담에 대해 “복장 터진다”고 평가했다. 민 의원은 “어떻게 저렇게 하나도 안 바뀌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바뀐 것은 야당 대표를 처음으로 대화상대로 인정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에서는 이번 회담 이후 대여 압박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강경론이 거세졌다. 당 지도부는 윤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해 폐기된 9개 법안을 22대 국회 개원 즉시 조국혁신당과 손잡고 재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도 즉시 재추진하는 방안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민주당의 강경 투쟁을 강조하자 국민의힘은 소통과 협치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회담은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면서 “모처럼 성사된 귀중하고 의미 있는 자리를 어느 한쪽의 정치적 목표가 달성되지 않았다고 해서 폄훼하고 평가 절하해서야 더 나은 다음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준영 사무총장 직무대행도 회의에서 “어제는 국회의 절대 권력인 민주당이 국민의힘의 목소리를 귀 기울이고 소통하며 협치하기를 기대한다”며 “그것이 어제 회담이 수포가 되게 하지 않는 첫 시그널”이라고 강조했다.
부산공동어시장 인근 해상에 기름 유출
국내 최대 규모의 어시장인 부산공동어시장 인근 해상에서 기름이 유출됐다. 부산해양경찰서는 30일 오전 9시 50분께 부산항 남항 인근 해상에서 기름이 유출됐다고 밝혔다. 이날 유출된 기름은 유압 기기 등에 사용되는 유압유로 23L가량이 해상에 흘러나왔다. 해상에 기름이 보인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부산해경은 즉시 펜스형 기름 흡착재를 설치해 오염 확산을 방지했다. 기름이 유출된 해상이 부산공동어시장 인근으로 자칫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기에 빠른 현장 조치가 필요했다. 부산해경은 오염을 일으킨 선박을 파악하고자 인근에 계류 중인 선박들을 대상으로 선체 조사에 나섰다. 이에 한 대형선망어선 양망기에서 기름이 샌 흔적과 기름 흡착재를 사용한 정황 등이 파악됐다. 조사 결과 어선 측에서 양망기를 수리하는 과정에서 양망기가 파손돼 기름이 유출됐다. 부산해경에 따르면, 어선 측에서도 기름 유출 사실을 인정했다. 부산해경 측은 최근 금어기로 대형선망어선이 집단 계류하는 상황에서 또 다른 해양오염이 발생할 것을 염두에 두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과실로 바다에 기름을 유출한 경우 현행법에 따라 최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부산해양경찰서 해양오염방제과 관계자는 “90%가량 기름 제거가 완료된 상태로, 1시간 이내에 기름 방제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며 “항상 해양 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선망 측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민주 비난에 국힘 “야당도 폄훼만 하는 태도 바꿔야”
국민의힘이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영수회담에 대해 “협치의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민주당의 거친 비판에 대해 “지금 정부는 윤석열 정부라는 걸 야당도 좀 인지해야 한다”고 받아쳤다.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영수회담 직후 “답답했다”는 비판을 쏟아낸 민주당을 향해 “모처럼 성사된 귀중하고 의미 있는 자리를 어느 한 쪽의 정치적 목표가 달성되지 않았다고 해서 폄훼하고 평가절하해서야 더 나은 다음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이 충분한 숙고 끝에 야당의 주장에 답변한 만큼 야당에서도 부정적인 반응만 보일 것이 아니라 그 이유를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21대 국회 내내 평행선만 달리던 여야가 협치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견이 일거에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대통령과 제1야당의 대표가 직접 서로의 생각을 확인했다는 점 만으로도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협치라는 어려운 여정의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두 번째, 세 번째 걸음이 이어진다면 첫 걸음도 큰 의미를 지닐 것”이라며 “이번 회담을 계기로 여야정간 소통이 활발해져 여러 정책의 이견이 민생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현명하고 지혜롭게 조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이와 함께 같은 당 김용태(경기 포천가평) 당선인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의 영수회담 발언 태도를 두고 “사실상 국정을 포기하라고 협박한 것 같다”면서 “지금 정부는 윤석열 정부라는 것을 야당 대표도 좀 인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그는 “회담 끝나고 아니나 다를까 민주당에서 굉장히 공세적으로 나오는 것 같다”면서 “마치 이 회담이 잘 안되기를 바라셨던 거 아닌가 싶기도 할 정도로 주도권을 가져가려고 하시는 것 같은데, 여당도 대통령실도 반성하고 양보해야 되지만 야당도 분명히 양보해야 될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 태도 변화를 주문했다.이와 함께 김 당선인은 윤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서는 “소통 방식을 바꿨으면 좋겠다”며 “국익을 위한 대통령의 결정과 국민 여론이 반대될 때는 국민과 대화하려는 노력을 더 많이 하셨어야 하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특히 의정갈등과 관련, “의사들과 타협점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통령께서 더 많은 대화를 하고 의사 분들과 타협을 이끄셨어야 되는데 그런 지점이 좀 아쉬웠던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국힘 원내대표 접수 하루 앞…'친윤' 이철규 추대론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후보 등록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출마 몸풀기에 나선 '친윤'(친윤석열) 핵심 이철규 의원 외엔 당내 도전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4·10 총선 참패 직후 친윤계 핵심 원내 수장 가능성이 커지자 당내에선 "대안 없는 현실이 절망적"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3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내달 1일 원내대표 후보 등록 신청을 접수한 뒤 오는 3일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투표를 실시한다. 다만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두고도 당내에선 원내대표 도전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최근 차기 원내대표 유력 후보로 꼽혔던 4선 중진 김도읍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철규 의원의 단독 출마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후보군에 올랐던 김태호·추경호·성일종·박대출·이종배·송석준 의원 등도 명확한 출마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앞서 이 의원은 “(당이)이런저런 어려움이 있을 때 주저하는 삶을 살지 않았다. 차기 원내대표는 야당과 타협도 하고 잘 설득하면서 국민에게 도움 되지 않는 건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더불어민주당에서 강경파인 박찬대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에 단독 입후보하면서 여소야대 정국에 대통령실과 소통이 용이하고 협상력을 갖춘 이 의원 원내대표 기용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이 의원이 친윤 핵심이라는 점에 당 안팎의 우려는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총선 참패 이후 친윤 핵심이 원내 수장을 맡을 경우 당 쇄신은커녕 국민 눈높이에도 맞지 않다는 것이다.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대로 가면 정권심판 책임자가 당의 얼굴이 되어 국민 앞에 나서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며 "한번 심판을 당한 정부여당이 스스로 확인사살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 대통령실은 당이 스스로 대표를 뽑도록 자유롭게 두고, 당도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세우도록 조속히 중지를 모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본인도 문제지만, 이런 퇴행적 사태에 대해서 내부에서 아무 이야기도 안 나오는 상황, 최악을 피하기 위한 차선의 대안조차도 나서지 않는 당의 현실이 더 절망적"이라고 강조했다.홍준표 대구시장은 날을 더욱 세웠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불난 집에 콩 줍기 하듯이 이 사품에 패장이 나와서 원내대표 한다고 설치는 건 정치도의도 아니고 예의도 아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우파가 좌파보다 더 나은 건 뻔뻔하지 않다는 건데, 그것조차도 잊어 버리면 보수우파는 재기하기 어렵다"고 직격했다.개혁신당은 친윤 원내대표와는 협상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만약 윤핵관 원내대표가 출현한다면 국민의힘과는 원내 협력이 어려울 것"이라며 "윤핵관이 원내대표가 된다면 국민의 심판에 대한 직접적인 반발이자, 입법 과정에서 용산의 출장소가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집권당이 선거에 지고도 대통령 눈치만 살피느라 대중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인사를 지도부에 옹립하려는 모양새"라고 말했다.당 안팎에서 친윤 원내대표에 대한 비판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당내 중진의 막판 원내대표 출마 선언이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대통령, 민심 제대로 읽고 있나”…거세진 야당 공세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이후 야당의 비판 공세가 더 거세졌다. 야당은 이번 회담에 대해 “대통령이 민심을 읽고 있나” “복장 터진다”라며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지난 29일 회담에 배석했던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3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좁혀지지 않는 간극이 너무 컸다”면서 “대통령께서 과연 민심을 제대로 읽고 있는가,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열망이 무엇인지 인식하려고 하는가 하는 의문을 아주 강하게 갖게 됐다”고 말했다.진 의장은 “대통령과의 입장차가 너무 커서 회담을 끌어가기 어려웠다”면서 “모든 의제와 현안에서 큰 간극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GDP가 2200조 원인데 13조 원 민생회복지원금 드린다고 물가에 영향을 주느냐”면서 “응급자금이라도 넣자고 할 만한데 전혀 그런 생각이 없다고 하시니 그때부터 바로 좌절감이 엄습했다”고 밝혔다.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민형배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영수회담에 대해 “복장 터진다”고 평가했다. 민 의원은 “어떻게 저렇게 하나도 안 바뀌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바뀐 것은 야당 대표를 처음으로 대화상대로 인정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민 의원은 15분간 이어진 이 대표의 모두발언에 대해서도 “그런 기회마저도 없으면 하려는 얘기를 할 기회가 없을 것이니 총선 민심에서 드러난 내용을 주요한 것은 정리해서 말씀드리는 게 맞다고 봤다”면서 “비공개 회담에서는 (윤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말씀을 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수회담 사전 조율이 안 됐는데 말은 저렇게 듣겠다고 하는데 실제로 무슨 결과를 내겠다는 뜻은 아니니까 우리로서는 해야 될 얘기를 다 할 수밖에 없는 거 아니냐고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민 의원은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선별 지원을 얘기한 셈인데 어떤 합의 가능성을 내비치지 않았다”면서 “말은 협치라고 하는데 저희들이 보기에는 위기 모면용, 국면 돌파용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빈손’ 영수회담을 비판했다. 조 대표는 지난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은 왜 이재명 대표를 만난 겁니까”라며 “사진 찍어 소셜 미디어에 올리려고 만났습니까”라고 지적했다. 그는 “야당 대표가 질문지를 만들어 갔지만 윤 대통령은 아무런 답변도 내놓지 않았다”면서 “가장 중요한 시험에서 백지 답안을 낸 꼴”이라고 비판했다.반면 국민의힘에선 이 대표를 향해 “대범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30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15분 모두발언’에 대해 “당내 강성 지지층이나 의원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았나”라며 “원래 회담이라는 게 주고받고 하는 건데 모두발언에서 열 가지 발언을 하니까 대범스럽게 보이지 못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남부권 관문공항 위계, 법적 명문화 필요” “글로벌 스마트 물류비즈니스 거점 조성 위한 규제·세제 혁신 절실”
“부산시의 가덕신공항 독립적 운영권 확보가 필수적” [가덕도신공항 비전포럼]
가덕도신공항 비전포럼에서는 2029년 12월 개항 예정인 가덕신공항을 남부권을 대표하는 ‘글로벌 관문공항’으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해법이 제시됐다. 특히 포럼 참여 전문가들은 가덕신공항이 제2단계 조성 공사 등 추가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부산시가 ‘공항 주권’을 추진하고, 공항의 독립적 운영권을 확보하는 일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세계 주요 공항, 지자체 참여 증가세 글로벌 허브 공항을 보유한 세계 주요 국가에서는 지방자치단체들이 공항 운영과 소유에 대부분 참여하고 있다. 미국 뉴욕 JFK 공항과 LA·샌프란시스코 공항 등은 지방 정부가 소유권을 갖고, 운영은 공기업이 맡는다. 유럽과 아시아 지역 허브 공항 역할을 하고 있는 △히드로 공항(영국 런던) △샤를 드골 공항(프랑스 파리) △스키폴 공항(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프랑크푸르트 공항(독일) △홍콩 공항(홍콩) 등은 공기업이 소유와 운영을 모두 맡는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경우 공항이 있는 헤세주가 공항 소유권의 31.31%를 확보해 운영·관리의 의사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일본 역시 2008년 공항법 개정을 통해 28개 거점공항과 54개 지방관리공항에 대한 지자체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정부와 공기업이 공항 운영 권한을 전담한다. 지자체 참여는 아예 막혀 있었다. 국내 15개 공항은 정부 공기업인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양분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김해공항과 김포공항을 포함한 14개 지방공항 내 국내선과 단거리 국제선을 담당하고 있고,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국제공항의 중장거리 국제선을 맡고 있다. 때문에 국내 지자체의 공항 운영 참여 사례는 없는 상황이다. ■부산시, 공항 운영 참여는 필수 항공 분야 전문가들은 가덕신공항 건설을 현행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로 양분된 공항 운영 체제에서 벗어나 공항 소유·운영 체제를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시도 공항 건설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해 가덕신공항의 운영·소유에서 영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연구원 이상국 선임연구위원은 “가덕신공항은 국내선은 정부 공기업인 한국공항공사가, 국제선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전담하고 있는 체제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부산시가 가덕신공항 건설을 맡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에 출자함으로써, 부산국제공항공사 설립 때 공항 운영 참여 권한을 선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산시가 공항 소유·운영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법 등 관련법에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일이 급선무다. 이어 “부산시의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참여는 공항 분권을 실현할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이후 가덕신공항운영공사 설립에도 부산시가 독립적인 운영권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항 운영 전문성도 키워야 전문가들은 부산시가 가덕신공항 소유·운영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공항 운영 분야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항공 전문 인력 양성에 적극 나서는 한편 지역 기반 항공사를 확보하고 이용객 친화적인 공항을 만드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교통대 박성식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부산시는 가덕신공항을 바탕으로 국내 항공 수출 전체 물량의 1%인 항공·물류 특화 기능을 키워나가야 한다”며 “그 기능을 수행할 특화 인력 양성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교통연구원 박진서 항공우주교통연구본부장은 “가덕신공항이 인천국제공항에 버금가는 관문 공항으로 성장하려면 공항을 이용하는 항공사와 이용객 친화적인 공항이 돼야 한다”며 “부산시가 공항 운영의 전문성을 키우고 항공 관련 업체 지원과 항공 전문 인력 양성에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5월 국회 처리… 민주 전재수 의원-박형준 시장 공감대
21대 내 처리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이 새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29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4·10 총선 부산 유일의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인 전재수 의원은 이날 박형준 부산시장과 면담을 가졌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5월 임시국회 내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을 처리하는 데 뜻을 모았다. 전 의원은 민주당 원내 지도부를 상대로, 박 시장은 5월 임시국회 개회에 반대하는 국민의힘을 상대로 적극적인 설득 작전에 펼친다는 방침이다. 전 의원은 이날 부산 언론과 만나 “특별법을 둘러싼 정부의 이견은 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4·10 총선에서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서 윤석열 정부가 주도해 온 주요 현안들의 처리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이 쏟아졌다. 이 가운데 하나가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실패 이후 정부에서 새로운 지원책으로 제시한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이다. 하지만 21대 국회 임기 만료를 한 달여 앞둔 최근 정치 상황을 감안하면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은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거대 양당의 주요한 협상 카드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단독으로 제출한 상태며 국민의힘은 이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민의힘 개헌 저지선 사수 ‘일등 공신’인 부산의 최대 현안인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이 개회를 둘러싼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에서 마냥 거부할 수만은 없는 어려운 카드가 될 것"이라면서 "협상 과정에서 급물살을 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처리 난관으로 꼽혀온 ‘인천 글로벌 경제거점 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과 관련, 최근 인천시가 경제자유구역법 개정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점도 희망 섞인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한편 21대 국회 임기 만료(내달 29일)까지 행정안전위, 법제사법위, 본회의 등 일정을 감안하면 시간이 촉박하지만, 속도를 내면 충분히 법안 처리가 가능하다.
얼어붙은 롯데 방망이 어쩌나…김태형 감독 “타격 기술 아니라 ‘조급함’ 때문”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주말 NC 다이노스와 원정 3연전을 모두 내주며 ‘낙동강 더비’ 5연패에 빠졌다. 두 경기는 ‘영봉패’, 마지막 한 경기도 3득점에 그치며 빈타에 허덕였다. 롯데는 올 시즌 개막부터 차갑게 식은 방망이가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팀 타율은 한화(0.252)보다 6리 앞선 9위(0.258), 장타율(0.369) OPS(0.693) 득점권타율(0.236) 타점(108개) 득점(116개) 홈런(18개) 등 나머지 주요 타격 지표는 최하위다. 롯데 김태형 감독은 타선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이유로 ‘조급함’을 꼽았다.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인 원인이라는 진단이다. 김 감독은 “타석에 들어서면 조급함 때문에 자기 페이스를 못 잡는 부분이 보인다”며 “급해지면서 상대와 타이밍 싸움에서 자꾸 밀리고, 또 공을 볼려고 하면 카운트를 빼앗기는 상황이 많이 나온다”고 답답해 했다. 롯데는 30일 키움 히어로즈와 시즌 4차전을 앞두고 최근 타격이 부진한 포수 정보근과 내야수 한동희를 2군으로 내리고 포수 유강남을 다시 1군으로 올렸다. 경미한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외야수 황성빈도 2군에서 열흘 정도 휴식을 취하며 재정비 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정보근은) 최근 경기를 많이 나가 좀 힘들어하는 상황이라 컨디션 조절 차원으로 내려보냈다”며 “한동희는 공을 따라다니는 게 아직 자기 게 안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보름 만에 1군에 콜업된 유강남에 대해서는 “너무 신경쓰지 말고 편하게 하라고 얘기해줬다”고 전했다. 롯데는 이날 선발투수로 이인복을 내세웠다. 직전 SSG전에서 피홈런 2방 등 6실점하며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온 5선발 이인복은 올 시즌 5경기에 등판해 아직 승수가 없다. 김 감독은 “그래도 마운드 운영을 가장 안정적으로 한다. 그 외에 지금 (5선발로) 생각하고 있는 선수가 몇 있는데 제구력 등을 고려할 때 이인복을 좀 더 지켜보고자 한다”며 “3~4회 전력으로 던지게 하고, 빠르게 잘라서 바로 다음 투수를 붙이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대, 내년 의대 정원 70명 늘린다…110명 확정
울산대학교가 내년도 의과대학 신입생 정원을 110명으로 확정했다. 30일 울산대는 의대 모집 인원 조정위원회를 열고 기존 40명이던 의대 신입생 정원을 70명 늘린 110명으로 확정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했다. 70명은 기존 증원 규모의 87.5%에 해당한다. 울산대는 전날까지만 해도 의대 모집 정원을 증원분의 75%인 60명 늘린 100명으로 제출할 계획이었으나, 검토 끝에 10명을 추가한 110명으로 확정했다. 울산대 관계자는 “지역 의료 인력 양성과 지역 의료 서비스 부족 해소 등 관련 현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고 말했다. 앞서 울산대 의대 정원은 지난달 정부 발표에 따라 기존 40명에서 80명 늘어난 120명으로 정해진 바 있다. 그러나 의료계 반발이 이어지자 정부가 2025학년도에 한해 증원분의 50~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의대 증원에 반발한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도 계속되고 있다. 울산대 의대에는 신입생을 제외한 재학생 202명 중 190여 명이 휴학계를 제출한 상태다. 다만 학교 측이 이를 승인하지 않아 ‘유효 휴학’은 아니다. 울산대는 애초 지난 29일로 예고한 개강일을 2주 후인 다음 달 13일로 연기해 학생들의 복귀 여부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원양 오징어 초도물량 1만 5000t 풀린다…부산 감천항서 하역작업
30일 부산 감천항을 통해 반입된 원양 오징어 초도물량 1만 5000t(톤)이 국내에 공급된다. 정부가 당초 계획했던 9000t보다 6000t 늘어난 약 1만 5000t의 물량이 시중에 풀리는 것이다. 송명달 해양수산부 차관은 30일 오전 10시 부산 감천항에서 원양 오징어 초도물량 하역·공급을 점검했다. 송 차관은 "대중성 어종인 오징어는 그간 생산이 계속 부진했으나 올해 원양 오징어 생산이 원활해져 수급 불안이 점차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정부는 국내에 반입된 원양 오징어가 시장에 신속하게 공급되는지 수급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적정 물량을 비축해 국민이 부담 없이 오징어를 구할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남대서양 포클랜드 제도 인근 해역에서 주로 생산되는 원양 오징어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 수온이 낮아 생산이 다소 부진했으나, 올해 2월 말부터 어황이 개선되면서 4월 셋째 주까지 생산량은 약 5만 2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이번 1만 5000t에 이어 나머지 생산 물량도 순차적으로 국내에 들어오면 오징어 수급 불안이 점차 해소될 것으로 해수부는 기대했다.
‘눈물의 여왕’ 이을 핑크빛 드라마들 몰려온다
다시, 로맨스 드라마의 계절이다. ‘매운맛’ 대신 ‘순한맛’을 담은 ‘로코’(로맨스 코미디) 드라마들이 안방극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방영된 로맨스 드라마 ‘눈물의 여왕’ ‘닥터 슬럼프’ ‘선재 업고 튀어’ 등이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면서 이 분위기가 봄 신작 편성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특히 ‘눈물의 여왕’은 시청률 24%를 넘기며 해당 방송사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런 추세에 맞춰 새로운 감각으로 무장한 새 청춘 로맨스물이 5월 안방극장을 핑크빛으로 물들일 예정이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요즘엔 막장 드라마나 장르물보단 달달하고 설레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드라마 시청률이 잘 나온다”며 “내부 편성을 논의할 때 이런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달 시작을 앞둔 새 로맨스 드라마는 무려 4편이다. 먼저 고경표와 강한나가 연기 호흡을 맞춘 JTBC 새 수목드라마 ‘비밀은 없어’가 1일 첫 방송된다. 거짓말을 못 하는 아나운서가 열정 가득한 예능 작가를 만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불의의 감전사고 이후 거짓말을 못 하게 된 아나운서 송기백은 고경표가 연기한다. 강한나는 12년 차 예능 작가 온우주를 맡아 고경표와 로맨스를 그릴 예정이다. 장지연 PD는 “고경표의 애환 가득한 코믹 연기와 인물들의 로맨스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관심을 당부했다. 시간 여행과 멜로를 합친 판타지 로맨스도 안방극장에 펼쳐진다. 오는 5월 4일 첫 방송되는 JTBC 새 주말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남자 복귀주와 그와 마주한 여자 도다해의 이야기를 그린다. 우연인 듯 운명으로 얽힌 두 사람의 유쾌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시간을 오가며 벌어지는 사건 속에서 서로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마음의 울림을 더한다. 판타지적인 요소를 갖고 있지만, 판타지와 현실이 충돌하며 만들어지는 재미도 이 작품의 관람 포인트다. 장기용, 천우희, 고두심 등이 출연한다. tvN은 ‘눈물의 여왕’을 이을 주말드라마 신작으로 다시 한번 로맨스물 ‘졸업’을 선택했다. 5월 11일 첫 방송될 이 드라마는 스타 강사와 그의 제자인 신입 강사의 로맨스를 담는다. 정려원이 이름깨나 떨치는 스타 강사 서혜진을 맡는다. 서혜진의 제자이자 신입 강사인 이준호는 위하준이 나서 정려원과 멜로 호흡을 맞춘다. 제작진도 눈에 띈다.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 ‘밀회’ 등을 연출한 안판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하루도 쉴 틈 없이 치열하게 흘러가는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와 학원 강사들의 일상 모습도 작품에 담겨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도 있다. 5월 13일 전파를 타는 KBS2 새 월화드라마 ‘함부로 대해줘’는 동명 웹툰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설정도 흥미롭다. 조선 시대 모습과 풍습을 그대로 유지한 마을에 사는 신윤복이 삶에 지친 여자 김홍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신윤복은 21세기를 살고 있지만, 유교 정신으로 똘똘 뭉친 선비다. 그가 현대 문물을 새로 접할 때의 반응과 행동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신윤복이 거침없는 성격의 김홍도와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는 색다른 재미를 전할 예정이다.
지난해 보험사 해외점포 적자 전환…DB손보 손실 ‘직격탄’
지난해 국내 보험사의 해외점포가 적자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자연재해 사고로 인해 DB손해보험이 큰 손실을 입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3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보험회사 해외점포 영업실적’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11개 보험사(생보사 4곳·손보사 7곳)가 11개국에서 41개 해외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 별로는 아시아 25곳(베트남 5, 인도네시아 5, 중국 4 등), 미국 12곳, 영국 3곳, 스위스 1곳 등이다. 작년 당기순손익은 1590만 달러(207억 6000만 원) 적자로, 전년(당기 순이익 1억 2250만 달러) 대비 1억 3840만 달러 감소하면서 적자로 전환했다. 업권별로 보면 생보사는 보험영업을 확대하면서 전년 대비 86.1% 증가한 6030만 달러 이익을 냈다. 반면 손보사는 7620만 달러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이는 작년 5월 괌 태풍 마와르, 8월 하와이 마우이 산불 등으로 2개 점포에서 약 1억 600만 달러의 손해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모두 DB손해보험 소속 점포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1억 2990만 달러 이익, 미국 1억 4990만 달러 손실, 유럽 410만 달러 이익 등이다. 작년 말 자산은 64억 4000만 달러(8조 3000억 원)로, 전년 말 대비 1.7% 증가했다. 부채는 34억 4000만 달러로 회계제도 변경에 따라 전년 말 대비 9% 감소했고, 자본은 30억 달러로 회계제도 변경과 자본금 납입에 따라 17.6% 증가했다. 금감원은 “기후변화, 경기변동 등에 따라 해외점포의 재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므로 보험회사는 관련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용 결과 궁금해서”…도청 인사과 서류 훔친 30대 징역형
자신이 응시한 임기제공무원 시험의 결과가 궁금해 경남도청에 침입해 관련 서류를 훔친 30대(부산닷컴 지난해 8월 31일 등 보도)가 실형에 처해졌다. 창원지법 형사1단독 정윤택 부장판사는 특수절도, 문서개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8월 30일 오전 0시 40분께 경상남도청 인사과 사무실에 침입해 캐비닛 안에 있던 ‘2023년 제6회 경상남도 임기제공무원 임용시험 최종 합격자 결정’ 등 문서(70여 부)를 뭉텅이로 들고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접이식 사다리를 이용해 2층 행정과 사무실 창문으로 방충망을 찢은 뒤 잠기지 않은 창문을 통해 침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한 공무원의 책상 서랍 속에 있던 열쇠로 캐비닛을 열어 범행했다. 앞서 서류접수차 인사과를 방문하며 범행 장소 등을 물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남도에서는 애초 내부 직원의 소행으로 보고 직원들끼리 서로의 자택·차량 등을 조사하도록 하면서 인권침해 논란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뒤늦게 외부자 절도 사건임을 인지, 경찰에 도난 신고를 했다. 경찰은 주변 CCTV 등을 분석해 당일 진해구 자택에 있던 A 씨를 긴급체포하고 차량 트렁크에서 서류를 회수했다. 해당 시험 수험생인 A 씨는 서류 전형에 합격해 면접시험 후 최종 합격 여부를 기다리다 자신의 합격 여부를 미리 확인하고, 불합격 시엔 다른 응시자들의 서류를 확인하고 싶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털어놨다. 다만 재판부는 문서개봉 혐의에 대해선 공소를 기각했다. 해당 공소사실 요지인 형법 제316조 1항(비밀침해죄)은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일명 ‘친고죄’인데, 도에서 공문서 등 자료분실에 대해서만 수사를 의뢰하면서 적법한 고소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정 부장판사는 “도청의 구조와 문서 보관 대략적 장소를 미리 염탐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한 경위가 불량하다”면서 “절취한 문서가 미리 유출되는 경우 자칫 해당 임용시험을 힘들게 준비한 수험생들의 그간의 노력이 전부 수포로 돌아갈 잠재적 위험성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부산시의회 "침례병원 공공화 부산시 적극 대응하라"
부산시의회가 문을 닫은 금정구 침례병원의 공공병원화가 수년째 제자리걸음 중이라며 부산시의 조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이준호(금정2) 의원은 30일 열린 제320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을 통해 10년째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침례병원 공공병원화 추진 상황을 질타했다.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19구급대를 통한 환자의 병원 이송 소요시간은 부산시 평균이 25분이었다. 그러나 침례병원의 폐쇄 이후 금정구는 31분으로 부산의 16개 구군 중 가장 이송 소요시간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박형준 시장은 침례병원의 공공병원화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부산시는 2021년 4월 4월 보건복지부와 면담까지 진행했다. 그러나 해당 부지를 취득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사업은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 채 답보 상태다. 이 의원은 “부지 매입 이후 추진된 상황이 전혀 없고, 부산시가 다른 용도로의 활용 방안도 고민하지 않아 부지는 흉물처럼 방치하고만 있다”면서 “병원이 개원하기 전까지 건물 유지 관리와 지역 활성화를 위해 공공병원화 이전까지의 활용 방안이라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향후 예정된 보건복지부와의 논의에서 ‘보험자병원 지정 및 개원’ 진전을 위해 부산시가 만발의 준비와 의지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부산시의회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제정 촉구 결의
부산시의회는 30일 21대 국회 임기(다음 달 29일) 내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처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시의회는 이날 오전 제320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기획재경위원회 소속 김광명 의원(남4)이 제안한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제정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의 주요 내용은 지역 균형발전과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을 위해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이 21대 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결의안은 “지역균형발전은 헌법상 가치이자 국가 책무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인구와 자본·산업 등이 수도권에 모두 집중돼 있는 수도권 일극 체제가 점점 굳어지고 있다”며 “부산은 싱가포르나 상하이와 같은 국제 자유도시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지리·경제·환경을 가지고 있음에도 수도권 집중화로 도시경쟁력이 정체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부산을 물류·금융·디지털 첨단산업의 중추 역할을 하는 허브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을 확인하고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며 “부산을 글로벌 허브 도시로 만들기 위해 파격적인 규제 혁신과 특례 부여가 필요하며, 국제적인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필수적 요소로서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제정 촉구 결의안 제안자인 김 의원은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 조성’은 남부권 발전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며 나아가 국가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견인하고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을 위한 해법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현재 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의 제정은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한 필수적 요소”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은 정쟁의 대상이 아니라, 지역균형발전과 수도권 일극체제 극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관련 특별법을 반드시 제21대 국회에서 처리할 것을 촉구한다”며 정부와 부산시에도 적극적인 대응을 당부했다. 해당 결의안은 대통령비서실과 국회, 국무총리실, 행정안전부 등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인터넷 중고거래서 돈만 '꿀꺽'… 139명 속인 20대
인터넷 중고사이트 등에서 물건을 판다는 글을 올려 돈만 받아 챙겨 100여 명으로부터 수천만 원을 챙긴 2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부산지법 형사12단독 지현경 판사는 30일 사기, 컴퓨터 등 사용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법원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4월 6일 자신의 휴대전화로 중고거래 플랫폼에 레고를 판다는 글을 올렸다. 이를 보고 연락한 피해자 B 씨에게 물품 대금을 송금하면 택배로 해당 물품을 보내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A 씨는 레고 대금 38만 5000원을 송금받았지만, 실제로 레고를 가지고 있지 않아 보내지 않았다.A 씨는 이런 수법으로 지난해 4~8월 면세점 포인트, 키보드, 공연 티켓, 휴대전화 등 다양한 물품을 판매한다고 피해자 139명을 속이고 약 4800만 원을 편취했다.지 판사는 “A 씨는 불특정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사기 범행은 전자상거래 질서를 어지럽히고 선량한 거래 상대방의 피해를 양산해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유사한 수법의 사기 범죄로 2년 6개월의 징역형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누범 기간 중에 또다시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불량하고 재범의 위험성도 높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가 130명이 넘고 피해 회복도 거의 이뤄지지 않아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다만 피고인이 뒤늦게나마 반성하고 나이, 환경 등 모든 양형 조건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삼성SDI, 1분기 영업이익 2674억원…전년 대비 29%↓
삼성SDI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2674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8.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0일 공시했다.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 영향으로 풀이된다. 매출은 5조 1309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2% 감소했다. 순이익은 2867억 원으로 38.3% 줄었다. 분야별로 보면 전지 부문 매출은 4조 5818억 원으로 전년보다 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14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2% 줄었고 영업이익률은 4.7%를 기록했다. 다만 중대형 전지는 전기차 전방수요 둔화에도 상대적으로 선방한 실적을 달성했다. 자동차 전지는 프리미엄 차량용 P5의 견조한 판매와 신규 P6 제품의 미주 공급 개시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의 수익 인식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 반면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전지는 비수기 영향 등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소형 전지의 경우 매출은 줄었으나, 파우치형 전지를 중심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원형 전지는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한 고객의 재고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했으나, 전동공구는 장기 공급계약을 기반으로 직전 분기 수준의 매출과 수익성을 유지했다. 파우치형은 주요 고객의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호조에 따라 작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전자재료 부문 매출은 549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줄었고, 영업이익(529억 원)은 10% 감소했다. 편광필름은 75인치 이상 대형 패널을 중심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됐으나, 반도체 소재는 고객의 일시적 재고 조정 영향으로 직전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2분기에는 자동차 전지가 신규 P6의 판매 확대로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ESS 전지는 전력용 삼성 배터리 박스(SBB) 판매 확대와 무정전전원장치(UPS)용 고출력 배터리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개선될 것으로 삼성SDI는 내다봤다. 삼성SDI 최윤호 대표이사 사장은 “불확실성이 높은 경영 환경에서도 초격차 기술경쟁력 확보,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변화와 혁신을 통해 2030년 글로벌 톱티어 회사 달성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 2년새 35조 급감…사용처 급증
서민들의 내 집 마련과 임대주택 건설에 활용하는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이 불과 2년 새 35조원이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도시기금은 청약저축과 국민주택채권 발행으로 조성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부동산 경기침체로 쓸 곳은 많아지는데 들어오는 돈은 크게 줄어들었다.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3년말 기준 주택도시기금 조성액은 95조 4377억원이다. 집값 급등기였던 2021년 말에는 116조 9141억원이었는데, 2년 새 21조원 줄었다.주택도시기금은 청약저축 납입금과 주택을 구입할 때 집주인이 사야 하는 국민주택채권 판매액 등으로 조성된다.하지만 청약 통장 가입자 수가 줄어들면서 청약저축 납입액이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704만명으로, 2년 전에 비해 133만명 감소했다. 청약저축 납입액도 지난해 말 14조 9607억원으로, 1년 전보다 3조 5000억원 줄었다.아울러 국민주택채권 발행액도 지난해 말 13조 3717억원으로, 1년 새 1조원이 감소했다.청약통장 납입액과 국민주택채권 발행액을 합친 규모는 2021년 41조 9000억원에 달했으나 2022년 32조 7000억원, 지난해 28조 4000억원으로 축소됐다.상황은 이런데 써야 할 곳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올해부터 출산 2년 내 신생아 자녀를 둔 가구에는 신생아 특례대출이 지원되는데 이 돈이 주택도시기금에서 나온다.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주택 사업장을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전환해 구제할 때도 기금을 쓴다.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다세대·다가구·오피스텔 건설 자금 역시 기금에서 지원한다.노후 저층 주거지를 소규모로 정비할 때 주차장 등 편의시설 설치를 지원하는 뉴빌리지 사업에도 기금이 쓰인다. 물론 이런 일들이 주택도시기금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지만 문제는 들어오는 돈은 줄었는데 씀씀이는 커진 데 있다.국토부의 주택도시기금 지출액은 올해 37조 2000억원으로 작년보다 3조 9000억원 늘었다. 이같은 기금 지출액은 6년 새 10조원 넘게 증가했다.이러다 보니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 감소세가 뚜렷하다. 여유자금은 2021년 말 49조원에 달했으나 올해 3월 말 잔액이 13조 9000억원으로 급감했다. 불과 2년 3개월 새 35조1000억원이 줄어든 것이다.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여유자금을 어느 정도 확보해둬야 지금처럼 주택 공급이 축소될 때 기금을 활용한 공급 촉진이 가능하다”며 “여유자금이 줄어든다는 건 긴급한 수요에 대응할 여지가 없어진다는 뜻”이라고 말했다.여기에 국회 본회의에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개정안이 직회부되면서 써야 할 곳이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 개정안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공공기관이 주택도시기금으로 피해자에게 전세금 일부를 먼저 돌려준 뒤,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거나 피해 주택을 매각해 회수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국토부는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한 전세보증금 반환채권을 사들이는 데 기금 3조∼4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나중에 경매 등을 통해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을 뺀 비용을 최종 투입액으로 볼 수 있다.국토부 관계자는 “정부에서 청약저축 납입자 등에게 돌려줘야 할 돈을 못 돌려주는 사태가 오면 안 되기에 여유자금 감소세에 대응하기 위한 여러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사가 음주운전해 10대 2명 '중상' 입었는데 "직위해제 사유 아냐"
공립고등학교의 한 간부 교사가 몸을 가누지도 못하는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하다 10대 2명을 덮쳐 중상을 입힌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다만 교육 당국은 수사기관 통보를 받고도 해당 교사의 직위해제나 징계위원회의 회부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0일 연합뉴스 취재 등을 종합하면 충남 지역 한 고등학교 부장 교사 50대 A 씨는 지난 1월 9일 오후 8시께 음주운전을 하다 대전의 한 교차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 10대 2명을 차로 들이받아 상해를 입힌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상,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로 최근 기소됐다.A 씨는 사고 당일 세종시에서 술을 마시고 대전 자택까지 운전하던 길이었다. 그는 보행자용 녹색불이 들어온 교차로를 차량으로 지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10대 보행자 2명을 덮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고로 친자매 관계인 B(15) 양과 C(13) 양은 골절상 등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두 달여 간 치료받았다.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를 훌쩍 넘긴 상태였으며, 출동한 경찰에 따르면 그는 정상적으로 말하거나 제대로 몸을 가누지도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앞서 경찰은 지난달 7일 수사 개시 사실을, 검찰은 지난달 29일 A 씨 기소 사실을 각각 충남교육청에 통보했다. 그러나 A 씨는 별다른 조처 없이 현재까지 해당 학교에서 부장 직위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현행 교육공무원법상 교원 등이 형사사건으로 기소되거나, 국가공무원법, 아동복지법,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등 위반 등으로 수사를 받게 되면 징계 절차와는 별도로 직위해제를 할 수 있다.다만 충남교육청은 음주운전, 위험운전치사상죄가 직위해제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관계자는 "전반적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직위해제를 하지 않을 수 있다"며 "직위해제 성립요건이 된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다 해당 조처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현행법상 수사기관 통보 이후 1개월 이내에 징계 의결을 요구해야 하지만, 도교육청은 여전히 A 씨에 대한 징계 절차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도교육청 관계자는 "징계 의결에 필요한 서류 일부를 A 씨로부터 제출받지 못한 상황이라 늦어지고 있다"며 "필요 서류가 구비되는 대로 징계위원회 회부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빌린 오픈카로 '만취 운전'… 130km로 질주해 친구 숨지게한 30대
술을 마시고 렌터카로 과속운전을 하다 친구를 숨지게한 30대가 검찰에 넘겨졌다.30일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혐의로 30대 A 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전날 밝혔다.관광객 A 씨는 지난달 15일 오후 11시 47분께 제주시 한림읍에서 술을 마신채 B 씨를 태우고 시속 130km로 과속운전을 하다 전신주를 들이받았다.그가 사고를 낸 차는 일명 '오픈카'로, 사고 충격으로 쓰러진 전신주는 조수석에 있던 B 씨를 덮쳤다.이 사고로 B 씨는 숨졌으며, 경찰 조사 결과 A 씨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를 넘긴 상황으로 드러났다.
낯 가리던 버스기사, 연가 노랫가락에 마음 열어 [세상에이런여행] ⑯
얕은 암초와 환상적으로 넓게 펼쳐진 산호섬, 그리고 하얀 모래해변이 눈부신 섬나라 쿡 제도는 남태평양에서 오지 중의 오지다. 가장 가까운 이웃이 서쪽으로 1500km나 떨어진 미국령 사모아와 동쪽으로 역시 1500km 떨어진 타히티일 정도다.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도 알려져 가긴 힘들어도 한 번 가 본 사람은 다시 꼭 여행하고 싶어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비행기 옆자리 여인 주디뉴질랜드에서 출발한 쿡 제도행 여객기에 몸을 실었는데, 옆자리 여성이 눈길을 끈다. 와인을 마시며 책을 읽는데 무슨 책인지 궁금하다. 독서삼매경에 빠진 그녀는 말을 걸 틈을 주지 않는다. 그때 핸드폰을 보니 얼마나 반가운지….“오, 삼성!”여성이 돌아보며 밝게 웃는다.“예, 삼성이에요.”그녀는 내게 한국인이냐고 묻는다.“한국에서 왔습니다.”작은 전자제품 하나가 태평양 상공에서 처음 만난 이국 여인과의 서먹한 분위기를 일순간에 해소시켜 준다. 영문명함을 건넸다. 엘살바도르 명예영사라는 직함에 더 관심을 보인다.“중앙아메리카에 있는 엘살바도르?”고개를 끄덕이자 이번엔 여성이 자신을 소개한다. 이름은 주디. 뉴질랜드은행 간부여서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데, 연말이라서 오랜만에 고향 쿡 제도로 가는 중이란다. 공항에서 남편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공항에서 차로 30분 거리의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또 2시간을 가야 하는 섬에 살고 있다고 했다.나의 호기심이 발동하며 구체적으로 섬의 이름과 가는 방법을 알려 달라고 하자 그녀가 주춤한다. 이방인에 대한 경계라고 할까.“쿡 제도의 수도는 북쪽 아바루아예요. 항공기 기착지가 아바루아지만 도심까지는 꽤 거리가 됩니다. 도심에 호텔이나 호스텔이 모여 있지요. 공항에 도착하면 도심까지 태워드릴게요.”감사하다고 하자 주디는 이내 와인을 음미하듯 마시며 읽던 책에 집중했다. 나는 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내 그녀와 만난 내용을 적는다. 그녀가 신기한 듯 묻는다.“메모장이네요? 무엇을 그렇게 빼곡하게 적은 건가요?”나는 수첩을 펼쳐 보이며 대답했다.“주디를 만난 소감을 적고 있습니다. 이번 여행지는 오세아니아의 14개국이에요. 나이가 78세여서 기억이 가끔 깜빡깜빡하기에 그때그때 메모해 둔답니다.”오지 여행가이며 현재 180개국을 다녀왔다고 했더니 다시 나이를 묻는다.“78세.”놀라며 이번 여행이 마지막이냐고 또 묻는다.“아니에요!”이번에는 오세아니아를 여행하고 북극과 아이슬란드, 그리고 남극에 갈 예정이라고 하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보인다.■경찰서에서의 하룻밤쿡 제도에 도착한 시간은 밤 12시. 입국수속을 밟는 데 1시간이나 걸렸다. 첫 방문자인 나는 까다로운 검문검색을 받아야 했다. 더구나 직원은 한국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서인지 꼬치꼬치 묻는데 영어가 짧아 애를 먹었다.무사히 입국심사를 마치고 시내까지 차를 태워 준다는 주디를 다시 만났다. 많은 인파와 차량 속에서 기다려 준 주디의 뒷모습을 보고 달려갔지만 그녀에게 신세를 지고 싶지 않았다.내국인에겐 입국절차가 간소했기에 일찍 공항 밖으로 나왔을 터. 그런 그녀가 나를 기다려줬다는 것으로 너무나 고마웠다. 고향까지 가는 길이 많이 남은 그녀를 빨리 보내주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 밤은 깊었고 숙소도 정해 놓지 않아 난감했지만 현지에서 맞닥뜨리는 곤경의 체험도 나중에 돌아보면 소중한 경험이 되고 추억이 된다는 것을 알기에 낙담하지 않았다.일단 시내로 가야 한다. 그 사이 많던 사람은 하나 둘 사라지고 공항 로비는 나홀로 남겨진 듯 썰렁하다. 지나가는 남자의 명찰에 ‘△△리조트’가 눈에 띈다. 직원이 고객을 맞이하러 나왔으려니 생각하며 물었다.“저렴한 숙소를 찾는데 알려줄 수 있겠어요?”그는 흔쾌히 따라오라고 한다.“가격은 가서 얘기하시죠.”직원의 안내로 차에 오르자 이미 8명쯤 타고 있다. 짐으로 가득 채워진 15인승 미니버스에 몸을 구겨 넣듯이 밀어 넣고 30분을 넘게 달려 도착한 호텔은 1인실이 1박에 10만 원이란다. 새벽 두 시가 지났고 기껏 서너 시간을 자기 위해서라면 너무 비쌌다. 더 싼 숙소를 물었지만 고개를 젓는다. 이 호텔마저 곧 문을 닫을 것라며 “갈 데는 없어요” 하는 호텔직원에게 경찰서가 있는 곳을 알려 달라고 했다. 오던 길을 차로 10분 정도 돌아가야 한단다. 택시를 부르는 대신 쿡 제도의 새벽을 걷기로 했다.가로등 하나 없는 까만 밤을 더듬거리며 걸었다. 지나는 차 한 대 없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얼마쯤 걸었을까. 마침 차가 지나기에 서둘러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지나친 줄 알았는데 후진해 왔다. 달려가 보니 젊은 여성이 운전하는 차였다.“호스텔을 찾고 있어요. 없으면 경찰서까지라도 태워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일단 타세요.”처음에는 경계하던 여성은 순순히 승차를 허락한다. 경찰서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친절한 여성의 이름은 리아나. 주디와 리아나 덕분에 쿡 제도의 첫 인상은 아주 좋았다.그렇게 해서 찾아간 경찰서에서 만난 경찰 역시 이곳저곳 숙소를 알아봐 준다. 경찰은 안타까운 표정을 짓더니 문을 연 숙소는 한 군데도 없다고 전한다. 인상 좋고 공손한 경찰을 보니 경찰서에서 자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불편할 텐데 괜찮겠어요?”예상치 못한 쿡 제도 경찰서에서의 첫날밤. 긴 나무의자에 누워 있으려니 몸은 피곤하지만 잠이 올 리 없다. 남태평양의 오지 섬나라 경찰서에 몸을 누이는 상황에 처한 내 자신이 신기하기만 했다.뒤척이다 잠깐 잠이 들었다. 주야 근무하는 경찰의 교대로 눈을 뜬 나는 단출한 물소가죽 가방만을 맨 채 경찰서에서 빠져나왔다. 새벽 6시. 버스정류장에서 눈곱이 낀 듯 빡빡한 눈이지만 가슴은 상큼하게 여명을 맞이했다.■섬나라의 시골버스정류장에 30분이나 앉아 있었지만 버스는 오지 않았다. 태평양의 섬나라는 바삐 사는 한국인의 시간과는 다를 것이다. 기다리는 것이 시간낭비 같아 걷기로 했다. 2차로의 좁은 도로. 인도와 차도 구분이 없는 길을 따라가니 좀 더 넓은 2차선 도로가 나왔다. 오른쪽으론 해안이, 왼쪽으론 건물이 늘어선 마을에 도착했다. 눈으로만 봐도 평화로운 도시다.이른 아침인데 문을 연 카페가 보인다. 아침식사로 빵을 사서 미국화폐를 내놓자 뉴질랜드화폐만 사용한단다. 다행히 카페주인이 환전을 해 준다. 고맙다는 표시로 우유와 다른 먹을거리를 더 샀다. 인심 좋은 주인은 샌드위치 값만 받고 나머지는 서비스라고 한다. 거리에 서서 아침식사를 하며 바라보는 전경은 맑은 공기처럼 깨끗하고 평화로워 보였다.사람이 한둘 모이기 시작하자 버스가 다가왔다. 가성비가 좋아 10회권 승차권을 구입하고 첫차에 무작정 올라탔다. 승차권에 구멍을 뚫어 1회 사용을 확인하는 것이 시간을 30∼40년 전으로 돌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외국에 나가면 나라마다 자연이 다 다르듯이 사는 모습도 다 다르다. 문명의 차이로 디지털시대에서 아날로그시대를 맛보기도 한다. 한국에서도 경험했던 일이다. 한국에서는 사라졌던 것을 만나면 과거의 나, 어릴 적이나 청년시절로 돌아가게 해준다. 그 기분은 말이나 글로는 표현할 수 없다. 이러니 직접 가서 그곳을 걸어보고 돌아보고 만나보고 대화해봐야 제맛의 여행을 즐길 수가 있다.우리나라 시골버스처럼 이곳 버스기사는 승객을 다 아는 눈치다. 서로의 일상을 묻는 기사와 승객 간의 대화를 엿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어가 아닌 마오리어를 사용해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그들의 표정으로 대화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잘 지냈어? 요즘 어때?”“응, 좋아, 괜찮아.”고개를 세로로 끄덕이지만 가끔은 가로로 젓기도 한다. 사람 사는 모습은 한국이나 이곳 태평양의 섬나라나 다를 바가 없다. 생김새나 입은 옷만 다를 뿐이다. 그런데 이들은 한결 같이 얼굴에 미소를 짓는다. 오고 가는 미소가 나를 이들의 생활 속으로 스며들게 만든다.이름이 자크라는 기사는 크리스마스가 지났는데도 산타복장을 하고 있다. 외국인인 나에게 낯을 가리는 건지 운전에 집중하려는 건지 반응이 없다. 나는 그의 뒤에서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마침 창밖에 해안이 펼쳐져 있고 끝없는 바다는 시원하다.‘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 오늘 그대 오시려나 저 바다 건너서.’이 노래는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의 ‘포카레카레 아나(영원한 밤의 우정)’에서 유래됐다. 서로 다른 부족의 남녀가 사랑에 빠졌는데 부모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지만 끝내 결혼해 행복하게 산다는 사랑의 노래다. 마오리어를 쓰는 모든 민족이 즐겨 부르는 우리나라의 ‘아리랑’ 같은 노래다.예상한 대로 기사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려 싱긋 웃어 보인다. 나는 마주친 그의 눈을 바라보며 계속 노래를 불렀다. 그가 호기심을 보이며 어디서 왔느냐며 궁금해 한다. 방실방실 웃는 그에게 나도 벙긋벙긋 미소 짓는다. 역시 노래하듯 대답한다.“도레미파솔라시도…레미, 내 이름은 레미, 도레미!”이름이 멋지다며 운전대를 잡은 왼손을 들어 엄지 척을 해 보인다. 영국의 지배를 받은 영향으로 운전석은 오른쪽이다.처음에는 어색해 하고 서먹해 하던 그가 어머니는 필리핀인이라고 알려 준다. 원래 오세아니아의 섬 주민 상당수는 오래전 대만과 필리핀을 거쳐 이곳으로 진출했다.버스기사의 환대로 용기를 얻은 나는 타고 내리는 승객 모두에게 미소와 손짓으로 인사를 했다. 친구가 된 자크와 헤어지려니 아쉽다. 그도 같은 마음이었다. 자신의 운전시간을 일러주더니 또 만나자며 자리에서 일어나 포옹한다. 나도 마음이 울컥한다. 두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퇴직 여교사의 뜻하지 않은 도움섬을 한 바퀴 돌고 다시 수도 아바루아의 도심으로 돌아왔다. 음악과 춤이 있는 곳을 찾았지만 다 스노클링이나 마사지, 관광 상품만 즐비한 간판만 보인다. 코로 킁킁, 귀로 쫑긋하면서 감각에 의존해보기로 한다. 따라가다 보니 이스라엘 국기가 꽂힌 파란색 승용차가 보인다. 이런 외딴곳에 이스라엘이라니.양손에 짐을 들고 있지만 걸음이 반듯하고 표정도 밝은 중년여성이 주차장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고 내 직감은 ‘저 분’ 했다. 그녀에게 다가가 정중하게 이름을 밝히고 이스라엘 깃발을 가리키며 이스라엘과 파푸아뉴기니에서 얻은 유대식 이름 데이빗으로 나를 소개했다.여인은 이스라엘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는 손자 얘기를 꺼냈다. 자동차의 이스라엘 깃발도 손자가 꽂아둔 것이라고 했다. 여행객임을 알아차린 그녀가 섬 구경을 시켜주겠다며 먼저 선심을 보인다. 마다할 이유가 있겠는가.40년간 교사로 살아왔다는 그녀는 정년을 맞은 마지막 학교에 같이 가보자고 했다. 나는 이런 우연한 기회를 얻는 재미로 혼자서 오지 여행을 즐긴다.“쿡 제도의 학교는 어떨까? 궁금했는데 정말 잘 됐네요.”여인이 앞장서 들어간 학교에는 작가의 집이라는 박물관이 있었다. 작품을 팔기도 하는 작은 상점 같은 곳이 학교 안에 있다. 입장료도 내야 한다고 해서 흔쾌히 뉴질랜드화폐로 8달러를 내고 들어섰다. 마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속에 들어간 느낌이 들었다. 한 걸음씩 걸을 때마다 동화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기분이 들었다.원시생활의 조상들이 전시된 방안을 기웃하고 들여다보는 창가의 덩굴이 더 인상적이다.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처럼 유적과 나무의 뿌리, 줄기가 한데 엉켜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어울린 세월의 흔적을 보여 준다.여인은 언제 떠나느냐고 묻는다. ‘내일’이라고 대답하려니 정말 아쉽고 안타까웠다. 그녀도 그랬던 모양이다.“하룻밤은 잘 수 있겠네요.”딸과 손자가 오면 지내는 빈방이 있으니 괜찮으면 그 방에서 하루를 쉬고 떠나면 어떻겠냐고 묻는다. 좀 더 함께 있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동무가 되고 싶은 그녀의 마음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그럼요, 저는 영광이지요.”여인의 집은 망고나무가 줄지어 맞이하는 길을 따라 안쪽에 예쁘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녀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망고차를 내놓는다.내일 떠나야 하다니…. 일정을 정해 두고 다녀야 하는 여행이 때로는 더 큰 오지탐험을 가로막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또 다른 미지의 세계가 앞에 기다리고 있다. 우연은 때로는 욕심을 줄이고 절제하는 겸허를 가르쳐주기도 한다. 아쉬움으로 남겨둔 여행은 그 여행을 영원으로 이끌었고, 안타까움으로 이어진 여행은 다음 여행에 더 충실하게 나를 또 인도했다. 도용복 오지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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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는 2023년 부산미래유산에 '수산도시 부산'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부산공동어시장을 선정했다.
[슬기로운 호구생활⑪] "허리가 고장났다" 독박육아 24시
올 2월 기다리던 첫아기를 맞이했다. 온 세상을 흔든 코로나19도 무시할 큰 기쁨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내는 “앞으로가 무섭다” 했고, 주변 사람은 짠 듯 이구동성 “좋은 시절 다 끝났다”고 했다. '육아 전쟁' 때문이다. 내심 자신감이 충만했다. 괜히 겁주는 말이겠거니…. 쌍둥이도 아니고 얼마나 힘들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독박 육아 체험'까지 결심했다. 이제는 남자도 똑같이 '공동 육아'를 할 시대이지 않나. 어쭙잖게 아이를 돌보다 '육아 호구'가 되기 십상이다. ■쾌조의 스타트 체험은 아기가 태어난 지 70일째 되는 날 했다. 오전 8시부터 24시간 동안이다. 오로지 혼자 육아+집안일을 해야 한다. 아내에게 마음껏 '집 밖 휴가'를 누리라 했지만, 마음이 불안한지 멀리는 못 가겠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한 달 반가량 재택근무를 해 나름대로 육아에 자신이 있었다. 어느 정도 보고 익힌 '육아 프로세스'가 머릿속에 있다. 시작은 좋았다. 비몽사몽 아빠와 달리 아기 컨디션이 '최상'이다. 쿠션에 앉혀 자동 모빌을 켜니, 30~40분간 '옹알이'하며 놀았다. 이때 빨래한 옷도 개고, 못다 한 거실 정리정돈도 끝냈다. ■전쟁의 서막 오전 9시가 채 되기 전, 전쟁의 전조현상이 드리웠다. 잠깐씩 '잉잉'대던 소리가 잦아지더니, 아기가 만세를 부르며 자지러졌다. 어깨에 올리거나 두 손으로 받쳐 안아도 무아지경이다. 난생처음 정체불명의 돌고래 같은 소리까지 내며 달래봤지만, 슬쩍 눈치만 볼 뿐 다시 울음보를 터뜨렸다.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거울을 갖다 대자, 간신히 진정됐다. 그 이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배가 아팠지만, 또 아기가 울까 봐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 아내에게 잠시만 봐달라고 했으나, “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퇴짜. 10여 분간 5~6kg 아기를 안고 있는 오른쪽 팔뚝 힘도 이제 한계다. ■머피의 법칙 신기했다. 어깨에서 잘 자던 아기가 소파에 눕히기만 하면 ‘말똥말똥’이다. 신생아 ‘등 센서’가 소문이 아닌 진짜였다. 아기가 간신히 누워 모빌이나 초점책을 보다가도, 이불을 개는 등 청소만 하려 하면 찡찡댔다. 과자나 땅콩 등을 먹으려 하거나 카카오톡을 보려 해도 마찬가지. 마치 딴짓을 하지 못하게 감시하는 듯했다. 걷잡을 수 없는 울음보가 터지지 않으려면, 아기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당연히 한 상 차려 점심을 먹는 건 불가능했다. 있는 반찬을 데워 끼니를 때웠다. 전날 먹고 남은 찌개가 없었다면, 곧바로 '배달의 민족'을 터치했을 것이다. 그나마 데운 찌개도 아기를 달래고 오니 다 식어있었다. 아기를 안고 무언가를 하기엔 허리가 끊어질 듯했다. 허리 굽힘 없이 정리정돈할 수 있는 육아용 '대형 집게'를 하나 장만하고 싶었다. 결국, 집안일을 하려면 아기를 완전히 재워야 했다. 다행히 이날 오전 수유 후, 2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아내 말로는 평소엔 한 시간도 자지 않는다고. 오히려 재우다 실패하면 잠투정이 심해진다고 한다. ■하이라이트 '목욕' 설거지를 채 끝내지 못했지만, 아기가 깼다. 다시 육아다. 집안일과 육아가 ‘무한 반복’이다. 당이 떨어졌는지 어느 순간부터 단 음식이 당기기 시작했다. 낮잠 잔 아기의 수유를 끝낸 뒤 목욕에 도전했다. 바둥대는 아기를 한 손으로 껴안아 씻겨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체력이 다한 탓인지 목욕은 엉망이 됐다. 앉은 상태에서 아기를 들었다가 놨다 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나도 모르게 물 온도 조절에 실패했고, 조심해야 할 아기의 눈과 귀에도 물이 튀었다. 70일 된 아기의 표정에서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빠의 서투름을 알고, 참고 견뎌주는 표정이었다. 아기도 지쳤는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오후 7시 30분에 잠이 들었다. 드디어 소위 말하는 '육퇴'(육아 퇴근)다. 육퇴 후 허리가 아파 소파에서 2시간 동안 뻗었다. 그러나 '육아 출근'은 금방 돌아왔다. 다음 날 오전 2시에 배가 고파 아기가 깼다. 한 시간 후 다시 잠이 든 아기는 오전 4시 30분, 6시 30분에도 차례로 깼다. 마치 군대에서 불침번을 서는 느낌이었다. ■오해와 진실 이번 체험은 저번 ‘임신부 체험’처럼 부부가 서로를 이해해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사실 아기를 출산하고 키우는 과정에서 몇몇 마찰이 있었다. 우선 '육아 아이템'이다. '이거는 꼭 사야 한다'는 육아 아이템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수개월 간격으로 필요한 육아 아이템들이 달라, 업체들의 '상술'로 여겼다. 아내의 생각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이날 독박 육아를 하며 집에 있는 모든 육아 아이템을 동원하는 내 모습을 봤다. 없으면 없는 대로 아이를 돌볼 수는 있었겠지만, '불필요한 아이템'은 없었다. 육아를 제대로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었다. 두 번째는 '육아의 공동 분담'이다. 육아는 집안일의 일부분이 아닌 별개의 일이었다. 각자 맡은 일에서 추가로 더해진 일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돕는 것이 아닌 '함께'해야 한다는 말을 몸소 체감했다. 사실 육체적 노동은 익숙해지면 할 만했다. 그러나 '정서적 힘듦'까지 겹치면 산후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가 없었다. 부부가 서로의 힘듦을 알고 받아주고 이해하는 게 필요했다. ■위대한 부모 임신부 체험 때처럼 이번에도 모성애의 위력을 느꼈다. 아기 목욕을 시킬 때 욕조를 1분 만에 헹구는 나와 달리, 아내는 매일 5분 이상 닦고 있었다. 육퇴 이후에도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보며 스트레스를 푸는 나와 달리, 끊임없이 인터넷으로 '아기 재우는 법' '70일 아기 특징' '이유식 만드는 법'을 검색했다. 늦은 밤 아기가 배고플까 잠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였다. 얼마나 피곤한 상태인지를 알기에 더 대단하게 다가왔다. 비록 하루 체험이지만, 남다른 부성애도 느꼈다. 단순히 금전적으로 가족을 책임지는 것에 더해 아이와 정서적 교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퇴근 후에도 어느정도 육아에 동참해야 할 자신감이 생겼다. 아이가 어떤 기분 상태이고, 무엇을 해줘야 할 지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 외로운 '육아 전쟁'을 견딜 힘은 부부에게서 나오는 듯하다. 이번 체험을 하며 아기의 웃음보다도 이를 지켜보는 아내의 위로가 더 큰 힘이 됐다. 모르지만 아내도 독박육아를 자청하는 남편에게 보이지 않는 위로를 받았을 터. '슬기로운 육아생활'의 기본 전제는 부부의 공감이다. 글=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사진=이승훈 기자 아내
[요즘MZ] 24. 휴가
부산일보 뉴콘텐츠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MZ" 일상툰입니다! MZ세대들의 문화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휴가를 입사하고 처음으로 길게 다녀왔어요! 쉬면서 국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푹 쉬었으니 그 원동력으로 다시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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