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도록… 좌우 위치 바뀐 부산 수정가로공원 우주석
부산 부산진역 수정가로공원에 세운 우주석 문구가 길게는 30년 넘게 좌우가 바뀐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진성 서문 성곽 우주석을 본떠 만들었는데 공원에는 좌우 문구를 반대로 설치한 셈이다. 문화재가 아니더라도 안일한 행정이 낳은 결과라는 목소리가 나온다.16일 오전 동구 수정동 수정가로공원. 인도에 꾸민 공원 출입구 왼쪽에는 ‘남요인후’, 오른쪽에는 ‘서문쇄약’이 적힌 우주석 2개가 놓여 있었다. 우주석 사이를 통과하자 ‘서문쇄약’은 “서문은 나라를 지키는 자물쇠 같은 곳”, ‘남요인후’는 “나라의 목에 해당되는 남쪽 국경”이라 쓰인 돌로 된 벽이 눈에 띄었다. 수정가로공원은 1993년 옛 부산진역사 옆 인도에 길게 만든 공간으로 유치환 시비 등도 찾아볼 수 있다.수정가로공원 2개 우주석은 동구 범일동 부산진성 우주석을 본떠 만들었다. 우주석은 집이나 성 모퉁이 경계에 세운 돌기둥을 뜻하고, 부산진성 서문 성곽에 ‘서문쇄약’과 ‘남요인후’라 새긴 우주석이 좌우에 각각 붙어있다. 국토 남쪽인 부산이 국방의 요지이자 중요한 지점이라 알리는 문구로 해석되고, 임진왜란 후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진성 우주석은 1972년 부산시 제19호 기념물로 지정됐다.문제는 수정가로공원 우주석이 부산진성 서문 성곽에 붙은 문구와 좌우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부산진성은 왼쪽에 ‘서문쇄약’과 오른쪽에 ‘남요인후’를 새겼지만, 문구를 그대로 옮긴 수정가로공원은 우주석을 반대로 세웠다. 우주석 2개를 1993년 공원을 만들 때 세웠다면 31년이 지나도록 그대로 내버려둔 셈이다.우주석 문구 위치가 바뀐 건 안일한 행정이 낳은 결과로 보인다. 김한근 부경근대사료연구장은 “수정가로공원은 옛 부산진역사 주변에 동구 특징을 알리려고 만든 공원”이라며 “동구에서 부산진성이 가진 상징성이 있으니 성곽 문구를 옮겨 우주석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공기관에서 공모나 도시재생사업을 하면 선정된 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며 “자문을 구하거나 철저히 신경을 쓰지 않고, 업체에 예산만 주면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했다.이에 대해 동구청은 우주석 좌우 위치를 바꾸는 공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동구청 2030기획단 관계자는 “부산이 직할시이던 시절에 만들어진 공원 시설물인 것으로 보여 당시 좌우를 왜 바꿔서 세웠는지 파악되는 건 없다”며 “문화재가 아니더라도 위치를 바꾸는 게 맞다고 판단해 공사 비용을 추산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통행에 불편을 주거나 보존 가치가 있다면 이전하는 방안도 고려할 것”이라 덧붙였다.
검찰 인사 ‘후폭풍’…국힘, 채상병 특검법 ‘이탈표’ 단속 비상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 라인을 전면 교체한 법무부의 검찰 고위직 인사 후폭풍이 확산되면서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달 28일로 예상되는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 재의결 ‘이탈표’ 단속에 비상이 걸린 형국이다. 국민의힘 원내행정국은 지난 14일 각 의원실을 통해 본회의 개최 가능성이 있는 23~28일 당 소속 의원들의 해외출장 일정을 파악하고, 해당 의원들에게 출장 자제를 당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1일 국무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민주당이 개최를 요구한 28일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표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21대 국회의원 중 구속 수감 중인 윤관석 무소속 의원을 제외한 295명 전원이 출석할 경우 찬성표 197표가 필요하다. 현재 범야권은 180석, 국민의힘과 자유통일당, 무소속을 포함한 범여권은 115석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을 제외하면 여권에서 이탈표 18표가 나와야 가결될 수 있는 셈이다. 여권에서 25명이 불출석하면 의결정족수가 180명으로 줄어 범야권 단독으로 표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출석률도 표결에 상당한 변수다. 당초 국민의힘에서는 공수처가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특검법 재의결은 그 즉시 윤석열 정부의 레임덕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을 낮게 보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번 검찰 인사로 윤 대통령의 ‘불통’에 대한 내부 불만이 고조되면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는 쪽으로 기류가 바뀌는 양상이다. 비대위원인 김용태 당선인은 전날 한 SBS 라디오에서 “검찰 인사 교체는 대통령 기자회견 후 이뤄진 것이라 국민들이 ‘속았다’는 느낌을 받기 충분해 보여 위험했다”며 “국민의 역린이 무섭다는 것을 인지하고 눈치 좀 봤으면 좋겠다”고 비판했고, 안철수 의원은 재표결 시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낙선, 낙천, 불출마 등으로 22대 국회 입성이 좌절된 국민의힘 의원 58명은 윤 대통령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본회의에 불참하거나 기권표를 던지는 방식으로 윤 대통령에 ‘경고’를 보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건희 여사 5개월 잠행 끝내고 공개활동 재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명품가방 수수' 의혹이 불거진 이후 5개월간 칩거해 오다 16일 캄보디아 정상 부부와의 오찬에 참석하는 것으로 공개 활동을 재개했다. 이달부터 윤 대통령의 정상외교 일정이 줄줄이 잡혀 있는 상황이어서 김 여사가 영부인의 역할을 본격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12월 15일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순방 동행 귀국 이후 153일 만이다. 김 여사는 4·10 총선 전인 지난달 5일 윤 대통령과 별도로 서울 용산구에서 비공개로 사전 투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또 지난달 루마니아, 앙골라 정상 부부 방한 당시에 별도의 배우자 친교·환담 일정을 소화했으나 역시 사진이나 영상 등이 공개되진 않았다. 김 여사는 이처럼 비공개로 최소한 일정만 소화하면서 공개 활동 재개 시점을 저울질해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윤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을 끼쳐 사과드려 왔다"고 직접 사과하며 김 여사의 활동 재개가 임박했다는 관측을 낳았다.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논란에 대해 처음으로 명확하게 사과하고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김 여사가 공개석상에 나설 명분을 마련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아울러 이달 말 개최가 유력한 한·중·일 정상회의, 다음 달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등 국내에서 열릴 주요 외교 일정에 더해 각종 해외 순방외교도 재개되는 점도 김 여사의 공개 활동 재개 필요성을 키웠다고 한다. 특히 김 여사와 캄보디아의 각별한 인연도 자연스럽게 이날을 공개 활동 재개 시점으로 삼은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지난 2022년 11월 캄보디아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 윤 대통령과 동행했을 당시, 심장병을 앓는 어린이 로타 군의 사연을 접하고 로타 군의 집을 찾아 위로했다. 이를 계기로 그해 말 로타 군은 우리나라로 와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술받았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지난해 1월 로타 군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격려하기도 했다.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는 오찬에서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로타 군을 도운 데 대해 각별한 감사를 전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는 올해 들어 방한한 외국 정상 일정에서 계속 역할을 하고 있고, 특히 배우자 프로그램에 일관되게 참여하고 있다"며 "캄보디아 정상 공식 오찬에 배우자들이 함께 참석하는 게 좋겠다고 양측 정부가 합의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檢 후속인사 속도전 예고…대통령실-검찰, '갈등 확산’ 가능성
검찰 지휘부 인사에 이어 중간 간부들에 대한 후속 인사가 다음 주 단행될 것으로 보여 대통령실과 검찰의 갈등이 더욱 확산될지 주목된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및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은 현재 1~4차장검사들이 모두 자리를 모두 비운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법무부는 지휘부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속 중간간부 인사를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16일 정부과천청사에 출근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중앙지검 1∼4차장이 동시에 비어있기 때문에 후속 인사는 최대한 빨리 해서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단행한 검사장급 이상 인사가 자신의 구상 아래 수요 등을 고려해 진행한 '원칙적 인사'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후속 절차도 마찬가지로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이다. 인사의 배경과 의도 등을 둘러싸고 법조계와 정치권에서 다양한 추측을 내놓는 만큼, 조속히 인사를 마무리해 논란을 정리하겠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후속인사의 핵심은 중앙지검 형사1부장과 반부패수사2부장의 교체 여부다. 형사1부는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이고, 반부패수사2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수사를 맡고 있다. 수사 책임자인 부장검사까지 교체될 경우 이원석 검찰총장에 대한 대통령실의 확실한 불신임이 확인되는 만큼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 각각 형사부와 반부패수사부를 관할하는 중앙지검 1차장과 4차장 자리에 누가 올지도 관심이다. 이창수 신임 중앙지검장과 손발을 맞춰 수사를 이끌어야 가야 할 책임자가 이들이기 때문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김 여사 수사를 원칙대로 일정에 맞게 진행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근 명품가방 전달자인 최재영 목사를 소환해 조사했고, 20일엔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를 조사한다. 주요 관계인 조사를 마치고 증거물 분석이 마무리되면 다음 단계로 김 여사를 조사해야 하는데 '소환이 불가피하다'는 내부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이 사실상 특검 공세를 시작한 만큼 논란을 피하기 위해 김 여사 소환조사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 지검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청사로 첫 출근하는 자리에서 "인사와 관계 없이 저희가 해야 할 일은 법과 원칙에 따라서 제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수사에 지장이 없도록 모든 조치를 취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의혹에 대해 신속 수사를 지시한 것과 관련해선 "총장님과 잘 협의해서 사건의 실체와 경중에 맞는 올바른 판단 나오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했다.
‘명심’ 뒤집은 국회의장 후보 경선…우원식, 추미애에 승리
16일 치러진 더불어민주당의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우원식 의원이 승리했다. 우 의원의 상대는 친명(친이재명)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추미애 당선인이었다.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을 뒤집은 경선 결과에 당 안팎에서 파란이 일고 있다. 4·10 총선 이후 이어진 친명계의 독주에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도 나온다.이번 총선으로 5선이 된 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당선인 총회에서 6선의 추 당선인을 꺾고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뽑혔다. 운동권 출신인 우 의원은 김근태계, 민평련계로 분류되며 민주당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인물이다. 반면 추 당선인은 ‘개딸(개혁의딸)’로 불리는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 특히 친명계가 계파 내부 경쟁자였던 6선의 조정식, 5선의 정성호 의원을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 사퇴시키는 ‘교통정리’를 단행, 승리가 예정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예상과 다른 결과가 발표되자 친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우 의원의 승리로 추 당선인을 사실상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친명계 주류는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됐다. ‘친명 일색’이라던 민주당 당선인에 대한 친명계의 장악력이 한계를 드러낸 탓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국회의장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명심 논란에 대해 당선인들이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 같다”면서 “추 당선인 개인에 대한 비호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경선 과정에서 명심이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했던 우 의원은 승리 이후 당이 요구하는 ‘강성 국회의장’ 기조에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선 수락 인사를 통해 “국회의장은 단순한 사회자가 아니다”면서 “국회를 구성한 국민의 민심을 그대로 반영해 나가는 국회의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단순히 중재가 아니라 국민에게 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의장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대해선 “정한 입법권을 부정, 침해하는 일”이라며 “아주 제한적으로, 국민이 동의할만한 사유가 있어야 행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러나 우 의원의 승리는 이재명 대표의 당대표 연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친명 대세론’이 무너질 수 있어서다. 친명계는 원내대표 경선을 박찬대 대세론으로 ‘정리’한 이후 국회의장 경선에서도 친명계 내부 교통정리를 통해 대세론을 만드는 전략을 폈다. 이번에 대세론이 한계를 드러내면서 향후 전당대회에서도 이재명 대세론에 도전하는 후보가 나서 경쟁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제기된다.명심을 뒤집은 국회의장 경선 결과와 관련, 이 대표는 “(경선)결과가 당심”이라며 수습에 나섰다. 그는 이날 경선 결과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떤 후보든 국민의 뜻에 맞게 의장의 역할을 아주 훌륭히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번 경선 과정에서 명심이 작용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저도 (다른 당선인들과 같은)한 표”라고만 답했다. 당대표 연임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연임론을)깊이 생각할 단계는 아니다”며 답변을 피했다.한편 이날 치러진 민주당 몫 국회부의장 후보 경선에서는 4선이 되는 이학영(경기 군포) 의원이 선출됐다. 국회의장과 부의장은 다음 달 5일로 예정된 22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표결을 거쳐 확정된다. 가결 요건은 재적 의원 과반으로, 22대 국회 당선인의 압도적 과반이 민주당 소속인 만큼 우 후보의 전반기 국회의장 선임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줄세우기’에 역풍 불었나…추미애 탈락 배경·파장은
더불어민주당에서 4·10 총선 이후 계속된 친명(친이재명)계 ‘독주’에 제동이 걸렸다. 16일 치러진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을 뒤엎는 결과가 나왔다. 주요 당직을 모두 차지하고 국회직까지 장악하려는 친명계의 ‘작업’이 당선인들의 반발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국회의장 후보 경선엣는 강성 친명계인 추미애 당선인의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됐다. 추 당선인이 노골적으로 명심을 앞세웠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3일 유튜브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잘 좀 해주시면 좋겠다’고 이재명 대표가 말씀을 줬다”고 말했다. 강력한 경쟁자였던 조정식 의원과 정성호 의원이 지난 12일 후보직에서 사퇴하면서 대세론은 더 강화됐다. 경쟁자 사퇴와 관련해선 박찬대 원내대표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찐명’(진짜 친명)으로 분류되는 박 원내대표는 국회의장 선거 후보 등록 직전 조 의원과 정 의원을 만나 사퇴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명 핵심인사들도 공개적으로 추 당선인을 지지하면서 명심을 거론했다. 강성 친명계인 정청래 최고위원은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조, 정 의원 경선후보 사퇴에 이 대표의 뜻이 실렸느냐는 질문에 “반영이 안 됐다고 말하는 것이 상당히 어폐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추 당선인의 국회의장 후보 경선 승리에 대해서 “안 될 가능성은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갈 확률”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16일 우 의원의 승리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큰 충격이었다. 경선 결과 발표 직후에는 당선인 총회 회의장에 적막이 흘렀을 정도다. 당선인들 사이에서도 축하의 환호성이나 큰 박수 소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민주당에선 당원 게시판도 강성 지지층의 반발로 들끓었다. 한 당원은 “당원과 국민의 뜻을 무시한 민주당 의원들에게 사기당했다”라고, 또 다른 당원은 “민주당 재선 이상 ‘국개’(국회의원의 멸칭)들 아직도 멀었다”라고 적었다. 그러나 명심을 내세운 국회의장 후보 교통정리에 대해선 이미 당내에서 비판 목소리가 거셌다. 우상호 의원은 지난 13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 인터뷰에서 “국회의장은 대한민국 권력 서열 2위”라며 “구도를 정리하는 일을 대표나 원내대표가 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추 당선인의 ‘전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16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추 당선인의 살아온 행적, 정치적 행보가 굉장히 불안”하다면서 “3선쯤 된 의원들은 거의 다 겪어봤기 때문에 제일 불안한 후보로 취급한다”고 지적했다. 유 전 총장은 명심 교통정리에 대해서도 “한 사람을 황제를 모시고 있는 당 같다”고 비판했다. 이번 국회의장 후보 경선 결과는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 대표는 그동안 친명계의 인위적 교통정리를 방관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 때문에 비주류의 반발이 커졌고 향후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의 단독 추대 가능성도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우 의원의 선출이 22대 국회에서 협치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우 의원은 국회의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도 의장의 정치적 협상력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경선 승리 직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국회란 대화하는 기류가 중요하다”며 “여야 간의 협상과 협의를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여야의 가파른 대치로 정국이 경색될 때 전임 의장들처럼 적극적으로 대안을 내는 등 중재 노력을 먼저 기울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우 의원의 국회의장 후보 선출에 대해 국민의힘은 “축하를 전한다”면서도 “한편으로 우려가 앞선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 김민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선출 과정에서 보인 ‘명심팔이’ 경쟁에서 국익과 민생에 대한 걱정보다, 국회를 이재명 대표의 방탄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더 커 보였다”면서 “여야는 끊임없이 대화와 소통으로 합의를 끌어내야 하며 국회의장은 정치적 중립적 입장에서 그 간극을 조정하고 중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예비 당권주자들 기지개…한동훈 출마론에 힘 싣기
국민의힘 예비 당권주자들이 보폭을 넓히며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측근들도 한 전 위원장 출마 가능성에 힘을 실으며 그의 출마를 간접적으로 부추기는 모양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 출마할 국민의힘 예비 당권주자로는 한 전 위원장을 비롯해 5선의 나경원 당선인과 윤상현 의원, 4선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우선 나 당선인은 ‘저출산’에 방점을 두고 포럼 창립 등을 준비하며 활동 반경을 넓혀가는 중이다. 나 당선인은 이날 국회에서 ‘저출산과 연금 개혁’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어 나 당선인은 22대 국회 개원에 맞춰 ‘국회 인구기후내일포럼’ 창립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당내 일각에선 포럼 활동을 통해 나 당선인이 자연스럽게 원내외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힐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나 당선인은 최근 일부 수도권 당협위원장들을 대상으로 한 만찬을 주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당내 세력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윤 의원도 쇄신 이미지 부각에 힘을 쏟고 있다. 총선 이후 낙선·낙천자들과 함께 선거 패인·보수 혁신 방안 진단 등을 주제로 릴레이 세미나를 열며 당의 체질 개선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안철수 의원 역시 채 상병 특검 필요성을 주장하거나 최근 검찰 인사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는 등 사안마다 대통령실과 각을 세우며 그만의 노선을 닦아가는 중이다. 원외에서는 한 전 비대위원장과 유 전 의원의 등판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이들은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음에도 두 사람은 최근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한 전 위원장은 공식 외부활동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과의 만남과 시민들의 도서관 ‘목격담’ 등으로 언론 노출이 이어지며 그의 출마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된다. 측근들 역시 대체로 출마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한 전 위원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장동혁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의 차기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에 대해 “한 전 위원장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도, 잠시 멈추게 하는 것도, 또다시 나아가게 하는 것도 민심이다. 정치인은 민심이 부르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고, 민심이 부를 때 거부할 수 없는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유 전 의원도 활동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팬클럽 ‘유심초’ 회원들과 5년 만에 오프라인 만남을 가지면서 당권 도전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날은 광주를 찾아 5·18 민주묘역을 참배하고 지역 방송사 주최 토론회에도 참여한다.
엄벌 요청 탄원서 제출 막으려고… 유튜버 살해 50대, 보복살인죄 적용 송치
평소 자신과 갈등을 빚던 유튜버를 대낮에 법원 앞에서 무참히 살해한 50대 남성 유튜버(부산일보 5월 10일 자 8면 보도)가 특가법상 보복 살인죄로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은 피의자가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려던 피해자를 막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부산 연제경찰서는 50대 남성 유튜버 A 씨를 지난 9일 50대 남성 유튜버 B 씨를 살해한 혐의(특가법상 보복살인)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A 씨 혐의는 살인죄에서 형량이 더 높은 특가법상 보복 살인죄로 바뀌었다. 형법상 살인죄는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징역에 처하는데, 특가법상 보복 살인죄는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 징역으로 법정 형량이 더 무겁다. A 씨를 더 강력하게 처벌하기 위해 혐의를 변경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경찰은 A 씨가 자신을 엄벌해 달라는 내용의 글을 판사에게 제출하려 하는 B 씨를 저지하기 위해 범죄를 저질렀다고 봤다. 사건 당일에는 A 씨가 피고인, B 씨가 피해자인 폭행 사건 재판이 부산지법에서 오전 11시에 열릴 예정이었다. B 씨는 법원에 A 씨 처벌을 원하는 A4용지 3장 분량 탄원서 성격 문서를 제출할 예정이었고, A 씨는 이를 막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숨진 B 씨 소지품에서 해당 문서가 발견됐다.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자신의 재판에 영향을 끼치려고 한 B 씨를 막으려고 범행을 저질렀고, 이는 보복 살인 범죄 구성 요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사전에 범행 도구와 도주에 사용할 렌터카를 준비한 점, 피해자와 갈등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 휴대전화 포렌식 수사 결과도 반영됐다.연제경찰서 정문 앞에 설치된 포토라인에 고개를 푹 숙인 채 선 A 씨는 “피해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냐”는 취재진 질문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답했다. 언제부터 범행을 계획했냐고 묻는 질문에는 “계획하지 않았다”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A 씨는 지난 9일 오전 9시 52분 부산 연제구 부산법원 종합청사 앞에서 생방송을 하고 있던 유튜버 B 씨를 살해했다. A 씨는 범행 이후 미리 빌려둔 차량을 이용해 경북 경주로 도주했다가 1시간 50여 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외국인 집 구하기 도와드려요" 부산시, 글로벌중개사무소 확대 운영
부산시가 부산에 사는 외국인과 유학생의 전세 사기 예방과 주거권 보호를 위해 외국어 구사가 능통한 공인중개사들로 구성된 ‘글로벌중개사무소’ 제도를 확대 운영한다.시는 공인중개사 역량 강화와 외국인 전세 사기 예방을 위해 '2024년 글로벌중개사무소'를 확대 선발했다고 16일 밝혔다.글로벌중개사무소는 부산 거주 외국인의 부동산거래 계약 시 안정적인 주거권 보호와 맞춤형 부동산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부산시가 지정해 운영되는 중개사무소다.시는 2010년부터 1~2년마다 글로벌중개사무소를 선발해왔으나, 코로나19가 발생한 2019년 이후 중단했다가 5년 만에 올해 추가 선발에 나섰다. 시는 영어 16명, 일본어 14명, 중국어 4명 등 총 34명을 최종 선발했다.시는 1년 이상 중개 업무를 수행한 개업공인중개사 중 소양 심사, 언어 능력심사를 거쳐 언어별 고득점자 순으로 선발했다.이에 따라 부산에서 활동하는 글로벌공인중개사는 기존의 40명을 더해 모두 74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임원섭 부산시 도시계획국장은 "최근 전세 사기 등으로 부동산업계의 신뢰 저하와 부동산 경기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중개사무소가 외국인들이 편안하게 부산에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달 빨라진 딸기 농한기…타들어가는 ‘농심’
경남지역 대표 신선농산물인 딸기의 수확 가능 시기가 예년에 비해 부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농민들은 수익도 수익이지만 딸기 주요 생산지가 북쪽으로 이동하는 것 아닌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16일 지역 딸기 농가들에 따르면 현재 경남지역 대다수 딸기농가가 상품 수확을 마친 상태다. 이른 곳은 3월 말에 수확을 마친 곳이 있고 늦더라도 대부분 5월 초에 마무리했다. 현재 일부 농가가 마무리 딸기 수확을 하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 잼 등 가공품에 사용된다. 눈길을 끄는 건 수확시기가 예년에 비해 확연히 줄었다는 사실이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경남지역의 경우 11월에 수확을 시작해 5월 중하순까지 상품 수확이 이뤄졌고 6월에 농한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최근 1~2년 사이 농한기 시작 시점이 2주 정도 앞당겨졌는데, 특히 올해는 아예 한 달 이상 빨라졌다. 진주시 수곡면에서 딸기 농사를 짓고 있는 조문규 씨는 “딸기 농사를 짓고 있는데 예년에는 늦으면 6월 초까지 수확이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보다 훨씬 수확이 빨리 끝난다. 더 따려고 해도 과실이 없다. 올해는 5월 초에 이미 끝났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딸기 수확량도 몇 년 사이 조금씩 감소하는 추세다. 경남지역은 전국 딸기 생산량의 4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딸기 주산지다. 2018년도 작기(2018년 11월~2019년 5월)에는 2500여 ha에서 총 8만 2400t의 딸기가 생산됐다. 이어 2019년 작기에 대풍을 맞으면서 12만 4754t이 출하됐는데, 이후 완연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1년 작기엔 6만 8698t, 2022년에는 6만 4886t으로 줄었다. 이번 작기에는 워낙 생산량이 줄어 지난 작기 대비 더 가파르게 줄었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올해는 딸기 상태도 그다지 좋지 않은 편이다. 3월 이후 과실 크기가 좀처럼 커지지 않았고 불량과도 크게 늘었다. 딸기 수확량이 줄고 있는 건 역시 기후 영향이 크다. 겨울 기온이 따뜻한 건 그나마 괜찮은데 봄 날씨가 너무 더워져 딸기 생육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여기에 겨울과 봄에 비가 잦아지면서 일조시간과 일조량이 크게 부족해졌다는 것도 문제다. 딸기는 다른 노지 작물들과 다르게 100% 시설하우스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비교적 날씨 영향을 덜 받는다. 이 때문에 주산지 명성도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딸기하우스가 겨울철 난방 조절만 될 뿐 봄철 고온현상이나 습도, 일조량 조절을 하지 못한다. 사실상 최근 이어지고 있는 기후 변화에는 대응이 쉽지 않은 셈이다. 여기에 시설이 갖춰져 있더라도 3월 이후엔 딸기값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농민들로선 생산비에 많은 돈을 투입하기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결국 농민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빨리 농사를 접고 있는 상황이다. 경남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딸기 생육에 적합한 환경은 분명 아니다. 여기에 날씨 예측조차 쉽지 않다. 방상팬이나 보광등, 습도 조절기 등을 설치하면 어느 정도 대비는 할 수 있겠지만 수익 대비 운영비가 만만치 않아 농민들로선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일부 농민들 사이에선 시설하우스에서 나는 딸기도 노지작물인 사과와 배처럼 재배지역이 북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주환 진주시농민회 사무국장은 “인건비가 너무 비싸다 보니 당장 시설비를 투입하기도 쉽지 않다. 날씨 탓에 과일이 잘 자라지도 않고 과피가 두껍지도 않은 편인데, 이런 상태면 국내 유통은 물론 수출도 어렵다. 몇 년 뒤면 딸기 주산지가 경남이 아닌 강원도가 될 수도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토트넘 손흥민, ‘10-10’ 유종의 미 거둘까…20일 셰필드와 최종전
‘캡틴’ 손흥민이 ‘10-10’으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손흥민이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개인 통산 세 번째 10골-10도움 기록 달성에 도전한다. 토트넘은 오는 20일 0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셰필드의 브래몰 레인에서 2023-2024 EPL 최종 38라운드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를 치른다. 지난 한 해 토트넘의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끌었고, 국가대표 캡틴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도 출전하는 등 숨가쁘게 달려온 손흥민의 마지막 경기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리그 34경기 출전해 17골 9도움을 기록 중이다. 개막을 앞두고 단짝 해리 케인이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면서 최전방과 왼쪽 측면을 오가며 토트넘의 공격을 책임졌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일찌감치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도움은 지난달 초 노팅엄 포리스트와의 32라운드에서 9호를 작성한 뒤 한 달 넘게 멈춤 상태다. 이번 뉴캐슬전에서 도움 하나만 추가하면 2019-2020시즌(11골 10도움), 2020-2021시즌(17골 10도움)에 이어 개인 통산 3번째 10골-10도움 고지를 밟는다. 토트넘은 리그에서 4위권 밖으로 밀리며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에 실패했다. 팀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든 상황에서, 10-10은 개인적으로나마 손흥민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기록이다. 현재까지 EPL에서 시즌 10골-10도움을 3차례 이상 기록한 선수는 웨인 루니(5회), 에리크 캉토나와 프랭크 램퍼드(이상 4회), 무함마드 살라흐와 디디에 드로그바(이상 3회) 등 모두 5명이다. 마지막 경기는 팀으로서도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이다. 승점 63으로 5위에 자리한 토트넘은 6위 첼시(승점 60)의 마지막 추격을 뿌리쳐야 하는 입장이다. EPL 5위팀은 유로파리그 본선에 진출하고, 6위팀은 3부 클럽대항전인 유로파 콘퍼런스리그의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얻는다. 오는 25일 선두팀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8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결승전에서 맨시티가 우승할 경우 6위팀도 유로파리그에 출전한다. 하지만 경우의 수를 고려하지 않고 깔끔하게 유로파리그 진출을 확정하려면 5위로 리그를 마무리해야 한다. 이 때문에 최종 라운드에서 토트넘과 첼시의 치열한 ‘5위 쟁탈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첼시는 11위 본머스(승점 48)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최종전을 치른다. 토트넘의 상대 셰필드는 이번 시즌 최하위(승점 16)로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됐다. 셰필드 입장에선 최종전 동기 부여가 쉽지 않아, 토트넘이 첼시보다 다소 유리한 분위기다. 손흥민과 토트넘의 유종의 미와 더불어 EPL 우승 트로피의 향방도 축구 팬들의 관심사다. 현재까지 승점 88을 쌓은 1위 맨시티의 뒤를 아스널이 승점 86으로 바짝 뒤쫓고 있다. EPL 4연패를 노리는 맨시티는 웨스트햄(9위), 20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리는 아스널은 에버턴(15위)과 각각 홈에서 맞붙는다. 아스널 팬들은 지난 15일 열린 37라운드 토트넘과 맨시티 경기에서 평소 앙숙인 북런던 라이벌 토트넘을 응원할 정도로 우승을 열망하고 있다. 당시 경기에서 토트넘이 0-2로 무릎을 꿇으며 맨시티가 EPL 사상 첫 4연속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1992년 출범한 EPL을 포함해 잉글랜드 최상위 리그에서 3연패를 이룬 팀은 허더스필드타운·아스널·리버풀·맨유(2회)·맨시티 등이며, 4연패를 달성한 팀은 없다.
부산김해경전철, 철도안전관리 평가에서 A등급 받아
부산김해경전철이 정부가 선정하는 철도안전관리 우수기관 평가에서 가장 우수한 A등급으로 뽑혔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은 국내 21개 철도운영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2023년 철도안전관리 수준평가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전체 평균 점수는 85.04점으로 작년(86.74점)보다 소폭 하락했으나 과거 5개년 평균(83.39점) 보다는 높았다. 이번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곳은 부산김해경전철, 대구교통공사, 공항철도 등 3곳이었다. A등급은 안전관리에 대해 문제점이 없는 매우 우수한 상태를 말한다. 특히 부산김해경전철과 대구교통공사는 사고지표에서 모두 만점(무사고)을 기록했다. 또 부산김해경전철과 공항철도는 안전예산 투자 확대, 집행실적 등이 우수해 안전투자 분야 만점을 기록했다. B등급에는 16개사가 선정됐다. 부산교통공사 서울교통공사 한국철도공사 에스알 서울시메트로9호선 신분당선 대전교통공사 경기철도 광주교통공사 김포골드라인운영 등이다. B등급은 안전관리에 대한 경미한 개선이 요구되지만 전반적으로 우수한 상태를 말한다. 가장 낮은 C등급은 국가철도공단과 이레일이었다. C등급은 안전관리에 대한 부분적 개선이 요구되는 보통의 상태를 말한다. 두곳은 철도교통사고와 사상자수가 전년보다 늘어나 사고지표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국토부는 A등급을 받은 부산김해경전철 대구교통공사 공항철도는 우수운영자로 지정하고 C등급을 받은 국가철도공단 이레일은 안전수준 향상을 위한 컨설팅을 시행한다. 국토부 정의경 철도안전정책관은 “철도안전 수준을 개선하기 위해 철도운영자 등이 철도종사자 및 경영진의 안전인식 향상, 안전투자 확대 등에 계속해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 차녀, 올가을 중국계 미국인과 결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인 민정 씨가 올해 가을 결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16일 재계 등에 따르면 민정 씨는 올해 10월 서울 워커힐에서 중국계 미국인인 사업가 A 씨와 결혼식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미국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공공정책대학원을 나왔으며 현재는 소프트웨어 관련 스타트업을 창업해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주한미군으로 1년 정도 근무한 경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정 씨는 미국에서 예일대 의학박사 출신 정신의학 전문가 등과 함께 인공지능(AI) 기반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인테그랄 헬스'(Integral Health)를 공동 설립했다. 인테그랄 헬스는 미국 헬스케어 기관, 건강보험 회사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심리 건강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업체다. 중국 베이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민정 씨는 2014년 재벌가 딸로는 이례적으로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입대해 주목 받은 바 있다. 2019년 SK하이닉스에 대리급으로 입사했다가 2022년 초 휴직한 이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원격 의료 스타트업에서 무보수 자문역을 맡고, 지역 비정부기구(NGO) 스마트(SMART)에서 교육 봉사를 하기도 했다.
파타야 드럼통 살인 사건 ‘돈 노린 계획범죄’ 정황 드러나
태국에서 30대 한국인 남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파타야 드럼통 살인’ 사건이 돈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현지 경찰은 피해자가 약을 먹고 납치돼 피의자들의 집단폭행으로 인해 숨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태국 매체 꼼찻륵(komchadluek)과 공영방송 TPBS(Thai PBS) 등에 따르면 15일 노파신 풀사왓(Noppasin Poolsawat) 태국 수도경찰국 부국장이 브리핑을 열고 이 사건 피의자들이 피해자 A(30대) 씨의 돈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 밝혔다.현지 경찰은 한국과 캄보디아에서 각각 붙잡힌 피의자와 현재 도주 중인 공범의 부인으로부터 확인한 진술 내용을 종합해 이같이 판단했다. 이들은 범행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으며, 피의자들은 지난 2일 오후 방콕의 유흥지 RCA의 한 술집에 A 씨를 불러 약을 먹인 것으로 추정된다. 의식이 흐려진 A 씨를 미리 준비한 차량으로 옮겼는데 이 과정에서 A 씨가 정신을 차리면서 몸싸움이 일어났다. 태국 경찰은 피의자들이 A 씨의 돈을 뺏을 목적으로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강요하다가 집단폭행이 이뤄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실제 A 씨 계좌에서 두 차례에 걸쳐 170만 원과 200만 원이 이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A 씨 시신을 1차 부검한 결과 양쪽 갈비뼈 등에서 골절 흔적이 발견됐다고 한다. 먼저 붙잡힌 피의자로부터 “주먹과 무릎으로 상복부 등을 때렸다”는 진술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결국 A 씨는 폭력으로 인한 호흡부전으로 사망에 이르렀다는 게 태국 경찰의 주장이다. 태국 경찰은 A 씨 시신 훼손은 증거인멸을 위해 자행된 것으로 본다. 태국 경찰은 “차 안에서 몸싸움을 하면서 피해자 손가락에 피의자들의 DNA 등이 묻은 것을 감추면서 시신 신원 확인도 어렵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과 캄보디아에서 각각 체포된 피의자들은 각 나라에서 조사를 받고 있으며, 아직 도주 중인 피의자 1명은 자신의 아내에게 “자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태국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태국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달아난 피의자를 계속 추적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사건은 지난 7일 A 씨 어머니가 아들 몸값으로 300만 밧(약 1억 1000만 원)을 요구하는 협박 전화를 받아 경찰과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에 신고하면서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수사에 나선 현지 경찰은 술집 CCTV를 분석해 한국인 남성 2명이 지난 3일 오전 2시께 A 씨를 차에 태우고 파타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했다. 피의자들은 파타야 한 호수 근처의 숙소에서 묵다가 다음 날인 4일 오후 9시께 검은 물체를 실은 트럭을 몰고 숙소를 빠져나간 뒤 호수에서 1시간가량 머물다가 돌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태국 경찰은 지난 11일 호수에 잠수부를 투입해 시멘트가 가득 찬 200L짜리 드럼통을 건져 올렸고, 그 안에서 A 씨 시신을 발견했다.
백혈병 진단 후 뇌병변 아들과 극단선택 시도한 친모 집행유예
태어날 때부터 지적장애와 뇌병변을 앓는 아들을 수십 년간 뒷바라지하다 본인도 백혈병 진단을 받으면서 아들을 살해한 50대 친모가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인택)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A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1월 24일 경남 김해시 한 아파트에서 20대 아들의 코와 입을 막아 질식사 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숨진 아들은 선천적으로 심한 지적장애와 뇌병변을 앓고 있었으며, 폐렴으로 인해 식도로 음식을 삼키지 못해 복부에 호스(위루관)를 꽂아 영양을 공급받아 지냈다.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데다 대소변도 못 가리고, 많게는 하루 10번 이상 발작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주변인들이 아들을 장애인 시설 등에 맡길 것을 권유했으나, 혹여 괴롭힘을 당할까 봐 A 씨가 직접 정성을 다해 보살폈다. 그러다 A 씨는 2009년 11월에 ‘혼합형 불안 및 우울장애’, 2022년 12월에는 ‘만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그는 중증장애인 시설 등을 찾아봤지만 아들을 수용할 시설은 없음을 깨닫고 함께 생을 마감하겠다는 극단적인 생각을 품게 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절대 정당화될 수 없지만, 그동안의 헌신과 노력, 고통과 고뇌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면서 “피고인이 그 누구보다 피해자에 대한 죄책감을 안고 살아갈 것으로 보이고, 지난 26년간 어떠한 마음으로 피해자를 대하고 보살펴 왔는지 아는 유가족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헬조선이라 우리의 이동이 지옥 같을까”
대개 대학병원이라고 부르는 상급종합병원을 처음 방문하면 놀라게 된다. 밖에서는 차량 정체와 주차난이 심하고, 안에서는 65세 이상 환자가 너무 많아서 다시 놀란다. 왜 굳이 자동차를 타고 병원에 오는 것일까. 큰 병원들은 지하철 출구나 버스 정류장과 상당히 떨어져 있어 노인이 이동하기가 힘든 환경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 모양인데 20~30년 뒤에 이동성이 떨어지는 85세 이상 인구가 지금보다 3~4배가 늘면 어떨지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마침 15일은 경남 창원의 시내버스들이 S-BRT(고급 간선급행버스체계) 구간을 운행하기 시작한 날이다. 언론들은 ‘개통 첫날 버스는 정차를 반복하며 대체로 저속 주행을 이어갔고, 승용차는 공휴일 비교적 적은 교통량에도 일부 구간에서 답답한 흐름을 보였다’라고 전했다. 시청 민원 게시판이나 창원지역 온라인 카페에 승용차 이용객들의 불만이 적지 않게 올라온다는 소식도 덧붙였다. 이 같은 기계적인 중립은 결국 지금의 승용차 중심의 교통 문화를 편드는 것과 다름이 없다. <왜 우리는 매일 거대도시로 향하는가>는 지옥철, 꽉 막힌 도로, 출퇴근 전쟁,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대도시로 향하는 도시인들과 이동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은 사실 저자들이 먼저 눈에 띄었다. 전현우는 철도 덕후로 시작해 도시와 철도를 분석하는 교통 철학자가 되면서 ‘덕업일치’를 이루어 냈다. 정희원은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의사로 사람들의 가속노화 방지를 연구하고 있다. 본인은 돈이 되지 않는 분야라고 손사래를 치지만 요즘 언론이 일 순위로 관심을 갖는 인물이다. 서로 분야가 전혀 다른 두 사람이 편지 형식으로 교통 문제에 대해 대화를 주고받았다. 이들은 서로에게 “왜 우리의 이동은 지옥 같을까?”라고 공통 질문을 던진다. 김포골드라인에서는 지금도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지옥철’로 악명이 높아 정치권까지 큰 관심을 가진 게 언제인데 왜 아직도 개선이 되지 않고 있을까. 이렇게 되면 사람들은 생존을 위한 이동 수단으로 자동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2023년 6월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수도권 직장인은 출퇴근을 위해 매일 평균 20.4km 거리를 평균 83.2분을 들여 이동한다. 하루 중 일하는 시간과 수면 시간을 빼면 이동시간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동을 어떻게 하느냐가 삶의 질을 결정한다. 이동시간은 신체 및 정신건강에 큰 영향을 미쳐 스트레스와 나쁜 식습관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들어 낸다. 특히 설과 추석 연휴에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경부고속도로로 9시간이 넘게 소요된다는 뉴스가 매년 빠지지 않는다. 추석 연휴 승용차의 수송 분담률은 2008년 79.4%에서 2017년 89.3퍼센트로 증가했다. 반면에 철도의 분담률은 2008년 4.4%에서 2023년 3%까지 꾸준히 줄었다. 편안하고 안전하며 친환경적인 철도의 입지는 우리나라에서 왜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던 것일까. 논쟁적인 주제인 도시철도 무임승차 연령 상향 문제도 저자의 견해를 듣고 나니 생각이 달라진다. 이 책은 대중교통은 전 국민이 최대한 값싸게 누릴 수 있어야 하고, 그 기준을 연령으로 가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대중교통을 무료에 가깝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매우 소득 재분배적이고, 탄소 배출을 낮추며, 상당한 건강 효과까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소득이 낮을수록 대중교통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저자들은 교통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라고 하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아 아쉽다. 수도권 집중화가 만병의 근원이고, 그래도 부산은 살만한 도시라는 생각이 새삼 든다. 정희원·전현우 지음/김영사/228쪽/1만 7800원.
“제발 가지 마세요” 지리산 비법정탐방로서 조난자 4명 구조
산행 출입금지 구역, 이른바 비법정탐방로에서 길을 잃은 등산객 4명이 무사히 구조됐다. 국립공원공단 지리산국립공원경남사무소는 16일 새벽, 지리산국립공원 내 비법정탐방로에서 조난자 4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조난자들은 비법정탐방로에서 산행하던 중, 일몰 이후 내린 비와 강한 바람으로 길을 잃고 탈진하면서 구조를 요청했다. 특히 당시 산청군에는 강풍주의보까지 발효돼 비를 맞은 조난자들은 저체온증으로 인해 하산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지리산국립공원경남사무소는 비상근무자를 소집하고 119산악구조대와 함께 2개조 13명을 투입해 16일 0시 35분에 조난자 4명을 발견했다. 구조대는 곧바로 이들 4명을 응급처치하고 안전하게 하산시켰다. 또한, 지리산국립공원경남사무소는 조난자들에게 비법정탐방로 출입에 따른 과태료를 부과했다. 비법정탐방로의 출입은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자연공원법 제86조에 따라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지리산국립공원경남사무소 이지훈 재난안전과장은 “국립공원에서 비법정탐방로를 이용할 경우 통신이 원활하지 않고 안전이 확보되지 않아, 조난당할 수 있다”며 “국립공원에서 탐방객 본인의 소중한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정규탐방로 이용과 입산시간 지정제를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천시, 경관 개선 잇따라…“보고 즐기고 힐링하고”
경남 사천시가 민선 8기 들어 경관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그 성과물들이 하나 둘 드러나고 있다. 단순히 보기 좋은 경관에 그치지 않고, 즐기고 힐링하는 다양한 형태의 경관이 구축됐다. 16일 사천시에 따르면 한려해상국립공원을 낀 해상공원, 노산공원이 최근 화려한 야경을 입고 빛공원으로 재탄생했다. 해안변 일대에 야간문화 콘텐츠인 경관조명과 미디어아트를 설치하는 ‘노산 빛공원 조성사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현재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 상태다. 박재삼 시인 문학관이 위치한 노산공원의 특성을 살려 ‘빛의 서정시’를 주제로 특색있는 경관조명을 설치했으며, 삼천포 해안의 자연도 담아냈다. 숲속길·빛의나무 산책로·꽃피는 갯바위·데크길·폭포 등 6개 구역에 박재삼 시인의 천연의 바람을 모티브로한 꽃피는 갯바위·반딧불이 숲속해안가·물결과 징검다리 등을 연출한다. 여기에 암반을 활용한 실외 미디어아트 영상으로 차별성을 더했다. 노산빛공원은 매일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3시간 동안 운영된다. 횟집이 몰려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팔포음식특화지구 팔포십년다리 일원에는 ‘사천바다어종 트릭아트 포토존’이 들어섰다. 이번 사업은 지역 주민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로, 바다어종을 활용한 트릭아트를 제작해 낚시객에게 어종 정보를 제공하고, 관광객에게 특별한 즐길거리를 주기 위해 시작됐다. 실제 시는 ‘사천바다어종 트릭아트 포토존’을 2024년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선정하고, 위치 및 디자인 선정부터 완료까지 전 과정에 주민들이 참여시켰다. 포토존에는 분홍 상괭이를 비롯해 감성돔, 참돔, 도다리, 노래미 등 사천바다를 대표하는 어종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이밖에 활용도가 떨어지던 사천 제2일반산단 내 녹지구역은 생활정원으로 탈바꿈됐다. 시는 앞서 산림청으로부터 5억 원의 생활권역 실외정원 사업비를 지원받아 최근 3000㎡ 규모의 미관광장 생활정원 조성을 완료했다. 미관광장 생활정원은 녹생생활 공간으로 총 45종 1만 2260본의 초화류와 조경 시설물 등으로 꾸며졌다. 시는 방문객과 시민들이 한 공간에서 봄·여름·가을·겨울에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색감을 경험하고, 정원생태의 변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동식 시장은 “관광객들에게 한려수도 사천의 정체성을 담은 관광 콘텐츠를 제공해 관광사천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문화관광을 선도하는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유수면 사용료 부담 커”… 지역 조선업계, 개선 한 목소리
부산 조선업계가 현행법상 공유수면 사용료 산정 기준이 부산에 불리하게 적용돼 다른 지역보다 부담이 크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나섰다.16일 오전 10시 30분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지역 조선업계 경영 애로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전 해양수산부 장관인 국민의힘 조승환(중영도) 국회의원 당선인을 포함해 지역 조선업체 대표와 부산시 관계자 등 13명이 참석했다. 부산상의는 “최근 공유수면 점·사용료가 과도하게 오르면서 지역 조선업이 겪는 애로사항을 조 당선인에게 전달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말했다.공유수면은 바다나 하천, 호수 등 공공용으로 사용되는 국가 소유의 수면을 뜻한다. 공유수면을 점유하거나 사용할 경우 공유수면 관리청에 사용료를 내야 한다. 현행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에서는 가까운 육지의 토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사용료를 부과하게 돼 있다.문제는 부산처럼 도심과 바다가 가까운 지역은 공시지가가 높은 탓에 공유수면 사용료 부담도 다른 지역보다 훨씬 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2022년 전국 공시지가는 ㎡당 7만 4227원으로 10년 전(3만 9336원)과 비교해 88.7% 올랐지만 같은 기간 부산은 21만 2133원에서 48만 2102원으로 127.3% 상승했다. 조선사는 공유수면을 사용하는 면적이 넓기 때문에 높은 사용료는 생산 경쟁력 악화와 직결된다.지역 조선업계는 높은 공유수면 사용료 부담 탓에 경영 상황이 해마다 나빠지고 있다. 부산상의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 중형 조선업계의 매출액은 1조 392억 원으로 전년 대비 53% 늘었지만 정작 영업이익은 3035억 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부산 조선업 사업체 수는 142곳으로 전국(667곳) 대비 21.3%를 차지한다. 대표적인 중형 조선사로 HJ중공업, 대선조선, 강남 등이 꼽힌다.부산 조선업계는 “코로나19로 피해 지원 차원에서 사용료를 일부 감면받기도 했지만 이제 이마저도 기대하기 힘들다”면서 “경남과 울산의 대형 조선소 보다 부산의 중소 조선사가 사용료 부담이 더 높은 것은 상식적으로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호소했다.부산상의는 현행 사용료 산정 기준이 부산 조선업계에 과도한 부담을 준다는 점을 지적하며 ‘공유수면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 제13조를 근거로 중소·중견 조선소와 수리 조선소에 대한 일정률의 점·사용료 감액 규정을 신설해달라고 조 당선인에게 건의했다.양재생 부산상의 회장은 “호황기에 접어든 대형 조선소와는 달리 지역의 조선업계는 원자재가격 인상과 현장 인력 조달 어려움 등으로 많은 경영 애로를 겪고 있다”면서 “조선업계가 지역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당면한 애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고 전했다.
부산 서구 한 초등학교서 휴일 화재… 인명 피해 없어
휴일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불이 났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5시 48분 부산 서구 동대신동의 한 초등학교 2층 창고에서 불이 나 10여 분 만에 꺼졌다.화재 당시 학교 내에 근무중인 경비원이 화재 알림과 연기를 인지해 119에 신고했다. 이 불로 창고 내 각종 비품이 불 타 소방당국 추산 60만 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학생들이 등교하지 않는 휴일이어서 다치거나 대피한 사람은 없었지만 이 소식을 접한 교사와 학부모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소방 당국과 경찰은 창고 형광등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제66회 밀양아리랑대축제, 23일부터 영남루 일원에서 나흘간 개최
경남 밀양시와 밀양문화재단은 제66회 밀양아리랑대축제를 오는 23일부터 나흘간 국보 영남루와 밀양강 일원에서 ‘영남루의 꿈, 밀양아리랑의 빛’이라는 주제로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1957년 영남루 대보수 기념행사로 시작돼 올해로 66년째 이어진 밀양아리랑대축제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경남 밀양지역 대표 축제로 정부 지정 ‘문화관광축제, 로컬 100’에 선정됐다.특히 올해는 밀양의 상징인 영남루가 60년 만에 국보로 재승격된 것을 기념해 아리랑의 예술적 가치와 정수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행사기간동안 아리랑 주제관은 밀양아리랑 역사와 아름다움을 가득 담은 보물창고와 같다. 세계 곳곳에 퍼져있는 밀양아리랑의 다양한 모습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고, 아리랑 선율에 녹아있는 한(恨)과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기획됐다. 특히 유물과 발간자료 전시, 아리랑 청음 코너, 디지털 게임존 등 다양한 아리랑 콘텐츠도 준비돼 있다. 영남루 국보 승격을 기념한 특별전시도 선보인다. 영남루 풍류와 발자취뿐만 아니라 밀양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작품이 전시된다.밀양강 오딧세이는 실경 멀티미디어 쇼와 뮤지컬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진 국내 유일의 체험형 문화예술 공연이다. 특히 올해는 ‘별들의 노래’라는 주제로 작원관 전투의 영웅 박진 장군, 유일한 여성 의열단원 현계옥, 백마 타고 오는 초인 윤세주 등 밀양을 빛낸 인물의 특별한 이야기가 밀양 강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행사기간 또 하나의 멋진 공간은 아리랑 미로와 아리랑 원더랜드다. 아리랑 미로찾기는 아리랑 원더랜드로 들어가기 위한 통로로 1시간 제한 시간 내 미로 곳곳에 숨겨진 다양한 미션을 해결하며 밀양의 역사, 문화, 자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 아리랑먹거리존 향토음식점에서는 지역의 대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특히, 올해는 밀양돼지국밥이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대축제 마지막 날인 26일 오후 6시 40분 밀양아리랑가요제가 개최된다. 올해 23회를 맞는 밀양아리랑가요제는 밀양시와 KBS가 주관하는 전통 있는 가요제로 가수 지망생에게 신인 가수 등용문이 돼왔다. 이날 김연자, 아이키 댄스팀, 임한별과 댄스팀 등 초대 가수가 신인 무대를 함께 빛낼 예정이다.안병구 밀양시장은 “밀양아리랑대축제는 한국적인 동시에 세계적인 축제””라며 “지역 가치가 대한민국을 풍성하게 하고 발전시킬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람 떨어지려 해" 치매 60대, 아파트 난간서 '추락위기'… 무사 구조
아파트 난간에 매달려 추락 위기에 처했던 60대 치매 여성이 119구조대에 무사히 구조됐다.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16일 오전 5시 24분께 "아파트 발코니에서 사람이 떨어지려고 한다"는 다급한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구조대는 즉시 현장에 출동해 15층짜리 아파트의 한 발코니에서 난간을 붙잡고 위태롭게 매달린 60대 여성 A 씨를 발견했다. 구조대는 지상에 에어매트를 설치하는 한편, 직접 안전장비를 착용해 구조에 나섰다. 이를 통해 신고가 접수된지 10여분 만에 오전 5시 36분께 무사히 A 씨를 구조하는데 성공했다.소방 관계자는 "A 씨는 이 아파트에 거주민이며 치매를 앓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또 인명구조와 2차 사고 방지에 중점을 둔 현장 활동을 통해 다친 사람 없이 무사히 상황이 마무리됐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부산시, 미래 모빌리티용 비건레더 실증 시험장 구축 나선다
부산시가 버섯 균사체를 활용한 미래 모빌리티용 비건레더 개발과 실증 시험장 구축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2024년 바이오매스 기반 비건레더 개발 및 실증클러스터 구축사업’ 공모에 선정됐다고 16일 밝혔다. 시는 이번 공모 선정으로 국비 148억 원을 확보했으며, 2028년까지 시비 49억 원 등을 포함해 총 25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바이오매스 기반 비건레더는 동물성 피혁을 쓰지 않고 식물 기반 섬유질과 균사체를 배양해 활용한 인조가죽으로, 유럽연합과 미국 등 선진국은 비건레더 개발에 대규모 투자에 들어갔다. 국내에서는 연구소와 대학을 중심으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아직 스타트업 수준에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이에 정부는 선진국의 환경 규제 강화와 글로벌 기업들의 친환경 전환에 대비하기 위해 비건레더 제조 기술개발을 통한 소재 국산화와 대량생산 공정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하고, 2028년까지 관련 연구개발 예산 286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방비와 민자까지 합치면 공모사업에 투입되는 지원금은 486억 원 규모에 이른다.기술개발은 부산 기업인 (주)TKG에코머티리얼이 주관하며, 부산진구에 위치한 한국소재융합연구원(옛 한국신발피혁연구원) 연구동 734㎡에 시험장이 구축된다. 시험장을 중심으로 부산 기업의 친환경 소재 개발 지원이 이뤄진다. 시는 기존 비건 레더의 단점을 보완해 자동차 시트 등 모빌리티 산업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대량생산이 가능한 고물성 고물질 비건레더 개발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시는 이번 공모사업으로 지역 내 합성피혁 제조기업 220여 곳, 자동차내장재 제조기업 120여 곳을 지원해 기술 고도화와 탄소중립 및 친환경 산업 전환을 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현대자동차, 르노코리아자동차 등 수요 기업의 구체적 요구를 토대로 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모빌리티용 비건레더 기술 개발과 실증에 이어 조기 사업화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박형준 부산시장은 “향후 지산연과 협업해 세계적 기업과 가치사슬을 구축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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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는 2023년 부산미래유산에 '수산도시 부산'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부산공동어시장을 선정했다.
[슬기로운 호구생활⑪] "허리가 고장났다" 독박육아 24시
올 2월 기다리던 첫아기를 맞이했다. 온 세상을 흔든 코로나19도 무시할 큰 기쁨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내는 “앞으로가 무섭다” 했고, 주변 사람은 짠 듯 이구동성 “좋은 시절 다 끝났다”고 했다. '육아 전쟁' 때문이다. 내심 자신감이 충만했다. 괜히 겁주는 말이겠거니…. 쌍둥이도 아니고 얼마나 힘들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독박 육아 체험'까지 결심했다. 이제는 남자도 똑같이 '공동 육아'를 할 시대이지 않나. 어쭙잖게 아이를 돌보다 '육아 호구'가 되기 십상이다. ■쾌조의 스타트 체험은 아기가 태어난 지 70일째 되는 날 했다. 오전 8시부터 24시간 동안이다. 오로지 혼자 육아+집안일을 해야 한다. 아내에게 마음껏 '집 밖 휴가'를 누리라 했지만, 마음이 불안한지 멀리는 못 가겠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한 달 반가량 재택근무를 해 나름대로 육아에 자신이 있었다. 어느 정도 보고 익힌 '육아 프로세스'가 머릿속에 있다. 시작은 좋았다. 비몽사몽 아빠와 달리 아기 컨디션이 '최상'이다. 쿠션에 앉혀 자동 모빌을 켜니, 30~40분간 '옹알이'하며 놀았다. 이때 빨래한 옷도 개고, 못다 한 거실 정리정돈도 끝냈다. ■전쟁의 서막 오전 9시가 채 되기 전, 전쟁의 전조현상이 드리웠다. 잠깐씩 '잉잉'대던 소리가 잦아지더니, 아기가 만세를 부르며 자지러졌다. 어깨에 올리거나 두 손으로 받쳐 안아도 무아지경이다. 난생처음 정체불명의 돌고래 같은 소리까지 내며 달래봤지만, 슬쩍 눈치만 볼 뿐 다시 울음보를 터뜨렸다.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거울을 갖다 대자, 간신히 진정됐다. 그 이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배가 아팠지만, 또 아기가 울까 봐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 아내에게 잠시만 봐달라고 했으나, “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퇴짜. 10여 분간 5~6kg 아기를 안고 있는 오른쪽 팔뚝 힘도 이제 한계다. ■머피의 법칙 신기했다. 어깨에서 잘 자던 아기가 소파에 눕히기만 하면 ‘말똥말똥’이다. 신생아 ‘등 센서’가 소문이 아닌 진짜였다. 아기가 간신히 누워 모빌이나 초점책을 보다가도, 이불을 개는 등 청소만 하려 하면 찡찡댔다. 과자나 땅콩 등을 먹으려 하거나 카카오톡을 보려 해도 마찬가지. 마치 딴짓을 하지 못하게 감시하는 듯했다. 걷잡을 수 없는 울음보가 터지지 않으려면, 아기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당연히 한 상 차려 점심을 먹는 건 불가능했다. 있는 반찬을 데워 끼니를 때웠다. 전날 먹고 남은 찌개가 없었다면, 곧바로 '배달의 민족'을 터치했을 것이다. 그나마 데운 찌개도 아기를 달래고 오니 다 식어있었다. 아기를 안고 무언가를 하기엔 허리가 끊어질 듯했다. 허리 굽힘 없이 정리정돈할 수 있는 육아용 '대형 집게'를 하나 장만하고 싶었다. 결국, 집안일을 하려면 아기를 완전히 재워야 했다. 다행히 이날 오전 수유 후, 2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아내 말로는 평소엔 한 시간도 자지 않는다고. 오히려 재우다 실패하면 잠투정이 심해진다고 한다. ■하이라이트 '목욕' 설거지를 채 끝내지 못했지만, 아기가 깼다. 다시 육아다. 집안일과 육아가 ‘무한 반복’이다. 당이 떨어졌는지 어느 순간부터 단 음식이 당기기 시작했다. 낮잠 잔 아기의 수유를 끝낸 뒤 목욕에 도전했다. 바둥대는 아기를 한 손으로 껴안아 씻겨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체력이 다한 탓인지 목욕은 엉망이 됐다. 앉은 상태에서 아기를 들었다가 놨다 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나도 모르게 물 온도 조절에 실패했고, 조심해야 할 아기의 눈과 귀에도 물이 튀었다. 70일 된 아기의 표정에서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빠의 서투름을 알고, 참고 견뎌주는 표정이었다. 아기도 지쳤는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오후 7시 30분에 잠이 들었다. 드디어 소위 말하는 '육퇴'(육아 퇴근)다. 육퇴 후 허리가 아파 소파에서 2시간 동안 뻗었다. 그러나 '육아 출근'은 금방 돌아왔다. 다음 날 오전 2시에 배가 고파 아기가 깼다. 한 시간 후 다시 잠이 든 아기는 오전 4시 30분, 6시 30분에도 차례로 깼다. 마치 군대에서 불침번을 서는 느낌이었다. ■오해와 진실 이번 체험은 저번 ‘임신부 체험’처럼 부부가 서로를 이해해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사실 아기를 출산하고 키우는 과정에서 몇몇 마찰이 있었다. 우선 '육아 아이템'이다. '이거는 꼭 사야 한다'는 육아 아이템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수개월 간격으로 필요한 육아 아이템들이 달라, 업체들의 '상술'로 여겼다. 아내의 생각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이날 독박 육아를 하며 집에 있는 모든 육아 아이템을 동원하는 내 모습을 봤다. 없으면 없는 대로 아이를 돌볼 수는 있었겠지만, '불필요한 아이템'은 없었다. 육아를 제대로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었다. 두 번째는 '육아의 공동 분담'이다. 육아는 집안일의 일부분이 아닌 별개의 일이었다. 각자 맡은 일에서 추가로 더해진 일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돕는 것이 아닌 '함께'해야 한다는 말을 몸소 체감했다. 사실 육체적 노동은 익숙해지면 할 만했다. 그러나 '정서적 힘듦'까지 겹치면 산후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가 없었다. 부부가 서로의 힘듦을 알고 받아주고 이해하는 게 필요했다. ■위대한 부모 임신부 체험 때처럼 이번에도 모성애의 위력을 느꼈다. 아기 목욕을 시킬 때 욕조를 1분 만에 헹구는 나와 달리, 아내는 매일 5분 이상 닦고 있었다. 육퇴 이후에도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보며 스트레스를 푸는 나와 달리, 끊임없이 인터넷으로 '아기 재우는 법' '70일 아기 특징' '이유식 만드는 법'을 검색했다. 늦은 밤 아기가 배고플까 잠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였다. 얼마나 피곤한 상태인지를 알기에 더 대단하게 다가왔다. 비록 하루 체험이지만, 남다른 부성애도 느꼈다. 단순히 금전적으로 가족을 책임지는 것에 더해 아이와 정서적 교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퇴근 후에도 어느정도 육아에 동참해야 할 자신감이 생겼다. 아이가 어떤 기분 상태이고, 무엇을 해줘야 할 지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 외로운 '육아 전쟁'을 견딜 힘은 부부에게서 나오는 듯하다. 이번 체험을 하며 아기의 웃음보다도 이를 지켜보는 아내의 위로가 더 큰 힘이 됐다. 모르지만 아내도 독박육아를 자청하는 남편에게 보이지 않는 위로를 받았을 터. '슬기로운 육아생활'의 기본 전제는 부부의 공감이다. 글=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사진=이승훈 기자 아내
[요즘MZ] 24. 휴가
부산일보 뉴콘텐츠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MZ" 일상툰입니다! MZ세대들의 문화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휴가를 입사하고 처음으로 길게 다녀왔어요! 쉬면서 국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푹 쉬었으니 그 원동력으로 다시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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