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혁의 IT이야기] 나는 확장한다, 고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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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광고 장면 하나=`대~한민국! 짝짝~짝 짝짝!’서울 시청광장에서 축구 중계를 보고 있다는 친구에게 영화배우 류승범이 `청계광장'을 검색창에 찍어 친구가 찾아올 수 있도록 '로드뷰'를 스마트폰으로 보낸다.아마도 류승범의 광고 속 친구는 스마트폰 속의 3차원 지도를 따라 청계광장을 어렵지 않게 찾아갈 거다.


(사진=아이폰을 통해 본 구글맵의 스트리트뷰)

  #홍보광고 장면 하나= 낙도의 한 병원에 환자가 누워있다. 환자의 상태를 찍는 영상 장치가 있고, 환자의 상태는 실시간으로 대도시의 대학병원 진료실 모니터에 보내진다. 시간과 공간을 극복하는 완벽한 국가의료서비스체계에 대한 만족감이 의사, 간호사, 환자 배역을 맡은 배우들의 환한 미소를 표현된다.


(사진=서울의 한 동사무소에서 화상시스템을 이용해 운영하고 있는 원격진료시스템)

 현실세계와 3차원 지도 같은 부가정보를 가지는 가상세계를 결합하여 길 찾기 같은 일상적인 편의를 제공하는 것부터, 전문적으로는 원격 의료진단 같은 응용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감각인지 능력을 확장시켜주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적 장치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이라고 부른다.

  증강현실 응용 사례에는 또 어떤 것이 있을까? 당근 요즘 운전자라면 거의 다 가지고 있는 `내비(Navigator)'다.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누구나 사용해봤을 바코드(barcode)인식 프로그램-바코드를 폰카메라로 찍으면 제품의 가격비교 정보가 좌~악 뜨는-도 증강현실의 좋은 예이다. 이렇게 증강현실은 시공간의 한계를 넘어 인간능력을 획기적으로 확장시켜준다.

 사실 요즘에 와서 증강현실이라는 좀 있어 보이지만 한편 어렵게 들리기도 하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지, 개념을 좀 확장해 본다면 우리는 이미 많은 증강현실을 경험해왔다고 볼 수 있다.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영상혼합이라는 좁은 기술적 정의에 얽매이지 않는다면, 인간은 현실을 증강시킴으로써 끊임없이 자신의 능력을 확장해왔다고 볼 수 있다. 

 이를 꿰뚫어본 사람 중 하나가 바로 마샬 맥루한(Marshall McLuhan)이다. 맥루한은 `모든 미디어는-정신적인 것이든 또는 물리적인 것이든-인간능력의 확장'이라고 보았다. 맥루한은 말한다. 자동차는 다리의 확장이며, 옷은 피부의 확장이며, 등등. 언어, 신문, 텔레비전, 인터넷, 이런 모든 미디어들이 인간능력을 확장시켜왔고, 계속 확장시키고 있다.

 위키피디아(Wikipedia)는 개개의 지성인이 참여하여 만든 웹 기반의 백과사전인데, 인터넷 세상이 가능하게 해준 개인지성의 확장, 소위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으로도 불린다. 이제 우리는 거의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으므로 위키피디아의 지식은 나, 아니 우리 모두의 지식의 확장이라 볼 수 있다. 

 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어떤가. 최근 이집트의 무바라크 정권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메시지 파급력에 대한 신문기사를 많이 볼 수 있었다. SNS가 우리 개개인의 정치력을 확장시키는 강력한 도구임을 체험하고 있는 것이다. 이건 뭐라고 불러야할까? 인간 양심의 확장?

 밖에서 밥을 먹는데, 지인에게 문자가 '띠링~'하고 온다. `반성문을 영어로 뭐라고 하게?’ 반사적으로 스마트폰의 웹브라우저를 연다. 웹검색을 통해 몇초 만에 `글로벌'이란 답을 찾아낸다. 혼자 '낄낄' 웃는다. 답문자를 보내니, 다시 문자가 온다. `아앙, 아는구나...ㅠㅠ’ 근데 좀 미안했다. 답을 알려주는 친구의 즐거움을 박탈한 것 같았다. 인간 능력의 확장은 항상 좋기만 한 것일까? 동명대 게임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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